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제주로 간 ‘예멘 난민’…“수용 vs 우려”

입력 2018.06.21 (08:32) 수정 2018.06.21 (09:1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기자]

어제는 세계 난민의 날이었습니다.

난민의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UN이 지정한 날인데요.

난민의 날, 제주도에서는 예멘 난민을 둘러싼 뜨거운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만 제주에 500명이 넘는 예멘인들이 난민 신청을 한 것이 알려지면서 "적극 수용하자. 불안하다. 안된다" 목소리가 높아진 건데요,

예멘인들은 왜 제주도를 찾게 됐고, 그 숫자는 왜 늘고 있을까요?

뉴스따라잡기 오늘은 제주도를 찾아 예멘 난민, 현재 어떤 상황인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제주도의 한 주택. 제주도에 난민을 신청한 무니르 씨가 거주하는 곳입니다.

무니르 씨는 예멘에서 작은 신문사의 편집장으로 일하던 중에 탈출을 결심했고, 결국 실행에 옮겼습니다.

[무니르/예멘 난민 신청자 : "그들이 예멘이 있는 모든 신문사를 닫게 했어요."]

신문은 폐간되고 살해 위험에 시달리던 무니르 씨는 몇몇 국가를 떠돌다 우리나라까지 오게 됐습니다.

[무니르/예멘 난민 신청자 : "(말레이시아에는 얼마나 있었어요?) 3년이요. 말레이시아에서는 모든 것이 불법이었어요. 예멘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그래서 제주도로 오게 된 거죠."]

지금은 난민 신청이 받아들여지는 것만이 유일한 희망.

[무니르/예멘 난민 신청자 : "제주도에 들어와 보니 제주도는 매우 예쁜 섬이고 사람들도 좋고 친절해서 정말 한국을 사랑합니다."]

20여 명까지 한 집에 있었던 예멘인들이 하나둘씩 직장을 찾아 떠나고 지금은 단 3명이 남았습니다.

인근의 한 호텔.

150여 명의 예멘인들이 묵었지만, 이제는 한산합니다.

제주 출입국외국인청이 마련한 취업설명회를 통해 400여 명의 예멘인이 일자리를 구했습니다.

예멘은 이슬람 종파간 내전에다 주변국의 대리전 양상으로 3년 넘게 전쟁이 지속되고 있죠, 난민들은 전쟁을 피해 탈출한 겁니다.

[신강협/제주평화인권연구소 소장 : "전쟁에 참여하기 싫어서, 그런데 전쟁에 참여 안 하면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분들이 이제 이쪽으로 난민으로 오시게 된 것이고……."]

[앵커]

그러면, 올해 제주도를 찾은 예멘 난민 신청자는 얼마나 될까요?

[기자]

올해만 지금까지 549명입니다. 얼마나 급증했을까요?

지난해에 42명이었으니까, 10배 이상 늘었습니다.

[앵커]

왜 이렇게 많은 예멘인들이 우리나라, 그것도 제주도를 찾는건가요?

[기자]

네, 제주가 일정기간 무비자로 체류할 수 있는 지역이기 때문인데요,

이번달부턴 예멘도 제외국이 됐지만, 난민 신청자들은 심사가 종결될 때까지 연장하며 체류할 수 있습니다.

[난민 신청 예멘인 : "가장 중요한 부분이 무비자로 들어올 수 있는 거고 그 외에도 대한민국 땅 자체가 깨끗하고 정비된 것도 있고요."]

이렇게 난민 신청자들이 급증하면서, 당장 생계 문제가 불거지자 제주도에선 특별히 인도적 차원의 취업설명회를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늘어나는 예멘 난민 신청자들을 모두 반기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데요,

제주도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청와대 청원은 30만 명을 넘었고요,

주부들을 중심으로한 한 인터넷 카페는 반대글로 도배가 됐을 정도입니다.

특히, 학부모들의 우려가 많은데요, 어떤 걱정들이 많을까요?

[이창우/제주도 제주시 : “예전에 비해서 이제 난민들, 등치 큰 난민들이 집단적으로 몰려다니는 걸 보면 말로는 못하는 위협감은 약간의 위협감, 이질감 정도는 느끼고 있습니다.”]

[제주 학부모 : “일단은 안전이죠. 항상 느끼는 것은. 일단은 이분들이 종교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기 때문에 소통이 되지 않는데서 오는 잠재적인 사회적인 갈등이 있다고 보고요. 그다음에 종교적인 갈등이 있겠죠.”]

아직까지 난민 인정을 받은 경우가 없는데다, 비자없이 입국할 수 있는 무사증 제도를 악용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만큼 돈, 시간이 드는데, 행정력 낭비가 아니냐는 것이죠.

[이향/제주난민대책도민연대 사무처장 : “무사증을 악용해서 여기에 취업하는 목적으로 들어오는 난민들 까지 우리가 먹여 살려야 될 이유는 없는 거고요. 그 난민들을 가려내느라고 정신없고 매일 같이 모든 행정력이 소모될 바에는 제 3국이나 본국 근처에 있는 이웃나라에서 심사를 하고 저희쪽이 난민 신청을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더 맞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반론도 있습니다. 난민에 대한 반대가 무슬림에 대한 편견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겁니다.

[예멘 난민 거주 호텔 관계자/음성변조 : "외모상 수염도 길러있고 좀 이렇게 하다보니까 그렇지 여기 호텔에 150명이 40일 정도 생활했는데도 전혀 싸움 한 번 없었어요."]

[신강협/제주평화인권연구소 소장 : “아무래도 군대자원이 되기 때문에 대부분 남성들이고요. 인사도 해보시고 그러면 그렇게 무섭거나 범죄집단이거나 이러지는 않으신 분들이고…….”]

거리에서 만난 제주도민들도 의견이 엇갈립니다.

[강희정/제주도 제주시 : “난민을 받아들이는 거 자체는 인도적 차원에서 당연히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제주도민 : "이슬람교라 하면 그런 분쟁 쪽으로 내분도 많이 일어나고 좋지도 않은데 위험하잖아요.”]

논란이 가열되자 청와대도 현황 파악을 지시했고, 제주도는 일단 주변 순찰을 강화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는데요.

[설동훈/전북대 사회학과 : "UN난민협약이 있거든요. 우리나라가 가입을 했고요. 국제법적으로 국제사회에 대한민국이 약속을 한 거니까 그것은 지켜야 됩니다. 그래서 정부에서도 설명을 하고 방송을 통해서 국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것이죠.”]

전세계 난민들은 우리나라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까지 7천여 명을 넘어선 이방인, 이제 우리 이웃이 될 수 있는 만큼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 따라잡기] 제주로 간 ‘예멘 난민’…“수용 vs 우려”
    • 입력 2018-06-21 08:38:40
    • 수정2018-06-21 09:14:19
    아침뉴스타임
[기자]

어제는 세계 난민의 날이었습니다.

난민의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UN이 지정한 날인데요.

난민의 날, 제주도에서는 예멘 난민을 둘러싼 뜨거운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만 제주에 500명이 넘는 예멘인들이 난민 신청을 한 것이 알려지면서 "적극 수용하자. 불안하다. 안된다" 목소리가 높아진 건데요,

예멘인들은 왜 제주도를 찾게 됐고, 그 숫자는 왜 늘고 있을까요?

뉴스따라잡기 오늘은 제주도를 찾아 예멘 난민, 현재 어떤 상황인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제주도의 한 주택. 제주도에 난민을 신청한 무니르 씨가 거주하는 곳입니다.

무니르 씨는 예멘에서 작은 신문사의 편집장으로 일하던 중에 탈출을 결심했고, 결국 실행에 옮겼습니다.

[무니르/예멘 난민 신청자 : "그들이 예멘이 있는 모든 신문사를 닫게 했어요."]

신문은 폐간되고 살해 위험에 시달리던 무니르 씨는 몇몇 국가를 떠돌다 우리나라까지 오게 됐습니다.

[무니르/예멘 난민 신청자 : "(말레이시아에는 얼마나 있었어요?) 3년이요. 말레이시아에서는 모든 것이 불법이었어요. 예멘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그래서 제주도로 오게 된 거죠."]

지금은 난민 신청이 받아들여지는 것만이 유일한 희망.

[무니르/예멘 난민 신청자 : "제주도에 들어와 보니 제주도는 매우 예쁜 섬이고 사람들도 좋고 친절해서 정말 한국을 사랑합니다."]

20여 명까지 한 집에 있었던 예멘인들이 하나둘씩 직장을 찾아 떠나고 지금은 단 3명이 남았습니다.

인근의 한 호텔.

150여 명의 예멘인들이 묵었지만, 이제는 한산합니다.

제주 출입국외국인청이 마련한 취업설명회를 통해 400여 명의 예멘인이 일자리를 구했습니다.

예멘은 이슬람 종파간 내전에다 주변국의 대리전 양상으로 3년 넘게 전쟁이 지속되고 있죠, 난민들은 전쟁을 피해 탈출한 겁니다.

[신강협/제주평화인권연구소 소장 : "전쟁에 참여하기 싫어서, 그런데 전쟁에 참여 안 하면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분들이 이제 이쪽으로 난민으로 오시게 된 것이고……."]

[앵커]

그러면, 올해 제주도를 찾은 예멘 난민 신청자는 얼마나 될까요?

[기자]

올해만 지금까지 549명입니다. 얼마나 급증했을까요?

지난해에 42명이었으니까, 10배 이상 늘었습니다.

[앵커]

왜 이렇게 많은 예멘인들이 우리나라, 그것도 제주도를 찾는건가요?

[기자]

네, 제주가 일정기간 무비자로 체류할 수 있는 지역이기 때문인데요,

이번달부턴 예멘도 제외국이 됐지만, 난민 신청자들은 심사가 종결될 때까지 연장하며 체류할 수 있습니다.

[난민 신청 예멘인 : "가장 중요한 부분이 무비자로 들어올 수 있는 거고 그 외에도 대한민국 땅 자체가 깨끗하고 정비된 것도 있고요."]

이렇게 난민 신청자들이 급증하면서, 당장 생계 문제가 불거지자 제주도에선 특별히 인도적 차원의 취업설명회를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늘어나는 예멘 난민 신청자들을 모두 반기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데요,

제주도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청와대 청원은 30만 명을 넘었고요,

주부들을 중심으로한 한 인터넷 카페는 반대글로 도배가 됐을 정도입니다.

특히, 학부모들의 우려가 많은데요, 어떤 걱정들이 많을까요?

[이창우/제주도 제주시 : “예전에 비해서 이제 난민들, 등치 큰 난민들이 집단적으로 몰려다니는 걸 보면 말로는 못하는 위협감은 약간의 위협감, 이질감 정도는 느끼고 있습니다.”]

[제주 학부모 : “일단은 안전이죠. 항상 느끼는 것은. 일단은 이분들이 종교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기 때문에 소통이 되지 않는데서 오는 잠재적인 사회적인 갈등이 있다고 보고요. 그다음에 종교적인 갈등이 있겠죠.”]

아직까지 난민 인정을 받은 경우가 없는데다, 비자없이 입국할 수 있는 무사증 제도를 악용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만큼 돈, 시간이 드는데, 행정력 낭비가 아니냐는 것이죠.

[이향/제주난민대책도민연대 사무처장 : “무사증을 악용해서 여기에 취업하는 목적으로 들어오는 난민들 까지 우리가 먹여 살려야 될 이유는 없는 거고요. 그 난민들을 가려내느라고 정신없고 매일 같이 모든 행정력이 소모될 바에는 제 3국이나 본국 근처에 있는 이웃나라에서 심사를 하고 저희쪽이 난민 신청을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더 맞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반론도 있습니다. 난민에 대한 반대가 무슬림에 대한 편견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겁니다.

[예멘 난민 거주 호텔 관계자/음성변조 : "외모상 수염도 길러있고 좀 이렇게 하다보니까 그렇지 여기 호텔에 150명이 40일 정도 생활했는데도 전혀 싸움 한 번 없었어요."]

[신강협/제주평화인권연구소 소장 : “아무래도 군대자원이 되기 때문에 대부분 남성들이고요. 인사도 해보시고 그러면 그렇게 무섭거나 범죄집단이거나 이러지는 않으신 분들이고…….”]

거리에서 만난 제주도민들도 의견이 엇갈립니다.

[강희정/제주도 제주시 : “난민을 받아들이는 거 자체는 인도적 차원에서 당연히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제주도민 : "이슬람교라 하면 그런 분쟁 쪽으로 내분도 많이 일어나고 좋지도 않은데 위험하잖아요.”]

논란이 가열되자 청와대도 현황 파악을 지시했고, 제주도는 일단 주변 순찰을 강화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는데요.

[설동훈/전북대 사회학과 : "UN난민협약이 있거든요. 우리나라가 가입을 했고요. 국제법적으로 국제사회에 대한민국이 약속을 한 거니까 그것은 지켜야 됩니다. 그래서 정부에서도 설명을 하고 방송을 통해서 국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것이죠.”]

전세계 난민들은 우리나라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까지 7천여 명을 넘어선 이방인, 이제 우리 이웃이 될 수 있는 만큼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