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검 1위 태풍 ‘마리아’…한반도 영향 주나?

입력 2018.07.04 (16:06) 수정 2018.07.04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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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전후 부산 수영구 (KBS 재난감시 CCTV)태풍 전후 부산 수영구 (KBS 재난감시 CCTV)

오늘 하루 포털 사이트를 뜨겁게 달군 실시간 검색어 1위는 태풍 '마리아'다.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이 동해로 물러난 뒤 다음 태풍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다음 태풍은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현재 괌 남동쪽 약 240km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열대저압부(TD, Tropical Depression)가 다음 태풍이 될 가능성이 있는 상태다. '열대저압부'는 태풍보다 한 단계 약한 열대성 저기압의 형태로 점차 에너지를 축적해 태풍으로 성장한다.

 천리안 위성 영상, 괌 섬 부근에 열대저압부 형성 천리안 위성 영상, 괌 섬 부근에 열대저압부 형성

■ '마리아' 착한 태풍 될까?

태풍은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을 동반해 피해를 일으킨다. 하지만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자연 현상이기도 하다. 지구의 자전과 공전 과정에서 적도 부근은 극지방보다 태양열을 더 많이 받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생긴 열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발생하는 현상이 '태풍'이다.

적도 부근의 따뜻한 공기가 바다로부터 수증기를 공급받아 고위도 쪽으로 이동할 때 태풍이 발생하고, 강한 바람과 많은 비를 동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지구 상의 남북 온도 균형이 유지되고 바다의 적조 현상도 사라지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문제는 태풍의 '이동 경로'와 '세기'다. 태풍이 인구 밀집 지역을 직접 강타할 경우 발생하는 피해는 어마어마하다.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이 기존 예측보다 동쪽으로 방향을 계속 틀며 한반도에 큰 피해를 주지 않았지만, 현재 태풍에 대한 경각심은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현재 괌 해상에 발생한 열대저압부가 다음 8호 태풍 '마리아'로 성장할 경우 장시간에 걸쳐 뜨거운 바다를 지나며 에너지를 축적했기 때문에 제7호 태풍 '쁘라삐룬'보다 파괴력이 훨씬 강할 것으로 예측된다.

■ 다음 태풍 한반도 영향 주나?... 예상 시나리오 크게 3가지

태풍 영향 예상 시나리오태풍 영향 예상 시나리오

세계기상기구(WMO)는 열대저기압을 최대 풍속에 따라 4단계로 분류하는데, 열대저압부는 중심 최대 풍속이 초속 17m 미만으로 가장 약한 단계이다. 열대저압부가 태풍으로 발전하면 제8호 태풍 '마리아'의 이름을 붙이게 된다.

유럽중규모예측센터(ECMWF)의 예측도를 보면 태풍이 생성될 경우 괌 해상에서 북서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태풍이 일본 오키나와 남부까지 진출할 수 있는데, 기류 흐름에 따라 중국행, 한국행, 일본행이 모두 가능하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는 일본 혼슈 서부 쪽이 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면서도 경로 예측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실제로 태풍은 큰 기단의 움직임에 따라 좌우되며, 특히 무더운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되면 북쪽으로 이동해 중국 쪽으로 방향을 틀 수도 있다. 이 경우 한반도는 태풍이 지나간 후 비구름의 영향만 받을 가능성도 있다.

강남영 국가태풍센터 예보팀장은 아직 제8호 태풍 '마리아'는 발생하지 않았고, 아직 충분히 조직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예상 경로나 강도를 예측하기에는 분석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태풍이 드넓은 열대 해상을 거쳐 북상하는 조건이어서 강도가 셀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 피해 크면 태풍 이름도 '퇴출'... 2006년 일본 상륙했던 '마리아' 이번에는?

‘쁘라삐룬’ 이후 대기 중인 태풍 이름 (자료:기상청)‘쁘라삐룬’ 이후 대기 중인 태풍 이름 (자료:기상청)

2006년 일본에 상륙해 폭우를 쏟아낸 7호 태풍의 이름도 '마리아'였다. 태풍은 보통 일주일 이상 지속되기 때문에 같은 지역에 하나 이상의 태풍이 발생할 것을 대비해 각각 이름을 붙이고 있다. 태풍 예보를 혼동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공식적으로 태풍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한 건 제2차 세계대전부터다. 이때부터는 예보관들은 태풍에 자신의 아내나 애인의 이름을 사용했다. 이러한 전통이 이어져 1978년까지는 주로 태풍 이름이 '여성'이었는데, 이후 남자와 여자 이름을 번갈아 사용하기도 했다. 8호 태풍 '마리아'는 미국에서 제출한 태풍 이름으로, 여자 이름을 뜻한다.

이번 주 한반도를 스쳐 지나간 7호 태풍 '쁘라삐룬'은 태국어로 '비의 신'을 뜻하고, 직전에 발생 한 6호 태풍은 한국에서 제출한 이름 '개미'였다.

태풍은 아시아 태평양 14개 국가가 10개씩 제출한 140개 이름을 차례로 사용한다. 연간 발생하는 태풍 수가 30여 개 정도 되니, 전부 사용하는 데는 4년 이상이 걸린다. 4년마다 한 번씩 같은 태풍 이름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것이다.

태풍 '마리아'가 생성됐다 소멸하면 다음으로는 베트남의 신화 속 산신 이름을 뜻하는 태풍명 '손띤'이 기다리고 있다. 그다음으로는 열대 지방에서 자라는 식물 타마린드의 이름을 딴 캄보디아의 '암필'이 대기 중이다.

큰 피해를 준 태풍 이름은 영구 퇴출당한다. 태풍위원회는 매년 총회를 열어 막대한 인명·재산상 피해를 가져온 태풍 이름을 대신해 새롭게 이름을 붙인다. 지난 2005년 일본에 큰 피해를 줬던 태풍명 '나비'는 '독수리'로 바뀌었고, 2003년 한반도 남해안을 강타한 태풍 '매미'도 '무지개'로 바뀌었다.

앞서 기상청은 올여름 평년과 비슷한 수준의 약 2개 정도의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언제,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정확히 예측하기 힘든 태풍의 특성상 계속해서 관심을 두고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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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K
태풍 전후 부산 수영구 (KBS 재난감시 CCTV)
오늘 하루 포털 사이트를 뜨겁게 달군 실시간 검색어 1위는 태풍 '마리아'다.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이 동해로 물러난 뒤 다음 태풍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다음 태풍은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현재 괌 남동쪽 약 240km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열대저압부(TD, Tropical Depression)가 다음 태풍이 될 가능성이 있는 상태다. '열대저압부'는 태풍보다 한 단계 약한 열대성 저기압의 형태로 점차 에너지를 축적해 태풍으로 성장한다.

 천리안 위성 영상, 괌 섬 부근에 열대저압부 형성
■ '마리아' 착한 태풍 될까?

태풍은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을 동반해 피해를 일으킨다. 하지만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자연 현상이기도 하다. 지구의 자전과 공전 과정에서 적도 부근은 극지방보다 태양열을 더 많이 받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생긴 열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발생하는 현상이 '태풍'이다.

적도 부근의 따뜻한 공기가 바다로부터 수증기를 공급받아 고위도 쪽으로 이동할 때 태풍이 발생하고, 강한 바람과 많은 비를 동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지구 상의 남북 온도 균형이 유지되고 바다의 적조 현상도 사라지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문제는 태풍의 '이동 경로'와 '세기'다. 태풍이 인구 밀집 지역을 직접 강타할 경우 발생하는 피해는 어마어마하다.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이 기존 예측보다 동쪽으로 방향을 계속 틀며 한반도에 큰 피해를 주지 않았지만, 현재 태풍에 대한 경각심은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현재 괌 해상에 발생한 열대저압부가 다음 8호 태풍 '마리아'로 성장할 경우 장시간에 걸쳐 뜨거운 바다를 지나며 에너지를 축적했기 때문에 제7호 태풍 '쁘라삐룬'보다 파괴력이 훨씬 강할 것으로 예측된다.

■ 다음 태풍 한반도 영향 주나?... 예상 시나리오 크게 3가지

태풍 영향 예상 시나리오
세계기상기구(WMO)는 열대저기압을 최대 풍속에 따라 4단계로 분류하는데, 열대저압부는 중심 최대 풍속이 초속 17m 미만으로 가장 약한 단계이다. 열대저압부가 태풍으로 발전하면 제8호 태풍 '마리아'의 이름을 붙이게 된다.

유럽중규모예측센터(ECMWF)의 예측도를 보면 태풍이 생성될 경우 괌 해상에서 북서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태풍이 일본 오키나와 남부까지 진출할 수 있는데, 기류 흐름에 따라 중국행, 한국행, 일본행이 모두 가능하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는 일본 혼슈 서부 쪽이 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면서도 경로 예측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실제로 태풍은 큰 기단의 움직임에 따라 좌우되며, 특히 무더운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되면 북쪽으로 이동해 중국 쪽으로 방향을 틀 수도 있다. 이 경우 한반도는 태풍이 지나간 후 비구름의 영향만 받을 가능성도 있다.

강남영 국가태풍센터 예보팀장은 아직 제8호 태풍 '마리아'는 발생하지 않았고, 아직 충분히 조직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예상 경로나 강도를 예측하기에는 분석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태풍이 드넓은 열대 해상을 거쳐 북상하는 조건이어서 강도가 셀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 피해 크면 태풍 이름도 '퇴출'... 2006년 일본 상륙했던 '마리아' 이번에는?

‘쁘라삐룬’ 이후 대기 중인 태풍 이름 (자료:기상청)
2006년 일본에 상륙해 폭우를 쏟아낸 7호 태풍의 이름도 '마리아'였다. 태풍은 보통 일주일 이상 지속되기 때문에 같은 지역에 하나 이상의 태풍이 발생할 것을 대비해 각각 이름을 붙이고 있다. 태풍 예보를 혼동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공식적으로 태풍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한 건 제2차 세계대전부터다. 이때부터는 예보관들은 태풍에 자신의 아내나 애인의 이름을 사용했다. 이러한 전통이 이어져 1978년까지는 주로 태풍 이름이 '여성'이었는데, 이후 남자와 여자 이름을 번갈아 사용하기도 했다. 8호 태풍 '마리아'는 미국에서 제출한 태풍 이름으로, 여자 이름을 뜻한다.

이번 주 한반도를 스쳐 지나간 7호 태풍 '쁘라삐룬'은 태국어로 '비의 신'을 뜻하고, 직전에 발생 한 6호 태풍은 한국에서 제출한 이름 '개미'였다.

태풍은 아시아 태평양 14개 국가가 10개씩 제출한 140개 이름을 차례로 사용한다. 연간 발생하는 태풍 수가 30여 개 정도 되니, 전부 사용하는 데는 4년 이상이 걸린다. 4년마다 한 번씩 같은 태풍 이름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것이다.

태풍 '마리아'가 생성됐다 소멸하면 다음으로는 베트남의 신화 속 산신 이름을 뜻하는 태풍명 '손띤'이 기다리고 있다. 그다음으로는 열대 지방에서 자라는 식물 타마린드의 이름을 딴 캄보디아의 '암필'이 대기 중이다.

큰 피해를 준 태풍 이름은 영구 퇴출당한다. 태풍위원회는 매년 총회를 열어 막대한 인명·재산상 피해를 가져온 태풍 이름을 대신해 새롭게 이름을 붙인다. 지난 2005년 일본에 큰 피해를 줬던 태풍명 '나비'는 '독수리'로 바뀌었고, 2003년 한반도 남해안을 강타한 태풍 '매미'도 '무지개'로 바뀌었다.

앞서 기상청은 올여름 평년과 비슷한 수준의 약 2개 정도의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언제,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정확히 예측하기 힘든 태풍의 특성상 계속해서 관심을 두고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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