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참겠다] 4번 과열 새 차 엔진교체…사람이 죽어야 차를 바꿔주나요?

입력 2018.07.11 (12:01) 수정 2018.07.2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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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차 산지 한달 만에 엔진과열 3번
엔진 교체 뒤에도 또 과열...차량 자동 정지
“엔진은 중요 부품이 아니고 그냥 부품의 하나예요”
현대차, 일단 버티기가 현장 응대 매뉴얼? 못참겠다!

새 차를 샀습니다. 한 달여 만에 차량 엔진 과열이 일어나더니, 연달아 세 번이 반복됐습니다.

정비소에서 결국 엔진을 교체했습니다. 차를 뽑고 한달 여 만에 차량의 심장이라는 엔진을 바꿨는데, 과열은 또 일어났습니다.

이번엔 차가 멈춰섰습니다. 이 차를 타고 다니다 죽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리콜을 요청했지만, 자동차 회사는 "그냥 고쳐서 타면 된다"랍니다. 알고보니 "지쳐서 포기할 때까지 버틴다"는 게 현대차의 현장 고객 응대 방식이었습니다.

강원 지역에 사는 20대 운전자 A 씨. 지난 4월 말 현대자동차에서 소형 승용차를 샀습니다. 한 달이 조금 넘은 6월 4일, 주행 중 엔진 과열 경고가 발생해 황급히 차를 멈추는 일을 겪었습니다.

엔진이 식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달려간 현대차 정비소에선 "냉각 계통 문제"라며 차를 수리해 줬습니다.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닷새 뒤에도, 그로부터 약 열흘 뒤에도 또다시 엔진 과열이 반복됐습니다. 번번이 "다 고쳤다"던 현대차 정비소는 급기야 엔진까지 교체하더니 "이번엔 완벽하다. 다시는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습니다.

아니었습니다. 엿새 뒤, 또 엔진이 과열됐습니다. 이번엔 증상이 더 심각했습니다. 차가 도로에서 멈춰 섰습니다.

참다못한 A 씨는 차를 새것으로 바꿔달라고 했습니다. "무서워서 차를 몰 수 없다"고 호소했습니다. 애원도 하고, 읍소도 해 봤습니다.

현대차는 거부했습니다. 엔진을 바꿔 단 것은 차량 부품 하나를 바꾼 것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주행 중 정지 현상은 중대한 결함이기는 하지만, 아직 한 번밖에 일어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4번째 수리 뒤에 또 차가 멈추면 그때 교환을 '검토'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A 씨는 "주행 중에 시동 꺼져서 죽을 뻔해야 바꿔주겠다는 것이냐"고 항의했습니다. 돌아온 답변은 황당했습니다. "고객님은 운전할 때 노이로제가 있어서 엔진 온도 게이지만 보게 될 거다. 위험한 상황이 도래한다면 본인이 금방 알고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소비자원에 가도 소용없다"는 압박도 이어졌습니다.

결국, A 씨는 "도와달라"며 KBS에 제보했습니다. 취재진은 A 씨의 상황을 자세히 분석해 봤습니다. 동일한 하자로 3번 수리를 받고도 또 같은 문제가 일어나면 제품을 바꿔주도록 한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A씨의 질의에 대한 소비자원의 견해도 같았습니다.

그래서, 현대차 본사에 물어봤습니다. 바꿔줄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취재가 본격화하자, 현대차의 태도는 변했습니다. "A 씨 차량의 정비 명세를 받아서 살펴봤더니, 초기 진단이 잘못됐다"고 인정하면서 "고객에게 불편을 준 만큼, 차량을 교환해 주는 것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현대차의 현직 판매 사원이 귀띔해 줬습니다. "솔직히 현장에서는 차를 바꿔달라는 고객이 있으면, 지쳐서 포기할 때까지 일단 버티고 본다"고 했습니다.

무작정 바꿔달라고 하는 경우라면 모를까, 산 지 한 달 만에 세 번 수리를 하고 엔진까지 바꿨는데 또 멈춰 선 차를 바꿔달라는 '정당한 요구'까지 버티기로 묵살하려고 했다는 것인데, 이게 옳은 일일까요?

KBS [더 이상은 못 참겠다]가 절박했던 A 씨의 목소리를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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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07-24 10:2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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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차 산지 한달 만에 엔진과열 3번
엔진 교체 뒤에도 또 과열...차량 자동 정지
“엔진은 중요 부품이 아니고 그냥 부품의 하나예요”
현대차, 일단 버티기가 현장 응대 매뉴얼? 못참겠다!

새 차를 샀습니다. 한 달여 만에 차량 엔진 과열이 일어나더니, 연달아 세 번이 반복됐습니다.

정비소에서 결국 엔진을 교체했습니다. 차를 뽑고 한달 여 만에 차량의 심장이라는 엔진을 바꿨는데, 과열은 또 일어났습니다.

이번엔 차가 멈춰섰습니다. 이 차를 타고 다니다 죽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리콜을 요청했지만, 자동차 회사는 "그냥 고쳐서 타면 된다"랍니다. 알고보니 "지쳐서 포기할 때까지 버틴다"는 게 현대차의 현장 고객 응대 방식이었습니다.

강원 지역에 사는 20대 운전자 A 씨. 지난 4월 말 현대자동차에서 소형 승용차를 샀습니다. 한 달이 조금 넘은 6월 4일, 주행 중 엔진 과열 경고가 발생해 황급히 차를 멈추는 일을 겪었습니다.

엔진이 식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달려간 현대차 정비소에선 "냉각 계통 문제"라며 차를 수리해 줬습니다.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닷새 뒤에도, 그로부터 약 열흘 뒤에도 또다시 엔진 과열이 반복됐습니다. 번번이 "다 고쳤다"던 현대차 정비소는 급기야 엔진까지 교체하더니 "이번엔 완벽하다. 다시는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습니다.

아니었습니다. 엿새 뒤, 또 엔진이 과열됐습니다. 이번엔 증상이 더 심각했습니다. 차가 도로에서 멈춰 섰습니다.

참다못한 A 씨는 차를 새것으로 바꿔달라고 했습니다. "무서워서 차를 몰 수 없다"고 호소했습니다. 애원도 하고, 읍소도 해 봤습니다.

현대차는 거부했습니다. 엔진을 바꿔 단 것은 차량 부품 하나를 바꾼 것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주행 중 정지 현상은 중대한 결함이기는 하지만, 아직 한 번밖에 일어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4번째 수리 뒤에 또 차가 멈추면 그때 교환을 '검토'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A 씨는 "주행 중에 시동 꺼져서 죽을 뻔해야 바꿔주겠다는 것이냐"고 항의했습니다. 돌아온 답변은 황당했습니다. "고객님은 운전할 때 노이로제가 있어서 엔진 온도 게이지만 보게 될 거다. 위험한 상황이 도래한다면 본인이 금방 알고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소비자원에 가도 소용없다"는 압박도 이어졌습니다.

결국, A 씨는 "도와달라"며 KBS에 제보했습니다. 취재진은 A 씨의 상황을 자세히 분석해 봤습니다. 동일한 하자로 3번 수리를 받고도 또 같은 문제가 일어나면 제품을 바꿔주도록 한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A씨의 질의에 대한 소비자원의 견해도 같았습니다.

그래서, 현대차 본사에 물어봤습니다. 바꿔줄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취재가 본격화하자, 현대차의 태도는 변했습니다. "A 씨 차량의 정비 명세를 받아서 살펴봤더니, 초기 진단이 잘못됐다"고 인정하면서 "고객에게 불편을 준 만큼, 차량을 교환해 주는 것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현대차의 현직 판매 사원이 귀띔해 줬습니다. "솔직히 현장에서는 차를 바꿔달라는 고객이 있으면, 지쳐서 포기할 때까지 일단 버티고 본다"고 했습니다.

무작정 바꿔달라고 하는 경우라면 모를까, 산 지 한 달 만에 세 번 수리를 하고 엔진까지 바꿨는데 또 멈춰 선 차를 바꿔달라는 '정당한 요구'까지 버티기로 묵살하려고 했다는 것인데, 이게 옳은 일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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