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번 못질로 만드는 ‘구두 이야기’…“장인을 전시합니다”

입력 2018.07.16 (12:34) 수정 2018.07.1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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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이나 유럽에서 '장인'은 사회에서 대접받는 귀한 존재죠.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기술 하나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존경까지 받는 경우를 찾기 어렵습니다.

이례적으로 전시의 주인공까지 된 장인들이 있습니다.

박예원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서울시 중구 을지로 3가의 낡은 건물.

망치 소리가 쉼 없이 울리는 이곳은 82년 전통의 수제화 가겝니다.

주문이 들어오면 먼저 손님의 발 모양을 본뜬 틀부터 만듭니다.

[장상범/50년 경력 제화공 : "발에 맞게 코르크를 때워 가지고 잘 다듬어야 모양도 나고 (신발이) 발에 편안하게 맞을 수 있는 과정이거든요."]

발 모양과 걸음걸이, 자세까지 고려해 만든 이 틀이, 사이즈 하나로 손님을 규정하는 기성화와 수제화의 차이를 만듭니다.

[임명형/제화업체 대표 : "사이즈가 똑같다고 그래서 다 똑같지는 않아요. 형태라든지 아니면 어느 자리에서도 불편한 게 있단 말이에요."]

못을 박았다가 빼고, 또 박았다 다시 빼는 오랜 작업을 통해 조금씩, 아주 느리게 가죽의 모양을 잡아갑니다.

한 켤레 당 수천 번의 못질은 기본입니다.

[김필호/38년 경력 제화공 : "손님의 발에 맞춰서 다 때워서 편안하게 만들어 드리는 거거든요. 그런데 (기성화는) 목형 하나만 가지고 그대로 하는 거예요."]

이 남다른 작업 방식과 특별한 구두장이들이 전시회 주인공이 됐습니다.

수제화 장인 특별전.

고종 황제가 신은 신사화,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등산화 등 수제화 자료 220여 점이 전시됐습니다.

우리에겐 낯선 장인 문화를 보고 느낄 수 기회입니다.

[임명형/제화업체 대표 : "없어서는 안 될 일이구나 이게. 진짜 발이 불편해서 오시는 분들도 있고 사명감도 생기고, 또 꼭 (수제화가) 있어야 한다는 그런 것도 있고요."]

효율성을 포기하고 자부심과 손님의 만족에 인생을 건 이들, 전시회에서 장인이라는 명예를 얻었습니다.

KBS 뉴스 박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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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천 번 못질로 만드는 ‘구두 이야기’…“장인을 전시합니다”
    • 입력 2018-07-16 12:36:01
    • 수정2018-07-16 16:3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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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이나 유럽에서 '장인'은 사회에서 대접받는 귀한 존재죠.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기술 하나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존경까지 받는 경우를 찾기 어렵습니다.

이례적으로 전시의 주인공까지 된 장인들이 있습니다.

박예원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서울시 중구 을지로 3가의 낡은 건물.

망치 소리가 쉼 없이 울리는 이곳은 82년 전통의 수제화 가겝니다.

주문이 들어오면 먼저 손님의 발 모양을 본뜬 틀부터 만듭니다.

[장상범/50년 경력 제화공 : "발에 맞게 코르크를 때워 가지고 잘 다듬어야 모양도 나고 (신발이) 발에 편안하게 맞을 수 있는 과정이거든요."]

발 모양과 걸음걸이, 자세까지 고려해 만든 이 틀이, 사이즈 하나로 손님을 규정하는 기성화와 수제화의 차이를 만듭니다.

[임명형/제화업체 대표 : "사이즈가 똑같다고 그래서 다 똑같지는 않아요. 형태라든지 아니면 어느 자리에서도 불편한 게 있단 말이에요."]

못을 박았다가 빼고, 또 박았다 다시 빼는 오랜 작업을 통해 조금씩, 아주 느리게 가죽의 모양을 잡아갑니다.

한 켤레 당 수천 번의 못질은 기본입니다.

[김필호/38년 경력 제화공 : "손님의 발에 맞춰서 다 때워서 편안하게 만들어 드리는 거거든요. 그런데 (기성화는) 목형 하나만 가지고 그대로 하는 거예요."]

이 남다른 작업 방식과 특별한 구두장이들이 전시회 주인공이 됐습니다.

수제화 장인 특별전.

고종 황제가 신은 신사화,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등산화 등 수제화 자료 220여 점이 전시됐습니다.

우리에겐 낯선 장인 문화를 보고 느낄 수 기회입니다.

[임명형/제화업체 대표 : "없어서는 안 될 일이구나 이게. 진짜 발이 불편해서 오시는 분들도 있고 사명감도 생기고, 또 꼭 (수제화가) 있어야 한다는 그런 것도 있고요."]

효율성을 포기하고 자부심과 손님의 만족에 인생을 건 이들, 전시회에서 장인이라는 명예를 얻었습니다.

KBS 뉴스 박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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