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형 여죄수 ‘앨리스 존슨’ 전격 사면…트럼프의 노림수?

입력 2018.06.08 (12: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Good luck to Alice Johnson. Have a wonderful life!
앨리스 존슨에게 행운을~, 최고의 삶을 누리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오전 7시 50분에 올린, 짤막한 트윗이다.
앨리스 마리 존슨(Alice Marie Johnson)에게 행운을 빈다는 글인데, 트럼프는 이날 마약범죄로 종신형을 받고 22년째 연방교도소에 수감중이던 앨리스 존슨을 전격 사면했다.

앨리스 마리 존슨은 누구인가?

올해 63살인 앨리스 마리 존슨은 1993년 마약 관련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법원으로부터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 받고 22년 째 연방 교도소에 복역하던 여성이다.

2016년 그녀는 CNN 인터넷 판에 이 같은 기고를 했다.
"저의 잘못을 인정합니다. 저는 돈을 벌기 위해 마약을 파는 사람들과 연루되었고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실수였어요. 그런데 상황은 제가 전혀 상상도 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어요. 저는 판매자와 배급업자 사이에서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운반책이 되었죠. 저는 결국 마약 음모에 가담하게 되었고 그건 잘못된 선택이었어요"

트럼프는 왜 '앨리스 마리 존슨'에게 관심을 보였을까?

스스로 죄를 인정하고 복역중인 전형적인 마약 사범인 존슨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는 폭력을 휘두르지 않은 이른바 '비폭력 마약 범죄자'로 종신형을 받은 최초의 수감자이다. 존슨의 교도소 수감 직후 미국에서는 비폭력 마약 범죄자에 대한 종신형 선고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제기됐고 결국 법은 바뀌었다. 현재는 동일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에게 종신형을 선고하지 않는다.

존슨은 교도소에 수감되기 전에는 평범한 인생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첫 사랑과 결혼해 다섯명의 아이를 낳았고 직장에서 일하며 평범한 삶을 살았지만 결혼 20년 만에 남편과 이혼했고 막내아들이 오토바이 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직장마저 잃어버리면서 가족들을 먹여살릴 수가 없어서 절박한 마음에 실수를 저지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존슨은 마약 조직에 가담해 텍사스 휴스턴에서 테네시 멤피스로 마약 코카인을 운반하고 조직 연락책으로 활동하면서 자금을 세탁한 혐의로 지난 1993년에 경찰에 체포됐다. 이후 법원으로부터 가석방없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1996년부터 앨라배마 연방교도소에서 복역해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에 불합리한 형량을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였고 당시 많은 비폭력 마약 사범들이 감형 조치를 받았지만 그녀는 감형되지 못했다.

그러자 존슨은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인터넷에 올리며 부당함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2017년 10월 온라인 플랫폼 Mic에 올린 내용이다.
"제 이름은 앨리스 마리 존슨입니다. 저는 62살의 엄마이자, 할머니 그리고 증조할머니예요. 올해 10월 31일이 되면 저는 감옥에서 21년을 보낸 것이 됩니다. 가족을 먹여살려야 한다는 책임감에 좀 더 쉽고 빨리 돈을 벌기 위해 마약과 관련된 일을 시작했는데 그건 최악의 선택이었습니다"

트럼프 열혈 지지자 킴 카다시안, 존슨 위해 개인 변호사 선임

자식들, 손주들을 보겠다는 정성이 통한 것일까?
엔터테인먼트와 뷰티 사업의 여왕으로 불리는 킴 카다시안 웨스트(Kim Kardashian West)도 이 비디오를 보게된다. "이건 너무 불공평하다(This is so unfair...,2017월 10월 26일)" 그녀는 곧바로 트위터에 존슨의 비디오를 공유했고 개인적으로 변호사를 선임해 돕기 시작했다.

운이 좋았을까? 킴 카디시안은 마침 사법제도 개혁을 추진 중인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백악관 수석고문인 재러드 쿠슈너와 연결됐고 5월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면담하는 기회를 갖고 존슨의 석방을 요청했다.


트럼프, 킴 카다시안 면담 후 일주일만에 '존슨' 사면 결정, 곧바로 석방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앨리스 마리 존슨에 대한 감형을 결정했고, 그녀는 곧바로 석방됐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범죄에 강력하게 대처하지만, 사회에 진 빚을 갚고 교도소에서 갱생의 길을 걸은 사람은 다시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밝혔다.

석방을 추진해 온 킴 카다시안 웨스트는 트위터에 가장 좋은 소식이 나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사위 큐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존슨의 감형과 석방이 두 번째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줬다고 밝혔다.

트럼프, 사면권 행사 때마다 논란 불러 일으켜

트럼프는 취임 후 지금까지 모두 6명을 사면했다. 전임 오바마 대통령은 8년 재직 기간동안 모두 212명을 사면하고 1천715명을 감형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의 사면권 행사는 그동안 종종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선거자금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작가 겸 영화감독 디네시 드수자를 사면해 논란이 됐고, 매관매직 혐의로 14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인 로드 블라고예비치 전 일리노이 주지사와 허위 증언으로 징역을 살았던 유명 방송인 마사 스튜어트에 대한 사면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비난을 받기도 했다.

'셀프 사면' 언급 뒤 존슨 전격 사면해 뒷말 남겨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이른바 '셀프 사면'을 언급해 더 논란이 되기도 했다.
트럼프는 지난 4일 트위터에 "수많은 법학자가 말했듯이, 나는 나 자신도 사면할 수 있는 절대적 권한을 갖고 있다"라며 "그러나 내가 잘못한 게 없다면 왜 그렇게 하겠느냐"는 글을 올렸다.

뮬러 특검 '러시아 스캔들' 칼날 다가오자, 최근 부쩍 '셀프 사면' 언급

현재 뮬러 특검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벌어진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을 조사하고 있는데, 만일 특검이 자신을 기소해도 스스로 사면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이유로 셀프 사면에 대한 논란 와중에 '엘리스 마리 존슨'을 갑작스럽게 대통령의 권한으로 사면한 것이 예사롭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종신형 여죄수 ‘앨리스 존슨’ 전격 사면…트럼프의 노림수?
    • 입력 2018-06-08 12:00:47
    취재K
Good luck to Alice Johnson. Have a wonderful life!
앨리스 존슨에게 행운을~, 최고의 삶을 누리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오전 7시 50분에 올린, 짤막한 트윗이다.
앨리스 마리 존슨(Alice Marie Johnson)에게 행운을 빈다는 글인데, 트럼프는 이날 마약범죄로 종신형을 받고 22년째 연방교도소에 수감중이던 앨리스 존슨을 전격 사면했다.

앨리스 마리 존슨은 누구인가?

올해 63살인 앨리스 마리 존슨은 1993년 마약 관련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법원으로부터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 받고 22년 째 연방 교도소에 복역하던 여성이다.

2016년 그녀는 CNN 인터넷 판에 이 같은 기고를 했다.
"저의 잘못을 인정합니다. 저는 돈을 벌기 위해 마약을 파는 사람들과 연루되었고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실수였어요. 그런데 상황은 제가 전혀 상상도 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어요. 저는 판매자와 배급업자 사이에서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운반책이 되었죠. 저는 결국 마약 음모에 가담하게 되었고 그건 잘못된 선택이었어요"

트럼프는 왜 '앨리스 마리 존슨'에게 관심을 보였을까?

스스로 죄를 인정하고 복역중인 전형적인 마약 사범인 존슨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는 폭력을 휘두르지 않은 이른바 '비폭력 마약 범죄자'로 종신형을 받은 최초의 수감자이다. 존슨의 교도소 수감 직후 미국에서는 비폭력 마약 범죄자에 대한 종신형 선고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제기됐고 결국 법은 바뀌었다. 현재는 동일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에게 종신형을 선고하지 않는다.

존슨은 교도소에 수감되기 전에는 평범한 인생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첫 사랑과 결혼해 다섯명의 아이를 낳았고 직장에서 일하며 평범한 삶을 살았지만 결혼 20년 만에 남편과 이혼했고 막내아들이 오토바이 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직장마저 잃어버리면서 가족들을 먹여살릴 수가 없어서 절박한 마음에 실수를 저지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존슨은 마약 조직에 가담해 텍사스 휴스턴에서 테네시 멤피스로 마약 코카인을 운반하고 조직 연락책으로 활동하면서 자금을 세탁한 혐의로 지난 1993년에 경찰에 체포됐다. 이후 법원으로부터 가석방없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1996년부터 앨라배마 연방교도소에서 복역해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에 불합리한 형량을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였고 당시 많은 비폭력 마약 사범들이 감형 조치를 받았지만 그녀는 감형되지 못했다.

그러자 존슨은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인터넷에 올리며 부당함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2017년 10월 온라인 플랫폼 Mic에 올린 내용이다.
"제 이름은 앨리스 마리 존슨입니다. 저는 62살의 엄마이자, 할머니 그리고 증조할머니예요. 올해 10월 31일이 되면 저는 감옥에서 21년을 보낸 것이 됩니다. 가족을 먹여살려야 한다는 책임감에 좀 더 쉽고 빨리 돈을 벌기 위해 마약과 관련된 일을 시작했는데 그건 최악의 선택이었습니다"

트럼프 열혈 지지자 킴 카다시안, 존슨 위해 개인 변호사 선임

자식들, 손주들을 보겠다는 정성이 통한 것일까?
엔터테인먼트와 뷰티 사업의 여왕으로 불리는 킴 카다시안 웨스트(Kim Kardashian West)도 이 비디오를 보게된다. "이건 너무 불공평하다(This is so unfair...,2017월 10월 26일)" 그녀는 곧바로 트위터에 존슨의 비디오를 공유했고 개인적으로 변호사를 선임해 돕기 시작했다.

운이 좋았을까? 킴 카디시안은 마침 사법제도 개혁을 추진 중인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백악관 수석고문인 재러드 쿠슈너와 연결됐고 5월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면담하는 기회를 갖고 존슨의 석방을 요청했다.


트럼프, 킴 카다시안 면담 후 일주일만에 '존슨' 사면 결정, 곧바로 석방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앨리스 마리 존슨에 대한 감형을 결정했고, 그녀는 곧바로 석방됐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범죄에 강력하게 대처하지만, 사회에 진 빚을 갚고 교도소에서 갱생의 길을 걸은 사람은 다시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밝혔다.

석방을 추진해 온 킴 카다시안 웨스트는 트위터에 가장 좋은 소식이 나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사위 큐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존슨의 감형과 석방이 두 번째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줬다고 밝혔다.

트럼프, 사면권 행사 때마다 논란 불러 일으켜

트럼프는 취임 후 지금까지 모두 6명을 사면했다. 전임 오바마 대통령은 8년 재직 기간동안 모두 212명을 사면하고 1천715명을 감형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의 사면권 행사는 그동안 종종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선거자금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작가 겸 영화감독 디네시 드수자를 사면해 논란이 됐고, 매관매직 혐의로 14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인 로드 블라고예비치 전 일리노이 주지사와 허위 증언으로 징역을 살았던 유명 방송인 마사 스튜어트에 대한 사면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비난을 받기도 했다.

'셀프 사면' 언급 뒤 존슨 전격 사면해 뒷말 남겨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이른바 '셀프 사면'을 언급해 더 논란이 되기도 했다.
트럼프는 지난 4일 트위터에 "수많은 법학자가 말했듯이, 나는 나 자신도 사면할 수 있는 절대적 권한을 갖고 있다"라며 "그러나 내가 잘못한 게 없다면 왜 그렇게 하겠느냐"는 글을 올렸다.

뮬러 특검 '러시아 스캔들' 칼날 다가오자, 최근 부쩍 '셀프 사면' 언급

현재 뮬러 특검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벌어진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을 조사하고 있는데, 만일 특검이 자신을 기소해도 스스로 사면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이유로 셀프 사면에 대한 논란 와중에 '엘리스 마리 존슨'을 갑작스럽게 대통령의 권한으로 사면한 것이 예사롭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