서울 강북구청장, 민주당 싹쓸이는 여기서 결정된다

입력 2018.06.05 (11:27) 수정 2018.06.0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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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지방선거에서도 서울 지역은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의 절대 강세였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연임에 성공했고, 서울 구청장 선거에서는 강남 3구를 제외하고 대부분을 새정치민주연합이 휩쓸었다.

그러나 이런 거센 진보의 바람 속에서도 강북의 2개 지역은 새누리당 후보가 승리했다. 두 지역의 공통점은 두 곳 다 풍부한 행정 경험을 자랑하는 전직 서울시 공무원 출신이 출마했다는 것인데, 민주당을 이겼다.

이번에도 이 지역에서는 두 당 후보 간에 접전이 예상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강북 지역 2곳을 '사수'하겠다며 배수의 진을 쳤고, 더불어민주당도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우며 '탈환'을 자신하고 있다.

오세훈 사람 vs. 박원순 사람

지난 1일 오후 중랑구 소재 한 장애인 종합복지관. 더불어민주당 구청장 후보로 출마한 류경기(56) 후보가 배식 봉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류 후보는 “중랑구는 지난 16년간 보수당 후보가 구청장을 맡으면서 지역 발전이 더뎠던 곳”이라며 “집권 여당의 행정 전문가로서 중랑구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중랑구는 이번 서울 구청장 선거에서 최대 관심 지역으로 꼽힌다. 중랑구는 역대 총선에서 진보(더불어민주당) 계열이 우세를 보였지만 구청장 선거만큼은 달랐다. 2002년 문병권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내리 3선 했다. 2014년 선거에서는 나진구 새누리당 후보가 이어받아 이번에 재선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중랑구청장 선거에서 보수(자유한국당)계열이 우위를 점했다 해도 표차는 미미했다. 2014년 2.06%포인트(p) 차이였고, 2010년에는 불과 0.31%p였다. 초접전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1일 오후 자유한국당 나진구(65) 후보를 찾아가니 관내 망우시장을 누비고 있었다. 그를 수행하는 선거 운동원들은 모두 장미와 관련된 이미지로 꾸미고 있다. 중랑구 지역행사였던 장미축제를 전국 차원의 축제로 키워냈음을 부각하려는 것이다.

나 후보는 “지역의 주력산업인 봉제업 활성화를 위해 서울시의 봉제 특구 지정과 진흥계획도 이끌어냈다”며 “중랑구 발전을 위해서는 어느 날 다른 지역에서 날아온 후보보다 지난 4년 중랑을 위해 일한 후보를 밀어달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매우 흡사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행정고시 출신의 서울시 공무원으로 두 사람 다 서울시 행정직종으로 최고위직인 서울시 행정 제1부 시장을 지냈다.

나진구 후보는 오세훈 전 시장 시절 서울시 행정1부시장을 지낸 반면, 류경기 후보는 박원순 서울시장 밑에서 행정1부시장을 지냈다.

현재 두 당 모두 판세를 박빙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부동표가 흡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나진구 후보가 구청장 재임 중 구민들의 평가는 괜찮고, 특유의 추진력으로 바닥도 잘 다졌고, 조직도 우위”라면서도 ""그러나 당내 지지도에서 크게 앞서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중량감 있는 후보를 내세우면서 승부를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치인·행정가·기업인 3각 대결

중랑구와 함께 서울시 구청장 선거에서 접전이 예상되는 곳이 서울 중구다. 자유한국당 최창식(66) 구청장은 3선 성공 여부가 관심이다.

3일 오후, 서울 중구 중림동의 서울역센트럴 자이 아파트 입구. 이번 선거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각 당 후보와 선거 사무원들의 외침이 요란스럽게 들린다.


더불어민주당 계열이 총선에서 주로 강세를 보인 서울 중구도 최근 2번의 구청장 선거에서는 자유한국당 계열 후보를 선출했다. 2011년 보궐선거를 통해 5기 서울 중구청장이 된 최창식 후보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도 새정치민주연합의 강세를 뚫고 재선에 성공했다.

서울시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서울시 행정부시장까지 오른 최창식 후보는 서울시 재직 시절 강남, 서초, 강동의 신도시개발과 지하철 5~9호선 건설 등의 업적을 홍보하고 있다. 최 후보는 경제구청장을 표방하며 ‘청년·여성·시니어 일자리 걱정 없는 중구’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은 서양호(51) 전 청와대 행정관을 전략공천했다. 그는 현재 서울시교육청 교육자치 특별보좌관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그를 전략 공천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일기도 했지만, 여당 후보라는 프리미엄을 내세우며 권역별 특화 발전을 공약 1순위로 내세웠다. 서 후보는 “지난 7년간 외형적 변화에만 치중해온 구정에서 탈피해 주거, 복지, 교육에 집중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두 후보에 맞서 기업가 출신 민주평화당 정동일 후보도 출사표를 던졌다. 유명 치킨 브랜드 ‘둘둘치킨’을 창업한 성공한 기업인이라는 경력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민선 4기 중구청장을 지냈다.

정 후보는 “미래를 준비하고 어린이와 여성을 위한 참! 좋은 중구"를 공약 1순위로 내세웠다. 고등학교 입학 시 교복 무상지원, 방과 후 돌봄교실 운영확대, 대기자 없는 어린이집 등의 정책으로 도심 공동화에 대비 서울 중구의 인구 유입을 늘리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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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강북구청장, 민주당 싹쓸이는 여기서 결정된다
    • 입력 2018-06-05 11:27:21
    • 수정2018-06-05 11:28:51
    정치
2014년 지방선거에서도 서울 지역은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의 절대 강세였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연임에 성공했고, 서울 구청장 선거에서는 강남 3구를 제외하고 대부분을 새정치민주연합이 휩쓸었다.

그러나 이런 거센 진보의 바람 속에서도 강북의 2개 지역은 새누리당 후보가 승리했다. 두 지역의 공통점은 두 곳 다 풍부한 행정 경험을 자랑하는 전직 서울시 공무원 출신이 출마했다는 것인데, 민주당을 이겼다.

이번에도 이 지역에서는 두 당 후보 간에 접전이 예상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강북 지역 2곳을 '사수'하겠다며 배수의 진을 쳤고, 더불어민주당도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우며 '탈환'을 자신하고 있다.

오세훈 사람 vs. 박원순 사람

지난 1일 오후 중랑구 소재 한 장애인 종합복지관. 더불어민주당 구청장 후보로 출마한 류경기(56) 후보가 배식 봉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류 후보는 “중랑구는 지난 16년간 보수당 후보가 구청장을 맡으면서 지역 발전이 더뎠던 곳”이라며 “집권 여당의 행정 전문가로서 중랑구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중랑구는 이번 서울 구청장 선거에서 최대 관심 지역으로 꼽힌다. 중랑구는 역대 총선에서 진보(더불어민주당) 계열이 우세를 보였지만 구청장 선거만큼은 달랐다. 2002년 문병권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내리 3선 했다. 2014년 선거에서는 나진구 새누리당 후보가 이어받아 이번에 재선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중랑구청장 선거에서 보수(자유한국당)계열이 우위를 점했다 해도 표차는 미미했다. 2014년 2.06%포인트(p) 차이였고, 2010년에는 불과 0.31%p였다. 초접전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1일 오후 자유한국당 나진구(65) 후보를 찾아가니 관내 망우시장을 누비고 있었다. 그를 수행하는 선거 운동원들은 모두 장미와 관련된 이미지로 꾸미고 있다. 중랑구 지역행사였던 장미축제를 전국 차원의 축제로 키워냈음을 부각하려는 것이다.

나 후보는 “지역의 주력산업인 봉제업 활성화를 위해 서울시의 봉제 특구 지정과 진흥계획도 이끌어냈다”며 “중랑구 발전을 위해서는 어느 날 다른 지역에서 날아온 후보보다 지난 4년 중랑을 위해 일한 후보를 밀어달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매우 흡사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행정고시 출신의 서울시 공무원으로 두 사람 다 서울시 행정직종으로 최고위직인 서울시 행정 제1부 시장을 지냈다.

나진구 후보는 오세훈 전 시장 시절 서울시 행정1부시장을 지낸 반면, 류경기 후보는 박원순 서울시장 밑에서 행정1부시장을 지냈다.

현재 두 당 모두 판세를 박빙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부동표가 흡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나진구 후보가 구청장 재임 중 구민들의 평가는 괜찮고, 특유의 추진력으로 바닥도 잘 다졌고, 조직도 우위”라면서도 ""그러나 당내 지지도에서 크게 앞서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중량감 있는 후보를 내세우면서 승부를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치인·행정가·기업인 3각 대결

중랑구와 함께 서울시 구청장 선거에서 접전이 예상되는 곳이 서울 중구다. 자유한국당 최창식(66) 구청장은 3선 성공 여부가 관심이다.

3일 오후, 서울 중구 중림동의 서울역센트럴 자이 아파트 입구. 이번 선거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각 당 후보와 선거 사무원들의 외침이 요란스럽게 들린다.


더불어민주당 계열이 총선에서 주로 강세를 보인 서울 중구도 최근 2번의 구청장 선거에서는 자유한국당 계열 후보를 선출했다. 2011년 보궐선거를 통해 5기 서울 중구청장이 된 최창식 후보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도 새정치민주연합의 강세를 뚫고 재선에 성공했다.

서울시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서울시 행정부시장까지 오른 최창식 후보는 서울시 재직 시절 강남, 서초, 강동의 신도시개발과 지하철 5~9호선 건설 등의 업적을 홍보하고 있다. 최 후보는 경제구청장을 표방하며 ‘청년·여성·시니어 일자리 걱정 없는 중구’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은 서양호(51) 전 청와대 행정관을 전략공천했다. 그는 현재 서울시교육청 교육자치 특별보좌관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그를 전략 공천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일기도 했지만, 여당 후보라는 프리미엄을 내세우며 권역별 특화 발전을 공약 1순위로 내세웠다. 서 후보는 “지난 7년간 외형적 변화에만 치중해온 구정에서 탈피해 주거, 복지, 교육에 집중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두 후보에 맞서 기업가 출신 민주평화당 정동일 후보도 출사표를 던졌다. 유명 치킨 브랜드 ‘둘둘치킨’을 창업한 성공한 기업인이라는 경력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민선 4기 중구청장을 지냈다.

정 후보는 “미래를 준비하고 어린이와 여성을 위한 참! 좋은 중구"를 공약 1순위로 내세웠다. 고등학교 입학 시 교복 무상지원, 방과 후 돌봄교실 운영확대, 대기자 없는 어린이집 등의 정책으로 도심 공동화에 대비 서울 중구의 인구 유입을 늘리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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