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② 치맥 즐기는 종북 버스? ‘경찰 조직적 트윗’ 내용보니…

입력 2018.06.25 (21:15) 수정 2018.06.25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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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이 트위터에서 작성하고 퍼나른 글들은 어떤 내용이었을까. KBS가 경찰이 확인한 트위터 여론조작 의심 계정을 모두 확보해 분석했다. 대부분이 시위의 폭력성을 부각하고 있었다. 사진을 이용해 시위대에 대한 폭력적이거나 나쁜 이미지를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경찰이 의심계정으로 분류한 119개 중 분석이 가능한 60개 계정의 게시글 분석 결과 이들의 활동은 특정 기간 집중돼 있고, 이슈 역시 반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의심을 받는 부분이다.

특히 경찰이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2011년에 트위터에서의 움직임이 뚜렷하다. 2011년 하반기는 한진중공업 대량 해고 및 한미 FTA 비준 등 사회적 이슈가 불거졌던 시기다.

[연관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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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버스 참가자들, 치맥 즐긴다."


눈에 띄는 것은 반복되는 단어이다. 이 기간 동안 해당 계정이 올린 게시물에는 경찰, 집회, 도로, 시위, 불법 등의 단어가 많이 언급됐고, 특히 당시 한진중공업 파업을 응원하기 위해 시작된 ‘희망버스’는 54회 반복된다.

문제는 '희망버스' 활동에 대한 내용이다.


“3차 희망버스 참가자 여러분들, 치킨과 주류가 참 맛있어 보입니다.” (@z******)

지난 2011년 7월 31일, 여론 조작에 동원된 것으로 의심을 받는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글이다. 해당 계정은 같은 날 “3차 희망버스...‘희망’을 위해 뭉쳐있는 분들인가? 회의감이 듭니다. 치킨과 맥주, 흥겹습니다.”라는 글도 남겼다.

또 다른 계정(@D******)은 “북한이 희망 버스를 매우 좋아한다네요. 그냥 종북 버스라고 해야 할 듯”이라는 트위터 글을 리트윗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 시기는 특정 기간에 집중된다. 게시글은 2011년 7월과 10월에 집중되는데, 이는 각각 2, 3차와 5차 희망 버스 행사가 진행된 시기다.

당시 희망버스 활동에 대한 경찰의 과잉 진압 등이 논란이 됐으나, 이들은 시위대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을 반복해서 전달하고 있다.

◆ "FTA 비준 반대 집회, 불법 도로 점거"


FTA 비준을 반대하는 집회에 대한 내용도 보인다.

“한미 FTA (비준) 반대 시위대가 국회 옆 도로를 불법 점거하고 있네요.”
“여의도를 이렇게 무법천지로 만들어도 되는지. 어느 나라 국민인지...”

경찰청 특별수사단이 경찰의 것으로 파악한 트위터 계정들은 FTA 비준 반대 시위가 도로를 불법 점거하고 경찰을 폭행한다는 내용의 글을 집중적으로 리트윗하고 있다.

“데모 중 경찰 폭행이라. 한미FTA 반대 불법시위는 대다수 국민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2011년 11월에는 종로서장이 시위대에 폭행당했다며 시위대를 비난하는 글을 공유한다.


이들의 활동 역시 특정 기간 집중된다. 2011년 10월 134건의 트위터 글을 작성한 데 이어 11월에는 380건의 글을 집중적으로 게재한다. 3달 동안 54개의 계정이 총 562개의 게시글을 작성했다.

◆ 경찰 조롱·도로 점거한 시위대?
도로를 점거하고 경찰을 조롱하는 것 처럼 보이는 사진 등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보여줄 수 있는 게시물도 반복해서 공유했다.



도로를 행진하는 시위대 옆으로 시내버스가 보이는 위의 사진은 40번이나 공유됐다. 집회로 인해 교통이 불편해진 모습을 부각시키며 시위 가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끌어낸 것이다.


또 인도에 정차된 차량 사진과 함께 "시위 참가자 차량으로 보이는 차가 인도에 불법 주차되어 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 다른 글에는 경찰을 조롱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집회 참가자의 모습이 담긴다. 사진 속 남성은 집회 현장에서 대치하고 있는 경찰의 얼굴에 햄버거를 들이밀고 있다.

사진만 보면 오해할 수 있는 장면이다. 하지만 당시의 상황은 이렇다. 2011년 6월, 서울 청계광장에서 ‘반값 등록금 집회’가 열렸고, 현장에 있는 경찰과 의경에게는 햄버거가 배달됐다. 방송인 김제동 씨가 학생들에게 기부한 돈 일부로 구입한 것이다.

이런 상황 설명을 배제한 채,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사진과 함께 "잔인하다"는 글을 함께 올리며 집회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드러낸 것이다.

이 게시물을 올린 트위터 계정은 '희망버스'에 대해 21건이나 부정적인 게시글을 올리며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경찰이 확인한 의심 계정 60개는 정권이 바뀐 2013년 3월에 일제히 활동을 끝낸다. 현재는 삭제되거나 비공개된 계정들로 확인됐다. 

[데이터 분석 : 정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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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② 치맥 즐기는 종북 버스? ‘경찰 조직적 트윗’ 내용보니…
    • 입력 2018-06-25 21:15:09
    • 수정2018-06-25 22:18:45
    취재K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이 트위터에서 작성하고 퍼나른 글들은 어떤 내용이었을까. KBS가 경찰이 확인한 트위터 여론조작 의심 계정을 모두 확보해 분석했다. 대부분이 시위의 폭력성을 부각하고 있었다. 사진을 이용해 시위대에 대한 폭력적이거나 나쁜 이미지를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경찰이 의심계정으로 분류한 119개 중 분석이 가능한 60개 계정의 게시글 분석 결과 이들의 활동은 특정 기간 집중돼 있고, 이슈 역시 반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의심을 받는 부분이다.

특히 경찰이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2011년에 트위터에서의 움직임이 뚜렷하다. 2011년 하반기는 한진중공업 대량 해고 및 한미 FTA 비준 등 사회적 이슈가 불거졌던 시기다.

[연관기사]
[단독]① MB 정부 경찰, 트위터 여론조작 확인…타깃은 국민
[뉴스9/단독] “MB 정부 경찰, 트위터로 시위 폭력성 집중 비난”


◆ "희망버스 참가자들, 치맥 즐긴다."


눈에 띄는 것은 반복되는 단어이다. 이 기간 동안 해당 계정이 올린 게시물에는 경찰, 집회, 도로, 시위, 불법 등의 단어가 많이 언급됐고, 특히 당시 한진중공업 파업을 응원하기 위해 시작된 ‘희망버스’는 54회 반복된다.

문제는 '희망버스' 활동에 대한 내용이다.


“3차 희망버스 참가자 여러분들, 치킨과 주류가 참 맛있어 보입니다.” (@z******)

지난 2011년 7월 31일, 여론 조작에 동원된 것으로 의심을 받는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글이다. 해당 계정은 같은 날 “3차 희망버스...‘희망’을 위해 뭉쳐있는 분들인가? 회의감이 듭니다. 치킨과 맥주, 흥겹습니다.”라는 글도 남겼다.

또 다른 계정(@D******)은 “북한이 희망 버스를 매우 좋아한다네요. 그냥 종북 버스라고 해야 할 듯”이라는 트위터 글을 리트윗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 시기는 특정 기간에 집중된다. 게시글은 2011년 7월과 10월에 집중되는데, 이는 각각 2, 3차와 5차 희망 버스 행사가 진행된 시기다.

당시 희망버스 활동에 대한 경찰의 과잉 진압 등이 논란이 됐으나, 이들은 시위대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을 반복해서 전달하고 있다.

◆ "FTA 비준 반대 집회, 불법 도로 점거"


FTA 비준을 반대하는 집회에 대한 내용도 보인다.

“한미 FTA (비준) 반대 시위대가 국회 옆 도로를 불법 점거하고 있네요.”
“여의도를 이렇게 무법천지로 만들어도 되는지. 어느 나라 국민인지...”

경찰청 특별수사단이 경찰의 것으로 파악한 트위터 계정들은 FTA 비준 반대 시위가 도로를 불법 점거하고 경찰을 폭행한다는 내용의 글을 집중적으로 리트윗하고 있다.

“데모 중 경찰 폭행이라. 한미FTA 반대 불법시위는 대다수 국민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2011년 11월에는 종로서장이 시위대에 폭행당했다며 시위대를 비난하는 글을 공유한다.


이들의 활동 역시 특정 기간 집중된다. 2011년 10월 134건의 트위터 글을 작성한 데 이어 11월에는 380건의 글을 집중적으로 게재한다. 3달 동안 54개의 계정이 총 562개의 게시글을 작성했다.

◆ 경찰 조롱·도로 점거한 시위대?
도로를 점거하고 경찰을 조롱하는 것 처럼 보이는 사진 등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보여줄 수 있는 게시물도 반복해서 공유했다.



도로를 행진하는 시위대 옆으로 시내버스가 보이는 위의 사진은 40번이나 공유됐다. 집회로 인해 교통이 불편해진 모습을 부각시키며 시위 가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끌어낸 것이다.


또 인도에 정차된 차량 사진과 함께 "시위 참가자 차량으로 보이는 차가 인도에 불법 주차되어 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 다른 글에는 경찰을 조롱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집회 참가자의 모습이 담긴다. 사진 속 남성은 집회 현장에서 대치하고 있는 경찰의 얼굴에 햄버거를 들이밀고 있다.

사진만 보면 오해할 수 있는 장면이다. 하지만 당시의 상황은 이렇다. 2011년 6월, 서울 청계광장에서 ‘반값 등록금 집회’가 열렸고, 현장에 있는 경찰과 의경에게는 햄버거가 배달됐다. 방송인 김제동 씨가 학생들에게 기부한 돈 일부로 구입한 것이다.

이런 상황 설명을 배제한 채,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사진과 함께 "잔인하다"는 글을 함께 올리며 집회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드러낸 것이다.

이 게시물을 올린 트위터 계정은 '희망버스'에 대해 21건이나 부정적인 게시글을 올리며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경찰이 확인한 의심 계정 60개는 정권이 바뀐 2013년 3월에 일제히 활동을 끝낸다. 현재는 삭제되거나 비공개된 계정들로 확인됐다. 

[데이터 분석 : 정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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