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소멸되는데…쓰기 힘든 ‘항공 마일리지’

입력 2018.06.05 (21:27) 수정 2018.06.05 (21:5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2008년 항공사 약관이 개정되면서 마일리지 유효 기간이 10년으로 정해졌는데요.

벌써 10년이 흘러 내년부터는 마일리지가 순차적으로 소멸되기 시작합니다.

사라지기 전에 어서 써야하는데 막상 마일리지 사용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김나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0년간 차곡차곡 모은 마일리지로 뉴욕행 항공권을 예매한 송병록 씨.

자리 구하기도 힘들었지만 일정을 바꾼 대가는 컸습니다.

3천 마일이 취소 수수료로 공제된 겁니다.

최근 항공사들이 취소 수수료를 강화하면서, 마일리지 항공권 취소 시 무조건 마일리지로 수수료를 내야 하는 겁니다.

[송병록/서울시 동대문구 : "(보상할 때는) 이중으로 소비자나 고객들에게 보상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고객들에겐 이중 페널티를 무는 건 굉장히 불합리하고 이건 또 다른 형태의 갑질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고객들이 입을 모아 얘기하는 또 다른 큰 불만, 바로 성수기 휴가철에 마일리지 항공권 예약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겁니다.

항공사들은 전체 좌석 중 마일리지 좌석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고객들에게 알려주지도 않습니다.

[항공사 콜센터/음성변조 : "마일리지 할당량이 다른 유상 항공권보다 적기 때문에 최대한 일찍. 1년 전에 열리기 때문에 1년 전 시점부터 시작해서 최대한 일찍 하셔야죠."]

항공사들은 현금처럼 쓸 수 있는 다양한 마일리지 사용처가 있다고 얘기합니다.

그래서 따져봤습니다.

항공사 마일리지가 카드사 포인트로 전환되는 비율을 감안해 계산해보면, 1 마일리지는 현금으로 약 20원 정도입니다.

제주에서 소형차를 하루 빌린다면 6500 마일리지, 현금으로 13만 원 상당이 차감되는 셈입니다.

그냥 돈으로 내는 것보다 5배 넘게 비쌉니다.

또 주말에 영화를 보려면 1400 마일리지가 차감되는데, 일반 요금의 두 배가 넘는 가격입니다.

[박홍수/소비자주권시민회의 팀장 :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용처가 거의 없다고 보이거든요. 그 부분 때문에 사실은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한 겁니다."]

항공사 약관이 변경되면서 마일리지 유효기간은 10년이 됐습니다.

당장 내년부터 2008년 마일리지가 소멸됩니다.

그런데도 항공사들은 적립돼 있는 마일리지의 전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소멸 예정인 마일리지는 얼마인지, 업무상 기밀을 이유로 국토부나 언론에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카드사들의 경우는 고객 적립 포인트 규모를 금융당국에 정기적으로 알리고 있고, 1원 단위까지 쉽게 현금화하는 방안도 추진중입니다.

소비자 단체들은 항공사들도 명확한 마일리지 규모를 공개하고 사용방법도 더 간편하게 바꿔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쌓은 마일리지는 곧 고객의 돈' 이라는 인식 개선이 절실해보입니다.

KBS 뉴스 김나나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내년부터 소멸되는데…쓰기 힘든 ‘항공 마일리지’
    • 입력 2018-06-05 21:28:31
    • 수정2018-06-05 21:50:04
    뉴스 9
[앵커]

2008년 항공사 약관이 개정되면서 마일리지 유효 기간이 10년으로 정해졌는데요.

벌써 10년이 흘러 내년부터는 마일리지가 순차적으로 소멸되기 시작합니다.

사라지기 전에 어서 써야하는데 막상 마일리지 사용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김나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0년간 차곡차곡 모은 마일리지로 뉴욕행 항공권을 예매한 송병록 씨.

자리 구하기도 힘들었지만 일정을 바꾼 대가는 컸습니다.

3천 마일이 취소 수수료로 공제된 겁니다.

최근 항공사들이 취소 수수료를 강화하면서, 마일리지 항공권 취소 시 무조건 마일리지로 수수료를 내야 하는 겁니다.

[송병록/서울시 동대문구 : "(보상할 때는) 이중으로 소비자나 고객들에게 보상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고객들에겐 이중 페널티를 무는 건 굉장히 불합리하고 이건 또 다른 형태의 갑질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고객들이 입을 모아 얘기하는 또 다른 큰 불만, 바로 성수기 휴가철에 마일리지 항공권 예약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겁니다.

항공사들은 전체 좌석 중 마일리지 좌석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고객들에게 알려주지도 않습니다.

[항공사 콜센터/음성변조 : "마일리지 할당량이 다른 유상 항공권보다 적기 때문에 최대한 일찍. 1년 전에 열리기 때문에 1년 전 시점부터 시작해서 최대한 일찍 하셔야죠."]

항공사들은 현금처럼 쓸 수 있는 다양한 마일리지 사용처가 있다고 얘기합니다.

그래서 따져봤습니다.

항공사 마일리지가 카드사 포인트로 전환되는 비율을 감안해 계산해보면, 1 마일리지는 현금으로 약 20원 정도입니다.

제주에서 소형차를 하루 빌린다면 6500 마일리지, 현금으로 13만 원 상당이 차감되는 셈입니다.

그냥 돈으로 내는 것보다 5배 넘게 비쌉니다.

또 주말에 영화를 보려면 1400 마일리지가 차감되는데, 일반 요금의 두 배가 넘는 가격입니다.

[박홍수/소비자주권시민회의 팀장 :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용처가 거의 없다고 보이거든요. 그 부분 때문에 사실은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한 겁니다."]

항공사 약관이 변경되면서 마일리지 유효기간은 10년이 됐습니다.

당장 내년부터 2008년 마일리지가 소멸됩니다.

그런데도 항공사들은 적립돼 있는 마일리지의 전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소멸 예정인 마일리지는 얼마인지, 업무상 기밀을 이유로 국토부나 언론에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카드사들의 경우는 고객 적립 포인트 규모를 금융당국에 정기적으로 알리고 있고, 1원 단위까지 쉽게 현금화하는 방안도 추진중입니다.

소비자 단체들은 항공사들도 명확한 마일리지 규모를 공개하고 사용방법도 더 간편하게 바꿔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쌓은 마일리지는 곧 고객의 돈' 이라는 인식 개선이 절실해보입니다.

KBS 뉴스 김나나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