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뜨거운 북한 축구 열기…해외 유학까지

입력 2018.06.30 (08:08) 수정 2018.06.3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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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월드컵 경기 보느라 밤잠 못 이루는 분들 많으시죠.

북한도 우리만큼이나 축구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뜨겁다고 합니다.

러시아 월드컵 개막식에는 김영남 상임위원장도 참석했고 북한 TV 역시 주요 장면과 함께 경기 소식을 전하고 있는데요.

한때 아시아 최초로 이탈리아를 물리치고 월드컵 8강에 진출했던 북한 축구의 현재는 어떤 모습일까요?

이번 주 클로즈업 북한에서는 북한 축구를 집중 분석해 봤습니다.

[조선중앙TV/6월 17일 : "국제축구연맹 2018년 월드컵 경기대회가 러시아의 모스크바에서 개막했습니다!"]

지난 17일 저녁 방송된 북한 조선중앙TV의 국제 체육 소식 코너.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 소식이 가장 먼저 전파를 탔다.

개막전인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경기 등이 결과와 함께 10여 분간 방송됐다.

["러시아 팀의 22번 선수가 머리받기(헤딩)로 세 번 째 골을 넣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월드컵에 출전했다는 소식도 빼놓지 않았다.

["6조에는 도이칠란드(독일), 메히코(멕시코), 스웨리에(스웨덴), 남조선...."]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신 북한.

그러나 2018년 월드컵 기념우표까지 발행하는 등 월드컵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1958년, 국제축구연맹, 피파에 가입하면서 북한 축구는 국제무대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본선에 첫 출전한 북한은 세계 축구계를 충격에 빠트린다.

북한 국가대표팀은 엄청난 기동력과 수비에서 일명 ‘사다리 축구’로 이탈리아를 꺾고 예선을 통과했다.

이어진 포르투갈과의 8강 경기.

북한은 먼저 3골을 넣으며 이변을 이어가는 듯 했지만, 결국 5대 3으로 지며, 첫 번째 월드컵 무대를 마감했다.

[KBS 뉴스9/2010년 6월 : "44년 만에 본선무대를 밟은 북한은 브라질, 포르투갈과 함께 죽음의 조에 속해 있습니다."]

북한이 다시 월드컵 본선에 등장한 건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축구 강국 브라질을 상대로 한 골을 뽑아내기도 했지만 또다시 만난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선 7대0의 참패를 당했다.

북한 당국은 당시 월드컵 경기를 최초로 생중계했다.

주민들이 실망하는 모습도 여과 없이 전달했다.

[리명일/평양시민 : "경험이 다른 팀에 비해 너무 적다고 생각합니다. 큰 대회 역사상 이렇게 세계선수권 대회도 처음이고 아이들이..."]

2014년 월드컵. 북한 팀의 출전은 좌절됐지만 북한 당국은 조선중앙TV를 통해 주요 경기를 녹화 방송했다.

[평양시민 : "조선팀이 없는데 좋아하는 팀으로 우승 후보팀이 있으니까. 에스파냐(스페인), 브라질 이런 나라들... 도이칠란드(독일)이 우승후보팀 아닙니까? 호기심은 많습니다."]

그 전까지는 이른바 해적방송으로 월드컵 소식을 전한 북한.

하지만 이때부터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 등의 지원으로 합법적으로 월드컵 소식을 전했고, 이는 북한 내부에서 축구 열기에 더욱 불을 지피는 계기로 작용했다.

북한 사회에서도 축구는 대표적 인기 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정의성/前 북한 4·25체육단 선수 : "축구라는게 북한에서도 제일 쉽게 접할 수 있는 구기 종목이기 때문에 공장기업소마다 축구팀은 다 있으니까요 오후에는 축구 훈련도 하고 시합고 하고.."]

북한이 이렇게 국제 축구경기를 방송하는 건 축구에 대한 높은 인기를 유지하는 동시에 외부 세계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하는 주민들의 요구를 어느 정도 해소시켜주기 위한 전략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성문정/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비정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스포츠에 대한 방영권들이 사실 2010년 이후에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늘어나는 콘텐츠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게 축구였어요. 최근에 와서 많이 국내 외적인 정세가 또 바뀌기도 했고 그 다음에 휴대폰 사용인구가 500만 명이면 상당한 많은 정보력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가 되지 않습니까? 서양의 어떤 문화적인 것 예술적인 것보다는 오히려 스포츠를 방영해 주는 것이 오히려 국민들의 시각을 다양화 하는데 좀 도움이 된다는 측면에서 했을 거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조선중앙TV/2014년 6월 :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5월 1일 경기장을 세상에 자랑할 만한 현대적인 경기장으로 개건하자면, 주체적이면서도 세계적인 식견과 안목을 가지고 공사를 창조적으로 혁신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김정은 위원장 역시 집권 초부터 축구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북한의 대표 체육경기장인 능라도 5.1 경기장은 김정은 위원장 지시에 따라 1년여의 공사를 거쳐 최신식 축구장으로 탈바꿈했다.

북한 당국은 동시에 이른바 축구 조기 교육도 강조하고 있다.

축구 조기 교육의 대표적인 산물은 2013년 문을 연 평양 국제축구학교다.

[조선중앙TV/2013년 : "이 학교에서 조국의 영예를 떨치게 될 축구선수 후비들이 자라난다고 하시며.."]

개교 당시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방문했을 정도로 북한 당국이 공을 들이는 이 학교에는 전국 각지에서 선발된 남녀 축구 유망주들이 모여 있다.

[리조국/평양국제축구학교 학생 : "내가 평양국제축구학교에 선발 될 때 우리 동무들은 나를 몹시 부러워하였습니다. 이처럼 훌륭한 체육학교에서 더 열심히 배우고 더 열심히 훈련하여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어 경애하는 원수님께 기쁨을 드리겠습니다."]

대표적인 여자 축구 강국답게 학생 가운데는 여학생들도 여럿 포함돼 있다.

대부분은 여덟 살에 입학해 연령별 국제 대회를 목표로 훈련 받고 있다.

[리학/평양국제축구학교 학생 : "저는 9살 때부터 청소년 체육학교에서 축구를 시작했는데 우리 학교에서 많은 기술을 배우고 있습니다."]

축구 기술 뿐 아니라 나이에 맞는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해외 유학과 진출을 염두에 둔 듯 외국어 수업도 필수과목 중 하나다.

선수 생활을 해야 하는 만큼 학생들의 영양관리도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다.

[北 기록영화 ‘체육강국의 2015’ : "승리의 최고 화신이신 경애하는 원수님께 영광, 영광을 드리자! (만세!)"]

축구선수들에 대한 대우도 파격적이다.

2015년, 동아시안컵에서 우승한 여자축구 선수들을 김정은 위원장이 얼싸안고 환영한다.

2016년 17세 이하와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잇따라 우승한 대표팀은 공항에서부터 대대적인 환영인사를 받기도 했다.

[리해연/북한 여자축구 국가대표 : "언니오빠들과 평양시민들이 이렇게 나와 우리를 열렬히 환영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더 큰 힘과 용기가 생기고 앞으로 국제 경기에서 꼭 이겨서 조국의 영예를 더욱 빛내야겠다는 결심을 다시 한 번 굳게 가지게 됩니다."]

북한 당국은 뛰어난 축구선수에게는 체육영웅 칭호와 함께 평생을 살아갈 집과 자동차, 직업까지 제공해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광성/이탈리아 칼리아리 : "저는 중앙공격수로 뛰는 걸 좋아해요. 왜냐하면 저는 골을 넣어 점수 얻는 걸 정말 좋아하기 때문이죠."]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칼리아리 구단의 공격수 한광성.

올해 스무 살의 한광성은 평양 국제축구학교 출신이다.

‘북한 호날두’로 불리며 2017년 입단한 그는, 북한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리에A 무대를 밟았다.

한광성 뿐만 아니라 박광룡, 정일관, 최성혁등 북한의 젊은 축구 선수들이 유럽 무대에 여러 명 진출해 있다.

북한 당국이 평양국제축구 학교를 통해 선수들의 유럽행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영재 발굴 시스템엔 선수 양성 이상의 계산이 깔려있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성문정/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2000년대 이후에 국제사회에서 축구시장이 급격하게 커지게 됩니다. 북한입장에서 보면 체계적으로 선수양성만 하면 자기선수들을 국제사회에 널리 보급할 수 있다라는 그런 계산을 치밀하게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보면 국제스포츠계에서 우수한 능력을 가진 선수가 받는 이적료라든가 연봉은 가히 천문학적인 부분들입니다. 따라서 이런 부분들이 북한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 최성혁 선수의 경우 계약금이 북한 축구협회로 들어간 사실이 드러나면서 대북 제재를 위반했다는 문제로 한차례 방출 위기를 겪기도 했다.

북한에서 축구선수로 활약했던 한 탈북민은 해외에 있더라도 이들의 생활은 다른 나라의 선수들과는 다를 것이라고 전한다.

[정의성/前 북한 4·25체육단 선수 : "아마 거기서 코칭 스텝으로 일하시는 분이 분명 누군가는 감시할 것이고요. 왜냐 하면 아무리 해외에 나갔다 해도 그렇게 까지 자유롭지는 못하거든요. 무조건 에이전트가 북한이 되는 거죠. 뭐 우리나라처럼 자본주의국가처럼 에이전트가 따로 붙어있는 게 아니고 북한 자체가 에이전트가 되는 거죠."]

동점으로 경기가 끝날 무렵.

조인철 선수의 통쾌한 중거리 슛이 아르헨티나 골네트를 가른다.

남북한 선수들은 한데 얼싸안았고, 관중석에서는 한반도기가 휘날렸다.

1991년 세계청소년 축구선수권대회.

최초로 축구 단일팀을 구성한 남북한은 8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일궈냈다.

남북한의 공통된 축구 열풍. 여기에 화해 분위기까지 맞물리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단일팀은 물론 2030년 월드컵을 남북한 공동으로 개최하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다.

[성문정/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적대국가였던 두 나라가 화합을 통해 단일대회들을 유치한다라고 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커다란 이슈가 될 수 있고 또 축구를 통해 세계평화에 기여한다라는 피파의 정신하고도 부합된다라고 봅니다. 국제적인 이슈가 어느 정도 형성이 되면 공동개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포함해 남북한 축구 교류를 더욱 활성화 하는 게 남북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초석이 될 것이란 공통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실제 1990년대 남북 교류의 물꼬를 트는 데 당시 통일축구로 잘 알려진 축구 대회가 큰 역할을 했다.

[KBS뉴스광장/2015년 8월 : "남북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평양에서는 예정대로 국제유소년축구대회가 개막했습니다."]

북한의 목함 지뢰 도발로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이른 2015년에도 평양에서는 우리 어린 선수들이 출전한 축구대회가 열리는 등 남북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도 유소년 축구 교류는 10년 넘게 명맥을 유지해왔다.

특히 지난 해 12월, 남북한이 모두 참가한 가운데 중국 쿤밍에서 열린 유소년 축구대회는 얼어붙었던 남북관계를 녹이고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초석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경성/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 : "남북유소년축구 교류 기간 대회 평창올림픽 개최 주인인 최문순 지사가 북한고위급 과의 면담과 회담을 통해서 평창올림픽에 대한 제안을 했지 않습니까? 이러한 유소년축구교류는 바로 스포츠교류 이러한 교류가 가장 효과적인 대화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정착되는데앞으로도 굉장히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축구공 하나로 세계를 축제의 장으로 만들고 있는 2018 월드컵.

단순한 축제를 넘어 동그란 축구공 하나가 남북한 관계를 한 차원 더 높게 발전시키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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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뜨거운 북한 축구 열기…해외 유학까지
    • 입력 2018-06-30 08:21:47
    • 수정2018-06-30 08:31:19
    남북의 창
[앵커]

요즘 월드컵 경기 보느라 밤잠 못 이루는 분들 많으시죠.

북한도 우리만큼이나 축구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뜨겁다고 합니다.

러시아 월드컵 개막식에는 김영남 상임위원장도 참석했고 북한 TV 역시 주요 장면과 함께 경기 소식을 전하고 있는데요.

한때 아시아 최초로 이탈리아를 물리치고 월드컵 8강에 진출했던 북한 축구의 현재는 어떤 모습일까요?

이번 주 클로즈업 북한에서는 북한 축구를 집중 분석해 봤습니다.

[조선중앙TV/6월 17일 : "국제축구연맹 2018년 월드컵 경기대회가 러시아의 모스크바에서 개막했습니다!"]

지난 17일 저녁 방송된 북한 조선중앙TV의 국제 체육 소식 코너.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 소식이 가장 먼저 전파를 탔다.

개막전인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경기 등이 결과와 함께 10여 분간 방송됐다.

["러시아 팀의 22번 선수가 머리받기(헤딩)로 세 번 째 골을 넣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월드컵에 출전했다는 소식도 빼놓지 않았다.

["6조에는 도이칠란드(독일), 메히코(멕시코), 스웨리에(스웨덴), 남조선...."]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신 북한.

그러나 2018년 월드컵 기념우표까지 발행하는 등 월드컵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1958년, 국제축구연맹, 피파에 가입하면서 북한 축구는 국제무대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본선에 첫 출전한 북한은 세계 축구계를 충격에 빠트린다.

북한 국가대표팀은 엄청난 기동력과 수비에서 일명 ‘사다리 축구’로 이탈리아를 꺾고 예선을 통과했다.

이어진 포르투갈과의 8강 경기.

북한은 먼저 3골을 넣으며 이변을 이어가는 듯 했지만, 결국 5대 3으로 지며, 첫 번째 월드컵 무대를 마감했다.

[KBS 뉴스9/2010년 6월 : "44년 만에 본선무대를 밟은 북한은 브라질, 포르투갈과 함께 죽음의 조에 속해 있습니다."]

북한이 다시 월드컵 본선에 등장한 건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축구 강국 브라질을 상대로 한 골을 뽑아내기도 했지만 또다시 만난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선 7대0의 참패를 당했다.

북한 당국은 당시 월드컵 경기를 최초로 생중계했다.

주민들이 실망하는 모습도 여과 없이 전달했다.

[리명일/평양시민 : "경험이 다른 팀에 비해 너무 적다고 생각합니다. 큰 대회 역사상 이렇게 세계선수권 대회도 처음이고 아이들이..."]

2014년 월드컵. 북한 팀의 출전은 좌절됐지만 북한 당국은 조선중앙TV를 통해 주요 경기를 녹화 방송했다.

[평양시민 : "조선팀이 없는데 좋아하는 팀으로 우승 후보팀이 있으니까. 에스파냐(스페인), 브라질 이런 나라들... 도이칠란드(독일)이 우승후보팀 아닙니까? 호기심은 많습니다."]

그 전까지는 이른바 해적방송으로 월드컵 소식을 전한 북한.

하지만 이때부터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 등의 지원으로 합법적으로 월드컵 소식을 전했고, 이는 북한 내부에서 축구 열기에 더욱 불을 지피는 계기로 작용했다.

북한 사회에서도 축구는 대표적 인기 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정의성/前 북한 4·25체육단 선수 : "축구라는게 북한에서도 제일 쉽게 접할 수 있는 구기 종목이기 때문에 공장기업소마다 축구팀은 다 있으니까요 오후에는 축구 훈련도 하고 시합고 하고.."]

북한이 이렇게 국제 축구경기를 방송하는 건 축구에 대한 높은 인기를 유지하는 동시에 외부 세계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하는 주민들의 요구를 어느 정도 해소시켜주기 위한 전략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성문정/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비정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스포츠에 대한 방영권들이 사실 2010년 이후에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늘어나는 콘텐츠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게 축구였어요. 최근에 와서 많이 국내 외적인 정세가 또 바뀌기도 했고 그 다음에 휴대폰 사용인구가 500만 명이면 상당한 많은 정보력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가 되지 않습니까? 서양의 어떤 문화적인 것 예술적인 것보다는 오히려 스포츠를 방영해 주는 것이 오히려 국민들의 시각을 다양화 하는데 좀 도움이 된다는 측면에서 했을 거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조선중앙TV/2014년 6월 :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5월 1일 경기장을 세상에 자랑할 만한 현대적인 경기장으로 개건하자면, 주체적이면서도 세계적인 식견과 안목을 가지고 공사를 창조적으로 혁신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김정은 위원장 역시 집권 초부터 축구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북한의 대표 체육경기장인 능라도 5.1 경기장은 김정은 위원장 지시에 따라 1년여의 공사를 거쳐 최신식 축구장으로 탈바꿈했다.

북한 당국은 동시에 이른바 축구 조기 교육도 강조하고 있다.

축구 조기 교육의 대표적인 산물은 2013년 문을 연 평양 국제축구학교다.

[조선중앙TV/2013년 : "이 학교에서 조국의 영예를 떨치게 될 축구선수 후비들이 자라난다고 하시며.."]

개교 당시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방문했을 정도로 북한 당국이 공을 들이는 이 학교에는 전국 각지에서 선발된 남녀 축구 유망주들이 모여 있다.

[리조국/평양국제축구학교 학생 : "내가 평양국제축구학교에 선발 될 때 우리 동무들은 나를 몹시 부러워하였습니다. 이처럼 훌륭한 체육학교에서 더 열심히 배우고 더 열심히 훈련하여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어 경애하는 원수님께 기쁨을 드리겠습니다."]

대표적인 여자 축구 강국답게 학생 가운데는 여학생들도 여럿 포함돼 있다.

대부분은 여덟 살에 입학해 연령별 국제 대회를 목표로 훈련 받고 있다.

[리학/평양국제축구학교 학생 : "저는 9살 때부터 청소년 체육학교에서 축구를 시작했는데 우리 학교에서 많은 기술을 배우고 있습니다."]

축구 기술 뿐 아니라 나이에 맞는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해외 유학과 진출을 염두에 둔 듯 외국어 수업도 필수과목 중 하나다.

선수 생활을 해야 하는 만큼 학생들의 영양관리도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다.

[北 기록영화 ‘체육강국의 2015’ : "승리의 최고 화신이신 경애하는 원수님께 영광, 영광을 드리자! (만세!)"]

축구선수들에 대한 대우도 파격적이다.

2015년, 동아시안컵에서 우승한 여자축구 선수들을 김정은 위원장이 얼싸안고 환영한다.

2016년 17세 이하와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잇따라 우승한 대표팀은 공항에서부터 대대적인 환영인사를 받기도 했다.

[리해연/북한 여자축구 국가대표 : "언니오빠들과 평양시민들이 이렇게 나와 우리를 열렬히 환영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더 큰 힘과 용기가 생기고 앞으로 국제 경기에서 꼭 이겨서 조국의 영예를 더욱 빛내야겠다는 결심을 다시 한 번 굳게 가지게 됩니다."]

북한 당국은 뛰어난 축구선수에게는 체육영웅 칭호와 함께 평생을 살아갈 집과 자동차, 직업까지 제공해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광성/이탈리아 칼리아리 : "저는 중앙공격수로 뛰는 걸 좋아해요. 왜냐하면 저는 골을 넣어 점수 얻는 걸 정말 좋아하기 때문이죠."]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칼리아리 구단의 공격수 한광성.

올해 스무 살의 한광성은 평양 국제축구학교 출신이다.

‘북한 호날두’로 불리며 2017년 입단한 그는, 북한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리에A 무대를 밟았다.

한광성 뿐만 아니라 박광룡, 정일관, 최성혁등 북한의 젊은 축구 선수들이 유럽 무대에 여러 명 진출해 있다.

북한 당국이 평양국제축구 학교를 통해 선수들의 유럽행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영재 발굴 시스템엔 선수 양성 이상의 계산이 깔려있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성문정/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2000년대 이후에 국제사회에서 축구시장이 급격하게 커지게 됩니다. 북한입장에서 보면 체계적으로 선수양성만 하면 자기선수들을 국제사회에 널리 보급할 수 있다라는 그런 계산을 치밀하게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보면 국제스포츠계에서 우수한 능력을 가진 선수가 받는 이적료라든가 연봉은 가히 천문학적인 부분들입니다. 따라서 이런 부분들이 북한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 최성혁 선수의 경우 계약금이 북한 축구협회로 들어간 사실이 드러나면서 대북 제재를 위반했다는 문제로 한차례 방출 위기를 겪기도 했다.

북한에서 축구선수로 활약했던 한 탈북민은 해외에 있더라도 이들의 생활은 다른 나라의 선수들과는 다를 것이라고 전한다.

[정의성/前 북한 4·25체육단 선수 : "아마 거기서 코칭 스텝으로 일하시는 분이 분명 누군가는 감시할 것이고요. 왜냐 하면 아무리 해외에 나갔다 해도 그렇게 까지 자유롭지는 못하거든요. 무조건 에이전트가 북한이 되는 거죠. 뭐 우리나라처럼 자본주의국가처럼 에이전트가 따로 붙어있는 게 아니고 북한 자체가 에이전트가 되는 거죠."]

동점으로 경기가 끝날 무렵.

조인철 선수의 통쾌한 중거리 슛이 아르헨티나 골네트를 가른다.

남북한 선수들은 한데 얼싸안았고, 관중석에서는 한반도기가 휘날렸다.

1991년 세계청소년 축구선수권대회.

최초로 축구 단일팀을 구성한 남북한은 8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일궈냈다.

남북한의 공통된 축구 열풍. 여기에 화해 분위기까지 맞물리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단일팀은 물론 2030년 월드컵을 남북한 공동으로 개최하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다.

[성문정/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적대국가였던 두 나라가 화합을 통해 단일대회들을 유치한다라고 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커다란 이슈가 될 수 있고 또 축구를 통해 세계평화에 기여한다라는 피파의 정신하고도 부합된다라고 봅니다. 국제적인 이슈가 어느 정도 형성이 되면 공동개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포함해 남북한 축구 교류를 더욱 활성화 하는 게 남북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초석이 될 것이란 공통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실제 1990년대 남북 교류의 물꼬를 트는 데 당시 통일축구로 잘 알려진 축구 대회가 큰 역할을 했다.

[KBS뉴스광장/2015년 8월 : "남북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평양에서는 예정대로 국제유소년축구대회가 개막했습니다."]

북한의 목함 지뢰 도발로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이른 2015년에도 평양에서는 우리 어린 선수들이 출전한 축구대회가 열리는 등 남북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도 유소년 축구 교류는 10년 넘게 명맥을 유지해왔다.

특히 지난 해 12월, 남북한이 모두 참가한 가운데 중국 쿤밍에서 열린 유소년 축구대회는 얼어붙었던 남북관계를 녹이고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초석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경성/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 : "남북유소년축구 교류 기간 대회 평창올림픽 개최 주인인 최문순 지사가 북한고위급 과의 면담과 회담을 통해서 평창올림픽에 대한 제안을 했지 않습니까? 이러한 유소년축구교류는 바로 스포츠교류 이러한 교류가 가장 효과적인 대화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정착되는데앞으로도 굉장히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축구공 하나로 세계를 축제의 장으로 만들고 있는 2018 월드컵.

단순한 축제를 넘어 동그란 축구공 하나가 남북한 관계를 한 차원 더 높게 발전시키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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