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스코이호 사진에 웬 타이타닉 영화 장면이?

입력 2018.07.23 (16:49) 수정 2018.07.23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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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조 원 보물선'으로 불리는 돈스코이호를 둘러싼 논란과 의혹이 계속되는 가운데 돈스코이호 인양을 공언한 신일그룹이 자사가 운영하는 가상화폐거래소 홈페이지에 영화 타이타닉의 일부 장면을 돈스코이호 사진인 것처럼 올려놨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연관기사] “113년 전 침몰한 보물선 ‘돈스코이호’ 발견”…진짜일까?

신일그룹은 보도자료와 암호 화폐 뉴스를 올리는 <관련 소식>란 <갤러리 게시판>에 `드미트리 돈스코이호'라는 제목으로 여러 장의 사진을 올렸다. 탐사장비가 돈스코이호로 추정되는 선체를 둘러보는 장면으로 이해되는 사진이다.

갤러리 게시판에 게시된 돈스코이호 관련 사진. 지금은 삭제됐다. 갤러리 게시판에 게시된 돈스코이호 관련 사진. 지금은 삭제됐다.

하지만 탐사 사진 중 몇 장이 영화 타이타닉의 오프닝 시퀀스와 매우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신일그룹이 영화 장면을 돈스코이호 탐사 장면인 것처럼 소개하고 있어 의심스럽다는 글이 게시됐다.

논란이 된 사진을 실제 영화 장면과 비교해봤더니, 제기된 의혹과 다르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

약간의 밝기 차이가 나는 것을 제외하면 굳이 사진 분석 전문가의 조언을 얻지 않아도 될 만큼 동일하다고 볼 수 있는 사진이었다.

우선 첫 번째 사진을 보자. 바닷속을 비추고 있는 탐사장비의 사진인데 신일그룹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위)과 영화 타이타닉의 오프닝 장면(아래)은 사실상 같은 모습이다. 영화는 탐사장비가 침몰한 타이타닉을 살펴보기 위해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영화 장면과 신일그룹이 공개한 사진은 카메라 각도와 탐사장비 모양, 조명의 방향 등 모든 장면이 동일하다.


해저까지 내려온 탐사장비의 모습은 더 똑같다. 신일그룹이 공개한 사진(위)과 영화 장면(아래)은 전체적인 구도는 물론 장비에 표시된 번호까지 같았다. 때마침 지나가던 물고기의 위치까지 같다는 점은 우연의 일치라고 볼 수 없는 지점이다.


선체를 살펴보는 탐사장비의 모습 또한 같다. 선체를 비추고 있는 조명의 각도와 선체 모습은 판에 박은 듯이 똑같다. 선체가 지나가며 발생한 모래 먼지의 모양까지 같다. 그냥 같은 사진이라고 보면 된다.


돈스코이호의 함포를 찍은 것으로 알려진 사진은 영화의 장면은 아니지만 한국해양과학기술원(해양 과기원)이 2007년 12월 홈페이지 사진 DB 코너를 통해 공개한 것과 같다.

국책연구기관인 해양 과기원은 이미 2003년에 돈스코이호를 발견해 인양을 시도한 바 있다. 신일그룹이 최근 탐사 당시 같은 각도에서 찍은 사진일 가능성도 있지만, 함포 주변에 떠 있는 부유물의 위치까지 같은 걸 보면 해양 과기원이 공개한 사진이 원본인 것으로 보인다.

카메라 앵글은 물론 함포 주변 부유물의 위치가 서로 같다. 카메라 앵글은 물론 함포 주변 부유물의 위치가 서로 같다.

물론 신일그룹이 위 사진의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단순 참고용으로 게시했을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영화 장면을 공식 홈페이지에, 그것도 `돈스코이호'라는 제목으로 여러 장을 게시한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신일그룹은 사진을 둘러싼 의혹의 목소리가 나온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홈페이지에 게시됐던 해당 사진들을 주말새 모두 삭제했다.

관련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묻기 위해 신일그룹 측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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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스코이호 사진에 웬 타이타닉 영화 장면이?
    • 입력 2018-07-23 16:49:51
    • 수정2018-07-23 22:11:59
    취재K
'150조 원 보물선'으로 불리는 돈스코이호를 둘러싼 논란과 의혹이 계속되는 가운데 돈스코이호 인양을 공언한 신일그룹이 자사가 운영하는 가상화폐거래소 홈페이지에 영화 타이타닉의 일부 장면을 돈스코이호 사진인 것처럼 올려놨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연관기사] “113년 전 침몰한 보물선 ‘돈스코이호’ 발견”…진짜일까?

신일그룹은 보도자료와 암호 화폐 뉴스를 올리는 <관련 소식>란 <갤러리 게시판>에 `드미트리 돈스코이호'라는 제목으로 여러 장의 사진을 올렸다. 탐사장비가 돈스코이호로 추정되는 선체를 둘러보는 장면으로 이해되는 사진이다.

갤러리 게시판에 게시된 돈스코이호 관련 사진. 지금은 삭제됐다.
하지만 탐사 사진 중 몇 장이 영화 타이타닉의 오프닝 시퀀스와 매우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신일그룹이 영화 장면을 돈스코이호 탐사 장면인 것처럼 소개하고 있어 의심스럽다는 글이 게시됐다.

논란이 된 사진을 실제 영화 장면과 비교해봤더니, 제기된 의혹과 다르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

약간의 밝기 차이가 나는 것을 제외하면 굳이 사진 분석 전문가의 조언을 얻지 않아도 될 만큼 동일하다고 볼 수 있는 사진이었다.

우선 첫 번째 사진을 보자. 바닷속을 비추고 있는 탐사장비의 사진인데 신일그룹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위)과 영화 타이타닉의 오프닝 장면(아래)은 사실상 같은 모습이다. 영화는 탐사장비가 침몰한 타이타닉을 살펴보기 위해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영화 장면과 신일그룹이 공개한 사진은 카메라 각도와 탐사장비 모양, 조명의 방향 등 모든 장면이 동일하다.


해저까지 내려온 탐사장비의 모습은 더 똑같다. 신일그룹이 공개한 사진(위)과 영화 장면(아래)은 전체적인 구도는 물론 장비에 표시된 번호까지 같았다. 때마침 지나가던 물고기의 위치까지 같다는 점은 우연의 일치라고 볼 수 없는 지점이다.


선체를 살펴보는 탐사장비의 모습 또한 같다. 선체를 비추고 있는 조명의 각도와 선체 모습은 판에 박은 듯이 똑같다. 선체가 지나가며 발생한 모래 먼지의 모양까지 같다. 그냥 같은 사진이라고 보면 된다.


돈스코이호의 함포를 찍은 것으로 알려진 사진은 영화의 장면은 아니지만 한국해양과학기술원(해양 과기원)이 2007년 12월 홈페이지 사진 DB 코너를 통해 공개한 것과 같다.

국책연구기관인 해양 과기원은 이미 2003년에 돈스코이호를 발견해 인양을 시도한 바 있다. 신일그룹이 최근 탐사 당시 같은 각도에서 찍은 사진일 가능성도 있지만, 함포 주변에 떠 있는 부유물의 위치까지 같은 걸 보면 해양 과기원이 공개한 사진이 원본인 것으로 보인다.

카메라 앵글은 물론 함포 주변 부유물의 위치가 서로 같다.
물론 신일그룹이 위 사진의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단순 참고용으로 게시했을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영화 장면을 공식 홈페이지에, 그것도 `돈스코이호'라는 제목으로 여러 장을 게시한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신일그룹은 사진을 둘러싼 의혹의 목소리가 나온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홈페이지에 게시됐던 해당 사진들을 주말새 모두 삭제했다.

관련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묻기 위해 신일그룹 측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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