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분석] 손흥민은 왜 ‘외로운 섬’이 되었나

입력 2018.06.19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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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전 패배보다 더 충격으로 다가오는 지표가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유효 슈팅 0개'입니다. 우리 대표팀에는 잉글랜드 프로축구(EPL)에서 수준급의 득점 능력을 보여준 스트라이커 손흥민(25, 토트넘)이 있습니다. 손흥민이 제대로 된 슛을 단 한 차례도 시도하지 못했다는 자체가 우리 대표팀의 공격 전술 실패를 의미합니다.

경기 뒤 FIFA 공식 매치 리포트를 작성한 정훈재 분석관은 다음과 같이 한국 대표팀의 경기력을 평가했습니다.

"한국 대표팀이 질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모든 면에서 스웨덴에 뒤졌다. 그 어떠한 깨끗한 골 기회도 만들어내지 못했고 수비는 불안했다. 패스 게임은 유연성이 너무 부족했다. 아마도 팀 전체가 매우 실망스러웠을 것이다. 전열을 가다듬고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FIFA가 공식 기록한 손흥민의 활동 반경(Heat-map)을 살펴보면 문제는 심각해집니다. 4-3-3 포메이션의 측면 공격수로 나온 손흥민은 활동 범위가 전방보다는 미드필드 이하와 후방에 광범위하게 포진돼 있습니다. 공격에 집중하지 못한 것입니다. 실제로 손흥민은 최후방까지 수비에 가담해 스웨덴의 공격을 봉쇄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FIFA가 발표한 개인별 트래킹(추적) 지수를 살펴도 손흥민의 움직임은 군계일학이었습니다. 스프린트 지수(SP)에서 손흥민은 46점으로 팀 내는 물론 스웨덴 선수들까지 합해 전체 1위를 기록했습니다. 순간 가속도를 가장 많이 내며 뛴 것입니다. 그만큼 체력 소모도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뛴 만큼 실속이 없었습니다. 유효 슈팅 한번 기록하지 못한 겁니다.

손흥민의 스웨덴전 히트맵을 살피면 왼쪽 중앙선 부근 이상 전진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손흥민의 스웨덴전 히트맵을 살피면 왼쪽 중앙선 부근 이상 전진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거스 히딩크 감독조차 손흥민의 활용법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미국 FOX 스포츠의 해설가로 나온 그는 "손흥민이 보이지 않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톱클래스 공격수를 윙백으로 쓴 건 이해할 수 없는 전술"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물론 스웨덴이 우리나라보다 한 수 위의 전력이기 때문에 전방 공격수의 수비 가담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손흥민이 '본업'인 공격에 집중하지 못한다면 문제일 것입니다. 실제로 손흥민은 스웨덴전에서 '고립된 섬'과도 같았습니다. 주변 동료들이 도와주지 못하다 보니 혼자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보인 장면도 몇 차례 눈에 띄었습니다.

손흥민이 전반 33분 폭발적인 돌파를 시도했지만 받쳐주는 2선 공격수들의 부재로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손흥민이 전반 33분 폭발적인 돌파를 시도했지만 받쳐주는 2선 공격수들의 부재로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손흥민은 유럽에서도 으뜸가는 무대인 프리미어리그에서 한 시즌 20골을 터트리는 '특급 공격수'입니다. 우리와 같은 F조인 독일과 멕시코에서도 손흥민 같은 스트라이커를 찾기 쉽지 않습니다.

우리 대표팀의 목표인 첫승을 위해서, 아니 그보다는 온 국민이 바라고 있는 시원한 러시아 월드컵 첫 골을 위해서라도 손흥민의 활약이 절실합니다. 아르헨티나가 메시를, 포르투갈이 호날두를 중심으로 움직이듯 우리 대표팀은 손흥민 활용 전술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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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분석] 손흥민은 왜 ‘외로운 섬’이 되었나
    • 입력 2018-06-19 19:51:39
    러시아월드컵영상
스웨덴전 패배보다 더 충격으로 다가오는 지표가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유효 슈팅 0개'입니다. 우리 대표팀에는 잉글랜드 프로축구(EPL)에서 수준급의 득점 능력을 보여준 스트라이커 손흥민(25, 토트넘)이 있습니다. 손흥민이 제대로 된 슛을 단 한 차례도 시도하지 못했다는 자체가 우리 대표팀의 공격 전술 실패를 의미합니다.

경기 뒤 FIFA 공식 매치 리포트를 작성한 정훈재 분석관은 다음과 같이 한국 대표팀의 경기력을 평가했습니다.

"한국 대표팀이 질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모든 면에서 스웨덴에 뒤졌다. 그 어떠한 깨끗한 골 기회도 만들어내지 못했고 수비는 불안했다. 패스 게임은 유연성이 너무 부족했다. 아마도 팀 전체가 매우 실망스러웠을 것이다. 전열을 가다듬고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FIFA가 공식 기록한 손흥민의 활동 반경(Heat-map)을 살펴보면 문제는 심각해집니다. 4-3-3 포메이션의 측면 공격수로 나온 손흥민은 활동 범위가 전방보다는 미드필드 이하와 후방에 광범위하게 포진돼 있습니다. 공격에 집중하지 못한 것입니다. 실제로 손흥민은 최후방까지 수비에 가담해 스웨덴의 공격을 봉쇄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FIFA가 발표한 개인별 트래킹(추적) 지수를 살펴도 손흥민의 움직임은 군계일학이었습니다. 스프린트 지수(SP)에서 손흥민은 46점으로 팀 내는 물론 스웨덴 선수들까지 합해 전체 1위를 기록했습니다. 순간 가속도를 가장 많이 내며 뛴 것입니다. 그만큼 체력 소모도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뛴 만큼 실속이 없었습니다. 유효 슈팅 한번 기록하지 못한 겁니다.

손흥민의 스웨덴전 히트맵을 살피면 왼쪽 중앙선 부근 이상 전진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거스 히딩크 감독조차 손흥민의 활용법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미국 FOX 스포츠의 해설가로 나온 그는 "손흥민이 보이지 않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톱클래스 공격수를 윙백으로 쓴 건 이해할 수 없는 전술"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물론 스웨덴이 우리나라보다 한 수 위의 전력이기 때문에 전방 공격수의 수비 가담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손흥민이 '본업'인 공격에 집중하지 못한다면 문제일 것입니다. 실제로 손흥민은 스웨덴전에서 '고립된 섬'과도 같았습니다. 주변 동료들이 도와주지 못하다 보니 혼자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보인 장면도 몇 차례 눈에 띄었습니다.

손흥민이 전반 33분 폭발적인 돌파를 시도했지만 받쳐주는 2선 공격수들의 부재로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손흥민은 유럽에서도 으뜸가는 무대인 프리미어리그에서 한 시즌 20골을 터트리는 '특급 공격수'입니다. 우리와 같은 F조인 독일과 멕시코에서도 손흥민 같은 스트라이커를 찾기 쉽지 않습니다.

우리 대표팀의 목표인 첫승을 위해서, 아니 그보다는 온 국민이 바라고 있는 시원한 러시아 월드컵 첫 골을 위해서라도 손흥민의 활약이 절실합니다. 아르헨티나가 메시를, 포르투갈이 호날두를 중심으로 움직이듯 우리 대표팀은 손흥민 활용 전술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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