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제조업의 상징’ GE의 다우지수 퇴출이 남긴 것은?
입력 2018.06.22 (15:01) 취재K
‘제조업의 상징’ GE의 다우지수 퇴출이 남긴 것은?
“실패한 사람들은 포기할 때, 자신이 성공에 얼마나 가까이 와 있었는지 모른다”

1878년 전기 조명회사를 모태로 GE,제너럴 일렉트릭을 세운 토머스 에디슨의 명언 가운데 하나이다.에디슨이 작금의 GE를 지켜보고 있다면 이 말로 임직원들의 허허한 마음을 위로해 주었을까?

한때 미국기업 시가 총액 1위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GE가 미국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에서 퇴출됐다. 1907년 11월 편입됐으니까 111년만이다. 이같은 결정을 내린 스탠더스 앤드 푸어스 다우지수 위원회는 오는 26일부터 GE의 자리를 약국 체인업체 월그린스 부츠 얼라이언스로 대체한다고 발표했다. 제조업의 상징이 물러난 왕좌에 서비스 업종이 들어서는, 작금의 급변하는 산업계 생리가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세계 기업의 경영 교과서 'GE'..."1등 아니면 2등을 해라. 못하면 매각한다"


GE는 세계 모든 기업의 경영 교과서로 불릴 정도로 제조업의 상징이자 교범이었다. 1981년부터 2001년까지 GE를 이끌었던 잭 웰치 회장은 천 개에 이르는 기업 인수를 통해 전력과 기관차, 항공엔진 사업으로 성장한 뒤, 금융과 의료기기, 미디어 분야까지 아우르며 세계 최대의 복합 기업으로 변신했다. 이 과정에서 "1등 아니면 2등을 해라. 못하면 매각한다"는 유명한 경영전략을 통해 10만 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하며 조직에 위기의식을 불어넣었다. 그 결과 2천 년 GE의 시가총액은 5940억 달러, 우리 돈 660조원으로 미국 1위에 올랐고, 웰치는 '경영의 신’으로까지 불렸다.

이같은 GE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전 세계 CEO와 정.관계 유력인사들은 해마다 GE 본사를 찾아 줄을 서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웰치의 뒤를 이은 제프리 이멜트 회장은 웰치가 설립한 미국 최대 대부회사 GE캐피털이 한때 GE 전체 영업이익의 60%를 차지할 만큼 급성장하자 GE 캐피털을 통해 조달한 돈으로 다른 계열사의 해외 사업에 투자하며 규모를 늘려왔다. 이멜트는 2001년 CEO 자리에 오른 뒤 "미디어와 게임, 메디케어와 우주, 석유와 전력" 등 11개 기업과 4개 지분을 인수했다. 대표적인 인수 대상 기업으로 'NBC 유니버설 지분' '알스톰' '베이커 휴즈' 등이 있다. 헬스케어와 게임, 엔터테인먼트와 전력. 에너지 등 다양한 인수기업들이었지만 공통 분모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예고된 몰락...잭 웰치가 낳은 씨앗?


에디슨의 기업이자 ‘세계 모든 기업의 경영 교과서’였던 GE의 몰락은 사실 이전부터 예견됐던일이기도 하다. 웰치 후임으로 지명된 이멜트에게 1차적인 책임이 있어 보이지만 그 위기의 씨앗은 이미 웰치 때 잉태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GE 캐피털은 GE의 캐시 카우 역할을 해왔다. GE는 캐피털을 이용해 대출을 일으켜 사업기반을 다졌고, 경제가 순항할 땐 손쉽게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웰치 회장이 퇴임한 2001년 GE 캐피털 영업 이익이 그룹 전체의 46%를 차지할 정도였으니 그 비중은 짐작하고도 남을 만하다. 하지만 이는 곧 조직 전체에 독으로 작용했다. 급성장한 금융업의 비중에 반해 기술혁신과 제조업의 생산성 향상에 기반한 이익은 점차 감소한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GE의 몰락을 놓고 "금융업에서 제대로 벗어나지 못했고, 경쟁력 저하를 막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금융부문인 부자의 샘에서 가난한 샘인 제조업으로 기신기신 물을 끌어다 연명해 왔지만 결국 말라가는 샘물을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링크 : https://www.wsj.com/articles/what-about-amazon-dow-industrials-dumping-ge-for-walgreens-reflects-indexs-dilemma-1529533470?mod=searchresults&page=1&pos=1

결국 이멜트 회장은 2015년 4월 "제조업의 뿌리로 돌아가겠다"며 8개월동안 GE 캐피털의 대부분 사업을 매각했고, 40여개국 3만 5천 여명의 직원을 둔 거대 조직은 항공과 에너지, 헬스케어 기기 사업 부문 등의 금융기능만 남기고 대폭 축소됐다.

변화에 앞장...끊임없는 혁신만이 살길

GE의 몰락을 놓고 전문가들은 굴뚝산업인 제조업의 전반적인 쇠락 때문이기도 하지만 GE 자체 원인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GE 스스로 "시장을 제대로 내다보고 준비하는 비전이 부족했다' 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2015년 사물 인터넷 시장에 진입했지만 그동안 애플과 구글, 아마존이 시장을 선점하고 무섭게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이미 닥친 변화를 수습하는데 그쳤다는 지적이다.

연구개발 비용도 턱없이 부족했다. 매출에서 R&D가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4%대, 10%대 중반을 차지하는 아마존 등과 비교하면 부끄럽다는 내부 지적이 나올 정도니 할말 다한 셈이다.

여기에 끊임없는 혁신을 강조하다 보니 GE 고유의 색깔마저 지우는 우를 범하기도 했다. 과거 부모 세대에게 있어 GE하면 냉장고와 전화기, 전구 등 가전제품의 상징으로 기억됐지만 미래 세대에게 GE는 의료기기 생산업체 정도로나 인식되는게 현실이다. 이를 놓고 CNN은 "전구없는 GE는 전화없는 AT&T, 셰보레 없는제너럴 모터스와 같다" 라는 뼈아픈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새로운 변화에 선제적인 대응 못지않게 기본을 바탕으로 한 끊임없는 혁신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제조업의 상징은 이제 주가 지수에서 퇴장했지만 거대 공룡이 남긴 교훈은 시장에 두고두고 남을 것이다.
  • ‘제조업의 상징’ GE의 다우지수 퇴출이 남긴 것은?
    • 입력 2018.06.22 (15:01)
    취재K
‘제조업의 상징’ GE의 다우지수 퇴출이 남긴 것은?
“실패한 사람들은 포기할 때, 자신이 성공에 얼마나 가까이 와 있었는지 모른다”

1878년 전기 조명회사를 모태로 GE,제너럴 일렉트릭을 세운 토머스 에디슨의 명언 가운데 하나이다.에디슨이 작금의 GE를 지켜보고 있다면 이 말로 임직원들의 허허한 마음을 위로해 주었을까?

한때 미국기업 시가 총액 1위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GE가 미국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에서 퇴출됐다. 1907년 11월 편입됐으니까 111년만이다. 이같은 결정을 내린 스탠더스 앤드 푸어스 다우지수 위원회는 오는 26일부터 GE의 자리를 약국 체인업체 월그린스 부츠 얼라이언스로 대체한다고 발표했다. 제조업의 상징이 물러난 왕좌에 서비스 업종이 들어서는, 작금의 급변하는 산업계 생리가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세계 기업의 경영 교과서 'GE'..."1등 아니면 2등을 해라. 못하면 매각한다"


GE는 세계 모든 기업의 경영 교과서로 불릴 정도로 제조업의 상징이자 교범이었다. 1981년부터 2001년까지 GE를 이끌었던 잭 웰치 회장은 천 개에 이르는 기업 인수를 통해 전력과 기관차, 항공엔진 사업으로 성장한 뒤, 금융과 의료기기, 미디어 분야까지 아우르며 세계 최대의 복합 기업으로 변신했다. 이 과정에서 "1등 아니면 2등을 해라. 못하면 매각한다"는 유명한 경영전략을 통해 10만 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하며 조직에 위기의식을 불어넣었다. 그 결과 2천 년 GE의 시가총액은 5940억 달러, 우리 돈 660조원으로 미국 1위에 올랐고, 웰치는 '경영의 신’으로까지 불렸다.

이같은 GE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전 세계 CEO와 정.관계 유력인사들은 해마다 GE 본사를 찾아 줄을 서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웰치의 뒤를 이은 제프리 이멜트 회장은 웰치가 설립한 미국 최대 대부회사 GE캐피털이 한때 GE 전체 영업이익의 60%를 차지할 만큼 급성장하자 GE 캐피털을 통해 조달한 돈으로 다른 계열사의 해외 사업에 투자하며 규모를 늘려왔다. 이멜트는 2001년 CEO 자리에 오른 뒤 "미디어와 게임, 메디케어와 우주, 석유와 전력" 등 11개 기업과 4개 지분을 인수했다. 대표적인 인수 대상 기업으로 'NBC 유니버설 지분' '알스톰' '베이커 휴즈' 등이 있다. 헬스케어와 게임, 엔터테인먼트와 전력. 에너지 등 다양한 인수기업들이었지만 공통 분모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예고된 몰락...잭 웰치가 낳은 씨앗?


에디슨의 기업이자 ‘세계 모든 기업의 경영 교과서’였던 GE의 몰락은 사실 이전부터 예견됐던일이기도 하다. 웰치 후임으로 지명된 이멜트에게 1차적인 책임이 있어 보이지만 그 위기의 씨앗은 이미 웰치 때 잉태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GE 캐피털은 GE의 캐시 카우 역할을 해왔다. GE는 캐피털을 이용해 대출을 일으켜 사업기반을 다졌고, 경제가 순항할 땐 손쉽게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웰치 회장이 퇴임한 2001년 GE 캐피털 영업 이익이 그룹 전체의 46%를 차지할 정도였으니 그 비중은 짐작하고도 남을 만하다. 하지만 이는 곧 조직 전체에 독으로 작용했다. 급성장한 금융업의 비중에 반해 기술혁신과 제조업의 생산성 향상에 기반한 이익은 점차 감소한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GE의 몰락을 놓고 "금융업에서 제대로 벗어나지 못했고, 경쟁력 저하를 막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금융부문인 부자의 샘에서 가난한 샘인 제조업으로 기신기신 물을 끌어다 연명해 왔지만 결국 말라가는 샘물을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링크 : https://www.wsj.com/articles/what-about-amazon-dow-industrials-dumping-ge-for-walgreens-reflects-indexs-dilemma-1529533470?mod=searchresults&page=1&pos=1

결국 이멜트 회장은 2015년 4월 "제조업의 뿌리로 돌아가겠다"며 8개월동안 GE 캐피털의 대부분 사업을 매각했고, 40여개국 3만 5천 여명의 직원을 둔 거대 조직은 항공과 에너지, 헬스케어 기기 사업 부문 등의 금융기능만 남기고 대폭 축소됐다.

변화에 앞장...끊임없는 혁신만이 살길

GE의 몰락을 놓고 전문가들은 굴뚝산업인 제조업의 전반적인 쇠락 때문이기도 하지만 GE 자체 원인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GE 스스로 "시장을 제대로 내다보고 준비하는 비전이 부족했다' 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2015년 사물 인터넷 시장에 진입했지만 그동안 애플과 구글, 아마존이 시장을 선점하고 무섭게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이미 닥친 변화를 수습하는데 그쳤다는 지적이다.

연구개발 비용도 턱없이 부족했다. 매출에서 R&D가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4%대, 10%대 중반을 차지하는 아마존 등과 비교하면 부끄럽다는 내부 지적이 나올 정도니 할말 다한 셈이다.

여기에 끊임없는 혁신을 강조하다 보니 GE 고유의 색깔마저 지우는 우를 범하기도 했다. 과거 부모 세대에게 있어 GE하면 냉장고와 전화기, 전구 등 가전제품의 상징으로 기억됐지만 미래 세대에게 GE는 의료기기 생산업체 정도로나 인식되는게 현실이다. 이를 놓고 CNN은 "전구없는 GE는 전화없는 AT&T, 셰보레 없는제너럴 모터스와 같다" 라는 뼈아픈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새로운 변화에 선제적인 대응 못지않게 기본을 바탕으로 한 끊임없는 혁신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제조업의 상징은 이제 주가 지수에서 퇴장했지만 거대 공룡이 남긴 교훈은 시장에 두고두고 남을 것이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