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책방] 내 생애 한 번은 상대성 이론 이해하기

입력 2018.07.03 (07:0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고전(古典)이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도 읽지 않은 책"이라고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이 말했다. 아인슈타인이 발견한 공식, E = mC²에게도 이런 정의가 비슷하게 통할지 모르겠다. 인류의 역사를 바꾼 대단한 공식이라는 데에는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지만 막상 그 이유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빛의 속도’와 ‘원자 폭탄’ 같은 단어들로 대충 이해하고 있는 척 해봐도 머리 속엔 90년대에 유행했던 집중력 학습기만 떠오를 뿐이다. 『내 생에 한 번은 상대성 이론 이해하기』는 이런 사람들에게 세상에서 제일 유명한 공식을 가장 쉽게 설명하는 걸 목표로 둔다.

스티븐 호킹 수제자에게 인류 최고의 공식을 배운다

‘문송하다(문과라서 죄송하다)’면서 기죽을 필요는 없다. 이 책의 커버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이 책으로도 안 되면 포기해도 좋다’. 100 쪽이 채 되지 않는 가벼운 분량도 도전 욕구를 불러 일으킨다. 책의 저자는 차세대 천체물리학자인 크리스토프 갈파르. 지난 3월 세상을 떠난 세계적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수제자로 잘 알려져 있다고 한다. 출판사의 얄팍한 마케팅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고급 수학과 이론물리학을 전공했고 그가 처음 쓴 책인 『우주, 시간, 그 너머』는 이미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됐으니 과학 저널리스트로서 권위는 믿어볼 만하다.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E = mC²의 문을 열다

우리가 지금까지 E = mC²을 이해하는 데 실패했던 이유는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라는 알쏭달쏭한 결론에만 집착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E = mC²로 향하는 징검다리를 하나씩 독자 앞에 놓아 준다. 상대성 이론을 이해하는 데 핵심 조건인 빛과 움직이는 물체에 관한 이론들을 짧고 쉬운 문장으로 소개한다. '빛은 전달 물질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마이컬슨-몰리의 실험을 삽화를 통해 설명하거나, '관점이 변했을 때 시간과 공간의 측정값을 그대로 사용해선 안 된다'는 로렌츠 변환을 우주 공간 속에서 움직이는 물체를 가정해 설명하는 식이다. 이러한 설명들을 듣고 나면 질량을 빛의 속도와 연결시킨 아인슈타인의 발상이 어째서 대단한지 깨닫게 된다. 다만, 짧고 쉽게 설명하는 데 너무 치중하다 보니 다소 두루뭉술하게 서술한 느낌이 드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이 책은 위대한 발견을 한 아인슈타인에 대한 헌사로도 읽힌다. 평범한 특허청 직원이었던 아인슈타인에게는 공상하는 취미가 있었다. 주변으로부터 엉뚱하다고 타박 받기 일쑤였지만 아인슈타인의 호기심은 끝내 인류의 역사를 바꿔 놓았다. 그러므로 책을 읽고도 E = mC²을 끝내 이해하지 못했다고 해도 상관없다. 이 책을 집어 든다는 건 아직까지 당신에겐 세상의 비밀에 다가가고 싶은 순수한 열망이 남아있다는 증거이니까.

『내 생애 한 번은 상대성이론 이해하기』크리스토프 갈파르 지음, 송근아 옮김, 인간희극 출판사, 2018년 6월.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여의도 책방] 내 생애 한 번은 상대성 이론 이해하기
    • 입력 2018-07-03 07:01:10
    여의도책방
"고전(古典)이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도 읽지 않은 책"이라고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이 말했다. 아인슈타인이 발견한 공식, E = mC²에게도 이런 정의가 비슷하게 통할지 모르겠다. 인류의 역사를 바꾼 대단한 공식이라는 데에는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지만 막상 그 이유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빛의 속도’와 ‘원자 폭탄’ 같은 단어들로 대충 이해하고 있는 척 해봐도 머리 속엔 90년대에 유행했던 집중력 학습기만 떠오를 뿐이다. 『내 생에 한 번은 상대성 이론 이해하기』는 이런 사람들에게 세상에서 제일 유명한 공식을 가장 쉽게 설명하는 걸 목표로 둔다.

스티븐 호킹 수제자에게 인류 최고의 공식을 배운다

‘문송하다(문과라서 죄송하다)’면서 기죽을 필요는 없다. 이 책의 커버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이 책으로도 안 되면 포기해도 좋다’. 100 쪽이 채 되지 않는 가벼운 분량도 도전 욕구를 불러 일으킨다. 책의 저자는 차세대 천체물리학자인 크리스토프 갈파르. 지난 3월 세상을 떠난 세계적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수제자로 잘 알려져 있다고 한다. 출판사의 얄팍한 마케팅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고급 수학과 이론물리학을 전공했고 그가 처음 쓴 책인 『우주, 시간, 그 너머』는 이미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됐으니 과학 저널리스트로서 권위는 믿어볼 만하다.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E = mC²의 문을 열다

우리가 지금까지 E = mC²을 이해하는 데 실패했던 이유는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라는 알쏭달쏭한 결론에만 집착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E = mC²로 향하는 징검다리를 하나씩 독자 앞에 놓아 준다. 상대성 이론을 이해하는 데 핵심 조건인 빛과 움직이는 물체에 관한 이론들을 짧고 쉬운 문장으로 소개한다. '빛은 전달 물질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마이컬슨-몰리의 실험을 삽화를 통해 설명하거나, '관점이 변했을 때 시간과 공간의 측정값을 그대로 사용해선 안 된다'는 로렌츠 변환을 우주 공간 속에서 움직이는 물체를 가정해 설명하는 식이다. 이러한 설명들을 듣고 나면 질량을 빛의 속도와 연결시킨 아인슈타인의 발상이 어째서 대단한지 깨닫게 된다. 다만, 짧고 쉽게 설명하는 데 너무 치중하다 보니 다소 두루뭉술하게 서술한 느낌이 드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이 책은 위대한 발견을 한 아인슈타인에 대한 헌사로도 읽힌다. 평범한 특허청 직원이었던 아인슈타인에게는 공상하는 취미가 있었다. 주변으로부터 엉뚱하다고 타박 받기 일쑤였지만 아인슈타인의 호기심은 끝내 인류의 역사를 바꿔 놓았다. 그러므로 책을 읽고도 E = mC²을 끝내 이해하지 못했다고 해도 상관없다. 이 책을 집어 든다는 건 아직까지 당신에겐 세상의 비밀에 다가가고 싶은 순수한 열망이 남아있다는 증거이니까.

『내 생애 한 번은 상대성이론 이해하기』크리스토프 갈파르 지음, 송근아 옮김, 인간희극 출판사, 2018년 6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