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훈의 시사본부] 이국종 “주52시간? 80시간이라도 병원 마비”

입력 2018.07.1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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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오태훈의 시사본부 (FM 97.3 MHz / 월-금 12:20-14:00)
* 진행 : 오태훈 앵커 (KBS 아나운서)
* 방송일시 : 2018년 7월 13일 금요일
* 출연자 : 이국종 교수


- 비대위원장 후보 거절했지만 김성태 원내대표의 진정성 느껴
- 안상수 의원이 말한 ‘장난질’? 외상센터 만만치 않아
- 자한당보다 외상센터 상황이 더 심각해
- 자한당 물밑접촉설? 외상센터는 예전부터 야당 쪽에서 관심 가져
- 의료계 적폐 여전…재원은 인력 고용에 집중해야
- 주52시간제 의료계는 슬쩍 제외…정부도 외면한 것
- 정치권, 정책을 세웠으면 어떻게 흘러가는지 끝까지 지켜봐주길

□ 오태훈 / 진행

자유한국당이 비대위원장 후보를 5명으로 압축을 했습니다. 김병준 참여정부 교육부총리부터 현 당내 초선의원까지 최종 후보군을 보면 특별하거나 참신한 인물은 찾기 어려운데요. 이럴 거면 왜 당사자와 조율도 안 된 수많은 후보자 리스트로 분란을 일으켰을까 하는 그런 생각마저 들곤 합니다. 최근에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으로부터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직을 제안 받으신 분 중에 한 분이죠. 이국종 아주대 중증외상센터장 연결해서 그 뒷이야기 또 외상의료센터의 상황까지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국종

네, 안녕하세요.

□ 오태훈 / 진행

네. 엄청 바쁘신 분으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연결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의료인이신 이국종 교수께 비의료적인 이야기로 최근에 많이 이슈가 되셨습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만나서 비대위원장 제안을 받으셨다고 들었고 거절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당시 상황을 말씀해 주세요.

□ 이국종

거절이라기보다는 저보다는 더 정치적 역량이 있는 분들이 그런 큰일을 맡아서 해 가는 게 옳다고 생각돼서 그렇게 말씀드린 거고요. 김성태 의원께서는 진정성을 가지고 저 말고도 굉장히 많은 분들을 접촉하시고 계셨어요. 또 만나 뵀던 날이 그분 생일이셨대요. 그런데 생일날도 집에 못 들어가시고 밤늦게 저 만나 가지고 이런 저런 상황을 힘들게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이렇게 제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 같은 것 그냥 잘 말씀드리고 그렇게 했습니다.

□ 오태훈 / 진행

네. 아무래도 이렇게 비대위원장직을 제안할 때는 자유한국당의 현재 상황이라든가 또 김성태 대표가 느끼고 있는 어려움들을 얘기하고 그러면서 제안하셨을 것 같은데 어떤 말씀을 건네셨는지 궁금하네요.

□ 이국종

이런 것들은 정치적으로 굉장히 큰 역량을 가진 분들이 하셔야 될 것 같아서 저는 “직접 하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라고 제가 말씀을 드렸고요. 그러니까 김성태 의원께서는 초선 의원들까지도 일단 국회라는 시스템 안에 들어오면 새로운 다른 시각에서의 접근이나 아니면 커다란 개혁을 하기가 쉽지가 않다고 말씀하셨고 저 같은 사람은 정치를 하는 사람이 전혀 아니니까 일반 국민의 시각을 가지고 있으면서 제가 하는 일이 큰 결단 같은 것을 내려야 되는 일을 많이 하니까 그런 것을 가지고 같이 정치권의 필요한 제로베이스에서 재설계하는 데 대해서 도움을 달라고 말씀하셨는데 제가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인해서 제 문제 때문에 그런 거지, 어떤 자리라든가 그 당에서 하는 일 자체가 별로 가치가 없어 가지고 제가 그렇게 한 것은 아닙니다, 사실은.

□ 오태훈 / 진행

네. 직접 만나보셨을 때 김성태 원내대표의 제안에 대해서 어떤 느낌을 받으셨고 진정성은 있다고 느끼셨는지도 궁금하네요.

□ 이국종

네, 그러던데요.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시는 것 같고요. 사실 그때 이렇게 오갔던 여러 다른 분들을 제가 이렇게 함부로 거명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서 말씀을 드릴 수는 없지만 저 같은 사람 말고도 경제계의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시는 분들이나 아니면 국방이라든가 외교, 안보, 이쪽 분야에서 여러 역할을 하고 있는 분들을 많이 만나시고 계셨어요. 그런 분들을 아주 진정성을 가지고 모시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는 인상을 받아서 그런 노력에 대해서 제가 폄하하거나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진행

네. 헌데 또 거절하신 것은 개인적인 이유라고 저희가 이해를 하면 되겠습니까?

□ 이국종

네, 그렇죠. 제가 아무래도 하는 일이 있으니까요. 외상센터 운영하는 것도 지금 만만치가 않거든요. 제가 외상외과 의사로서 외상센터를 지금 운영해 가지고 끌고 나가는 것 자체가 한국의료계의 현실에서 굉장히 어렵습니다. 제가 제 분야에서도 이렇게 제대로 잘 못 풀어나가고 있는데 한국당도 어렵다고는 하지만 제가 외상센터나 이쪽 사정은 더 안 좋다고 제가 말씀드렸거든요. 제가 김성태 의원께 솔직히 다 말씀드렸어요. 제가 몇 가지 구체적인 수치나 자료 같은 것도 보여 드리면서 제가 말씀을 드렸어요. 저는 그래서 노트북 가지고 갔어요. 진짜 상태가 안 좋다는 것을 보여 드리니까 김성태 의원께서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그렇게 말씀을 하시면서 서로 미안하다고 하는 자리였다고요, 사실은. 그러니까 모 의원이 말씀하신 것처럼 장난처럼 언론에 흘리네 뭐네 그런 분위기가 아닙니다. 지금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분이 장난처럼 언론에 흘리네 뭐네 이렇게 얘기를 한다고 그러던데 외상센터 상황이나 제가 살아가는 게 하다못해 김성태 의원 살아가시는 것도 보면 장난질 할 정도로 저희가 그렇게 만만하지 않습니다. 저 김성태 의원께도 뭐라고 말씀드렸느냐 하면 의원님들은 앞으로 2년 동안 보장된 임기가 있지만 저희 외상센터는 2년은 고사하고 …도 내다볼 수 없습니다. 굉장히 힘들다고요. 그러니까 정말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얘기를 하다가 나왔는데 그것을 가지고 장난질 치면서 질질 흘렸다고 하는 것을 갖다가 초선 의원도 아니고 그 역할 제일 크게 맡고 계신 중진 의원이 그것을 그렇게 말씀을 하시면 되겠습니까, 그게? 의료계에서도 그런 식으로 얘기하지는 않습니다. 다른 사람이 노력하는 것을 보고.

□ 오태훈 / 진행

안상수,

□ 이국종

제가 알기로는 그리고 언론에 처음으로 거론한 것도 그분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럼 저 가지고 장난한 겁니까, 그분이? 그러시면 안 되죠.

□ 오태훈 / 진행

네. 일각에서는 내부에서 비대위원장은 이미 정해 놓고 정치적으로 이국종 교수의 유명세에 기대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이런 비판도 있던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 이국종

저야 유명한 게 있습니까? 저야 악명이나 높지. 의료계 내에서도 그렇고 별로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제가 알고 있는데 무슨, 그런 생각을 전혀 안 합니다. 김성태 의원께서 저 만나신 것도 단호하게 일처리하고 그런 모습 같은 것을 많이 봐오셨다고 그러면서 악역 같은 것을 맡을 사람을 한 거지 제가 무슨 인기가 있어 가지고, 그런 생각은 전혀 안 합니다. 저 의료계에서도 그렇게 인기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병원에서도 더 심하고요.

□ 오태훈 / 진행

네. 혹시 비대위원장직은 아니더라도 이 전부터 자유한국당 쪽에서는 꾸준히 영입을 하려고 한다는 얘기들이 좀 나왔었는데 이것은 사실인지요?

□ 이국종

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제가 하는 일이 저는 이렇게 외지고 거친 일이다 보니까 어느 당이 됐든지 야당이 됐을 때 이렇게 주로 컨택이 옵니다. 사실 외상센터 이렇게 만들고 그럴 때 제일 많이 도와줬던 것은 민주당 쪽이거든요. 그때는 오히려 여당 쪽에서는 거의 이렇게 컨택이 없었습니다. 당 차원에서는. 그런데 그때 경기도지사가 손학규 지사에서 김문수 지사, 또 김문수 지사에서 남경필 지사, 이렇게 트랜지셔널 타임이었기 때문에 경기도지사 분들이 계속 도와주셨고요. 당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이렇게 많이 밀어줬던 것은 사실은 민주당이거든요. 잘 모르겠습니다. 이게 아마 마이너리티 일 같이 약간 사회의 블루칼라 레이버가 타격을 많이 받거든요, 외상 쪽 섹터가요. 그래서 그런지 어떤 당이든지 약간 집권여당이라기보다는 야당 쪽에서 이렇게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는 것 같아요. 어느 당이 야당이든지. 그래서 기본적으로는 민주당에서 옛날에 신경을 많이 썼었다고요. 그러니까 어디 한 당에서만 이렇게 하고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 오태훈 / 진행

알겠습니다. 물론 비대위원장직을 거절하셨습니다만, 이 교수께서 생각하시는 지금의 자유한국당 가장 큰 문제는 뭐라고 보시는지요.

□ 이국종

그것을 저 같은 사람이 함부로 평가할 수 없는 것 같은데요. 제가 거기에 대해서 전문가도 아니고. 왜냐하면 저희가 어떤 수술이 잘됐다, 잘못됐다, 평가하는 것은 외과의사들이 평가해야지 일반인이 전문적인 영역에 대해서 수술이나 그런 것을 평가 못하지 않습니까? 그런 것처럼 저 같은 사람이 함부로 평가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진행

네. 외상센터 말씀을 좀 나눠보겠습니다. 앞서서도 자유한국당보다 외국인의 상황이 100배는 더 안 좋다고 말씀도 하셨는데 지난해인가요? 북한 귀순병 사건 이후에도 외상센터 현실이 달라진 게 전혀 없는 상황인지 전해 주시겠습니까?

□ 이국종

그때 장관님께서도 왔다 가시고 여러 가지 앞으로 상황 개선책을 말씀을 하셨는데 현실적인 어려움 같은 것에 부딪치면서 상당히 많은 부분이 진행이 전혀 안 되고 있고요. 그리고 직원들 좀 이렇게 해 가지고 내려 보낸 것들도 끝까지 팔로우업이 안 되니까 그냥 그런 것들 절반치는 다 사라져버리는 것 같고, 그리고 그것을 중간에서 담당 라인에 있는 분들이 제대로 다 타이트하게 챙기시지 못하는 것 같고요. 그런데 저는 옛날에 이런 것을 많이 봐 왔거든요, 선생님. 저는 외상을 한 지가 1~2년 한 게 아니라 저는 15년이 넘었습니다. 2002년에 발령을 받았으니까요. 그러니까 저는 이런 상황이 굉장히 익숙합니다. 용두사미가 되고 어떤 사회적인 큰 문제가 터지거나 정치적으로 이슈가 됐을 때는 장관부터 해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 나서겠다, 사실 저는 이명박 대통령 계실 때는 그때 대통령이 직접 말씀을 여러 번 하셨었어요. 반드시 개선하겠다고. 그런데 그때 저희 외상센터 선정 탈락해 버리셨죠. 잊혀지지가 않아요. 탈락시켜 버리더라고요.

□ 오태훈 / 진행

그동안 관심을 보여 왔을 때는 많은 정치권이라든가 아니면 장관이라든가 이런 쪽에서 지원약속도 하고 진행하겠다고는 하지만 정작 시간이 흘러가면 갈수록 거기에 대한 약속들은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토로해 주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느 단계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고 보시는지요?

□ 이국종

그러니까 실무진이라는 분들이 계시잖아요. 그러면 의원님 아니면 장관, 이런 분들은 방향을 제시하는 거고 그럼 이제 실무진들이 움직여야 되잖아요.

□ 오태훈 / 진행

그렇습니다.

□ 이국종

그 선에서 계속 추진동력을 얻지를 못하고 그냥 사라지면서 또 다른 정치적 이슈나 아니면 다른 예산 필요한 사업에 다 매몰돼 버리니까, 그리고 다른 정치적인 공약사업이라든가 이런 것 쪽으로 온 자력을 집중하게 보니까 계속 연속성을 가지지 못하죠.

□ 오태훈 / 진행

그래도 그것 하라고 저희가 세금 내서 다들 실무진 운영하도록 지금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그게 계속 안 되고 있다는 것이 답답한데요.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귀순병사 사건 이후에 닥터헬기가 도입됐다는 보도를 제가 들었는데 닥터헬기 도입은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다른 문제는 없는지요.

□ 이국종

그것은 타임테이블이 약간 딜레이가 돼서 그렇지 지금 추진은 하고 있고요. 하여튼 그런 것도 처음에 닥터헬기 도입할 때도 그렇게 운영하지 말고 24시간 야간비행체제부터 해서 적어도 소방항공대 헬기처럼은 진행을 해야 된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그런 것들이 전혀 진행이 안 됐죠.

□ 오태훈 / 진행

헬기 도입은 됐지만 구체적으로 제대로 운영될 수 있는 것들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럼 이 질문도 좀 드려볼까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한 건강보험보장성강화대책에 대해서 돌격 앞으로만 외치는 것이다, 이렇게 비판하셨다고 하는데 의료현장이 좀 나아지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 이국종

전 모르겠는데 하여튼 이번 정부의 기본 방침이 적폐청산이었지 않습니까? 의료계에 수많은 적폐가 있습니다. 평범한 그냥 관행들이 있다고요. 예를 들면 사실은 병원들이 지금 에스컬레이터 깔고 대리석 바닥, 스테인드글라스를 병원 겉에 포장할 여력이 안 됩니다. 안 돼요. 그것 할 거면 사실 간호사 한 명이라도 더 고용해야 된다고요. 그렇지 않습니까? 일반 국민은 한국의 대형병원들이 이렇게 스테인드글라스로 전면에 치장이 되고 복도바닥은 다 대리석이고 에스컬레이터 돌아가고 그러니까, 사실은 미국 사람들도 처음에 한국 병원에 데리고 가면 바깥에만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그러거든요. 미국의 아주 최고급 사립병원 같으니까요. 그런데 그 인사이드 시스템을 딱 보면 굉장히 놀라요. 예를 들면 중환자실 같은 데 미국은 간호사 1명이 1명 정도 아니면 맥시멈 2명 정도를 보는데 우리는 두세 명, 서너 명, 많게는 간호사 1명이 7~8씩 본다고요. 그러니까 그것은 보는 게 아니라 못 보는 거죠. 그러니까 의료사고가 계속 난다고요. 일반 병동도 마찬가지예요. 바로 옆 나라 일본 같은 데 간호사 1명이 보통 6명 정도 봅니다. 거기는 간호사 1명이 적어도 15명에서 20명도 볼 걸요, 아마. 그래서 간호사 분들이 힘들다고 금방금방 사퇴하는 거예요. 그렇죠? 옛날에는 그렇게 선진국에 비해서 3분의 1 정도밖에 안 되는 고용현황을 가지고 한국 사람들이 모든 분야에서 사회적으로 열심히 살았지 않습니까? 의료계 뿐만이 아니라.

□ 오태훈 / 진행

그렇습니다.

□ 이국종

공장에서 노동 하시는 분들도 그렇고 일반 근로자들도 선진국보다 몇 배 일을 더 해 가지고 간신히 이렇게 경제를 끌어올렸잖아요. 그래서 의료계도 그런 식으로 해서 굉장히 열심히 했던 겁니다. 저녁까지는. 그런데 지금 세상이 많이 바뀌었잖아요. 주 52시간인가요? 그렇게 주장하고 있는데 의료계는 전공의들이 주 80시간 근무체제로 들어가니까 지금 병원들이 마비될 것 같다고 그런단 말이에요. 그 정도로. 사람을 훨씬 적은 인력을 고용하면서 선진국과 동일 수준의 진료를 이렇게 하는 것처럼 겉으로는 포장을 하고 있지만 이제는 그렇게 못한다고요. 못하고 안 하고. 그렇게 하면 사직해 버리고. 어떤 면에서 그게 갭이 벌어지느냐 하면 환자 분들이나 보호자 분들이 직접 느끼지 못하는 부분, 그러니까 중환자 진료라든가 아니면 굉장히 고난이도의 치료를 요구하는 그런 분야에 있어서는 당연히 진료의 퀄리티가 말도 안 되게 떨어지겠죠. 그러니까 일반인들은 모르시는 거죠. 일반인들은 외래공간에만 있으니까. 그러니까 보이지 않는 부분은 대충 하고 그런 식으로 넘어가는 거라고요.

□ 오태훈 / 진행

네, 하지만 기본은 더욱 더 안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 이국종

그렇죠. 그러니까 기본을 돌아보면 사실 그 재원 가지고 기존에 굉장히 적게 뽑았던, 보험의료노조 같은 데서도 그것 요구하는 거잖아요. 굉장히 적게 선진국에 비해서 비교도 안 되게 적게 뽑았던 의사, 간호사, 의료기사, 병원행정, 이런 사람들도 고용하고 그렇게 해야 되는데 그런 것들보다 새로운 공약사업이나 그런 데, 아니, 할 수 있으면 좋죠. 그런데 재원이 되냐고요, 그러면. 재원이 안 되지 않습니까? 지금 정해진 재원이 있는데 그 재원을 지금 펑크가 나고 있는 그런 부분에서 시급하게 큰 갭이 있는 그런 부분을 메우지를 않고 새로운 공약사업으로 재원을 투입하려고 그러면 기존에 소위 말하는 적폐라고 하는 것들은 그대로 쌓여 있으면서 새로 사업만 벌리는 식이 되잖아요. 그럼 그것은 …가능성이 없죠. 그렇게 되면.

□ 오태훈 / 진행

네.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여러 매스컴이라든가 언론을 통해서 많은 토로도 하셨고 바꿔야 된다고 얘기를 하셨지만 관심들은 높아가지만 정작 안에서는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 답답하게 느껴지네요.

□ 이국종

그러니까 언론에서도 신경을 써주셔야 되는 게 어떤 사건과 사고가 터질 때마다 그 단편만 보고 보도하시잖아요. 그렇죠? 예를 들면 얼마 전에 큰 유명한 대학병원에서 …사건이 있었다, 또 어느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들이 태움문화에 못 이겨서 자살을 했다, 이런 것만 그 한 개 한 개 사안을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데 그것 다 연관돼 있는 거란 말입니다. 기본적으로 사람 고용을 형편없이 안 하고 있기 때문에 선진국에 비해서 3분의 1 정도의 인력으로 거대한, 그렇다고 선진국보다 한국 사람들은 치료를 3분의 1만 한다고 사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죠?

□ 오태훈 / 진행

그렇죠.

□ 이국종

3분의 1의 인력을 가지고 선진국 동일수준의 진료를 하려고 유지를 하다 보니까 그 맵은 어떻게 메우겠습니까? 오버타임하고 그냥 몰아치기로 메워가는 거라고요. 그게 소위 말하는 태움문화예요, 그러니까. 정신 바짝 차리고 남들하고 더 열심히 해야 되고 더 빨리 빨리 뛰어다니고 움직이고 그런 거라고요. 그럼 그것을 어떻게 감당하겠어요. 저는 주 52시간 근무체계 의료계에도 한번 전면 적용해야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한번 해서 각 병원들이 실질적으로 문을 닫는 것들이 눈에 보여야지 어느 정도로 지금 병원들이 운영되고 있는지 그것을 실제 느낄 거예요. 그것을 지금 임시방편처럼 해서, 그럼 의료계는 또 52시간에서 제외한다고 또 그러지 않습니까? 왜냐하면 그대로 적용하면 거의 다 닫을 거거든요.

□ 오태훈 / 진행

그렇겠죠.

□ 이국종

운영을 전혀 못하거든요.

□ 오태훈 / 진행

네, 운영 자체가 안 되겠죠.

□ 이국종

그러면 그것은 위에서도 알고 있는 것 아니에요, 그러니까.

□ 오태훈 / 진행

사람이 부족하고 인력이 부족하고.

□ 이국종

그러니까 의료계는 슬슬 그것을 슬쩍 풀어준다고요, 그 제안에서. 그렇죠? 풀었잖아요. 그러면 왜 풉니까? 원칙대로 다 해야지. 원칙대로 다 한 번 적용을 해 봐야지 어느 정도로 지금 이 블랙홀이 큰지,

□ 오태훈 / 진행

심각한지를 확인할 수 있는,

□ 이국종

네, 바깥에서 번들번들하게 보이는 병원들이 실제로 얼마나 적은 인원을 고용해서 쥐어짜서 운영하고 있는지 그게 적나라하게 보일 것 아닙니까? 그렇죠? 그런데 지금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큰 틀인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해서 모든 근로자들 52시간만 근무하겠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뒤로는 슬쩍 의료계는 풀어 가지고 52시간 더 근무하라고 이렇게 해 놓으면 스스로 정부에서도 아는 것 아닙니까? 의료계는 지금 다른 데보다 월등히 더,

□ 오태훈 / 진행

심각하구나.

□ 이국종

뭔가를 고생을 해서 이렇게 돌리고 있구나, 그러면 그것을 알면서도,

□ 오태훈 / 진행

고치려고 하는 것보다는.

□ 이국종

이것을 개선하려는 데 재원을 투자하지는 않고 새로운 공약사업에 이것을 화력을 집중하려고 하면, 나머지 모든 것을. 그러면 정부에서 알면서도 그것을 못 구하는 거잖아요.

□ 오태훈 / 진행

알겠습니다.

□ 이국종

그런 게 그냥 답답한 겁니다. 그런데 그것뿐만이 아니고 매사가 그러니까요.

□ 오태훈 / 진행

네. 어려워 말씀도 많이 해 주셨는데요. 끝으로 자유한국당 포함해서 정치권 또 여러 언론 쪽에 하실 말씀 있으실 것 같아요.

□ 이국종

정치가 다 나쁘다거나 이렇게 함부로 저 얘기하지 않습니다. 이게 정치가 어떻다, 이렇게 한마디로 얘기하기 전에 정치는 굉장히 일반 국민의 생활에서 알게 모르게 중요한 부분이거든요. 어떤 정책이나 그림을 만드셔 가지고 갈 때 하나의 정책을 세우는 데까지만 이렇게 많이 집중을 하시지 마시고 그다음에 그 정책끼리 어떻게 흘러가는지까지 끝까지 봐주셨으면 하는 그런 생각이 있습니다. 언론도 마찬가지고요.

□ 오태훈 / 진행

네. 명심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제안 받은 이국종 아주대 중증외상센터장과 함께 여러 말씀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이국종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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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태훈의 시사본부] 이국종 “주52시간? 80시간이라도 병원 마비”
    • 입력 2018-07-13 15:5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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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상수 의원이 말한 ‘장난질’? 외상센터 만만치 않아
- 자한당보다 외상센터 상황이 더 심각해
- 자한당 물밑접촉설? 외상센터는 예전부터 야당 쪽에서 관심 가져
- 의료계 적폐 여전…재원은 인력 고용에 집중해야
- 주52시간제 의료계는 슬쩍 제외…정부도 외면한 것
- 정치권, 정책을 세웠으면 어떻게 흘러가는지 끝까지 지켜봐주길

□ 오태훈 / 진행

자유한국당이 비대위원장 후보를 5명으로 압축을 했습니다. 김병준 참여정부 교육부총리부터 현 당내 초선의원까지 최종 후보군을 보면 특별하거나 참신한 인물은 찾기 어려운데요. 이럴 거면 왜 당사자와 조율도 안 된 수많은 후보자 리스트로 분란을 일으켰을까 하는 그런 생각마저 들곤 합니다. 최근에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으로부터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직을 제안 받으신 분 중에 한 분이죠. 이국종 아주대 중증외상센터장 연결해서 그 뒷이야기 또 외상의료센터의 상황까지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국종

네, 안녕하세요.

□ 오태훈 / 진행

네. 엄청 바쁘신 분으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연결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의료인이신 이국종 교수께 비의료적인 이야기로 최근에 많이 이슈가 되셨습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만나서 비대위원장 제안을 받으셨다고 들었고 거절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당시 상황을 말씀해 주세요.

□ 이국종

거절이라기보다는 저보다는 더 정치적 역량이 있는 분들이 그런 큰일을 맡아서 해 가는 게 옳다고 생각돼서 그렇게 말씀드린 거고요. 김성태 의원께서는 진정성을 가지고 저 말고도 굉장히 많은 분들을 접촉하시고 계셨어요. 또 만나 뵀던 날이 그분 생일이셨대요. 그런데 생일날도 집에 못 들어가시고 밤늦게 저 만나 가지고 이런 저런 상황을 힘들게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이렇게 제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 같은 것 그냥 잘 말씀드리고 그렇게 했습니다.

□ 오태훈 / 진행

네. 아무래도 이렇게 비대위원장직을 제안할 때는 자유한국당의 현재 상황이라든가 또 김성태 대표가 느끼고 있는 어려움들을 얘기하고 그러면서 제안하셨을 것 같은데 어떤 말씀을 건네셨는지 궁금하네요.

□ 이국종

이런 것들은 정치적으로 굉장히 큰 역량을 가진 분들이 하셔야 될 것 같아서 저는 “직접 하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라고 제가 말씀을 드렸고요. 그러니까 김성태 의원께서는 초선 의원들까지도 일단 국회라는 시스템 안에 들어오면 새로운 다른 시각에서의 접근이나 아니면 커다란 개혁을 하기가 쉽지가 않다고 말씀하셨고 저 같은 사람은 정치를 하는 사람이 전혀 아니니까 일반 국민의 시각을 가지고 있으면서 제가 하는 일이 큰 결단 같은 것을 내려야 되는 일을 많이 하니까 그런 것을 가지고 같이 정치권의 필요한 제로베이스에서 재설계하는 데 대해서 도움을 달라고 말씀하셨는데 제가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인해서 제 문제 때문에 그런 거지, 어떤 자리라든가 그 당에서 하는 일 자체가 별로 가치가 없어 가지고 제가 그렇게 한 것은 아닙니다, 사실은.

□ 오태훈 / 진행

네. 직접 만나보셨을 때 김성태 원내대표의 제안에 대해서 어떤 느낌을 받으셨고 진정성은 있다고 느끼셨는지도 궁금하네요.

□ 이국종

네, 그러던데요.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시는 것 같고요. 사실 그때 이렇게 오갔던 여러 다른 분들을 제가 이렇게 함부로 거명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서 말씀을 드릴 수는 없지만 저 같은 사람 말고도 경제계의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시는 분들이나 아니면 국방이라든가 외교, 안보, 이쪽 분야에서 여러 역할을 하고 있는 분들을 많이 만나시고 계셨어요. 그런 분들을 아주 진정성을 가지고 모시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는 인상을 받아서 그런 노력에 대해서 제가 폄하하거나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진행

네. 헌데 또 거절하신 것은 개인적인 이유라고 저희가 이해를 하면 되겠습니까?

□ 이국종

네, 그렇죠. 제가 아무래도 하는 일이 있으니까요. 외상센터 운영하는 것도 지금 만만치가 않거든요. 제가 외상외과 의사로서 외상센터를 지금 운영해 가지고 끌고 나가는 것 자체가 한국의료계의 현실에서 굉장히 어렵습니다. 제가 제 분야에서도 이렇게 제대로 잘 못 풀어나가고 있는데 한국당도 어렵다고는 하지만 제가 외상센터나 이쪽 사정은 더 안 좋다고 제가 말씀드렸거든요. 제가 김성태 의원께 솔직히 다 말씀드렸어요. 제가 몇 가지 구체적인 수치나 자료 같은 것도 보여 드리면서 제가 말씀을 드렸어요. 저는 그래서 노트북 가지고 갔어요. 진짜 상태가 안 좋다는 것을 보여 드리니까 김성태 의원께서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그렇게 말씀을 하시면서 서로 미안하다고 하는 자리였다고요, 사실은. 그러니까 모 의원이 말씀하신 것처럼 장난처럼 언론에 흘리네 뭐네 그런 분위기가 아닙니다. 지금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분이 장난처럼 언론에 흘리네 뭐네 이렇게 얘기를 한다고 그러던데 외상센터 상황이나 제가 살아가는 게 하다못해 김성태 의원 살아가시는 것도 보면 장난질 할 정도로 저희가 그렇게 만만하지 않습니다. 저 김성태 의원께도 뭐라고 말씀드렸느냐 하면 의원님들은 앞으로 2년 동안 보장된 임기가 있지만 저희 외상센터는 2년은 고사하고 …도 내다볼 수 없습니다. 굉장히 힘들다고요. 그러니까 정말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얘기를 하다가 나왔는데 그것을 가지고 장난질 치면서 질질 흘렸다고 하는 것을 갖다가 초선 의원도 아니고 그 역할 제일 크게 맡고 계신 중진 의원이 그것을 그렇게 말씀을 하시면 되겠습니까, 그게? 의료계에서도 그런 식으로 얘기하지는 않습니다. 다른 사람이 노력하는 것을 보고.

□ 오태훈 / 진행

안상수,

□ 이국종

제가 알기로는 그리고 언론에 처음으로 거론한 것도 그분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럼 저 가지고 장난한 겁니까, 그분이? 그러시면 안 되죠.

□ 오태훈 / 진행

네. 일각에서는 내부에서 비대위원장은 이미 정해 놓고 정치적으로 이국종 교수의 유명세에 기대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이런 비판도 있던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 이국종

저야 유명한 게 있습니까? 저야 악명이나 높지. 의료계 내에서도 그렇고 별로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제가 알고 있는데 무슨, 그런 생각을 전혀 안 합니다. 김성태 의원께서 저 만나신 것도 단호하게 일처리하고 그런 모습 같은 것을 많이 봐오셨다고 그러면서 악역 같은 것을 맡을 사람을 한 거지 제가 무슨 인기가 있어 가지고, 그런 생각은 전혀 안 합니다. 저 의료계에서도 그렇게 인기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병원에서도 더 심하고요.

□ 오태훈 / 진행

네. 혹시 비대위원장직은 아니더라도 이 전부터 자유한국당 쪽에서는 꾸준히 영입을 하려고 한다는 얘기들이 좀 나왔었는데 이것은 사실인지요?

□ 이국종

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제가 하는 일이 저는 이렇게 외지고 거친 일이다 보니까 어느 당이 됐든지 야당이 됐을 때 이렇게 주로 컨택이 옵니다. 사실 외상센터 이렇게 만들고 그럴 때 제일 많이 도와줬던 것은 민주당 쪽이거든요. 그때는 오히려 여당 쪽에서는 거의 이렇게 컨택이 없었습니다. 당 차원에서는. 그런데 그때 경기도지사가 손학규 지사에서 김문수 지사, 또 김문수 지사에서 남경필 지사, 이렇게 트랜지셔널 타임이었기 때문에 경기도지사 분들이 계속 도와주셨고요. 당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이렇게 많이 밀어줬던 것은 사실은 민주당이거든요. 잘 모르겠습니다. 이게 아마 마이너리티 일 같이 약간 사회의 블루칼라 레이버가 타격을 많이 받거든요, 외상 쪽 섹터가요. 그래서 그런지 어떤 당이든지 약간 집권여당이라기보다는 야당 쪽에서 이렇게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는 것 같아요. 어느 당이 야당이든지. 그래서 기본적으로는 민주당에서 옛날에 신경을 많이 썼었다고요. 그러니까 어디 한 당에서만 이렇게 하고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 오태훈 / 진행

알겠습니다. 물론 비대위원장직을 거절하셨습니다만, 이 교수께서 생각하시는 지금의 자유한국당 가장 큰 문제는 뭐라고 보시는지요.

□ 이국종

그것을 저 같은 사람이 함부로 평가할 수 없는 것 같은데요. 제가 거기에 대해서 전문가도 아니고. 왜냐하면 저희가 어떤 수술이 잘됐다, 잘못됐다, 평가하는 것은 외과의사들이 평가해야지 일반인이 전문적인 영역에 대해서 수술이나 그런 것을 평가 못하지 않습니까? 그런 것처럼 저 같은 사람이 함부로 평가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진행

네. 외상센터 말씀을 좀 나눠보겠습니다. 앞서서도 자유한국당보다 외국인의 상황이 100배는 더 안 좋다고 말씀도 하셨는데 지난해인가요? 북한 귀순병 사건 이후에도 외상센터 현실이 달라진 게 전혀 없는 상황인지 전해 주시겠습니까?

□ 이국종

그때 장관님께서도 왔다 가시고 여러 가지 앞으로 상황 개선책을 말씀을 하셨는데 현실적인 어려움 같은 것에 부딪치면서 상당히 많은 부분이 진행이 전혀 안 되고 있고요. 그리고 직원들 좀 이렇게 해 가지고 내려 보낸 것들도 끝까지 팔로우업이 안 되니까 그냥 그런 것들 절반치는 다 사라져버리는 것 같고, 그리고 그것을 중간에서 담당 라인에 있는 분들이 제대로 다 타이트하게 챙기시지 못하는 것 같고요. 그런데 저는 옛날에 이런 것을 많이 봐 왔거든요, 선생님. 저는 외상을 한 지가 1~2년 한 게 아니라 저는 15년이 넘었습니다. 2002년에 발령을 받았으니까요. 그러니까 저는 이런 상황이 굉장히 익숙합니다. 용두사미가 되고 어떤 사회적인 큰 문제가 터지거나 정치적으로 이슈가 됐을 때는 장관부터 해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 나서겠다, 사실 저는 이명박 대통령 계실 때는 그때 대통령이 직접 말씀을 여러 번 하셨었어요. 반드시 개선하겠다고. 그런데 그때 저희 외상센터 선정 탈락해 버리셨죠. 잊혀지지가 않아요. 탈락시켜 버리더라고요.

□ 오태훈 / 진행

그동안 관심을 보여 왔을 때는 많은 정치권이라든가 아니면 장관이라든가 이런 쪽에서 지원약속도 하고 진행하겠다고는 하지만 정작 시간이 흘러가면 갈수록 거기에 대한 약속들은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토로해 주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느 단계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고 보시는지요?

□ 이국종

그러니까 실무진이라는 분들이 계시잖아요. 그러면 의원님 아니면 장관, 이런 분들은 방향을 제시하는 거고 그럼 이제 실무진들이 움직여야 되잖아요.

□ 오태훈 / 진행

그렇습니다.

□ 이국종

그 선에서 계속 추진동력을 얻지를 못하고 그냥 사라지면서 또 다른 정치적 이슈나 아니면 다른 예산 필요한 사업에 다 매몰돼 버리니까, 그리고 다른 정치적인 공약사업이라든가 이런 것 쪽으로 온 자력을 집중하게 보니까 계속 연속성을 가지지 못하죠.

□ 오태훈 / 진행

그래도 그것 하라고 저희가 세금 내서 다들 실무진 운영하도록 지금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그게 계속 안 되고 있다는 것이 답답한데요.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귀순병사 사건 이후에 닥터헬기가 도입됐다는 보도를 제가 들었는데 닥터헬기 도입은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다른 문제는 없는지요.

□ 이국종

그것은 타임테이블이 약간 딜레이가 돼서 그렇지 지금 추진은 하고 있고요. 하여튼 그런 것도 처음에 닥터헬기 도입할 때도 그렇게 운영하지 말고 24시간 야간비행체제부터 해서 적어도 소방항공대 헬기처럼은 진행을 해야 된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그런 것들이 전혀 진행이 안 됐죠.

□ 오태훈 / 진행

헬기 도입은 됐지만 구체적으로 제대로 운영될 수 있는 것들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럼 이 질문도 좀 드려볼까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한 건강보험보장성강화대책에 대해서 돌격 앞으로만 외치는 것이다, 이렇게 비판하셨다고 하는데 의료현장이 좀 나아지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 이국종

전 모르겠는데 하여튼 이번 정부의 기본 방침이 적폐청산이었지 않습니까? 의료계에 수많은 적폐가 있습니다. 평범한 그냥 관행들이 있다고요. 예를 들면 사실은 병원들이 지금 에스컬레이터 깔고 대리석 바닥, 스테인드글라스를 병원 겉에 포장할 여력이 안 됩니다. 안 돼요. 그것 할 거면 사실 간호사 한 명이라도 더 고용해야 된다고요. 그렇지 않습니까? 일반 국민은 한국의 대형병원들이 이렇게 스테인드글라스로 전면에 치장이 되고 복도바닥은 다 대리석이고 에스컬레이터 돌아가고 그러니까, 사실은 미국 사람들도 처음에 한국 병원에 데리고 가면 바깥에만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그러거든요. 미국의 아주 최고급 사립병원 같으니까요. 그런데 그 인사이드 시스템을 딱 보면 굉장히 놀라요. 예를 들면 중환자실 같은 데 미국은 간호사 1명이 1명 정도 아니면 맥시멈 2명 정도를 보는데 우리는 두세 명, 서너 명, 많게는 간호사 1명이 7~8씩 본다고요. 그러니까 그것은 보는 게 아니라 못 보는 거죠. 그러니까 의료사고가 계속 난다고요. 일반 병동도 마찬가지예요. 바로 옆 나라 일본 같은 데 간호사 1명이 보통 6명 정도 봅니다. 거기는 간호사 1명이 적어도 15명에서 20명도 볼 걸요, 아마. 그래서 간호사 분들이 힘들다고 금방금방 사퇴하는 거예요. 그렇죠? 옛날에는 그렇게 선진국에 비해서 3분의 1 정도밖에 안 되는 고용현황을 가지고 한국 사람들이 모든 분야에서 사회적으로 열심히 살았지 않습니까? 의료계 뿐만이 아니라.

□ 오태훈 / 진행

그렇습니다.

□ 이국종

공장에서 노동 하시는 분들도 그렇고 일반 근로자들도 선진국보다 몇 배 일을 더 해 가지고 간신히 이렇게 경제를 끌어올렸잖아요. 그래서 의료계도 그런 식으로 해서 굉장히 열심히 했던 겁니다. 저녁까지는. 그런데 지금 세상이 많이 바뀌었잖아요. 주 52시간인가요? 그렇게 주장하고 있는데 의료계는 전공의들이 주 80시간 근무체제로 들어가니까 지금 병원들이 마비될 것 같다고 그런단 말이에요. 그 정도로. 사람을 훨씬 적은 인력을 고용하면서 선진국과 동일 수준의 진료를 이렇게 하는 것처럼 겉으로는 포장을 하고 있지만 이제는 그렇게 못한다고요. 못하고 안 하고. 그렇게 하면 사직해 버리고. 어떤 면에서 그게 갭이 벌어지느냐 하면 환자 분들이나 보호자 분들이 직접 느끼지 못하는 부분, 그러니까 중환자 진료라든가 아니면 굉장히 고난이도의 치료를 요구하는 그런 분야에 있어서는 당연히 진료의 퀄리티가 말도 안 되게 떨어지겠죠. 그러니까 일반인들은 모르시는 거죠. 일반인들은 외래공간에만 있으니까. 그러니까 보이지 않는 부분은 대충 하고 그런 식으로 넘어가는 거라고요.

□ 오태훈 / 진행

네, 하지만 기본은 더욱 더 안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 이국종

그렇죠. 그러니까 기본을 돌아보면 사실 그 재원 가지고 기존에 굉장히 적게 뽑았던, 보험의료노조 같은 데서도 그것 요구하는 거잖아요. 굉장히 적게 선진국에 비해서 비교도 안 되게 적게 뽑았던 의사, 간호사, 의료기사, 병원행정, 이런 사람들도 고용하고 그렇게 해야 되는데 그런 것들보다 새로운 공약사업이나 그런 데, 아니, 할 수 있으면 좋죠. 그런데 재원이 되냐고요, 그러면. 재원이 안 되지 않습니까? 지금 정해진 재원이 있는데 그 재원을 지금 펑크가 나고 있는 그런 부분에서 시급하게 큰 갭이 있는 그런 부분을 메우지를 않고 새로운 공약사업으로 재원을 투입하려고 그러면 기존에 소위 말하는 적폐라고 하는 것들은 그대로 쌓여 있으면서 새로 사업만 벌리는 식이 되잖아요. 그럼 그것은 …가능성이 없죠. 그렇게 되면.

□ 오태훈 / 진행

네.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여러 매스컴이라든가 언론을 통해서 많은 토로도 하셨고 바꿔야 된다고 얘기를 하셨지만 관심들은 높아가지만 정작 안에서는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 답답하게 느껴지네요.

□ 이국종

그러니까 언론에서도 신경을 써주셔야 되는 게 어떤 사건과 사고가 터질 때마다 그 단편만 보고 보도하시잖아요. 그렇죠? 예를 들면 얼마 전에 큰 유명한 대학병원에서 …사건이 있었다, 또 어느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들이 태움문화에 못 이겨서 자살을 했다, 이런 것만 그 한 개 한 개 사안을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데 그것 다 연관돼 있는 거란 말입니다. 기본적으로 사람 고용을 형편없이 안 하고 있기 때문에 선진국에 비해서 3분의 1 정도의 인력으로 거대한, 그렇다고 선진국보다 한국 사람들은 치료를 3분의 1만 한다고 사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죠?

□ 오태훈 / 진행

그렇죠.

□ 이국종

3분의 1의 인력을 가지고 선진국 동일수준의 진료를 하려고 유지를 하다 보니까 그 맵은 어떻게 메우겠습니까? 오버타임하고 그냥 몰아치기로 메워가는 거라고요. 그게 소위 말하는 태움문화예요, 그러니까. 정신 바짝 차리고 남들하고 더 열심히 해야 되고 더 빨리 빨리 뛰어다니고 움직이고 그런 거라고요. 그럼 그것을 어떻게 감당하겠어요. 저는 주 52시간 근무체계 의료계에도 한번 전면 적용해야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한번 해서 각 병원들이 실질적으로 문을 닫는 것들이 눈에 보여야지 어느 정도로 지금 병원들이 운영되고 있는지 그것을 실제 느낄 거예요. 그것을 지금 임시방편처럼 해서, 그럼 의료계는 또 52시간에서 제외한다고 또 그러지 않습니까? 왜냐하면 그대로 적용하면 거의 다 닫을 거거든요.

□ 오태훈 / 진행

그렇겠죠.

□ 이국종

운영을 전혀 못하거든요.

□ 오태훈 / 진행

네, 운영 자체가 안 되겠죠.

□ 이국종

그러면 그것은 위에서도 알고 있는 것 아니에요, 그러니까.

□ 오태훈 / 진행

사람이 부족하고 인력이 부족하고.

□ 이국종

그러니까 의료계는 슬슬 그것을 슬쩍 풀어준다고요, 그 제안에서. 그렇죠? 풀었잖아요. 그러면 왜 풉니까? 원칙대로 다 해야지. 원칙대로 다 한 번 적용을 해 봐야지 어느 정도로 지금 이 블랙홀이 큰지,

□ 오태훈 / 진행

심각한지를 확인할 수 있는,

□ 이국종

네, 바깥에서 번들번들하게 보이는 병원들이 실제로 얼마나 적은 인원을 고용해서 쥐어짜서 운영하고 있는지 그게 적나라하게 보일 것 아닙니까? 그렇죠? 그런데 지금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큰 틀인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해서 모든 근로자들 52시간만 근무하겠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뒤로는 슬쩍 의료계는 풀어 가지고 52시간 더 근무하라고 이렇게 해 놓으면 스스로 정부에서도 아는 것 아닙니까? 의료계는 지금 다른 데보다 월등히 더,

□ 오태훈 / 진행

심각하구나.

□ 이국종

뭔가를 고생을 해서 이렇게 돌리고 있구나, 그러면 그것을 알면서도,

□ 오태훈 / 진행

고치려고 하는 것보다는.

□ 이국종

이것을 개선하려는 데 재원을 투자하지는 않고 새로운 공약사업에 이것을 화력을 집중하려고 하면, 나머지 모든 것을. 그러면 정부에서 알면서도 그것을 못 구하는 거잖아요.

□ 오태훈 / 진행

알겠습니다.

□ 이국종

그런 게 그냥 답답한 겁니다. 그런데 그것뿐만이 아니고 매사가 그러니까요.

□ 오태훈 / 진행

네. 어려워 말씀도 많이 해 주셨는데요. 끝으로 자유한국당 포함해서 정치권 또 여러 언론 쪽에 하실 말씀 있으실 것 같아요.

□ 이국종

정치가 다 나쁘다거나 이렇게 함부로 저 얘기하지 않습니다. 이게 정치가 어떻다, 이렇게 한마디로 얘기하기 전에 정치는 굉장히 일반 국민의 생활에서 알게 모르게 중요한 부분이거든요. 어떤 정책이나 그림을 만드셔 가지고 갈 때 하나의 정책을 세우는 데까지만 이렇게 많이 집중을 하시지 마시고 그다음에 그 정책끼리 어떻게 흘러가는지까지 끝까지 봐주셨으면 하는 그런 생각이 있습니다. 언론도 마찬가지고요.

□ 오태훈 / 진행

네. 명심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제안 받은 이국종 아주대 중증외상센터장과 함께 여러 말씀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이국종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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