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규에만 맡겨둔 ‘은행 맘대로 이자’…“제재 시급”

입력 2018.06.27 (21:34) 수정 2018.06.27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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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당하게 대출 이자를 더 받아 온 시중은행 3곳이 환급 조치에 들어간다고 어제(26일) 전해드렸는데요.

나머지 7개 은행은 문제가 없어 아무 조치가 없는 걸까요?

확인해봤더니 제재 조항이 없어서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조작해도 금융당국이 나설 수 없는 상황입니다.

김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중은행에서 담보대출을 받고 있는 이희철 씨.

비슷한 조건의 주위 동료들보다 금리가 1%p 정도 높다는 사실을 알고 은행에 이유를 물었지만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이희철/개인사업자 : "금리 결정했던 자료, 그 자료를 좀 줬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정확한 대답을 안 합니다. 지금도."]

은행들이 내세우는 건 외부에는 공개하지 않는 자신들만의 기준, 즉 내규입니다.

문제는 이 내규를 제대로 만들고 지키도록 강제할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현행법상 내규를 만들도록 돼 있지만, 부실하거나 지키지 않더라도 제재 조항은 없습니다.

금감원 조사 결과 시중은행 10곳이 대출이자를 부당하게 산정한 걸로 드러났지만, 7개 은행이 내규를 따랐다며 환급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는 이유입니다.

[A 은행 관계자/음성변조 : "대출 금리는 내부에 규정이 정확하게 돼 있죠. 어떻게 금리가 산출된다고 돼 있죠."]

[B 은행 관계자/음성 변조 : "'이렇게 금리를 산정한다'는 모범 규준이 있는 것이고 그것을 은행별로 (내규에) 적용하는 거죠."]

금융당국도 은행이 알아서 조치해주기만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이대로라면 가산금리 공개 항목을 늘리겠다는 금융당국의 대책 역시 실효성을 거두기 힘듭니다.

이미 6년 전 금리 산정 모범규준을 만들고, 신용등급별 가산금리 등을 공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은행들 마음대로 해왔습니다.

결국 금융당국이 합리적 제재 방안을 마련해 정기 점검에 나서야, 소비자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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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규에만 맡겨둔 ‘은행 맘대로 이자’…“제재 시급”
    • 입력 2018-06-27 21:36:06
    • 수정2018-06-27 21:5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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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당하게 대출 이자를 더 받아 온 시중은행 3곳이 환급 조치에 들어간다고 어제(26일) 전해드렸는데요.

나머지 7개 은행은 문제가 없어 아무 조치가 없는 걸까요?

확인해봤더니 제재 조항이 없어서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조작해도 금융당국이 나설 수 없는 상황입니다.

김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중은행에서 담보대출을 받고 있는 이희철 씨.

비슷한 조건의 주위 동료들보다 금리가 1%p 정도 높다는 사실을 알고 은행에 이유를 물었지만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이희철/개인사업자 : "금리 결정했던 자료, 그 자료를 좀 줬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정확한 대답을 안 합니다. 지금도."]

은행들이 내세우는 건 외부에는 공개하지 않는 자신들만의 기준, 즉 내규입니다.

문제는 이 내규를 제대로 만들고 지키도록 강제할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현행법상 내규를 만들도록 돼 있지만, 부실하거나 지키지 않더라도 제재 조항은 없습니다.

금감원 조사 결과 시중은행 10곳이 대출이자를 부당하게 산정한 걸로 드러났지만, 7개 은행이 내규를 따랐다며 환급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는 이유입니다.

[A 은행 관계자/음성변조 : "대출 금리는 내부에 규정이 정확하게 돼 있죠. 어떻게 금리가 산출된다고 돼 있죠."]

[B 은행 관계자/음성 변조 : "'이렇게 금리를 산정한다'는 모범 규준이 있는 것이고 그것을 은행별로 (내규에) 적용하는 거죠."]

금융당국도 은행이 알아서 조치해주기만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이대로라면 가산금리 공개 항목을 늘리겠다는 금융당국의 대책 역시 실효성을 거두기 힘듭니다.

이미 6년 전 금리 산정 모범규준을 만들고, 신용등급별 가산금리 등을 공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은행들 마음대로 해왔습니다.

결국 금융당국이 합리적 제재 방안을 마련해 정기 점검에 나서야, 소비자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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