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빨대와의 전쟁’…스타벅스도 플라스틱 빨대 없앤다

입력 2018.07.1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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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스타벅스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볼 수 없게 된다.
지난 2015년 코스타리카 연안에서 거북이 한 마리가 구조됐다. 이 거북이는 눈물을 흘리며 연신 가쁜 숨을 내쉬고 있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이 거북이를 자세히 살펴보니 한쪽 코에 흰색의 물체가 박혀 있었다. 바로 플라스틱 빨대였다. 숨을 헐떡이던 이 거북이는 코에서 빨대를 뽑아내자 그제야 숨을 제대로 쉴 수 있게 됐다. 이처럼 플라스틱 빨대는 해양 생물을 위험에 빠뜨리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 미국인 하루 5억 개 빨대 사용..."분해엔 500년 걸려"

사람들이 빨대를 사용하는 건 잠깐이지만, 이 플라스틱 제품이 자연적으로 분해되기까지는 500년 이상 걸리고 또 재활용도 어렵다. 플라스틱 빨대는 전체 플라스틱 쓰레기의 4%에 불과하지만, 해양 생물의 호흡기에 박히는 사례 등이 보고되면서 해양 생물자원 파괴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 플라스틱 빨대가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양은 어마어마하다. 미국 사람들이 하루에 사용하는 빨대만도 5억 개에 달한다. 유럽에서도 한 해 360억 개의 빨대가 소비되고 있다.

그래서 선진국에선 앞다퉈 이 플라스틱 빨대를 없애는 '빨대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영국의 경우 당장 내년부터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또 유럽연합도 2021년까지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할 방침이다.

□ 스타벅스, 2020년까지 전 세계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 퇴출

스타벅스도 앞으로 이런 플라스틱 빨대를 전 세계 매장에서 없애기로 했다고 한다. 스타벅스는 오는 2020년까지 전 세계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퇴출한다고 CNN이 보도했다. 빨대가 해양 생물의 생명을 위협하고, 환경과 생물자원을 파괴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조치에 미국 언론들은 스타벅스가 지금까지 플라스틱 제품 사용과 관련해 글로벌 차원에서 환경친화적 선언을 한 최대 규모의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이미 영국 맥도날드에선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고 자연적으로 분해되는 '종이 빨대'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맥도날드는 전면적으로 빨대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은 맥도날드 주총에서 지지를 얻지 못해 전 세계적으로 시행하지는 못했다.

스타벅스는 앞으로 자연적으로 분해되는 물질로 만든 빨대를 사용하거나 빨대 없이 음료를 마실 수 있도록 특별하게 디자인된 음료 뚜껑을 사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빨대 없는 음료 뚜껑은 올가을부터 시애틀과 캐나다 밴쿠버에서 시범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 美 시애틀·말리부·포트마이어스 시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스타벅스의 이런 방침은 이 회사의 본사가 위치한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 시가 플라스틱 식기류와 빨대 사용을 이달부터 금지한 뒤 나왔다. 지난달에는 캘리포니아 말리부 시가 식당 등에서 플라스틱 식기류와 빨대를 사용 금지했고, 플로리다 포트마이어스 시도 이달부터 빨대 사용을 금지했다. 뉴욕과 샌프란시스코도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만일 법을 어길 경우 우리 돈으로 최소 20만 원이 넘는 벌금을 내야 한다. 물론 적발 횟수와 법을 어긴 정도에 따라 벌금의 액수는 더 커진다.

대형 식당이나 카페, 외식업체 등에선 자체적으로 대체재를 마련하는 등 대처하고 있지만, 소규모 업소에선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정책을 따르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말리부에서 한 가판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루이스 씨는 "가격이 더 비싸질 겁니다. 비용이 더 들기 때문에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어요. 그러고 싶진 않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일부 자치단체에선 자연적으로 분해가 되는 친환경 빨대를 만들어 나눠주기도 하고 있다.


□ "들어봤나! 먹는 빨대, 파스타로 만든 빨대"

플라스틱 식기류와 빨대 사용을 금지하는 자치단체가 늘어나면서 식당이나 카페 같은 곳에선 플라스틱 빨대를 대신할 대체재를 찾고 있다.
말리부 시의 한 대형 레스토랑의 경우, 주인이 직접 파스타로 만든 빨대를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속이 빈 파스타를 잘라서 만든 빨대를 사용해 친환경적이라고 고객들에게 알리고 있다. "물론 비용이 좀 더 들지만, 해양 생물을 살리고 환경을 보호하자는 취지에 100%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그만한 비용은 감당할 수 있다"고 주인은 말한다.

친환경 빨대를 사용하는 식당의 손님인 짐 하일스버그 씨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순 없죠. 모든 것을 다 싸게 사면서 환경에 영향을 안 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전 친환경 제품의 빨대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친환경 제품 사용에 찬성했다.
또 미국의 한 기업은 먹는 빨대를 개발해 판매하는 곳도 있다. 이 기업은 해초와 곡물 등 천연 음식재료로 빨대를 만들었기 때문에 이 빨대를 먹어도 안전하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플라스틱 빨대 사용이 워낙 대중적으로 일반화돼 있어 대체재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했지만, 정작 빨대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이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도 플라스틱 빨대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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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리포트] ‘빨대와의 전쟁’…스타벅스도 플라스틱 빨대 없앤다
    • 입력 2018-07-10 10:18:55
    특파원 리포트
앞으로 스타벅스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볼 수 없게 된다.
지난 2015년 코스타리카 연안에서 거북이 한 마리가 구조됐다. 이 거북이는 눈물을 흘리며 연신 가쁜 숨을 내쉬고 있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이 거북이를 자세히 살펴보니 한쪽 코에 흰색의 물체가 박혀 있었다. 바로 플라스틱 빨대였다. 숨을 헐떡이던 이 거북이는 코에서 빨대를 뽑아내자 그제야 숨을 제대로 쉴 수 있게 됐다. 이처럼 플라스틱 빨대는 해양 생물을 위험에 빠뜨리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 미국인 하루 5억 개 빨대 사용..."분해엔 500년 걸려"

사람들이 빨대를 사용하는 건 잠깐이지만, 이 플라스틱 제품이 자연적으로 분해되기까지는 500년 이상 걸리고 또 재활용도 어렵다. 플라스틱 빨대는 전체 플라스틱 쓰레기의 4%에 불과하지만, 해양 생물의 호흡기에 박히는 사례 등이 보고되면서 해양 생물자원 파괴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 플라스틱 빨대가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양은 어마어마하다. 미국 사람들이 하루에 사용하는 빨대만도 5억 개에 달한다. 유럽에서도 한 해 360억 개의 빨대가 소비되고 있다.

그래서 선진국에선 앞다퉈 이 플라스틱 빨대를 없애는 '빨대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영국의 경우 당장 내년부터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또 유럽연합도 2021년까지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할 방침이다.

□ 스타벅스, 2020년까지 전 세계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 퇴출

스타벅스도 앞으로 이런 플라스틱 빨대를 전 세계 매장에서 없애기로 했다고 한다. 스타벅스는 오는 2020년까지 전 세계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퇴출한다고 CNN이 보도했다. 빨대가 해양 생물의 생명을 위협하고, 환경과 생물자원을 파괴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조치에 미국 언론들은 스타벅스가 지금까지 플라스틱 제품 사용과 관련해 글로벌 차원에서 환경친화적 선언을 한 최대 규모의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이미 영국 맥도날드에선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고 자연적으로 분해되는 '종이 빨대'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맥도날드는 전면적으로 빨대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은 맥도날드 주총에서 지지를 얻지 못해 전 세계적으로 시행하지는 못했다.

스타벅스는 앞으로 자연적으로 분해되는 물질로 만든 빨대를 사용하거나 빨대 없이 음료를 마실 수 있도록 특별하게 디자인된 음료 뚜껑을 사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빨대 없는 음료 뚜껑은 올가을부터 시애틀과 캐나다 밴쿠버에서 시범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 美 시애틀·말리부·포트마이어스 시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스타벅스의 이런 방침은 이 회사의 본사가 위치한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 시가 플라스틱 식기류와 빨대 사용을 이달부터 금지한 뒤 나왔다. 지난달에는 캘리포니아 말리부 시가 식당 등에서 플라스틱 식기류와 빨대를 사용 금지했고, 플로리다 포트마이어스 시도 이달부터 빨대 사용을 금지했다. 뉴욕과 샌프란시스코도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만일 법을 어길 경우 우리 돈으로 최소 20만 원이 넘는 벌금을 내야 한다. 물론 적발 횟수와 법을 어긴 정도에 따라 벌금의 액수는 더 커진다.

대형 식당이나 카페, 외식업체 등에선 자체적으로 대체재를 마련하는 등 대처하고 있지만, 소규모 업소에선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정책을 따르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말리부에서 한 가판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루이스 씨는 "가격이 더 비싸질 겁니다. 비용이 더 들기 때문에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어요. 그러고 싶진 않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일부 자치단체에선 자연적으로 분해가 되는 친환경 빨대를 만들어 나눠주기도 하고 있다.


□ "들어봤나! 먹는 빨대, 파스타로 만든 빨대"

플라스틱 식기류와 빨대 사용을 금지하는 자치단체가 늘어나면서 식당이나 카페 같은 곳에선 플라스틱 빨대를 대신할 대체재를 찾고 있다.
말리부 시의 한 대형 레스토랑의 경우, 주인이 직접 파스타로 만든 빨대를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속이 빈 파스타를 잘라서 만든 빨대를 사용해 친환경적이라고 고객들에게 알리고 있다. "물론 비용이 좀 더 들지만, 해양 생물을 살리고 환경을 보호하자는 취지에 100%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그만한 비용은 감당할 수 있다"고 주인은 말한다.

친환경 빨대를 사용하는 식당의 손님인 짐 하일스버그 씨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순 없죠. 모든 것을 다 싸게 사면서 환경에 영향을 안 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전 친환경 제품의 빨대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친환경 제품 사용에 찬성했다.
또 미국의 한 기업은 먹는 빨대를 개발해 판매하는 곳도 있다. 이 기업은 해초와 곡물 등 천연 음식재료로 빨대를 만들었기 때문에 이 빨대를 먹어도 안전하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플라스틱 빨대 사용이 워낙 대중적으로 일반화돼 있어 대체재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했지만, 정작 빨대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이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도 플라스틱 빨대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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