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는 어떻게 부활의 아이콘이 되었나

입력 2018.07.03 (16:17) 수정 2018.07.0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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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는 한때 몰락의 길을 걸었다. 2007 회계연도(2007년 4월~ 2008년 3월) 매출액 8조8,714억 엔(89조3,000억 원)에 3,694억 엔(3조7,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소니는 이듬해부터 4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적자 규모가 매년 불어나 2011년에는 한 해 순손실만 4,567억 엔(4조6,000억 원)에 달했다.

2012년 430억 엔의 순익을 올려 잠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다시 2년 연속 1,200억 엔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며 부진을 겪었다.


이에 지난 2010년 LG경제연구원은 '소니 사례에서 배우는 계획의 오류'라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소니가 왜 디지털 시대 적응에 실패했는지를 분석한 보고서였다. 포스코 경영연구원은 2012년 '日 가전산업의 실패로부터 배우는 교훈'이라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역시 소니가 어떻게 실패했는지를 분석한 보고서였다. 이처럼 소니는 한때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우리 기업의 반면교사였다.

실패의 대명사에서 부활의 아이콘으로

망가졌던 소니가 부활했다. 2015 회계연도부터 3년 연속 흑자를 냈고, 2011년 6조 엔대까지 떨어졌던 매출액도 어느새 8조 엔대를 회복했다. 지난 5월에는 지난 2017 회계연도(2017년 4월~ 2018년 3월) 실적으로 순익기준 사상 최대치인 4,908억 엔의 순이익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월에는 2006년 생산을 중단했던 강아지 로봇 아이보를 12년 만에 재출시했다. 각종 센서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한 반려견 로봇 아이보는 소니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과 같았다.

아이보는 19만8,000엔이라는 적지 않은 가격에 출시됐지만 출시 3개월여 만인 4월에 이미 1만1,111대 판매를 돌파하며 그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차별화 전략을 통한 선택과 집중"

몇 년 전만 해도 만년 적자를 면치 못했던 소니는 어떻게 부활에 성공했을까.

비결은 선택과 집중, 차별화였다. 비용을 줄이면서 못하는 것은 과감히 버리고, 잘할 수 있는 것들을 차별화하면서 그것에 집중했다.

소니 관계자는 "소니 부활의 핵심은 오랜 기간 적자를 내던 전자부문이 차별화와 프리미엄 전략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는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며 누적적자만 8,000억 엔에 달했던 소니의 TV사업부가 어떻게 되살아났는지를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TV사업부는 우선 몸집을 줄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데 힘썼다. 2011년에는 삼성전자와 함께 만들었던 LCD패널 합작투자사에 대한 투자를 중단했다. 대신 LCD패널은 다양한 회사로부터 유연하게 외부조달했다. 이듬해에는 샤프전자와 함께했던 합작투자사에 대한 투자도 중단했다.

매출 확대보다는 수익성 향상에 힘썼다. 대화면 4K(초고화질) TV와 같은 프리미엄 TV 생산에 집중하면서 차별화했다. 이 결과 제품 판매단가가 2014년 5만 7,000엔에서 3년 만인 지난해 6만 7,000엔으로 상승했다. 2014년만 해도 TV사업부 매출액의 25%도 안 됐던 4K TV 매출액이 2017년에는 TV사업부 매출액의 75%까지 상승했다.

이 같은 고급화 전략이 먹혀들면서 소니 TV사업부는 2014년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2016년 360억 엔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소니의 TV사업부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두 배가 넘는 760억 엔에 달했다.

소니는 10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던 상황에서 차별화 전략에 힘입어 TV사업부를 되살렸다. 피시 사업부의 경우 TV와 동일하게 적자를 내고 있었지만 타사대비 차별성을 가지기 어렵다고 판단해 2014년 과감하게 매각을 결정했다. 'VAIO'라는 이름으로 유명했던 소니의 피시 사업부를 포기하는 데에도 소니의 '선택과 집중' 전략은 중요하게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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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니는 어떻게 부활의 아이콘이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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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07-04 14:17:03
    취재K
소니는 한때 몰락의 길을 걸었다. 2007 회계연도(2007년 4월~ 2008년 3월) 매출액 8조8,714억 엔(89조3,000억 원)에 3,694억 엔(3조7,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소니는 이듬해부터 4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적자 규모가 매년 불어나 2011년에는 한 해 순손실만 4,567억 엔(4조6,000억 원)에 달했다.

2012년 430억 엔의 순익을 올려 잠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다시 2년 연속 1,200억 엔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며 부진을 겪었다.


이에 지난 2010년 LG경제연구원은 '소니 사례에서 배우는 계획의 오류'라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소니가 왜 디지털 시대 적응에 실패했는지를 분석한 보고서였다. 포스코 경영연구원은 2012년 '日 가전산업의 실패로부터 배우는 교훈'이라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역시 소니가 어떻게 실패했는지를 분석한 보고서였다. 이처럼 소니는 한때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우리 기업의 반면교사였다.

실패의 대명사에서 부활의 아이콘으로

망가졌던 소니가 부활했다. 2015 회계연도부터 3년 연속 흑자를 냈고, 2011년 6조 엔대까지 떨어졌던 매출액도 어느새 8조 엔대를 회복했다. 지난 5월에는 지난 2017 회계연도(2017년 4월~ 2018년 3월) 실적으로 순익기준 사상 최대치인 4,908억 엔의 순이익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월에는 2006년 생산을 중단했던 강아지 로봇 아이보를 12년 만에 재출시했다. 각종 센서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한 반려견 로봇 아이보는 소니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과 같았다.

아이보는 19만8,000엔이라는 적지 않은 가격에 출시됐지만 출시 3개월여 만인 4월에 이미 1만1,111대 판매를 돌파하며 그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차별화 전략을 통한 선택과 집중"

몇 년 전만 해도 만년 적자를 면치 못했던 소니는 어떻게 부활에 성공했을까.

비결은 선택과 집중, 차별화였다. 비용을 줄이면서 못하는 것은 과감히 버리고, 잘할 수 있는 것들을 차별화하면서 그것에 집중했다.

소니 관계자는 "소니 부활의 핵심은 오랜 기간 적자를 내던 전자부문이 차별화와 프리미엄 전략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는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며 누적적자만 8,000억 엔에 달했던 소니의 TV사업부가 어떻게 되살아났는지를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TV사업부는 우선 몸집을 줄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데 힘썼다. 2011년에는 삼성전자와 함께 만들었던 LCD패널 합작투자사에 대한 투자를 중단했다. 대신 LCD패널은 다양한 회사로부터 유연하게 외부조달했다. 이듬해에는 샤프전자와 함께했던 합작투자사에 대한 투자도 중단했다.

매출 확대보다는 수익성 향상에 힘썼다. 대화면 4K(초고화질) TV와 같은 프리미엄 TV 생산에 집중하면서 차별화했다. 이 결과 제품 판매단가가 2014년 5만 7,000엔에서 3년 만인 지난해 6만 7,000엔으로 상승했다. 2014년만 해도 TV사업부 매출액의 25%도 안 됐던 4K TV 매출액이 2017년에는 TV사업부 매출액의 75%까지 상승했다.

이 같은 고급화 전략이 먹혀들면서 소니 TV사업부는 2014년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2016년 360억 엔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소니의 TV사업부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두 배가 넘는 760억 엔에 달했다.

소니는 10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던 상황에서 차별화 전략에 힘입어 TV사업부를 되살렸다. 피시 사업부의 경우 TV와 동일하게 적자를 내고 있었지만 타사대비 차별성을 가지기 어렵다고 판단해 2014년 과감하게 매각을 결정했다. 'VAIO'라는 이름으로 유명했던 소니의 피시 사업부를 포기하는 데에도 소니의 '선택과 집중' 전략은 중요하게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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