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는 남의 얘기” 취업하려면 성희롱도 감내해라?

입력 2018.06.22 (21:31) 수정 2018.06.23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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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초부터 우리사회에 불어닥친 미투 운동 열풍으로 인해서 성적 차별이나 모욕에 대해서 사회적 인식이 많이 개선됐는데요.

아직도 이런 시대적 흐름을 외면하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진학보다는 취업에 더 비중을 두는 특성화 고등학교들입니다.

그 실태를 서병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특성화고 3학년인 A양은 몸무게를 10킬로그램 넘게 뺐습니다.

여자가 취직을 하려면 예쁘고 날씬해야 한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기 때문입니다.

[특성화고 재학생/음성변조 :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들어가서 들은 게 살 빼야 되지 않겠어? 살 빼야지 취업 잘 할텐데..."]

외모로 반편성을 하거나, 몸무게로 수행평가를 하기도 한다고 말합니다.

성희롱에 가까운 얼굴 평가나 몸매 지적은 일상입니다.

[특성화고 재학생/음성변조 : "공기업이나 금융업에 들어갈 만한 얼굴이 없단 얘기를 3년 동안 들은 학생들도 있어요."]

현장실습을 나갔다가 남자 상사에게 피해을 당해도 학교에서는 참으라고 하기 일쑵니다.

기업체와의 관계가 틀어져 취업률이 떨어질까 두려워 하기 때문입니다.

[특성화고 졸업생/음성변조 : "학교에다 말을 해도 학교에선 이걸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다시 학교로 돌아갔을 때 취업처를 신경 써 주지 않는다던가 아니면 오히려 벌을 준다던가..."]

특성화고 출신 150명을 조사한 결과 여학생 절반 이상이 교내외 활동에서 성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문제제기를 한 경우는 피해자 8명 가운데 1명에 그쳤습니다.

[이상현/특성화고 권리연합회 이사장 : "추천서를 쓰거나 이렇게 연계해주는 권한 자체가 교사에게 있거든요. 어떤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고 부당한 상황에서 이야기 자체를 못하는 거죠."]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미투' 운동에도 불구하고 특성화고 학생들은 취업이라는 압박 아래 침묵을 강요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서병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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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투는 남의 얘기” 취업하려면 성희롱도 감내해라?
    • 입력 2018-06-22 21:33:00
    • 수정2018-06-23 08:3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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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초부터 우리사회에 불어닥친 미투 운동 열풍으로 인해서 성적 차별이나 모욕에 대해서 사회적 인식이 많이 개선됐는데요.

아직도 이런 시대적 흐름을 외면하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진학보다는 취업에 더 비중을 두는 특성화 고등학교들입니다.

그 실태를 서병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특성화고 3학년인 A양은 몸무게를 10킬로그램 넘게 뺐습니다.

여자가 취직을 하려면 예쁘고 날씬해야 한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기 때문입니다.

[특성화고 재학생/음성변조 :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들어가서 들은 게 살 빼야 되지 않겠어? 살 빼야지 취업 잘 할텐데..."]

외모로 반편성을 하거나, 몸무게로 수행평가를 하기도 한다고 말합니다.

성희롱에 가까운 얼굴 평가나 몸매 지적은 일상입니다.

[특성화고 재학생/음성변조 : "공기업이나 금융업에 들어갈 만한 얼굴이 없단 얘기를 3년 동안 들은 학생들도 있어요."]

현장실습을 나갔다가 남자 상사에게 피해을 당해도 학교에서는 참으라고 하기 일쑵니다.

기업체와의 관계가 틀어져 취업률이 떨어질까 두려워 하기 때문입니다.

[특성화고 졸업생/음성변조 : "학교에다 말을 해도 학교에선 이걸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다시 학교로 돌아갔을 때 취업처를 신경 써 주지 않는다던가 아니면 오히려 벌을 준다던가..."]

특성화고 출신 150명을 조사한 결과 여학생 절반 이상이 교내외 활동에서 성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문제제기를 한 경우는 피해자 8명 가운데 1명에 그쳤습니다.

[이상현/특성화고 권리연합회 이사장 : "추천서를 쓰거나 이렇게 연계해주는 권한 자체가 교사에게 있거든요. 어떤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고 부당한 상황에서 이야기 자체를 못하는 거죠."]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미투' 운동에도 불구하고 특성화고 학생들은 취업이라는 압박 아래 침묵을 강요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서병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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