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처구니없는 여객기 추락사고 원인

입력 1994.04.0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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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성 앵커 :

지난달 23일, 모스크바를 떠나 홍콩으로 가던 러시아 아에로 플로트 소속 여객기가 시베리아에서 추락했습니다. 이 사고로 한국인 1명을 포함해서, 75명 의 승무원, 승객이 모두 숨졌습니다. 참변 뒤에 밝혀지기 시작한 추락원인이 더욱 충격 적입니다. 조종사들이 조종석을 비운 사이에, 부조종사의 15살 난 아들이 조종석에 앉아 서 기기를 잘못 건드려서 일어난 사고였습니다. 정창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정창훈 기자 :

75명의 목숨을 빼앗은 아에로 플로트기 추락사고 원인이, 15살짜리 소년의 기기조작 실수였다는 것은, 추락한 비행기의 블랙박스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사고여객기는 에어버스 A-310기종, 지난 23일 새벽 모스크바를 떠나 홍콩으로 가던 중 이였습니다. 기장은 자동운항으로 맞춰 놓은 채 조종석을 비웠고, 간질병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진 부조종사의 15살난 아들이 대신 조종관을 잡고 있었습니다. 이 소년은, 순간적으로 일정한 고도를 유지하도록 맞춰진 자동항법장치의 스위치를 끄는 중대한 실수를 범했습니다. 고도 만m에서 자동항법장치가 꺼지자, 날개가 요동치면서 기체는 순식간에 내려앉았고, 서있던 승무원도 속수무책 이였습니다. 이 여객기가 추락한 현장에서 살아난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었습니다. 숨진 75명 가운데는, 홍콩에 살던 한국교포 한광석씨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러시 아 사고조사반은, 승객 63명 가운데 30명이 빈자리에 공짜로 탄 항공사 직원과 가족들 이였고, 이들은 근무 중인 승무원들과 어울렸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어처구니없는 참사는, 소련이 무너진 뒤 계속되고 있는 러시아의 혼돈상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KBS 뉴스, 정창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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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처구니없는 여객기 추락사고 원인
    • 입력 1994-04-04 21:00:00
    뉴스 9

이윤성 앵커 :

지난달 23일, 모스크바를 떠나 홍콩으로 가던 러시아 아에로 플로트 소속 여객기가 시베리아에서 추락했습니다. 이 사고로 한국인 1명을 포함해서, 75명 의 승무원, 승객이 모두 숨졌습니다. 참변 뒤에 밝혀지기 시작한 추락원인이 더욱 충격 적입니다. 조종사들이 조종석을 비운 사이에, 부조종사의 15살 난 아들이 조종석에 앉아 서 기기를 잘못 건드려서 일어난 사고였습니다. 정창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정창훈 기자 :

75명의 목숨을 빼앗은 아에로 플로트기 추락사고 원인이, 15살짜리 소년의 기기조작 실수였다는 것은, 추락한 비행기의 블랙박스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사고여객기는 에어버스 A-310기종, 지난 23일 새벽 모스크바를 떠나 홍콩으로 가던 중 이였습니다. 기장은 자동운항으로 맞춰 놓은 채 조종석을 비웠고, 간질병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진 부조종사의 15살난 아들이 대신 조종관을 잡고 있었습니다. 이 소년은, 순간적으로 일정한 고도를 유지하도록 맞춰진 자동항법장치의 스위치를 끄는 중대한 실수를 범했습니다. 고도 만m에서 자동항법장치가 꺼지자, 날개가 요동치면서 기체는 순식간에 내려앉았고, 서있던 승무원도 속수무책 이였습니다. 이 여객기가 추락한 현장에서 살아난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었습니다. 숨진 75명 가운데는, 홍콩에 살던 한국교포 한광석씨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러시 아 사고조사반은, 승객 63명 가운데 30명이 빈자리에 공짜로 탄 항공사 직원과 가족들 이였고, 이들은 근무 중인 승무원들과 어울렸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어처구니없는 참사는, 소련이 무너진 뒤 계속되고 있는 러시아의 혼돈상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KBS 뉴스, 정창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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