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오찬에 군복 입고 참석한 노광철…김정은의 노림수는?

입력 2018.06.13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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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의 업무 오찬에서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양측을 통틀어 유일하게 군복을 입고 모습을 드러내 주목을 받았다.

북한의 인민무력상은 외형상 우리 국방부장관격이지만 총정치국장, 총참모장에 이어 북한군 서열 3위에 해당한다. 주로 군사 외교, 군수, 재정 등 군정권을 담당한다.

노광철은 업무 오찬에 김영철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한광상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장(전 당 재정경리부장) 등과 참석해 상당히 비중 있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 측은 이번 회담 수행원에 군 인사를 참여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노광철의 참여는 더욱 눈길을 끌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노 인민무력상을 오찬에 배석시킨 것은 다양한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먼저 자신이 북한 군부를 확실히 장악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비핵화가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였던 만큼 김 위원장이 앞으로 비핵화 조치를 취해 나가는 과정에서 우려되는 군부의 반발을 충분히 제어할 수 있음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그동안 군부를 중심으로 풍계리 핵실험장 건설과 핵탄두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개발해왔다. 하지만 최근 군부에서 지난달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조치에 군부가 불만을 나타낼 수 있다는 주장이 계속 나오면서 김 위원장이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 인민무력상을 참석시켰다는 얘기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위원장은 노 인민무력상을 오찬에 참석시켜 자신이 확실히 군부를 장악했고 북미 간 합의를 군부를 포함한 북한 전체가 지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미국 측에 자신들의 체제보장만 확실하게 해주면 군부의 불만 등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메시지를 보여 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 내부적으로 북미정상회담 과정에 북한 군부가 소외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에서 노 인민무력상의 대화 상대인 군 인사를 포함하지 않았는데도 굳이 수행원에 넣은 것도 '군심(軍心)'을 결집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북한 전문가는 “김정은의 정권 유지에 가장 중요한 집단은 군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으로 일부 군부에서 나오는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의도적으로 인민무력상을 대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내부적으로 북한 인민들과 군에게 자신은 군을 신뢰하고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보여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 측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노 인민무력상을 참석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측은 이번 회담 전부터 북한의 완전 비핵화에 방점을 뒀기 때문에 북한은 미국과의 약속을 지킨다는 차원에서 핵무기 개발에 깊숙이 관여해 왔던 노 인민무력상을 동행, 자신들의 비핵화 의사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것으로 풀이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군부 인사인 노 인민무력상의 업무 오찬 참석은 북미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문제 등 앞으로 북미 간 대화에서 노 인민무력상이 적잖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노광철은 누구

1956년생인 노광철은 지난 2015년 7월 인민무력상의 전신인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에 취임했으며 2016년 5월 당 대회에서 정치국원 후보로 선발됐다.
이후 노광철은 지난달 중순 인민무력상으로 임명됐고 군부 인사 중 대표적인 온건파로 분류된다. 그는 야전군 출신으로 군사 정보에 밝으며 북한군의 보급과 핵무기 개발 등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원장도 지냈으며 김정은 위원장의 군부 핵심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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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무 오찬에 군복 입고 참석한 노광철…김정은의 노림수는?
    • 입력 2018-06-13 11:09:24
    취재K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의 업무 오찬에서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양측을 통틀어 유일하게 군복을 입고 모습을 드러내 주목을 받았다.

북한의 인민무력상은 외형상 우리 국방부장관격이지만 총정치국장, 총참모장에 이어 북한군 서열 3위에 해당한다. 주로 군사 외교, 군수, 재정 등 군정권을 담당한다.

노광철은 업무 오찬에 김영철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한광상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장(전 당 재정경리부장) 등과 참석해 상당히 비중 있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 측은 이번 회담 수행원에 군 인사를 참여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노광철의 참여는 더욱 눈길을 끌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노 인민무력상을 오찬에 배석시킨 것은 다양한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먼저 자신이 북한 군부를 확실히 장악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비핵화가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였던 만큼 김 위원장이 앞으로 비핵화 조치를 취해 나가는 과정에서 우려되는 군부의 반발을 충분히 제어할 수 있음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그동안 군부를 중심으로 풍계리 핵실험장 건설과 핵탄두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개발해왔다. 하지만 최근 군부에서 지난달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조치에 군부가 불만을 나타낼 수 있다는 주장이 계속 나오면서 김 위원장이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 인민무력상을 참석시켰다는 얘기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위원장은 노 인민무력상을 오찬에 참석시켜 자신이 확실히 군부를 장악했고 북미 간 합의를 군부를 포함한 북한 전체가 지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미국 측에 자신들의 체제보장만 확실하게 해주면 군부의 불만 등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메시지를 보여 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 내부적으로 북미정상회담 과정에 북한 군부가 소외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에서 노 인민무력상의 대화 상대인 군 인사를 포함하지 않았는데도 굳이 수행원에 넣은 것도 '군심(軍心)'을 결집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북한 전문가는 “김정은의 정권 유지에 가장 중요한 집단은 군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으로 일부 군부에서 나오는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의도적으로 인민무력상을 대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내부적으로 북한 인민들과 군에게 자신은 군을 신뢰하고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보여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 측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노 인민무력상을 참석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측은 이번 회담 전부터 북한의 완전 비핵화에 방점을 뒀기 때문에 북한은 미국과의 약속을 지킨다는 차원에서 핵무기 개발에 깊숙이 관여해 왔던 노 인민무력상을 동행, 자신들의 비핵화 의사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것으로 풀이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군부 인사인 노 인민무력상의 업무 오찬 참석은 북미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문제 등 앞으로 북미 간 대화에서 노 인민무력상이 적잖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노광철은 누구

1956년생인 노광철은 지난 2015년 7월 인민무력상의 전신인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에 취임했으며 2016년 5월 당 대회에서 정치국원 후보로 선발됐다.
이후 노광철은 지난달 중순 인민무력상으로 임명됐고 군부 인사 중 대표적인 온건파로 분류된다. 그는 야전군 출신으로 군사 정보에 밝으며 북한군의 보급과 핵무기 개발 등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원장도 지냈으며 김정은 위원장의 군부 핵심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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