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이러면서 투표하라고요?! 누구한테?

입력 2018.06.06 (11:02) 수정 2018.06.06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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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의 투표용지를 받고, 지역의 단체장을 뽑기 전, 학생들과 시민들이 직접 단체장의 공약과 정책을 듣기 위해 석달 동안 발로 뛰며 마련한 풀뿌리 구청장 토론회가 열렸다. 결과는 어땠을까.

지난달 30일 연세대학교 곽정환 홀에서는 연세대학교 학생들과 시민단체 '정치하당' 회원들이 함께 모여 서대문구 구청장 지방선거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연세대학교 학생들은 마을학개론이라는 수업을 들으면서, 학교가 있는 서대문구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시민단체와 함께 서대문구 구청장 지방선거 정책 중심 토론회를 기획했다.

토론회 기획에 참여한 김화영 학생(22)은 "이번 토론회는 언론사나 선거 관련 기관 주최가 아닌 온전히 시민단체와 학생이 중심이 되어 열린다는데 의미"를 두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석달 동안 발로 뛰며, 서대문구의 다양한 직업군을 가진 23명의 주민과 직접 만나 이야기 듣고, 70개 이상의 질문과 제안이 모았다. 토론회에서 직접 시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주자는 취지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 문석진 후보와 기호 2번 자유한국당 안형준 후보가 참여했다. 당초 참여하기로 예정되어있었던 기호 3번 바른미래당 이은석 후보는 당내 사정으로 불참했다.

구청장 후보들과 시민들이 참여한 풀뿌리 토론회를 계획했던 학생들의 선의는, 그러나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토론회는 후보자들 간의 인신공격, 자신의 업적 나열으로 이어졌다. 사회자의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공약에 대해서조차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박원순 씨하고 친해서 자기 힘인 것처럼 하고 다니시는데.."
"자유한국당 후보답게 원자력을 옹호하시는데" 같은 상호비방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의 반응은 실망과 한숨이었다.

조연주 학생(22)은 "저희가 후보자들은 초청한 목적은 소통이었다"며, "일방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태도보다는 시민들과 함께 공감하고 뭐가 문제인지 현실적으로 같이 대화해나갈 수 있는 의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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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06 11:02:01
    • 수정2018-06-06 13:28:14
    취재후·사건후
7장의 투표용지를 받고, 지역의 단체장을 뽑기 전, 학생들과 시민들이 직접 단체장의 공약과 정책을 듣기 위해 석달 동안 발로 뛰며 마련한 풀뿌리 구청장 토론회가 열렸다. 결과는 어땠을까.

지난달 30일 연세대학교 곽정환 홀에서는 연세대학교 학생들과 시민단체 '정치하당' 회원들이 함께 모여 서대문구 구청장 지방선거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연세대학교 학생들은 마을학개론이라는 수업을 들으면서, 학교가 있는 서대문구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시민단체와 함께 서대문구 구청장 지방선거 정책 중심 토론회를 기획했다.

토론회 기획에 참여한 김화영 학생(22)은 "이번 토론회는 언론사나 선거 관련 기관 주최가 아닌 온전히 시민단체와 학생이 중심이 되어 열린다는데 의미"를 두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석달 동안 발로 뛰며, 서대문구의 다양한 직업군을 가진 23명의 주민과 직접 만나 이야기 듣고, 70개 이상의 질문과 제안이 모았다. 토론회에서 직접 시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주자는 취지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 문석진 후보와 기호 2번 자유한국당 안형준 후보가 참여했다. 당초 참여하기로 예정되어있었던 기호 3번 바른미래당 이은석 후보는 당내 사정으로 불참했다.

구청장 후보들과 시민들이 참여한 풀뿌리 토론회를 계획했던 학생들의 선의는, 그러나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토론회는 후보자들 간의 인신공격, 자신의 업적 나열으로 이어졌다. 사회자의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공약에 대해서조차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박원순 씨하고 친해서 자기 힘인 것처럼 하고 다니시는데.."
"자유한국당 후보답게 원자력을 옹호하시는데" 같은 상호비방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의 반응은 실망과 한숨이었다.

조연주 학생(22)은 "저희가 후보자들은 초청한 목적은 소통이었다"며, "일방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태도보다는 시민들과 함께 공감하고 뭐가 문제인지 현실적으로 같이 대화해나갈 수 있는 의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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