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대장’ 푸틴의 흑역사…1시간 지각은 보통

입력 2018.07.17 (15:15) 수정 2018.07.1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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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도 어김없이 지각을 하면서 또 다시 지각 대장으로서 악명을 떨쳤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장인 헬싱키의 대통령궁에 예정 시각 보다 35분늦게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맞불을 놓은 듯 회담장에 푸틴 대통령보다 20분 늦게 모습을 드러내면서 실제 회담은 70분 늦게 시작됐다.

정상회담에 지각을 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큰 외교적 결례이다. 하지만 푸틴은 이를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한다. 푸틴을 기다린 인물들은 교황과 영국 여왕 등 대상도 다양하고 기다린 시간도 10여 분에서 4시간이 넘을 정도로 들쭉날쭉하다. 그렇다면 세계 정상들 가운데 푸틴 대통령을 가장 오래 기다린 사람은 누꿀까? 미국 통계 포털인 스태티스타(statista.com)에 따르면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이다.

푸틴 대통령 지각 일지   자료: statista.com, RFE/RL푸틴 대통령 지각 일지 자료: statista.com, RFE/RL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014년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무려 4시간 15분을 기다리는 수모를 겪었다. 2003년 이후 17 차례에 걸친 세계 정상급 인사들과 만남에서 가장 오래 기다린 기록을 가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또 2012년에는 우크라이나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과 정상회담에도 무려 4시간이나 늦게 나타났다. 일본의 신조 아베 총리 등 3시간 이상을 기다린 사람들도 3명에 이른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종교계 지도자인 교황도 예외가 아니다. 푸틴은 2015년에 교황과 만남에서는 50분이나 지각을 했다. 푸틴과 만남에서 1시간 이상 기다린 사람들은 9명으로 스태티스타가 파악한 17차례 만남 가운데 절반이 넘는다.


우리나라 대통령들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장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을 34분이나 기다렸다. 푸틴 대통령은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정상회담에 30분 늦게 나타났다. 문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그나마 푸틴을 짧게 기다린 편에 속한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푸틴을 가장 짧은 시간 동안 기다린 인물은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다. 푸틴은 엘리자베스 2세와 만남에 단지(?)14분 지각했다. 스페인은 후안 카를로스 국왕도 불과 20분을 기다려 두 명의 국왕들이 가장 짧게 푸틴을 기다린 인물 1, 2위를 차지했다.


국제 외교무대에서 푸틴 대통령의 지각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미국 의회 전문매체 '더 힐'은 이런 상습 지각에 대해 옛 소련 비밀경찰 KGB 출신인 푸틴의 협상 전략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상대방과의 회담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일종의 심리 게임이라는 것이다.

일부 외신들은 약속 시간을 지키지 않는 푸틴 대통령의 행동은 '의도적 전술'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다른 외신들은 치밀한 전략이라기보다는 그의 개인적 특성이 더 강하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하고 있다. 푸틴의 상습적인 지각은 원래 게을러 그런 것일까? 아니면 자신의 위세를 과시하며 상대방의 기를 꺾으려는 의도일까? 진실은 오직 푸틴 자신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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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각대장’ 푸틴의 흑역사…1시간 지각은 보통
    • 입력 2018-07-17 15:15:18
    • 수정2018-07-18 14:30:00
    취재K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도 어김없이 지각을 하면서 또 다시 지각 대장으로서 악명을 떨쳤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장인 헬싱키의 대통령궁에 예정 시각 보다 35분늦게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맞불을 놓은 듯 회담장에 푸틴 대통령보다 20분 늦게 모습을 드러내면서 실제 회담은 70분 늦게 시작됐다.

정상회담에 지각을 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큰 외교적 결례이다. 하지만 푸틴은 이를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한다. 푸틴을 기다린 인물들은 교황과 영국 여왕 등 대상도 다양하고 기다린 시간도 10여 분에서 4시간이 넘을 정도로 들쭉날쭉하다. 그렇다면 세계 정상들 가운데 푸틴 대통령을 가장 오래 기다린 사람은 누꿀까? 미국 통계 포털인 스태티스타(statista.com)에 따르면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이다.

푸틴 대통령 지각 일지   자료: statista.com, RFE/RL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014년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무려 4시간 15분을 기다리는 수모를 겪었다. 2003년 이후 17 차례에 걸친 세계 정상급 인사들과 만남에서 가장 오래 기다린 기록을 가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또 2012년에는 우크라이나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과 정상회담에도 무려 4시간이나 늦게 나타났다. 일본의 신조 아베 총리 등 3시간 이상을 기다린 사람들도 3명에 이른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종교계 지도자인 교황도 예외가 아니다. 푸틴은 2015년에 교황과 만남에서는 50분이나 지각을 했다. 푸틴과 만남에서 1시간 이상 기다린 사람들은 9명으로 스태티스타가 파악한 17차례 만남 가운데 절반이 넘는다.


우리나라 대통령들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장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을 34분이나 기다렸다. 푸틴 대통령은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정상회담에 30분 늦게 나타났다. 문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그나마 푸틴을 짧게 기다린 편에 속한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푸틴을 가장 짧은 시간 동안 기다린 인물은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다. 푸틴은 엘리자베스 2세와 만남에 단지(?)14분 지각했다. 스페인은 후안 카를로스 국왕도 불과 20분을 기다려 두 명의 국왕들이 가장 짧게 푸틴을 기다린 인물 1, 2위를 차지했다.


국제 외교무대에서 푸틴 대통령의 지각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미국 의회 전문매체 '더 힐'은 이런 상습 지각에 대해 옛 소련 비밀경찰 KGB 출신인 푸틴의 협상 전략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상대방과의 회담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일종의 심리 게임이라는 것이다.

일부 외신들은 약속 시간을 지키지 않는 푸틴 대통령의 행동은 '의도적 전술'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다른 외신들은 치밀한 전략이라기보다는 그의 개인적 특성이 더 강하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하고 있다. 푸틴의 상습적인 지각은 원래 게을러 그런 것일까? 아니면 자신의 위세를 과시하며 상대방의 기를 꺾으려는 의도일까? 진실은 오직 푸틴 자신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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