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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아, 머리를 내어라’ 설명했다가 성희롱 몰린 여고 교사
입력 2018.07.16 (15:55) 수정 2018.07.16 (16:19) 멀티미디어 뉴스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 설명했다가 성희롱 몰린 여고 교사
거북아 거북아 龜何龜何 (구하구하)
머리를 내어라 首其現也 (수기현야)
내놓지 않으면 若不現也 (약불현야)
구워서 먹으리라. 燔灼而喫也 (번작이끽야)

고교 시절 국어 시간에 배우는 구지가(龜旨歌)라는 고대 가요의 가사다.

가락국 시조인 김수로왕의 강림 신화가 실린 삼국유사 제2권 <기이(紀異)·가락국기>에 나오는 노래다. 이 노래를 300여 명의 군중이 춤추며 불렀다. 이윽고 하늘에서 6개의 황금알이 내려와 6명의 귀공자로 변해 6 가야의 왕이 됐는데, 그 중 제일 큰 알에서 나온 사람이 수로왕이었다.

학자들은 이 노래에 대해 임금을 맞이하기 위한 민중의 노래이면서, 동시에 무가(巫歌)적인 주술성을 지니고 있는 서사시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이 시에 나오는 거북이는 무슨 의미이며, 머리를 내어놓으라는 것은 어떤 뜻일까.

이 노래에 대한 해석을 두고 학자들 사이에서는 몇 가지 견해가 있다.

1. 주문(呪文)

이 노래를 잡귀를 쫓는 주문으로 보는 견해다.

2. 거북=신(神)

거북을 신으로 보기도 한다. “신이여, 신이여, 우리에게 머리(우두머리, 군주)를 주십시오.”라고 해석하는 견해다.

3. 희생무용(犧牲舞踊)

거북은 신을 상징하는 게 아니라 영신제의 절차 중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희생 무용에서 가창(歌唱)된 노래로 본다

4. 성적 욕망

이 노래를 원시들 인의 강렬한 성적 욕망을 표현한 작품으로 보는 학자들도 많다. 거북의 머리는 남성의 성기를, 구워 먹겠다(燔灼而喫也)는 여성의 성기를 은유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원시 주술적 집단 욕망을 노래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구지가에 대한 이런 내용은 국어 교과서와 각 인터넷 포탈의 지식백과에 흔히 언급되는 내용이다.

성희롱 의심받는 국어 교사

그런데 인천의 한 여자 고교에서 이 ‘구지가(龜旨歌)’를 가르친 국어 교사가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 구지가에 나오는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란 대목에서 거북이 머리가 남성의 성기인 ‘남근(男根)’으로도 해석된다는 교사의 설명이 문제가 됐다고 한다. 위 설명에서 4번째 해석을 소개한 것이 발단이 된 것이다.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인천의 한 사립여고에서 이 학교 A(58) 교사의 이런 설명이 학생 성희롱에 해당한다며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해당 학교는 지난 9일 자체 성희롱고충심의위원회를 열어 민원이 제기된 A 교사에 대한 징계 요구와 함께 2학기 수업 배제를 결정하고 시 교육청에 이를 보고했다.

이에 대해 A 교사는 “지난 30년간 교단에서 같은 내용의 수업을 가르쳤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구지가에 대한 학계의 일반적인 해석을 말했는데, 성희롱 교사로 낙인찍혔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이 인터넷에 알려지자 ‘(징계는) 지나치다’는 반응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20년 전 고등학교 때 구지가를 배우면서 남근(男根)으로 배웠던 기억이 또렷이 난다”면서 “보도 내용만 본다면 해당 교사에 대한 징계는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한 국어 교사라는 네티즌은 “구전으로 전해지는 고대가요나 설화는 대부분이 성적인 내용을 포함하는데 매번 이를 가르칠 때마다 교사의 성희롱으로 받아들인다면 어떻게 수업을 할 수 있겠느냐”고 안타까워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수업을 받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성희롱적 요소가 있었다고 민원을 제기해왔다"며 "피해를 주장하는 측이 있는 만큼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 설명했다가 성희롱 몰린 여고 교사
    • 입력 2018.07.16 (15:55)
    • 수정 2018.07.16 (16:19)
    멀티미디어 뉴스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 설명했다가 성희롱 몰린 여고 교사
거북아 거북아 龜何龜何 (구하구하)
머리를 내어라 首其現也 (수기현야)
내놓지 않으면 若不現也 (약불현야)
구워서 먹으리라. 燔灼而喫也 (번작이끽야)

고교 시절 국어 시간에 배우는 구지가(龜旨歌)라는 고대 가요의 가사다.

가락국 시조인 김수로왕의 강림 신화가 실린 삼국유사 제2권 <기이(紀異)·가락국기>에 나오는 노래다. 이 노래를 300여 명의 군중이 춤추며 불렀다. 이윽고 하늘에서 6개의 황금알이 내려와 6명의 귀공자로 변해 6 가야의 왕이 됐는데, 그 중 제일 큰 알에서 나온 사람이 수로왕이었다.

학자들은 이 노래에 대해 임금을 맞이하기 위한 민중의 노래이면서, 동시에 무가(巫歌)적인 주술성을 지니고 있는 서사시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이 시에 나오는 거북이는 무슨 의미이며, 머리를 내어놓으라는 것은 어떤 뜻일까.

이 노래에 대한 해석을 두고 학자들 사이에서는 몇 가지 견해가 있다.

1. 주문(呪文)

이 노래를 잡귀를 쫓는 주문으로 보는 견해다.

2. 거북=신(神)

거북을 신으로 보기도 한다. “신이여, 신이여, 우리에게 머리(우두머리, 군주)를 주십시오.”라고 해석하는 견해다.

3. 희생무용(犧牲舞踊)

거북은 신을 상징하는 게 아니라 영신제의 절차 중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희생 무용에서 가창(歌唱)된 노래로 본다

4. 성적 욕망

이 노래를 원시들 인의 강렬한 성적 욕망을 표현한 작품으로 보는 학자들도 많다. 거북의 머리는 남성의 성기를, 구워 먹겠다(燔灼而喫也)는 여성의 성기를 은유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원시 주술적 집단 욕망을 노래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구지가에 대한 이런 내용은 국어 교과서와 각 인터넷 포탈의 지식백과에 흔히 언급되는 내용이다.

성희롱 의심받는 국어 교사

그런데 인천의 한 여자 고교에서 이 ‘구지가(龜旨歌)’를 가르친 국어 교사가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 구지가에 나오는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란 대목에서 거북이 머리가 남성의 성기인 ‘남근(男根)’으로도 해석된다는 교사의 설명이 문제가 됐다고 한다. 위 설명에서 4번째 해석을 소개한 것이 발단이 된 것이다.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인천의 한 사립여고에서 이 학교 A(58) 교사의 이런 설명이 학생 성희롱에 해당한다며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해당 학교는 지난 9일 자체 성희롱고충심의위원회를 열어 민원이 제기된 A 교사에 대한 징계 요구와 함께 2학기 수업 배제를 결정하고 시 교육청에 이를 보고했다.

이에 대해 A 교사는 “지난 30년간 교단에서 같은 내용의 수업을 가르쳤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구지가에 대한 학계의 일반적인 해석을 말했는데, 성희롱 교사로 낙인찍혔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이 인터넷에 알려지자 ‘(징계는) 지나치다’는 반응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20년 전 고등학교 때 구지가를 배우면서 남근(男根)으로 배웠던 기억이 또렷이 난다”면서 “보도 내용만 본다면 해당 교사에 대한 징계는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한 국어 교사라는 네티즌은 “구전으로 전해지는 고대가요나 설화는 대부분이 성적인 내용을 포함하는데 매번 이를 가르칠 때마다 교사의 성희롱으로 받아들인다면 어떻게 수업을 할 수 있겠느냐”고 안타까워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수업을 받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성희롱적 요소가 있었다고 민원을 제기해왔다"며 "피해를 주장하는 측이 있는 만큼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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