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1급수 지역이 ‘전원주택 공사판’…무슨 일이?
입력 2018.07.23 (06:38)
수정 2018.07.23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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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생태와 경관이 빼어나 건물 신축과 증축은 물론 용도변경도 금지된 곳이 있는데요.
국가 생태경관보전지역입니다.
전국에 33곳인데, 청정 1급수로 유명한 울진 왕피천 지역이 전국 보전지역의 40%를 차지할 만큼 가장 넓습니다.
그런데 이곳에 지금 외지인들의 전원주택 공사가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어찌된 일인지 류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아름드리 나무들로 빽빽한 산을 넘어 깊이 들어가면, 구불구불 왕피천과 양지바른 마을이 나타납니다.
2005년 국가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왕피천 유역입니다.
면적이 만㎢로, 전국의 생태보전지역 33곳 중 가장 넓습니다.
투명한 하천엔 버들치가 노닐고 멸종위기 1급 수달도 삽니다.
주변의 숲도 멸종위기종과 희귀 동식물의 보고입니다.
그런데 하천 바로 옆은 딴 판입니다.
건물 뼈대가 쑥쑥 올라가고 굉음을 내며 터파기 공사가 한창인 곳도 있습니다.
외지인들이 전원주택과 휴양시설로 보이는 건물을 짓고 있는 겁니다.
[왕피리 마을 주민/음성변조 : "막 빌딩처럼 올라가잖아요.그러니까 왕피리 사람들이 다들 놀라는 거예요. "]
공사 중인 곳은 보전지역 중에서도 가장 강력히 보호되는 '핵심구역' 입니다.
건물 신축이나 증축은 물론 용도 변경마저 금지된 구역에서 어떻게 된 일일까?
지난해 원주민 400여 명이 이곳을 떠나기로 하면서 축구장 400개 면적인 86만 ㎡가 매물로 나온 것이 발단이었습니다.
자연환경법상 이럴 경우 정부가 매입할 수 있는데도, 환경부는 여러 차례 제안을 받고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안광정/'생태경관보전지역' 왕피리 이장 : "개별 매각보다 환경부에서 빨리 사면 보전하는 측면에서도 의의가 있지 않을까 해서 (제안했는데), '개별매각 계속 하시라고' 그러더라고요."]
환경부가 올해 확보한 예산은 불과 4억 원.
[임태영/환경단체 '녹색연합' 활동가 : "절대적으로 보전을 하겠다고 공식 선언을 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기회가 왔을 때) 빨리 보전지역으로 편입시켜야 하는 것이죠."]
환경부가 미적되는 사이 이미 44필지, 4만 3천㎡가 외지인에게 팔렸습니다.
[박해철/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 사무관 : "늦었지만 예산을 적극적으로 확보해서 왕피천 유역을 최대한 보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지정만 해놓고 관리는 하지 않는 국가 '생태·경관 보전지역'.
천혜의 경관과 생태계가 멍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류란입니다.
생태와 경관이 빼어나 건물 신축과 증축은 물론 용도변경도 금지된 곳이 있는데요.
국가 생태경관보전지역입니다.
전국에 33곳인데, 청정 1급수로 유명한 울진 왕피천 지역이 전국 보전지역의 40%를 차지할 만큼 가장 넓습니다.
그런데 이곳에 지금 외지인들의 전원주택 공사가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어찌된 일인지 류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아름드리 나무들로 빽빽한 산을 넘어 깊이 들어가면, 구불구불 왕피천과 양지바른 마을이 나타납니다.
2005년 국가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왕피천 유역입니다.
면적이 만㎢로, 전국의 생태보전지역 33곳 중 가장 넓습니다.
투명한 하천엔 버들치가 노닐고 멸종위기 1급 수달도 삽니다.
주변의 숲도 멸종위기종과 희귀 동식물의 보고입니다.
그런데 하천 바로 옆은 딴 판입니다.
건물 뼈대가 쑥쑥 올라가고 굉음을 내며 터파기 공사가 한창인 곳도 있습니다.
외지인들이 전원주택과 휴양시설로 보이는 건물을 짓고 있는 겁니다.
[왕피리 마을 주민/음성변조 : "막 빌딩처럼 올라가잖아요.그러니까 왕피리 사람들이 다들 놀라는 거예요. "]
공사 중인 곳은 보전지역 중에서도 가장 강력히 보호되는 '핵심구역' 입니다.
건물 신축이나 증축은 물론 용도 변경마저 금지된 구역에서 어떻게 된 일일까?
지난해 원주민 400여 명이 이곳을 떠나기로 하면서 축구장 400개 면적인 86만 ㎡가 매물로 나온 것이 발단이었습니다.
자연환경법상 이럴 경우 정부가 매입할 수 있는데도, 환경부는 여러 차례 제안을 받고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안광정/'생태경관보전지역' 왕피리 이장 : "개별 매각보다 환경부에서 빨리 사면 보전하는 측면에서도 의의가 있지 않을까 해서 (제안했는데), '개별매각 계속 하시라고' 그러더라고요."]
환경부가 올해 확보한 예산은 불과 4억 원.
[임태영/환경단체 '녹색연합' 활동가 : "절대적으로 보전을 하겠다고 공식 선언을 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기회가 왔을 때) 빨리 보전지역으로 편입시켜야 하는 것이죠."]
환경부가 미적되는 사이 이미 44필지, 4만 3천㎡가 외지인에게 팔렸습니다.
[박해철/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 사무관 : "늦었지만 예산을 적극적으로 확보해서 왕피천 유역을 최대한 보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지정만 해놓고 관리는 하지 않는 국가 '생태·경관 보전지역'.
천혜의 경관과 생태계가 멍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류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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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7-23 06:40:34
- 수정2018-07-23 06:4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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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와 경관이 빼어나 건물 신축과 증축은 물론 용도변경도 금지된 곳이 있는데요.
국가 생태경관보전지역입니다.
전국에 33곳인데, 청정 1급수로 유명한 울진 왕피천 지역이 전국 보전지역의 40%를 차지할 만큼 가장 넓습니다.
그런데 이곳에 지금 외지인들의 전원주택 공사가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어찌된 일인지 류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아름드리 나무들로 빽빽한 산을 넘어 깊이 들어가면, 구불구불 왕피천과 양지바른 마을이 나타납니다.
2005년 국가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왕피천 유역입니다.
면적이 만㎢로, 전국의 생태보전지역 33곳 중 가장 넓습니다.
투명한 하천엔 버들치가 노닐고 멸종위기 1급 수달도 삽니다.
주변의 숲도 멸종위기종과 희귀 동식물의 보고입니다.
그런데 하천 바로 옆은 딴 판입니다.
건물 뼈대가 쑥쑥 올라가고 굉음을 내며 터파기 공사가 한창인 곳도 있습니다.
외지인들이 전원주택과 휴양시설로 보이는 건물을 짓고 있는 겁니다.
[왕피리 마을 주민/음성변조 : "막 빌딩처럼 올라가잖아요.그러니까 왕피리 사람들이 다들 놀라는 거예요. "]
공사 중인 곳은 보전지역 중에서도 가장 강력히 보호되는 '핵심구역' 입니다.
건물 신축이나 증축은 물론 용도 변경마저 금지된 구역에서 어떻게 된 일일까?
지난해 원주민 400여 명이 이곳을 떠나기로 하면서 축구장 400개 면적인 86만 ㎡가 매물로 나온 것이 발단이었습니다.
자연환경법상 이럴 경우 정부가 매입할 수 있는데도, 환경부는 여러 차례 제안을 받고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안광정/'생태경관보전지역' 왕피리 이장 : "개별 매각보다 환경부에서 빨리 사면 보전하는 측면에서도 의의가 있지 않을까 해서 (제안했는데), '개별매각 계속 하시라고' 그러더라고요."]
환경부가 올해 확보한 예산은 불과 4억 원.
[임태영/환경단체 '녹색연합' 활동가 : "절대적으로 보전을 하겠다고 공식 선언을 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기회가 왔을 때) 빨리 보전지역으로 편입시켜야 하는 것이죠."]
환경부가 미적되는 사이 이미 44필지, 4만 3천㎡가 외지인에게 팔렸습니다.
[박해철/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 사무관 : "늦었지만 예산을 적극적으로 확보해서 왕피천 유역을 최대한 보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지정만 해놓고 관리는 하지 않는 국가 '생태·경관 보전지역'.
천혜의 경관과 생태계가 멍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류란입니다.
생태와 경관이 빼어나 건물 신축과 증축은 물론 용도변경도 금지된 곳이 있는데요.
국가 생태경관보전지역입니다.
전국에 33곳인데, 청정 1급수로 유명한 울진 왕피천 지역이 전국 보전지역의 40%를 차지할 만큼 가장 넓습니다.
그런데 이곳에 지금 외지인들의 전원주택 공사가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어찌된 일인지 류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아름드리 나무들로 빽빽한 산을 넘어 깊이 들어가면, 구불구불 왕피천과 양지바른 마을이 나타납니다.
2005년 국가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왕피천 유역입니다.
면적이 만㎢로, 전국의 생태보전지역 33곳 중 가장 넓습니다.
투명한 하천엔 버들치가 노닐고 멸종위기 1급 수달도 삽니다.
주변의 숲도 멸종위기종과 희귀 동식물의 보고입니다.
그런데 하천 바로 옆은 딴 판입니다.
건물 뼈대가 쑥쑥 올라가고 굉음을 내며 터파기 공사가 한창인 곳도 있습니다.
외지인들이 전원주택과 휴양시설로 보이는 건물을 짓고 있는 겁니다.
[왕피리 마을 주민/음성변조 : "막 빌딩처럼 올라가잖아요.그러니까 왕피리 사람들이 다들 놀라는 거예요. "]
공사 중인 곳은 보전지역 중에서도 가장 강력히 보호되는 '핵심구역' 입니다.
건물 신축이나 증축은 물론 용도 변경마저 금지된 구역에서 어떻게 된 일일까?
지난해 원주민 400여 명이 이곳을 떠나기로 하면서 축구장 400개 면적인 86만 ㎡가 매물로 나온 것이 발단이었습니다.
자연환경법상 이럴 경우 정부가 매입할 수 있는데도, 환경부는 여러 차례 제안을 받고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안광정/'생태경관보전지역' 왕피리 이장 : "개별 매각보다 환경부에서 빨리 사면 보전하는 측면에서도 의의가 있지 않을까 해서 (제안했는데), '개별매각 계속 하시라고' 그러더라고요."]
환경부가 올해 확보한 예산은 불과 4억 원.
[임태영/환경단체 '녹색연합' 활동가 : "절대적으로 보전을 하겠다고 공식 선언을 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기회가 왔을 때) 빨리 보전지역으로 편입시켜야 하는 것이죠."]
환경부가 미적되는 사이 이미 44필지, 4만 3천㎡가 외지인에게 팔렸습니다.
[박해철/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 사무관 : "늦었지만 예산을 적극적으로 확보해서 왕피천 유역을 최대한 보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지정만 해놓고 관리는 하지 않는 국가 '생태·경관 보전지역'.
천혜의 경관과 생태계가 멍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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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란 기자 nan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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