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은퇴’ vs ‘재기’ 정치 인생 갈림길에 선 안철수

입력 2018.06.14 (13:47) 수정 2018.06.14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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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정치인생 최대 위기를 맞았다.

안 후보는 13일 서울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에 밀리며 3위를 기록했다. 특히 안 후보는 2등인 김문수 후보한테도 18여만 표 차이로 패배 충격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 2011년 서울시장 후보직 양보, 2012년 대선 후보직 사퇴,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2016년 국민의당 창당, 2017년 대선 출마, 올해 바른미래당 창당으로 이어지는 안철수식 정치실험도 생채기만 남긴 채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정치 인생 기로에 선 안철수

안철수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며 서울시장 당선은 물론 ‘제1야당 교체’를 목표로 내세우며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안 후보의 목표와는 다르게 안 후보의 지지율은 박원순 후보에게 밀리며 김문수 후보와 2·3위를 다투는 모양새로 전개됐다.

이후 서울시장 선거는 박원순 후보의 완승이 예상되면서 정치권에서는 안 후보가 2등을 차지할 수 있느냐에 관심이 쏠렸다. 중도세력은 물론 보수층의 표심을 잡아야 하는 안 후보로서는 김문수 후보와의 경쟁에서 밀리면 정치적 치명상은 물론 자신의 향후 정치적 앞날을 바라볼 수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안 후보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고 본인은 물론 당으로서도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

이번 선거 결과는 지난 대선 결과와 '판박이'다.
안 후보는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에게 후보직을 양보했고, 다음 대선이었던 작년 대선에서 문 대통령과 맞붙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당선된 반면 안 후보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에게 밀려 3위를 했었다. 안 후보의 이번 패배는 정치 입문 8년 차인 안 후보의 정치 소신의 모호함과 더불어 제3당이 아직은 국내 정치 환경에서 아직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정치'를 표방하는 안 후보가 중도를 지향한다고 하지만, 아직도 정치적 소신과 원칙, 철학이 뚜렷하지 않고, 작년 대선 TV토론 등에서 훼손된 이미지가 아직 복원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이와 함께 당내에서는 안 후보의 실패 원인으로 당내 공천 파동에 안 후보가 직접 개입한 것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안 후보는 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 특히 서울 노원구와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을 놓고는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의 결정을 무시한 채 소위 '자기 사람'을 전략공천하려다 계파 갈등을 촉발했다. 결과적으로 안 후보는 두 지역구에서 공략공천의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안 후보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으면 본인의 선거운동에만 집중을 해야 했는데 당내 공천에 끼어들어 시민들에게 좋지 않은 모습만 보였다”며 “이를 계기로 당내에서도 안 후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말했다.


안철수 앞으로 행방은

지난 대선에 이어 또다시 3위에 머문 안 후보는 일단 딸의 대학원 졸업식 참석차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미국에서 얼마나 머물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는 휴식과 함께 앞으로 진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현재 당직을 맡고 있지 않고, 국회의원도 아니어서 당분간은 야인처럼 '와신상담'하면서 중앙 정치무대 복귀 기회를 엿볼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상정해 볼 수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후보가 정치적으로 심한 타격을 입어 정계를 은퇴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측근들은 이를 일축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안 후보가 결국은 다시 정치권으로 돌아와 재기를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안 후보의 정치 여정은 지금보다 더 험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안 후보는 일단 2년 후 총선을 앞두고 야권발 정계개편 소용돌이에서 중심축 역할을 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유승민 대표도 사퇴한 마당에 당의 중심인물이 없기 때문에 안 후보가 예상보다 빨리 당에 복귀해 차기 당권에 도전할 것이란 말도 나오지만, 가능성이 낮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안 후보는 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에 또다시 3위에 머무르며 정치적으로 큰 상처를 입었다”며 “안 후보는 앞으로 보수와 중도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 정치적 지도력을 보여 주려 하겠지만, 국민들이 얼마나 안 후보에게 호응해 줄지 현재로써는 미지수다. 결국, 7년 전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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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계은퇴’ vs ‘재기’ 정치 인생 갈림길에 선 안철수
    • 입력 2018-06-14 13:47:17
    • 수정2018-06-14 14:06:03
    취재K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정치인생 최대 위기를 맞았다. 안 후보는 13일 서울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에 밀리며 3위를 기록했다. 특히 안 후보는 2등인 김문수 후보한테도 18여만 표 차이로 패배 충격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 2011년 서울시장 후보직 양보, 2012년 대선 후보직 사퇴,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2016년 국민의당 창당, 2017년 대선 출마, 올해 바른미래당 창당으로 이어지는 안철수식 정치실험도 생채기만 남긴 채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정치 인생 기로에 선 안철수 안철수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며 서울시장 당선은 물론 ‘제1야당 교체’를 목표로 내세우며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안 후보의 목표와는 다르게 안 후보의 지지율은 박원순 후보에게 밀리며 김문수 후보와 2·3위를 다투는 모양새로 전개됐다. 이후 서울시장 선거는 박원순 후보의 완승이 예상되면서 정치권에서는 안 후보가 2등을 차지할 수 있느냐에 관심이 쏠렸다. 중도세력은 물론 보수층의 표심을 잡아야 하는 안 후보로서는 김문수 후보와의 경쟁에서 밀리면 정치적 치명상은 물론 자신의 향후 정치적 앞날을 바라볼 수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안 후보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고 본인은 물론 당으로서도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 이번 선거 결과는 지난 대선 결과와 '판박이'다. 안 후보는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에게 후보직을 양보했고, 다음 대선이었던 작년 대선에서 문 대통령과 맞붙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당선된 반면 안 후보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에게 밀려 3위를 했었다. 안 후보의 이번 패배는 정치 입문 8년 차인 안 후보의 정치 소신의 모호함과 더불어 제3당이 아직은 국내 정치 환경에서 아직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정치'를 표방하는 안 후보가 중도를 지향한다고 하지만, 아직도 정치적 소신과 원칙, 철학이 뚜렷하지 않고, 작년 대선 TV토론 등에서 훼손된 이미지가 아직 복원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이와 함께 당내에서는 안 후보의 실패 원인으로 당내 공천 파동에 안 후보가 직접 개입한 것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안 후보는 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 특히 서울 노원구와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을 놓고는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의 결정을 무시한 채 소위 '자기 사람'을 전략공천하려다 계파 갈등을 촉발했다. 결과적으로 안 후보는 두 지역구에서 공략공천의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안 후보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으면 본인의 선거운동에만 집중을 해야 했는데 당내 공천에 끼어들어 시민들에게 좋지 않은 모습만 보였다”며 “이를 계기로 당내에서도 안 후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말했다. 안철수 앞으로 행방은 지난 대선에 이어 또다시 3위에 머문 안 후보는 일단 딸의 대학원 졸업식 참석차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미국에서 얼마나 머물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는 휴식과 함께 앞으로 진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현재 당직을 맡고 있지 않고, 국회의원도 아니어서 당분간은 야인처럼 '와신상담'하면서 중앙 정치무대 복귀 기회를 엿볼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상정해 볼 수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후보가 정치적으로 심한 타격을 입어 정계를 은퇴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측근들은 이를 일축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안 후보가 결국은 다시 정치권으로 돌아와 재기를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안 후보의 정치 여정은 지금보다 더 험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안 후보는 일단 2년 후 총선을 앞두고 야권발 정계개편 소용돌이에서 중심축 역할을 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유승민 대표도 사퇴한 마당에 당의 중심인물이 없기 때문에 안 후보가 예상보다 빨리 당에 복귀해 차기 당권에 도전할 것이란 말도 나오지만, 가능성이 낮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안 후보는 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에 또다시 3위에 머무르며 정치적으로 큰 상처를 입었다”며 “안 후보는 앞으로 보수와 중도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 정치적 지도력을 보여 주려 하겠지만, 국민들이 얼마나 안 후보에게 호응해 줄지 현재로써는 미지수다. 결국, 7년 전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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