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회장님 뵙는 날…밤잠을 설쳤죠” 아시아나 ‘갑질’ 영상

입력 2018.07.06 (19:49) 수정 2018.07.06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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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에 온 제보 영상 "회장님 뵙는 날...밤잠을 설쳤죠"

아시아나항공 직원 한 명이 KBS 사회2부 '아시아나 기내식 대란'을 취재하는 기자에게 제보 영상을 보내왔습니다.

영상에는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복장을 한 여성 30여 명이 단체로 노래와 율동을 하는 장면이 담겨있습니다. 빨간색 종이로 만든 하트까지 들고 노래를 부릅니다. 원래 있는 노래에 가사만 바꾼 노래입니다. 개사한 노래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회장님을 뵙는 날... 자꾸만 떨리는 마음에 밤잠을 설쳤었죠. 이제야 회장님께 감사하단 말 대신 한 송이 새빨간 장미를 두 손 모아 드려요. 새빨간 장미만큼 회장님 사랑해. 가슴이 터질 듯한 이 마음 아는지. 오늘은 회장님 모습이 아주 즐거워 보여요. 회장님 두 손에 담겨진 빨간 장미가 함께 웃네요."


첨부된 영상을 확인하시면 이 노래의 원곡은 90년대 히트곡인 신인수의 '장미의 미소'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장미의 미소’는 1990년대 초반 KBS2에서 방영된 청춘 드라마 ‘내일은 사랑’의 대표적인 OST입니다. 요즘엔 연인에게 불러주는 프러포즈 노래나 결혼식 축가로도 유명합니다.

■ '장미만큼 사랑하는' 회장님은 누구인가?

개사한 노래 속 주인공 '회장님'은 누구일까요?

이 영상은 아시아나 승무원 교육생들이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에게 헌사하기 위해 노래 연습을 하는 장면이라고 제보자는 밝혔습니다.

제보자는 해당 영상이 지난 2014년 5월 서울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의 승무원 교육동에서 찍힌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교육생들이 박삼구 회장 앞에서 실제 연습한 노래로 공연을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아시아나항공에 새로 입사한 여승무원들은 넉 달간 신입 교육을 받게 되는데, 이 기간에 매달 첫째 주 목요일이면 박 회장을 위한 노래와 춤을 준비해야 했다고 합니다.

제보자는 또 이렇게 노래 연습을 하고 박삼구 회장 앞에서 공연을 하는 것은 회사 측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승무원 교육생들이 반드시 치러야 하는 일종의 통과 의례였다는 겁니다.

특히 노래 연습과 공연에 동원된 승무원 교육생들은 모두 여성들이었고 남성 교육생들은 참가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 '회장님께 드리는 노래' 좋아서 자발적으로 했을까요?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측은 "박삼구 회장이 평소 격려 차원에서 신입 승무원을 자주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당시 신입 승무원이 열심히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자발적으로 노래를 부른 것" 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지금은 그러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KBS 인터뷰에 응한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은 "내가 이러려고 승무원이 됐나"하는 자괴감이 심하게 들었다고 합니다. 또 "곱씹을수록 되게 처참한 심정이 들었고 수치심을 느꼈다"고 심정을 밝혔습니다. 박삼구 회장이 올 때면 승무원 교육생들은 마음엔 없지만 누군가 정말 반가운 사람을 맞이해야 하는 것처럼 연기를 해야했다"며 고통스러운 기억에 힘들어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회장이라는 분께 아양을 떨어야 한다는 것이 옳지 않다고 느꼈고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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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회장님 뵙는 날…밤잠을 설쳤죠” 아시아나 ‘갑질’ 영상
    • 입력 2018-07-06 19:49:13
    • 수정2018-07-06 19:55:18
    사회
■ KBS에 온 제보 영상 "회장님 뵙는 날...밤잠을 설쳤죠"

아시아나항공 직원 한 명이 KBS 사회2부 '아시아나 기내식 대란'을 취재하는 기자에게 제보 영상을 보내왔습니다.

영상에는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복장을 한 여성 30여 명이 단체로 노래와 율동을 하는 장면이 담겨있습니다. 빨간색 종이로 만든 하트까지 들고 노래를 부릅니다. 원래 있는 노래에 가사만 바꾼 노래입니다. 개사한 노래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회장님을 뵙는 날... 자꾸만 떨리는 마음에 밤잠을 설쳤었죠. 이제야 회장님께 감사하단 말 대신 한 송이 새빨간 장미를 두 손 모아 드려요. 새빨간 장미만큼 회장님 사랑해. 가슴이 터질 듯한 이 마음 아는지. 오늘은 회장님 모습이 아주 즐거워 보여요. 회장님 두 손에 담겨진 빨간 장미가 함께 웃네요."


첨부된 영상을 확인하시면 이 노래의 원곡은 90년대 히트곡인 신인수의 '장미의 미소'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장미의 미소’는 1990년대 초반 KBS2에서 방영된 청춘 드라마 ‘내일은 사랑’의 대표적인 OST입니다. 요즘엔 연인에게 불러주는 프러포즈 노래나 결혼식 축가로도 유명합니다.

■ '장미만큼 사랑하는' 회장님은 누구인가?

개사한 노래 속 주인공 '회장님'은 누구일까요?

이 영상은 아시아나 승무원 교육생들이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에게 헌사하기 위해 노래 연습을 하는 장면이라고 제보자는 밝혔습니다.

제보자는 해당 영상이 지난 2014년 5월 서울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의 승무원 교육동에서 찍힌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교육생들이 박삼구 회장 앞에서 실제 연습한 노래로 공연을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아시아나항공에 새로 입사한 여승무원들은 넉 달간 신입 교육을 받게 되는데, 이 기간에 매달 첫째 주 목요일이면 박 회장을 위한 노래와 춤을 준비해야 했다고 합니다.

제보자는 또 이렇게 노래 연습을 하고 박삼구 회장 앞에서 공연을 하는 것은 회사 측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승무원 교육생들이 반드시 치러야 하는 일종의 통과 의례였다는 겁니다.

특히 노래 연습과 공연에 동원된 승무원 교육생들은 모두 여성들이었고 남성 교육생들은 참가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 '회장님께 드리는 노래' 좋아서 자발적으로 했을까요?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측은 "박삼구 회장이 평소 격려 차원에서 신입 승무원을 자주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당시 신입 승무원이 열심히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자발적으로 노래를 부른 것" 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지금은 그러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KBS 인터뷰에 응한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은 "내가 이러려고 승무원이 됐나"하는 자괴감이 심하게 들었다고 합니다. 또 "곱씹을수록 되게 처참한 심정이 들었고 수치심을 느꼈다"고 심정을 밝혔습니다. 박삼구 회장이 올 때면 승무원 교육생들은 마음엔 없지만 누군가 정말 반가운 사람을 맞이해야 하는 것처럼 연기를 해야했다"며 고통스러운 기억에 힘들어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회장이라는 분께 아양을 떨어야 한다는 것이 옳지 않다고 느꼈고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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