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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북한] 북한 애니메이션…경협으로 이어질까?
입력 2018.07.14 (08:07) 수정 2018.07.14 (08:38) 남북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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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북한] 북한 애니메이션…경협으로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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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뽀통령이라는 애칭까지 얻은 인기 캐릭터 뽀로로.

뽀로로가 탄생하는 데 북한 사람의 손길도 더해졌다는 사실 혹시 아십니까?

과거 우리나라는 물론 유럽과 미국의 만화영화 제작에도 참여할 정도로 북한의 만화영화 제작 기술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데요.

최근 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북한 만화영화 제작 기술이 또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번 주 클로즈업 북한에서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조선중앙TV ‘위대한 사상 눈부신 현실’ : "여기는 모란봉 기슭에 자리하고 있는 평양아동백화점. 여기에도 뜻깊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지난 2016년, 북한 TV가 방송한 평양 아동 백화점을 소개하는 프로그램.

한 여성이 들고 있는 가방에 낯익은 만화주인공 모습이 새겨져 있다.

뽀통령이란 애칭까지 갖고 있는 뽀로로다.

남한의 대표적 캐릭터 상품이 그대로 북한 방송에 나간 것이다.

이보다 앞선 2014년 3월에도 평양의 한 육아원 관련 프로그램에서 뽀로로 미끄럼틀이 등장했다.

이렇게 북한에서 뽀로로 캐릭터가 알려지게 된 것은 북한 업체가 제작에 참여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2002년, 북한 삼천리총회사는 뽀로로 제작사로부터 하도급을 받아 초기 제작에 일부 참여했다.

[김종세/(주)우쏘 대표이사/남북 합작 뽀로로 제작 PD : "현재 SK브로드밴드 옛날 하나로통신이 2000년도 615공동 이후 남북경협사업을 했었습니다. 그때 검토했던 게 게임하고 애니메이션었었죠. 애니메이션은 북한 쪽에서 이제 잘 한다는 그런 소리를 많이 들어 가지고 그러면 애니메이션 쪽으로 한번 해 보는 게 어떨까? 해 가지고..."]

우리 쪽이 그림과 시나리오를 보내면 북한 업체가 동영상으로 구현하는 방식이다.

초기단계에선 예상치 못했던 어려움도 많았다고 한다.

[김종세/(주)우쏘 대표이사/남북 합작 뽀로로 제작 PD : "중국 쪽으로 이제 팩스나 아니면 메일을 보내 가지고 그쪽에서 다시 평양에다가 이렇게 보내는 형태였으니 바로 바로 직접 커뮤니케이션 할 수 없어 가지고 그렇게 번거롭게 제3을 경유해서 가야 된다는 게 가장 좀 어려웠고요. 전력사정이 안 좋다 보니까 그게 좀 시간이 제작이 지연이 많이 됐고..."]

이 과정에서 북측은 남측이 제안한 2차원 애니메이션을 3차원으로 만들자고 다시 제안할 만큼 열의가 상당히 컸고 결과물도 기대 이상으로 수준이 높았다.

[김종세/(주)우쏘 대표이사/남북 합작 뽀로로 제작 PD : "이제 신기술에 대한 그런 신성장동력으로 그쪽으로 좀 유망하다고 생각했기에 그 3D 애니메이션을 희망했던 거 아닌가 생각됩니다."]

북한 만화영화의 심장에 해당하는 조선 4.26 만화영화촬영소.

1957년 9월 만화연구원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뒤 60년 넘게 북한 만화영화 제작을 도맡고 있다.

[김효준/4.26 만화영화촬영소 부총장 : "위대한 수령님의 직접적인 발기에 의하여 1957년에 창립된 우리 촬영소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 어린이들과 각계층 인민들이 좋아하는 수많은 만화영화들을 많이 창작했습니다."]

1960년대 첫 선을 보인 북한의 만화영화는 1980년대 들면서 전성기를 맞게 된다.

1년에 20편 넘는 작품을 제작할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1987년 첫 선을 보인 북한 만화영화 ‘영리한 너구리’.

지금까지 60편 넘는 시리즈가 이어질 정도로 북한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주인공인 너구리가 과학지식과 지혜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교육적 내용을 담고 있다.

[북한 만화 영화 ‘영리한 너구리’ : "가만 지구도 이 열매처럼 둥글게 생겼으니 그 위치에 따라 당기는 힘이 서로 다르다고 했지?"]

주목할 부분은 높은 제작 수준이다.

당시 국내 만화영화는 1초에 8장에서 16장의 그림을 사용했던 반면, 영리한 너구리의 경우 미국 디즈니사처럼 1초에 24장이 그림을 사용했다.

그만큼 캐릭터들의 움직임은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

수십 년 전에도 세계적인 수준에 맞춰 만화영화를 제작한 것이다.

[박영정/한국문화관광연구원 예술기반정책연구실장 : "북한 만화의 특징은 셀애니메이션 그래 가지고 사람이 손으로 직접 필름들을 만들어 나가는 그런데 이제 북한은 인력이 많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노동력이 풍부해서 굉장히 만화영화의 커트수랄까 이런 게 굉장히 여러 개를 만들어서 연결시키기 때 문에 동작선이 부드럽고 우리보다 훨씬 더 그런 점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서 우위성 그런 게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고구려 소년 장수 쇠메의 활약을 다룬 만화영화 ‘소년장수’.

지금까지 80편 넘게 만들어질 정도로 북한에서 시대와 세대를 넘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북한 만화 영화 ‘소년장수’ : "예동형 우리 태학을 마치면 뭐가 될까? (나는 무사가 되겠어!)"]

["소년장수들 앞으로! (앞으로!)"]

그만큼 만화를 그려내는 만화가들의 자부심 또한 높다.

장면 하나하나에도 교훈적인 내용을 담아내고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김혁철/소년장수 연출가 : "어린이들은 사물형상을 보고 대하는데서 어른과 일정하게 차이가 있잖습니까? 어느 것은 옳고 어느 것은 옳지 않다 이렇게 명백하게 찍어서 형상을 해줘야 합니다. 이것이 만화영화 창작에 있어서 어려운 문제점이라고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 당국이 만화영화 발전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뭘까?

역시 영웅으로 표현되는 인물이나 캐릭터를 내세워 체제 선전에 적극 활용할 수 있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박영정/한국문화관광연구원 예술기반정책연구실장 : "만화라고 하는 거는 대중에게 매우 친숙한 장르이고 또 북한이 어떤 체제선전이라든가 이런걸 생각할 때 대중에게 익숙한 장르야말로 효과적이기 때문에 만화를 당연히 빼놓을 수 없는 분야가 됐겠죠. 소년장수 같은 경우는 고구려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또 역사물이면서 일종의 영웅적인 투쟁얘기기 때문에 애국심을 가장 중요한 주제로 삼고 있는 거죠. 북한 체제에서는 이제 많은 예술의 핵심주제를 애국심에다 많이 두고 있는데 그런 맥락에서 서로 연결되는 게 아니었나 싶고요."]

김정은 위원장 역시 집권 뒤 만화영화 산업에 큰 관심을 보였다.

여동생 김여정과 함께 만화영화 촬영소를 직접 찾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기존 틀을 버리고 다양한 주제의 만화 영화들을 만들 것을 주문했다.

[박학문/4.26 만화영화촬영소 단장 : "원수님께서는 어린이들의 연령 심리적 특성과 우리 인민의 사상과 감정정서에 맞는 만화영화들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하셨단 말입니다. 그러자면 만화영화 창작에서 지난 시기에 고정격식화 된 이 틀을 대담하게 깨버려야 한다고..."]

그렇게 해서 2017년 등장한 작품이 김정은 시대의 대표작‘고주몽’이다.

바람을 가르며 날아간 화살이 과녁 정중앙에 꽂히고, 달리는 말 위에서 갖가지 화려한 활솜씨를 선보이는 주인공 고주몽.

[북한 만화 영화 ‘고주몽’ : "역시 주몽은 주몽이다."]

18부까지 나온 ‘고주몽’은 주몽의 탄생과 고구려 건국을 다루고 있다.

["주몽아 넌 소원이 뭐냐?"]

["난 저 하늘의 수리개(솔개)처럼 온 세상을 날아다니며 나라와 겨레를 지키는 장수가 되고 싶습니다."]

북한 만화영화의 발달된 기술은 고주몽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등장인물들의 동작과 표정이 아주 정밀하고 입체감 있게 표현되고 있다는 점이다.

[백만식/4.26 만화영화촬영소 직원 : "인물들의 특성을 잘 살리기 위해서 현실에 나가서 연구도 해보고 자기가 직접 거울 앞에서 연기도 해보면서 형상 과제들을 수행하곤 합니다."]

고주몽을 제작한 4.26 만화영화 촬영소는 수준 높은 3차원 애니메이션을 만들 정도로 현대적인 설비를 갖추었다고 자랑하며 북한의 만화 수준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리영철/4.26 만화영화촬영소 단장 : "프랑스 신문 르몽드는 우리 촬영소에서 제작된 만화영화들이 중국 이탈리아 프랑스등 세계 여러나라에서 호평이 대단하다고 하면서 우리 촬영소를 세계적으로 가장 훌륭한 촬영소 중 하나라고 널리 소개하였습니다. 오늘 우리 만화영화는 그 독창성과 매력 높은 형상수준과 빠른 창작 속도로 해서 세상사람들을 놀래키고 있습니다."]

실제 북한은 라이언킹과 포카혼타스와 같은 세계적인 만화영화 제작에 참여했고, 현재도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요청으로 만화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4.26 만화영화촬영소에서 일했던 탈북민 최성국 씨는 그렇게 북한 당국이 벌어들이는 외화 수입도 상당하다고 말한다.

[최성국/前 4.26 만화영화촬영소 근무 : "만화영화 촬영소에서 20%는 국내만화를 하고 80%는 해외만화를 해요. 그래서 해외 하청을 받아서 외화벌이를 하는 게 기본이거든요. 여기서 보면 적은 양이지만 1년에 무슨 800만불 1000불 이 정도액수를 벌어들였고..."]

최근 남북한 화해 분위기와 맞물려 북한의 만화영화는 경제협력이란 측면에서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남북합작 만화 영화 ‘왕후심청’ : "비록 이 몸은 멀리 떠나있지만, 마음만은 아버지 곁에 있습니다. 부디…."]

지난 2005년에 개봉한 첫 남북합작 극장용 만화영화 ‘왕후심청’ 기획과 후반 작업은 남한에서, 그림을 그리고 채색하는 작업은 북한에서 진행됐다.

심청을 고전적 미인이 아닌 성숙한 매력의 모습으로 재탄생시키고, 삽살개와 거위, 거북이 등을 등장시켜 심청전에 현대적 감각을 입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왕후심청’과 ‘뽀로로’가 남북한 만화영화 공동제작의 초석을 다진 만큼 언제든 남북 교류를 재개할 수 있다는 게 만화 산업 종사자의 설명이다.

[김종세/(주)우쏘 대표이사/남북 합작 뽀로로 제작 PD : "개성공단이라든가 그쪽에서 작업만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많은 회사들이 갈 것 같아요. 그러면 파일 같은 것도 뭐 DVD매체나 그런 거로 갈 것 없이 바로 인터넷으로 왔다 갔다 주고 받을 수 있고 통신 같은 것도 메신저라든가 그런 다양한 메일이라든가 해서 즉각즉각 한다고 그러면 시간을 세이브할 수 있으니까 또 말도 잘 통하니까..."]

북한도 최근 만화영화 캐릭터를 어린이용 책가방 도안에 활용하는 등 만화영화를 산업적으로 활용하는데도 주목하고 있다.

만화영화만을 제작하는 것을 넘어서 캐릭터를 활용한 부가 산업으로까지 관심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이런 특성을 감안해 남북한이 만화영화 분야에서 경제협력에 나설 경우 적잖은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정교하고 세련된 제작 기법으로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북한의 만화영화.

그리고 만화 콘텐츠 강국으로 부상한 대한민국.

첫 합작 뒤 10년 넘게 교류의 끈을 놓아야 했던 남북 만화영화가 다시 한 번 교류의 장을 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클로즈업 북한] 북한 애니메이션…경협으로 이어질까?
    • 입력 2018.07.14 (08:07)
    • 수정 2018.07.14 (08:38)
    남북의 창
[클로즈업 북한] 북한 애니메이션…경협으로 이어질까?
[앵커]

뽀통령이라는 애칭까지 얻은 인기 캐릭터 뽀로로.

뽀로로가 탄생하는 데 북한 사람의 손길도 더해졌다는 사실 혹시 아십니까?

과거 우리나라는 물론 유럽과 미국의 만화영화 제작에도 참여할 정도로 북한의 만화영화 제작 기술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데요.

최근 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북한 만화영화 제작 기술이 또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번 주 클로즈업 북한에서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조선중앙TV ‘위대한 사상 눈부신 현실’ : "여기는 모란봉 기슭에 자리하고 있는 평양아동백화점. 여기에도 뜻깊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지난 2016년, 북한 TV가 방송한 평양 아동 백화점을 소개하는 프로그램.

한 여성이 들고 있는 가방에 낯익은 만화주인공 모습이 새겨져 있다.

뽀통령이란 애칭까지 갖고 있는 뽀로로다.

남한의 대표적 캐릭터 상품이 그대로 북한 방송에 나간 것이다.

이보다 앞선 2014년 3월에도 평양의 한 육아원 관련 프로그램에서 뽀로로 미끄럼틀이 등장했다.

이렇게 북한에서 뽀로로 캐릭터가 알려지게 된 것은 북한 업체가 제작에 참여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2002년, 북한 삼천리총회사는 뽀로로 제작사로부터 하도급을 받아 초기 제작에 일부 참여했다.

[김종세/(주)우쏘 대표이사/남북 합작 뽀로로 제작 PD : "현재 SK브로드밴드 옛날 하나로통신이 2000년도 615공동 이후 남북경협사업을 했었습니다. 그때 검토했던 게 게임하고 애니메이션었었죠. 애니메이션은 북한 쪽에서 이제 잘 한다는 그런 소리를 많이 들어 가지고 그러면 애니메이션 쪽으로 한번 해 보는 게 어떨까? 해 가지고..."]

우리 쪽이 그림과 시나리오를 보내면 북한 업체가 동영상으로 구현하는 방식이다.

초기단계에선 예상치 못했던 어려움도 많았다고 한다.

[김종세/(주)우쏘 대표이사/남북 합작 뽀로로 제작 PD : "중국 쪽으로 이제 팩스나 아니면 메일을 보내 가지고 그쪽에서 다시 평양에다가 이렇게 보내는 형태였으니 바로 바로 직접 커뮤니케이션 할 수 없어 가지고 그렇게 번거롭게 제3을 경유해서 가야 된다는 게 가장 좀 어려웠고요. 전력사정이 안 좋다 보니까 그게 좀 시간이 제작이 지연이 많이 됐고..."]

이 과정에서 북측은 남측이 제안한 2차원 애니메이션을 3차원으로 만들자고 다시 제안할 만큼 열의가 상당히 컸고 결과물도 기대 이상으로 수준이 높았다.

[김종세/(주)우쏘 대표이사/남북 합작 뽀로로 제작 PD : "이제 신기술에 대한 그런 신성장동력으로 그쪽으로 좀 유망하다고 생각했기에 그 3D 애니메이션을 희망했던 거 아닌가 생각됩니다."]

북한 만화영화의 심장에 해당하는 조선 4.26 만화영화촬영소.

1957년 9월 만화연구원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뒤 60년 넘게 북한 만화영화 제작을 도맡고 있다.

[김효준/4.26 만화영화촬영소 부총장 : "위대한 수령님의 직접적인 발기에 의하여 1957년에 창립된 우리 촬영소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 어린이들과 각계층 인민들이 좋아하는 수많은 만화영화들을 많이 창작했습니다."]

1960년대 첫 선을 보인 북한의 만화영화는 1980년대 들면서 전성기를 맞게 된다.

1년에 20편 넘는 작품을 제작할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1987년 첫 선을 보인 북한 만화영화 ‘영리한 너구리’.

지금까지 60편 넘는 시리즈가 이어질 정도로 북한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주인공인 너구리가 과학지식과 지혜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교육적 내용을 담고 있다.

[북한 만화 영화 ‘영리한 너구리’ : "가만 지구도 이 열매처럼 둥글게 생겼으니 그 위치에 따라 당기는 힘이 서로 다르다고 했지?"]

주목할 부분은 높은 제작 수준이다.

당시 국내 만화영화는 1초에 8장에서 16장의 그림을 사용했던 반면, 영리한 너구리의 경우 미국 디즈니사처럼 1초에 24장이 그림을 사용했다.

그만큼 캐릭터들의 움직임은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

수십 년 전에도 세계적인 수준에 맞춰 만화영화를 제작한 것이다.

[박영정/한국문화관광연구원 예술기반정책연구실장 : "북한 만화의 특징은 셀애니메이션 그래 가지고 사람이 손으로 직접 필름들을 만들어 나가는 그런데 이제 북한은 인력이 많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노동력이 풍부해서 굉장히 만화영화의 커트수랄까 이런 게 굉장히 여러 개를 만들어서 연결시키기 때 문에 동작선이 부드럽고 우리보다 훨씬 더 그런 점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서 우위성 그런 게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고구려 소년 장수 쇠메의 활약을 다룬 만화영화 ‘소년장수’.

지금까지 80편 넘게 만들어질 정도로 북한에서 시대와 세대를 넘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북한 만화 영화 ‘소년장수’ : "예동형 우리 태학을 마치면 뭐가 될까? (나는 무사가 되겠어!)"]

["소년장수들 앞으로! (앞으로!)"]

그만큼 만화를 그려내는 만화가들의 자부심 또한 높다.

장면 하나하나에도 교훈적인 내용을 담아내고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김혁철/소년장수 연출가 : "어린이들은 사물형상을 보고 대하는데서 어른과 일정하게 차이가 있잖습니까? 어느 것은 옳고 어느 것은 옳지 않다 이렇게 명백하게 찍어서 형상을 해줘야 합니다. 이것이 만화영화 창작에 있어서 어려운 문제점이라고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 당국이 만화영화 발전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뭘까?

역시 영웅으로 표현되는 인물이나 캐릭터를 내세워 체제 선전에 적극 활용할 수 있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박영정/한국문화관광연구원 예술기반정책연구실장 : "만화라고 하는 거는 대중에게 매우 친숙한 장르이고 또 북한이 어떤 체제선전이라든가 이런걸 생각할 때 대중에게 익숙한 장르야말로 효과적이기 때문에 만화를 당연히 빼놓을 수 없는 분야가 됐겠죠. 소년장수 같은 경우는 고구려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또 역사물이면서 일종의 영웅적인 투쟁얘기기 때문에 애국심을 가장 중요한 주제로 삼고 있는 거죠. 북한 체제에서는 이제 많은 예술의 핵심주제를 애국심에다 많이 두고 있는데 그런 맥락에서 서로 연결되는 게 아니었나 싶고요."]

김정은 위원장 역시 집권 뒤 만화영화 산업에 큰 관심을 보였다.

여동생 김여정과 함께 만화영화 촬영소를 직접 찾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기존 틀을 버리고 다양한 주제의 만화 영화들을 만들 것을 주문했다.

[박학문/4.26 만화영화촬영소 단장 : "원수님께서는 어린이들의 연령 심리적 특성과 우리 인민의 사상과 감정정서에 맞는 만화영화들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하셨단 말입니다. 그러자면 만화영화 창작에서 지난 시기에 고정격식화 된 이 틀을 대담하게 깨버려야 한다고..."]

그렇게 해서 2017년 등장한 작품이 김정은 시대의 대표작‘고주몽’이다.

바람을 가르며 날아간 화살이 과녁 정중앙에 꽂히고, 달리는 말 위에서 갖가지 화려한 활솜씨를 선보이는 주인공 고주몽.

[북한 만화 영화 ‘고주몽’ : "역시 주몽은 주몽이다."]

18부까지 나온 ‘고주몽’은 주몽의 탄생과 고구려 건국을 다루고 있다.

["주몽아 넌 소원이 뭐냐?"]

["난 저 하늘의 수리개(솔개)처럼 온 세상을 날아다니며 나라와 겨레를 지키는 장수가 되고 싶습니다."]

북한 만화영화의 발달된 기술은 고주몽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등장인물들의 동작과 표정이 아주 정밀하고 입체감 있게 표현되고 있다는 점이다.

[백만식/4.26 만화영화촬영소 직원 : "인물들의 특성을 잘 살리기 위해서 현실에 나가서 연구도 해보고 자기가 직접 거울 앞에서 연기도 해보면서 형상 과제들을 수행하곤 합니다."]

고주몽을 제작한 4.26 만화영화 촬영소는 수준 높은 3차원 애니메이션을 만들 정도로 현대적인 설비를 갖추었다고 자랑하며 북한의 만화 수준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리영철/4.26 만화영화촬영소 단장 : "프랑스 신문 르몽드는 우리 촬영소에서 제작된 만화영화들이 중국 이탈리아 프랑스등 세계 여러나라에서 호평이 대단하다고 하면서 우리 촬영소를 세계적으로 가장 훌륭한 촬영소 중 하나라고 널리 소개하였습니다. 오늘 우리 만화영화는 그 독창성과 매력 높은 형상수준과 빠른 창작 속도로 해서 세상사람들을 놀래키고 있습니다."]

실제 북한은 라이언킹과 포카혼타스와 같은 세계적인 만화영화 제작에 참여했고, 현재도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요청으로 만화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4.26 만화영화촬영소에서 일했던 탈북민 최성국 씨는 그렇게 북한 당국이 벌어들이는 외화 수입도 상당하다고 말한다.

[최성국/前 4.26 만화영화촬영소 근무 : "만화영화 촬영소에서 20%는 국내만화를 하고 80%는 해외만화를 해요. 그래서 해외 하청을 받아서 외화벌이를 하는 게 기본이거든요. 여기서 보면 적은 양이지만 1년에 무슨 800만불 1000불 이 정도액수를 벌어들였고..."]

최근 남북한 화해 분위기와 맞물려 북한의 만화영화는 경제협력이란 측면에서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남북합작 만화 영화 ‘왕후심청’ : "비록 이 몸은 멀리 떠나있지만, 마음만은 아버지 곁에 있습니다. 부디…."]

지난 2005년에 개봉한 첫 남북합작 극장용 만화영화 ‘왕후심청’ 기획과 후반 작업은 남한에서, 그림을 그리고 채색하는 작업은 북한에서 진행됐다.

심청을 고전적 미인이 아닌 성숙한 매력의 모습으로 재탄생시키고, 삽살개와 거위, 거북이 등을 등장시켜 심청전에 현대적 감각을 입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왕후심청’과 ‘뽀로로’가 남북한 만화영화 공동제작의 초석을 다진 만큼 언제든 남북 교류를 재개할 수 있다는 게 만화 산업 종사자의 설명이다.

[김종세/(주)우쏘 대표이사/남북 합작 뽀로로 제작 PD : "개성공단이라든가 그쪽에서 작업만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많은 회사들이 갈 것 같아요. 그러면 파일 같은 것도 뭐 DVD매체나 그런 거로 갈 것 없이 바로 인터넷으로 왔다 갔다 주고 받을 수 있고 통신 같은 것도 메신저라든가 그런 다양한 메일이라든가 해서 즉각즉각 한다고 그러면 시간을 세이브할 수 있으니까 또 말도 잘 통하니까..."]

북한도 최근 만화영화 캐릭터를 어린이용 책가방 도안에 활용하는 등 만화영화를 산업적으로 활용하는데도 주목하고 있다.

만화영화만을 제작하는 것을 넘어서 캐릭터를 활용한 부가 산업으로까지 관심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이런 특성을 감안해 남북한이 만화영화 분야에서 경제협력에 나설 경우 적잖은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정교하고 세련된 제작 기법으로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북한의 만화영화.

그리고 만화 콘텐츠 강국으로 부상한 대한민국.

첫 합작 뒤 10년 넘게 교류의 끈을 놓아야 했던 남북 만화영화가 다시 한 번 교류의 장을 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