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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한반도, 평화로 가는 길
한반도 브리핑 (17) “북, 지금도 벼랑 끝 전술…북이 유연해야”
입력 2018.07.13 (20:41) 수정 2018.07.15 (09:20) 인터넷 뉴스
북·미 고위급회담 위해 방북한 폼페이오 국무장관(2018.7.6, 평양공항)북·미 고위급회담 위해 방북한 폼페이오 국무장관(2018.7.6, 평양공항)

북한에 대해 보수적 또는 원칙주의적인 입장을 가진 전직 고위당국자와는 7월 12일 오후에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미군 유해 송환 등 현안보다는 다소 거시적인 문답이 오갔고, 논쟁보다는 견해를 듣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폼페이오 3차 방북을 놓고 빈손이다, 북한에게 또 속은 거다, 이런 비판들이 나오는데?)
“6‧12 정상회담 하면서 미국이 그렇게 CVID를 얘기하고 V(검증)를 애기하던 사람들이 못 넣었다. 그리고 그것은 북한이 그것을 거부했다는 얘기고. 판문점에서 최선희하고 성 김하고 얘기하는 게 다 그려진다. (북한이) 버틴 거다. 그런데 정상회담을 앞두고 그렇게 버틴 사람들이 정상회담 끝나고 쉽게 순순히 나오겠냐고. 더 어려워지지. 폼페이오 이번에 가서 저렇게 당하고 온 것은 충분히 예견됐던 상황이다, 난 그렇게 본다.”

“폼페이오 당하고 온 건 예견됐던 상황”

(당했다는 의미는?)
“북한이 담화에서 밝혔는데 강도 같은 짓이라고 했다. 얼마나 김영철이 폼페이오에게 들이 댔겠어”

(북‧미 정상 공동성명은 새로운 북미 관계, 평화체제, 비핵화, 유해송환, 네 가지 다루기로 했다. 그런데 폼페이오는 이번에 북‧미관계, 평화체제 얘기 안 한 거로 보인다. 미국이 자기네 이슈인 비핵화만 들이민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회담은 쌍방 의사 교환인데, 미국이 비핵화에 대해 구체적 안을 내놨으면 북한은 관계 정상화에 대해 구체적인 안을 내놓으면 된다. 서로 내놓고 내용에 대해 토론하다가 어느 정도 토론이 되면 타임라인을 적는 거 아니냐. 그렇게 협상하는 것이지 미국이 관계정상화, 평화체제 전부 내놔야 하는 거 아니다. 북한도 내놔야 한다.”

(북한으로선 종전선언을 기대했는데 그 부분을 얘기도 안 했다는 거 같다. 방북 전에 미국 내 분위기가 워낙 안 좋으니 폼페이오가 좀 더 강하게 비핵화 얘기 했을 수 있겠고, 북으로선 종전선언 등 평화체제 얘기하고 거기 맞춰 뭔가 주려고도 했는데 그 부분이 진행되지 않으니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내놓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내막은 자세히 모르니 평가할 수 없고, 협상은 상호 요구 사항을 내놓고 조율해 가는 과정이다. 이번 협상을 하고 나서 저런 식으로 북한이 세게 치고나온 것은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 당연히 앞으로 자기들이 이루려는 바를 하려면 당연히 비핵화에 대해 답을 내놔야 한다. 그런데 아무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상대방에 대해 비난부터 하고 나왔다. 낌새가 별로 좋지 않은 거다.”

“북, ‘벼랑 끝 전술’ 지금도 써먹고 있어…‘행동 대 행동’ 중요”

(담화를 보면 말미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 언급했는데?)
“협상을 계속 하자는 거다. 그런데 협상의 자세로서는 소위 벼랑 끝 전술을 지금도 써먹는 거다. 무슨 버릇 누구 못 준다고, 북한이 옛날 협상 방식 그대로 써먹는 거다. 협상의 행태를 바꿔야 한다. 서구 국가에서는 안 맞는 협상이다.”

(지금의 방식 말고 어떤 방식으로 핵문제 풀 수 있는지? 북한을 어떻게 믿냐, 또 속는 거다, 일리도 있지만 어떻게 풀어야 한다는 게 없다)
“말, 의도, 이런 건 알 수 없으니까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행동 대 행동은 북한이 한 말이지만 사실은 맞는 말이다. 서로 요구할 수 있는 행동의 리스트를 전부 내놓고, 일시에 할지 단계적으로 할지 정하고 시한을 정하고 일단은 해결 방안이 되는 것이다. 다만 실제로 집행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그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 들어보이는 트럼프 대통령(2018.6.12, 싱가포르)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 들어보이는 트럼프 대통령(2018.6.12, 싱가포르)

(북한이 해야 할 것, 북한에 요구하는 것과 북한이 미국에 원하는 게 비대칭적인 측면이 있다. 국교정상화를 얘기하지만 트럼프는 예측하기 어려운 지도자라는 평가가 있다. 이란 핵합의도 파기했다. 북한 입장에선 자신이 해야 할 것들은 비가역적인 게 많다는 얘기도 있다.)
“대통령이 마음대로 후퇴시킬 수 없도록 하면 된다. 의회를 동의를 받느냐의 차이인데, 이란 핵합의는 의회 동의 어려우니까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한 것이다. 그러니까 트럼프도 뒤집어엎을 수 있는 거다. 의회 동의를 받으면 대통령도 함부로 못 한다.”

(공화당 내에서도 대통령 대북 정책에 공감 못 하는데?)
“접근 방법에 대해서는 동의 안 해도 (북한이) 핵을 완전히 내놓겠다고 하면 미국에서도 반대 못 한다. 핵을 완전히 내놓고 관계 정상화하고 불가침협정 맺는다면 북한에서도 동의할 거다. 그리고 북이 전부 내놓고 미국과 관계 정상화한다는 것은 미국의 세계 전략에 엄청난 플러스가 된다. 그런데 그걸 미국의 정치 지도자들이 반대할 이유 없을 거다.”

“중국, 미국 영향력 세진다면 북핵 해결 달갑지 않을 것”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훼방론을 제기하는데?)
“알 순 없지만 낌새가 그렇게 보인다. 미중간 세력 경쟁하고 있는 건 객관적 사실이고 그 중 중요한 포인트가 한반도다. 한반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제거 내지 축소하는 게 중국의 이익이라면 그 방향으로 나설 거다. 북한 핵을 해결했는데 미국의 영향력이 더 세졌다면 중국으로선 동의하기 어려울 거다. 아예 방해하지. 그래서 중국은 이런 상황에서 북한 핵 문제 해결이 그렇게 달갑지 않을 거다.”

(종전선언에 중국 참여? 정부가 정리 못 한 거 같다)
“종전선언은 전쟁을 종료시키는 거다. 전쟁 당사자들이 당연히 들어와야 한다. 4자 종전선언이 맞다. 평화협정에 종전선언이 들어가야 하는데 종전선언을 떼면 남는 문제는 당사자들끼리의 관계정상화와 한반도 평화 유지 문제가 남는 거고 우리 입장에선 통일 문제가 남는다. 전부 양자협상으로 풀어야 한다. 미국과 관계정상화 하는데 4자가 협의하겠나 3자가 협의하겠나. 미국과 북한이 하는 거다. 한중간은 됐고 남북간에도 남북이 하면 된다. 한반도 평화를 어떻게 유지할 거냐가 남는데 그것도 남북이 하면 된다. 이런 기회에 한반도 문제에 대해 주변국들이 개입할 수 있는 소지를 축소시켜야 한다. 그런 취지로 4자 종전선언과 남북 평화체제로 분리하는 것도 괜찮다.”

(대통령은 올해 안에 종전선언 목표라고 했는데?)
“신뢰의 문제다. 결국 종전은 옛날 얘기고 앞으로 어떻게 할 거냐의 문제다. 거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 핵문제와 미북 수교다. 그 두 문제는 한반도 질서를 규율하는 가장 핵심적 본질 문제다. 거기에 대해 미국과 북한이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떻게 접근하느냐가 문제지 종전선언을 했다고 해서 더 좋아지고 안 했다고 더 나빠지는 건 아니다. 종전선언은 본질 문제보다 약한 주변적인 문제다.”

“중전선언은 주변적 문제…북‧미 협상 본격 시작 땐 윤활유 역할”

(북미 협상이 삐거덕거리니까 기름칠 한다는 거 같은데?)
‘태도를 바꿔서 협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하면 종전선언이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지 아무것도 없는데 종전선언 했다고 해서 윤활유 되는 건 아니다. 항상 본질적인 문제를 짚어야 한다.“

(본질적 문제란?)
’비핵화와 관계정상화다. 30년을 끌어온 문제다. 1988년 12월에 남북간에도 대화를 시작했지만 미북간에도 대화를 시작했다. 처음 맞붙어 한 게 관계정상화 합시다, 핵의혹 해소해라, 이 두 개였고 몇 차례 했다. 제네바, 9‧19 했는데 다...”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 주한미군 기지(2018.6.21)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 주한미군 기지(2018.6.21)

(천영우 전 외교안보수석이 비핵화 위해 주한미군 철수해야 할지 모른다는 파격 주장했는데?)
“아주 심각한 문젠데, 주한미군 문제는 결국은 동북아 세력 균형과 관계 있는데 주한미군 문제를 함부로 다뤄서는 안 된다. 크림반도 봤잖나. 러시아가 밀고 들어오는데 누가 막나. 한반도에 그런 일이 없으란 보장이 없다. 역사적으로. 예방하는 방법으로 주한미군 생각하고. 그래서 주한미군이 안 나가면 좋겠다는 거고 북한도 바라는 거다. 다만 한미 합동군사훈련, 북한의 비핵지대화론은 북한이 진짜로 핵 포기한다면 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

“북 진짜 핵 포기시 비핵지대화론 검토 가능…중국 전략 무기 포함해야”

(비핵지대화론을?)
“비핵지대화론은 한반도 주변에서 전략 무기 왔다갔다하지 말라는 거고 그러면 중국까지 포함해야 한다.”

(주한미군을 인정하는 조건으로 비핵지대화도 가능하다는 의미?)
(고개 끄덕끄덕)

(남북 관계를 전망하면?)
“아주 뜨뜻미지근하게 될 거 같다. 핵문제만 해결되면 우리가 어떤 짓을 해도 된다. 재벌이 들어가도 되고 중소기업이 들어가도 되고 북한이 와도 된다. 그런데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그게 다 쉽지 않다. 그렇다고 모든 걸 다 막을 수도 없고. 사람 간의 접촉, 문화 교류, 이런 것은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통일한다고 하지.”

(얼마 전 통일농구처럼?)
“그렇다.”

(그런데 돈이 오가는 건 어렵다?)
“그럴 거다.”

(가을 평양 정상회담 준비보다 북미 합의 이행에 더 초점 맞추고 있다고 하고, 문 대통령은 9월 블라디보스톡 동방경제포럼 가겠다고 했는데,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은?)
“만나겠다고 했으니까 만날 가능성이 더 많다고 봐야지. 그런데 남북 간의 일이라는 게 합의해도 안 되는 일도 꽤 있으니까 100% 확신할 수도 없고. 그 문제도 앞으로 북한과 미국 간에 대화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거다. 북한으로선 핵심을 미국으로 잡고 있지 남한으로 보고 있지 않다. 미국과의 관계를 잘 하는데 도움이 되면 불러들일 거고 그렇지 않으면 굳이 만날 필요 없을 거다.”

(오랜 경험으로 볼 때, 북한은 어떤 나라?)
“우리는 우리식대로 생각하는데, 이상한 체제다. 우리 기준으로 보면 안 되고 소위 세계 보편 가치로 봐야 하는데 그렇게 봐도 이상한 체제다. 그런 면에서 우선 평가하고 그렇다 해도 남북관계를 잘 다루면서 평화도 만들고 통일로 가야하니까.”

“북한은 이상한 체제…국제 질서에서 북이 유연한 자세 가져야”

(결국은 북한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
“같이 움직여야 하는데, 한반도 문제를 푸는데 있어, 핵문제와 관계정상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여기서 풀려야 다른 문제도 풀린다. 그래서 김대중 대통령도 한반도 냉전구조해체를 위한 다섯 가지 과제에 핵심적으로 있었다. 그게 안 풀리니까 다른 문제가 안 풀리는 거고. 그 문제를 푸는데 있어서는 북한과 미국이 같이 움직여야 하는데, 아무래도 국제 질서를 보면 북한이 좀 유연한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난 그렇게 본다.”

양강도 삼지연군 시찰하는 김정은 위원장(2018.7.10)양강도 삼지연군 시찰하는 김정은 위원장(2018.7.10)

(북한 속성상 가능할까? 관성도 있고,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에도 강경파 있다고 했는데?)
“가능하다고 보는 게 관료들은 관성이 있을 거지만 김정은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 최고지도자의 눈높이와 그 밑에 아무리 높은 사람이어도 다르다. 김정일을 만나보니까 알겠더라. 최고지도자는 좀 유연하게 결단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

(김정은이 1mm라도 먼저 움직이는 쪽으로 결단해야 한다?)
(고개 끄덕끄덕)

“김정일, 남한 때문에 개방 못 한다고 말해…개방 하면 베트남보다 유리”

(베트남 모델을 북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북한의 가장 아킬레스건은 남한이다. 남한이 있어서 개혁개방 못한다. 남한이 없으면 어떻게 보면 베트남보다도 먼저 했을 수 있는데 남한이 있어서 개혁개방이 힘든 상황이다. 앞으로라고 해서 그런 제약이 사라지겠나?“

(남한이 있어서라는 게 무슨 의미?)
”체제 우열의 차이가 너무도 드러난다. 김정일 얘긴데, 북한이 개혁개방 못하는 게 남한 때문이라는 거다. 2000년 상하이 갔을 때 자본주의 체제가 참으로 좋다는 걸 인정했다. 중국이 개방만 하면 이렇게 된다고 얘기하니까 남조선 때문에 개방 못 한다고 했다. 그 노선을 김정은은 버릴 것인지 그 두려움을 계속 가지고 있을 건지 그건 모르겠다. 만약 개방만 한다면 어떻게 보면 베트남보다 훨씬 유리하다.“ 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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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 브리핑 (17) “북, 지금도 벼랑 끝 전술…북이 유연해야”
    • 입력 2018.07.13 (20:41)
    • 수정 2018.07.15 (09:20)
    인터넷 뉴스
북·미 고위급회담 위해 방북한 폼페이오 국무장관(2018.7.6, 평양공항)북·미 고위급회담 위해 방북한 폼페이오 국무장관(2018.7.6, 평양공항)

북한에 대해 보수적 또는 원칙주의적인 입장을 가진 전직 고위당국자와는 7월 12일 오후에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미군 유해 송환 등 현안보다는 다소 거시적인 문답이 오갔고, 논쟁보다는 견해를 듣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폼페이오 3차 방북을 놓고 빈손이다, 북한에게 또 속은 거다, 이런 비판들이 나오는데?)
“6‧12 정상회담 하면서 미국이 그렇게 CVID를 얘기하고 V(검증)를 애기하던 사람들이 못 넣었다. 그리고 그것은 북한이 그것을 거부했다는 얘기고. 판문점에서 최선희하고 성 김하고 얘기하는 게 다 그려진다. (북한이) 버틴 거다. 그런데 정상회담을 앞두고 그렇게 버틴 사람들이 정상회담 끝나고 쉽게 순순히 나오겠냐고. 더 어려워지지. 폼페이오 이번에 가서 저렇게 당하고 온 것은 충분히 예견됐던 상황이다, 난 그렇게 본다.”

“폼페이오 당하고 온 건 예견됐던 상황”

(당했다는 의미는?)
“북한이 담화에서 밝혔는데 강도 같은 짓이라고 했다. 얼마나 김영철이 폼페이오에게 들이 댔겠어”

(북‧미 정상 공동성명은 새로운 북미 관계, 평화체제, 비핵화, 유해송환, 네 가지 다루기로 했다. 그런데 폼페이오는 이번에 북‧미관계, 평화체제 얘기 안 한 거로 보인다. 미국이 자기네 이슈인 비핵화만 들이민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회담은 쌍방 의사 교환인데, 미국이 비핵화에 대해 구체적 안을 내놨으면 북한은 관계 정상화에 대해 구체적인 안을 내놓으면 된다. 서로 내놓고 내용에 대해 토론하다가 어느 정도 토론이 되면 타임라인을 적는 거 아니냐. 그렇게 협상하는 것이지 미국이 관계정상화, 평화체제 전부 내놔야 하는 거 아니다. 북한도 내놔야 한다.”

(북한으로선 종전선언을 기대했는데 그 부분을 얘기도 안 했다는 거 같다. 방북 전에 미국 내 분위기가 워낙 안 좋으니 폼페이오가 좀 더 강하게 비핵화 얘기 했을 수 있겠고, 북으로선 종전선언 등 평화체제 얘기하고 거기 맞춰 뭔가 주려고도 했는데 그 부분이 진행되지 않으니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내놓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내막은 자세히 모르니 평가할 수 없고, 협상은 상호 요구 사항을 내놓고 조율해 가는 과정이다. 이번 협상을 하고 나서 저런 식으로 북한이 세게 치고나온 것은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 당연히 앞으로 자기들이 이루려는 바를 하려면 당연히 비핵화에 대해 답을 내놔야 한다. 그런데 아무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상대방에 대해 비난부터 하고 나왔다. 낌새가 별로 좋지 않은 거다.”

“북, ‘벼랑 끝 전술’ 지금도 써먹고 있어…‘행동 대 행동’ 중요”

(담화를 보면 말미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 언급했는데?)
“협상을 계속 하자는 거다. 그런데 협상의 자세로서는 소위 벼랑 끝 전술을 지금도 써먹는 거다. 무슨 버릇 누구 못 준다고, 북한이 옛날 협상 방식 그대로 써먹는 거다. 협상의 행태를 바꿔야 한다. 서구 국가에서는 안 맞는 협상이다.”

(지금의 방식 말고 어떤 방식으로 핵문제 풀 수 있는지? 북한을 어떻게 믿냐, 또 속는 거다, 일리도 있지만 어떻게 풀어야 한다는 게 없다)
“말, 의도, 이런 건 알 수 없으니까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행동 대 행동은 북한이 한 말이지만 사실은 맞는 말이다. 서로 요구할 수 있는 행동의 리스트를 전부 내놓고, 일시에 할지 단계적으로 할지 정하고 시한을 정하고 일단은 해결 방안이 되는 것이다. 다만 실제로 집행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그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 들어보이는 트럼프 대통령(2018.6.12, 싱가포르)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 들어보이는 트럼프 대통령(2018.6.12, 싱가포르)

(북한이 해야 할 것, 북한에 요구하는 것과 북한이 미국에 원하는 게 비대칭적인 측면이 있다. 국교정상화를 얘기하지만 트럼프는 예측하기 어려운 지도자라는 평가가 있다. 이란 핵합의도 파기했다. 북한 입장에선 자신이 해야 할 것들은 비가역적인 게 많다는 얘기도 있다.)
“대통령이 마음대로 후퇴시킬 수 없도록 하면 된다. 의회를 동의를 받느냐의 차이인데, 이란 핵합의는 의회 동의 어려우니까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한 것이다. 그러니까 트럼프도 뒤집어엎을 수 있는 거다. 의회 동의를 받으면 대통령도 함부로 못 한다.”

(공화당 내에서도 대통령 대북 정책에 공감 못 하는데?)
“접근 방법에 대해서는 동의 안 해도 (북한이) 핵을 완전히 내놓겠다고 하면 미국에서도 반대 못 한다. 핵을 완전히 내놓고 관계 정상화하고 불가침협정 맺는다면 북한에서도 동의할 거다. 그리고 북이 전부 내놓고 미국과 관계 정상화한다는 것은 미국의 세계 전략에 엄청난 플러스가 된다. 그런데 그걸 미국의 정치 지도자들이 반대할 이유 없을 거다.”

“중국, 미국 영향력 세진다면 북핵 해결 달갑지 않을 것”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훼방론을 제기하는데?)
“알 순 없지만 낌새가 그렇게 보인다. 미중간 세력 경쟁하고 있는 건 객관적 사실이고 그 중 중요한 포인트가 한반도다. 한반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제거 내지 축소하는 게 중국의 이익이라면 그 방향으로 나설 거다. 북한 핵을 해결했는데 미국의 영향력이 더 세졌다면 중국으로선 동의하기 어려울 거다. 아예 방해하지. 그래서 중국은 이런 상황에서 북한 핵 문제 해결이 그렇게 달갑지 않을 거다.”

(종전선언에 중국 참여? 정부가 정리 못 한 거 같다)
“종전선언은 전쟁을 종료시키는 거다. 전쟁 당사자들이 당연히 들어와야 한다. 4자 종전선언이 맞다. 평화협정에 종전선언이 들어가야 하는데 종전선언을 떼면 남는 문제는 당사자들끼리의 관계정상화와 한반도 평화 유지 문제가 남는 거고 우리 입장에선 통일 문제가 남는다. 전부 양자협상으로 풀어야 한다. 미국과 관계정상화 하는데 4자가 협의하겠나 3자가 협의하겠나. 미국과 북한이 하는 거다. 한중간은 됐고 남북간에도 남북이 하면 된다. 한반도 평화를 어떻게 유지할 거냐가 남는데 그것도 남북이 하면 된다. 이런 기회에 한반도 문제에 대해 주변국들이 개입할 수 있는 소지를 축소시켜야 한다. 그런 취지로 4자 종전선언과 남북 평화체제로 분리하는 것도 괜찮다.”

(대통령은 올해 안에 종전선언 목표라고 했는데?)
“신뢰의 문제다. 결국 종전은 옛날 얘기고 앞으로 어떻게 할 거냐의 문제다. 거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 핵문제와 미북 수교다. 그 두 문제는 한반도 질서를 규율하는 가장 핵심적 본질 문제다. 거기에 대해 미국과 북한이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떻게 접근하느냐가 문제지 종전선언을 했다고 해서 더 좋아지고 안 했다고 더 나빠지는 건 아니다. 종전선언은 본질 문제보다 약한 주변적인 문제다.”

“중전선언은 주변적 문제…북‧미 협상 본격 시작 땐 윤활유 역할”

(북미 협상이 삐거덕거리니까 기름칠 한다는 거 같은데?)
‘태도를 바꿔서 협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하면 종전선언이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지 아무것도 없는데 종전선언 했다고 해서 윤활유 되는 건 아니다. 항상 본질적인 문제를 짚어야 한다.“

(본질적 문제란?)
’비핵화와 관계정상화다. 30년을 끌어온 문제다. 1988년 12월에 남북간에도 대화를 시작했지만 미북간에도 대화를 시작했다. 처음 맞붙어 한 게 관계정상화 합시다, 핵의혹 해소해라, 이 두 개였고 몇 차례 했다. 제네바, 9‧19 했는데 다...”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 주한미군 기지(2018.6.21)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 주한미군 기지(2018.6.21)

(천영우 전 외교안보수석이 비핵화 위해 주한미군 철수해야 할지 모른다는 파격 주장했는데?)
“아주 심각한 문젠데, 주한미군 문제는 결국은 동북아 세력 균형과 관계 있는데 주한미군 문제를 함부로 다뤄서는 안 된다. 크림반도 봤잖나. 러시아가 밀고 들어오는데 누가 막나. 한반도에 그런 일이 없으란 보장이 없다. 역사적으로. 예방하는 방법으로 주한미군 생각하고. 그래서 주한미군이 안 나가면 좋겠다는 거고 북한도 바라는 거다. 다만 한미 합동군사훈련, 북한의 비핵지대화론은 북한이 진짜로 핵 포기한다면 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

“북 진짜 핵 포기시 비핵지대화론 검토 가능…중국 전략 무기 포함해야”

(비핵지대화론을?)
“비핵지대화론은 한반도 주변에서 전략 무기 왔다갔다하지 말라는 거고 그러면 중국까지 포함해야 한다.”

(주한미군을 인정하는 조건으로 비핵지대화도 가능하다는 의미?)
(고개 끄덕끄덕)

(남북 관계를 전망하면?)
“아주 뜨뜻미지근하게 될 거 같다. 핵문제만 해결되면 우리가 어떤 짓을 해도 된다. 재벌이 들어가도 되고 중소기업이 들어가도 되고 북한이 와도 된다. 그런데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그게 다 쉽지 않다. 그렇다고 모든 걸 다 막을 수도 없고. 사람 간의 접촉, 문화 교류, 이런 것은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통일한다고 하지.”

(얼마 전 통일농구처럼?)
“그렇다.”

(그런데 돈이 오가는 건 어렵다?)
“그럴 거다.”

(가을 평양 정상회담 준비보다 북미 합의 이행에 더 초점 맞추고 있다고 하고, 문 대통령은 9월 블라디보스톡 동방경제포럼 가겠다고 했는데,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은?)
“만나겠다고 했으니까 만날 가능성이 더 많다고 봐야지. 그런데 남북 간의 일이라는 게 합의해도 안 되는 일도 꽤 있으니까 100% 확신할 수도 없고. 그 문제도 앞으로 북한과 미국 간에 대화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거다. 북한으로선 핵심을 미국으로 잡고 있지 남한으로 보고 있지 않다. 미국과의 관계를 잘 하는데 도움이 되면 불러들일 거고 그렇지 않으면 굳이 만날 필요 없을 거다.”

(오랜 경험으로 볼 때, 북한은 어떤 나라?)
“우리는 우리식대로 생각하는데, 이상한 체제다. 우리 기준으로 보면 안 되고 소위 세계 보편 가치로 봐야 하는데 그렇게 봐도 이상한 체제다. 그런 면에서 우선 평가하고 그렇다 해도 남북관계를 잘 다루면서 평화도 만들고 통일로 가야하니까.”

“북한은 이상한 체제…국제 질서에서 북이 유연한 자세 가져야”

(결국은 북한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
“같이 움직여야 하는데, 한반도 문제를 푸는데 있어, 핵문제와 관계정상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여기서 풀려야 다른 문제도 풀린다. 그래서 김대중 대통령도 한반도 냉전구조해체를 위한 다섯 가지 과제에 핵심적으로 있었다. 그게 안 풀리니까 다른 문제가 안 풀리는 거고. 그 문제를 푸는데 있어서는 북한과 미국이 같이 움직여야 하는데, 아무래도 국제 질서를 보면 북한이 좀 유연한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난 그렇게 본다.”

양강도 삼지연군 시찰하는 김정은 위원장(2018.7.10)양강도 삼지연군 시찰하는 김정은 위원장(2018.7.10)

(북한 속성상 가능할까? 관성도 있고,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에도 강경파 있다고 했는데?)
“가능하다고 보는 게 관료들은 관성이 있을 거지만 김정은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 최고지도자의 눈높이와 그 밑에 아무리 높은 사람이어도 다르다. 김정일을 만나보니까 알겠더라. 최고지도자는 좀 유연하게 결단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

(김정은이 1mm라도 먼저 움직이는 쪽으로 결단해야 한다?)
(고개 끄덕끄덕)

“김정일, 남한 때문에 개방 못 한다고 말해…개방 하면 베트남보다 유리”

(베트남 모델을 북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북한의 가장 아킬레스건은 남한이다. 남한이 있어서 개혁개방 못한다. 남한이 없으면 어떻게 보면 베트남보다도 먼저 했을 수 있는데 남한이 있어서 개혁개방이 힘든 상황이다. 앞으로라고 해서 그런 제약이 사라지겠나?“

(남한이 있어서라는 게 무슨 의미?)
”체제 우열의 차이가 너무도 드러난다. 김정일 얘긴데, 북한이 개혁개방 못하는 게 남한 때문이라는 거다. 2000년 상하이 갔을 때 자본주의 체제가 참으로 좋다는 걸 인정했다. 중국이 개방만 하면 이렇게 된다고 얘기하니까 남조선 때문에 개방 못 한다고 했다. 그 노선을 김정은은 버릴 것인지 그 두려움을 계속 가지고 있을 건지 그건 모르겠다. 만약 개방만 한다면 어떻게 보면 베트남보다 훨씬 유리하다.“ 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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