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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분쟁, 잃어버린 시간
입력 2018.07.03 (21:59) 수정 2018.07.03 (22:56) 시사기획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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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분쟁, 잃어버린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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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음료 코카콜라는 어떤 방식으로 제조될까. 원액을 만드는 기술이나 원액의 배합비율, 레시피 등 코카콜라의 제조법 일체는 오랜 세월 봉인돼 있다. 무려 125년이다. 제조법은 문서 1장으로 돼 있으며, 애틀란타의 은행 금고에 들어있다고 하는데, 125년을 버텨온 코카콜라의 산업 기술 보호 정책은 오늘날 많은 기업의 귀감이 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떨까.

불과 반 세기만에 기술강국 반열에 오른 한국, 자원이 없다 보니 기술력이 국가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되어 왔다.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기업은 숱한 시행착오에, 비용과 수년의 시간을 들이지만, 완성된 기술을 유출하거나 빼앗기는 쉬운 상황이 빚어지다 보니 기술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문제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려, 시간이 곧 돈인 벤처나 중소기업인들은 2차 피해를 입는 등 고통을 겪게 된다는 점이다.

기술 유출은 내부 임직원에 의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기업이 실제로 피해를 본 사실 자체를 모르는 일도 있고, 피해를 봤다 해도 피해를 당한 지 1,2년이 지나서 동종 제품이 경쟁 시장에 나오게 된 이후에야 알게 되곤 한다. 특히 요즘은 연봉 3배 인상과 자녀 국제학교 입학 등을 내걸어 핵심인력을 빼가거나 브로커까지 개입하는 등 기술 인력 유출을 둘러싼 환경도 ‘진화’되고 있다.

대기업에 접근하기 위해 협력업체 직원들을 목표로 하는 경향도 뚜렷해지고 있다. 기술 유출이나 탈취 의혹을 제기해도 사법절차가 길게는 5년, 경우에 따라 15년을 끌기도 해, 사업은 뒷전이고 소송에만 매달리게 되는 중소기업인들이 적지 않다. 게다가 고소고발을 해도 입증하는 과정에서 큰 어려움을 겪곤 한다. 더욱이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자료를 요구하고, 중소기업은 기업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기술자료를 내줄 수 밖에 없는 사업관행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기업의 비밀이 데이터로 저장돼 있고, 이 데이터 위에서 일어나는 프로세스가 많은 상황에선 기업의 비밀을 투시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다. 4차 산업혁명이 중요한 트렌드이지만, 동시에 ‘투시 가능해진’ 산업 기술을 어떻게 보호할 것이냐 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국가적 전략이 되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래서 산업기술 보호를 제2의 경영이라고 한다.
  • 기술분쟁, 잃어버린 시간
    • 입력 2018.07.03 (21:59)
    • 수정 2018.07.03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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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분쟁, 잃어버린 시간
세계적인 음료 코카콜라는 어떤 방식으로 제조될까. 원액을 만드는 기술이나 원액의 배합비율, 레시피 등 코카콜라의 제조법 일체는 오랜 세월 봉인돼 있다. 무려 125년이다. 제조법은 문서 1장으로 돼 있으며, 애틀란타의 은행 금고에 들어있다고 하는데, 125년을 버텨온 코카콜라의 산업 기술 보호 정책은 오늘날 많은 기업의 귀감이 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떨까.

불과 반 세기만에 기술강국 반열에 오른 한국, 자원이 없다 보니 기술력이 국가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되어 왔다.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기업은 숱한 시행착오에, 비용과 수년의 시간을 들이지만, 완성된 기술을 유출하거나 빼앗기는 쉬운 상황이 빚어지다 보니 기술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문제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려, 시간이 곧 돈인 벤처나 중소기업인들은 2차 피해를 입는 등 고통을 겪게 된다는 점이다.

기술 유출은 내부 임직원에 의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기업이 실제로 피해를 본 사실 자체를 모르는 일도 있고, 피해를 봤다 해도 피해를 당한 지 1,2년이 지나서 동종 제품이 경쟁 시장에 나오게 된 이후에야 알게 되곤 한다. 특히 요즘은 연봉 3배 인상과 자녀 국제학교 입학 등을 내걸어 핵심인력을 빼가거나 브로커까지 개입하는 등 기술 인력 유출을 둘러싼 환경도 ‘진화’되고 있다.

대기업에 접근하기 위해 협력업체 직원들을 목표로 하는 경향도 뚜렷해지고 있다. 기술 유출이나 탈취 의혹을 제기해도 사법절차가 길게는 5년, 경우에 따라 15년을 끌기도 해, 사업은 뒷전이고 소송에만 매달리게 되는 중소기업인들이 적지 않다. 게다가 고소고발을 해도 입증하는 과정에서 큰 어려움을 겪곤 한다. 더욱이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자료를 요구하고, 중소기업은 기업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기술자료를 내줄 수 밖에 없는 사업관행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기업의 비밀이 데이터로 저장돼 있고, 이 데이터 위에서 일어나는 프로세스가 많은 상황에선 기업의 비밀을 투시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다. 4차 산업혁명이 중요한 트렌드이지만, 동시에 ‘투시 가능해진’ 산업 기술을 어떻게 보호할 것이냐 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국가적 전략이 되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래서 산업기술 보호를 제2의 경영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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