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흡입·신체 노출…‘15세 관람가’ 논란

입력 2018.07.11 (12:35) 수정 2018.07.11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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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개봉한 한국 영화 중에는 이전 같으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 분류될 법한 잔인한 장면들을 포함하고 있는데도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아 논란이 이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와 청소년 보호라는 가치가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 분류 방식이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송형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마약 흡입 장면에다 여배우의 신체 노출이 심한 영화.

수많은 등장인물이 잔혹하게 살해당하는 작품.

모두 15세 이상이면 볼 수 있습니다.

관객들의 의견은 엇갈립니다.

['마녀' 관객/중학교 3학년 : "저희 나이에도 충분히 그런 걸 판단할 수 있고, 해로운 건 사람에 따라 다르니까..."]

[최은구/'마녀' 관객 : "너무 폭력적이고 피가 보이고 좀 잔인한 장면이 많아서 청소년들이 관람하기엔 문제가 있지 않을까."]

영화계는 전반적으로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정희순/'독전' 프로듀서 : "소재만으로 영화를 판단하는 기준을 넘어서서, 전체적으로 영화의 앞뒤 맥락을 먼저 보고 그걸 가지고 영화를 판단하는 게..."]

하지만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모든 영화 장면들을 꼼꼼히 살피고 청소년들에 해가 되지 않도록 일관성 있는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인지, 의문이 제기됩니다.

12명의 전문위원이 3개 팀으로 나눠 1차 심사하는데 지난해에만 2,200여 편, 한 팀당 700 편 이상을 처리한 셈이어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앞으로 영화는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이런 이유로 미국. 영국 등에서는 등급 기준이 상대적으로 느슨한 대신 관련 사이트를 통해 풍부한 선택 정보를 구할 수 있습니다.

"특정 욕설이 3차례 나온다" "주인공들이 맥주를 마신다"는 등 시시콜콜한 만큼의 상세한 보호자 가이드를 제공하는 겁니다.

[송경원/영화평론가 : "수치적, 계량적인 기준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등급을 매겨서 제한하는 방식이 아니라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는 방식으로 가야 되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합니다."]

영등위는 관객 선택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 역할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송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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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약 흡입·신체 노출…‘15세 관람가’ 논란
    • 입력 2018-07-11 12:37:52
    • 수정2018-07-11 12:41:19
    뉴스 12
[앵커]

최근 개봉한 한국 영화 중에는 이전 같으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 분류될 법한 잔인한 장면들을 포함하고 있는데도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아 논란이 이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와 청소년 보호라는 가치가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 분류 방식이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송형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마약 흡입 장면에다 여배우의 신체 노출이 심한 영화.

수많은 등장인물이 잔혹하게 살해당하는 작품.

모두 15세 이상이면 볼 수 있습니다.

관객들의 의견은 엇갈립니다.

['마녀' 관객/중학교 3학년 : "저희 나이에도 충분히 그런 걸 판단할 수 있고, 해로운 건 사람에 따라 다르니까..."]

[최은구/'마녀' 관객 : "너무 폭력적이고 피가 보이고 좀 잔인한 장면이 많아서 청소년들이 관람하기엔 문제가 있지 않을까."]

영화계는 전반적으로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정희순/'독전' 프로듀서 : "소재만으로 영화를 판단하는 기준을 넘어서서, 전체적으로 영화의 앞뒤 맥락을 먼저 보고 그걸 가지고 영화를 판단하는 게..."]

하지만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모든 영화 장면들을 꼼꼼히 살피고 청소년들에 해가 되지 않도록 일관성 있는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인지, 의문이 제기됩니다.

12명의 전문위원이 3개 팀으로 나눠 1차 심사하는데 지난해에만 2,200여 편, 한 팀당 700 편 이상을 처리한 셈이어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앞으로 영화는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이런 이유로 미국. 영국 등에서는 등급 기준이 상대적으로 느슨한 대신 관련 사이트를 통해 풍부한 선택 정보를 구할 수 있습니다.

"특정 욕설이 3차례 나온다" "주인공들이 맥주를 마신다"는 등 시시콜콜한 만큼의 상세한 보호자 가이드를 제공하는 겁니다.

[송경원/영화평론가 : "수치적, 계량적인 기준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등급을 매겨서 제한하는 방식이 아니라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는 방식으로 가야 되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합니다."]

영등위는 관객 선택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 역할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송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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