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투’ 폭로하자 교사가 협박…2차 피해에 두려운 학생들

입력 2018.07.23 (21:35) 수정 2018.07.23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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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산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성희롱 발언을 일삼다가 여학생들로부터 '미투' 가해자로 지목됐습니다.

그러자 이 교사는 학생들을 고소·고발하겠다면서 협박을 했고, 학생들은 2차 피해에 떨고 있다고 합니다.

강예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0일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 벽보와 메모 여러 장이 붙었습니다.

교사들의 성희롱과 성차별 발언을 폭로하는 내용입니다.

한 교사가 학생의 입술을 만지며 "입술 예쁘다, 누구 닮았냐"라고 했고, "물병 뚜껑을 여성의 신체 부위에 비유한 말도 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다른 교사는 "여자는 애 낳는 기계다" "너는 다 뜯어고쳐야겠다"라고 말했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그러자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 한 명이 교실에 들어와 글을 떼라고 말합니다.

[부산 OO여고 교사/음성변조 : "지금 붙여놓은 거 다 떼고 그 자리에 사과하는 문구가 없으면 나는 경찰에 수사 의뢰할 겁니다."]

형사 처벌까지 언급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부산 OO여고 교사/음성변조 : "형사처벌 나이가 만 14세입니다. 여러분은 충분하게 형사처벌될 수 있다는 것만... 민사상, 형사상 다 묻겠습니다. 나는 ○○경찰서 가서 퇴근하면서 ○○경찰서 가서 사건 접수하겠습니다. 알겠죠?"]

폭로 내용의 사실 여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얘기합니다.

[부산 OO여고 교사/음성변조 : "(정말 하신 적이 없는 거예요?) 확실히 없는 것도 있고, 있는가 없는가 기억이 없는 것도 있고…. 복잡해요. 내가 어떻게 기억을 다 합니까?"]

2차 피해에 노출된 학생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부산 OO여고 학생/음성변조 : "학교에서 보호받아야 되는 학생인데 보호받는 기분은 커녕 계속 피해만 받고 있으니까 무섭고, 선생님들 못 미덥고 그래서 좀속상하고, 억울했어요."]

해당 교사는 협박성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부산 OO여고 교사/음성변조 : "(고소하겠다고 한 적 없으십니까?) 정말 저는 모릅니다."]

부산시교육청은 방학 중인 전교생을 임시 소집해 피해 조사를 벌였습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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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미투’ 폭로하자 교사가 협박…2차 피해에 두려운 학생들
    • 입력 2018-07-23 21:39:05
    • 수정2018-07-23 22: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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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산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성희롱 발언을 일삼다가 여학생들로부터 '미투' 가해자로 지목됐습니다.

그러자 이 교사는 학생들을 고소·고발하겠다면서 협박을 했고, 학생들은 2차 피해에 떨고 있다고 합니다.

강예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0일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 벽보와 메모 여러 장이 붙었습니다.

교사들의 성희롱과 성차별 발언을 폭로하는 내용입니다.

한 교사가 학생의 입술을 만지며 "입술 예쁘다, 누구 닮았냐"라고 했고, "물병 뚜껑을 여성의 신체 부위에 비유한 말도 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다른 교사는 "여자는 애 낳는 기계다" "너는 다 뜯어고쳐야겠다"라고 말했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그러자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 한 명이 교실에 들어와 글을 떼라고 말합니다.

[부산 OO여고 교사/음성변조 : "지금 붙여놓은 거 다 떼고 그 자리에 사과하는 문구가 없으면 나는 경찰에 수사 의뢰할 겁니다."]

형사 처벌까지 언급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부산 OO여고 교사/음성변조 : "형사처벌 나이가 만 14세입니다. 여러분은 충분하게 형사처벌될 수 있다는 것만... 민사상, 형사상 다 묻겠습니다. 나는 ○○경찰서 가서 퇴근하면서 ○○경찰서 가서 사건 접수하겠습니다. 알겠죠?"]

폭로 내용의 사실 여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얘기합니다.

[부산 OO여고 교사/음성변조 : "(정말 하신 적이 없는 거예요?) 확실히 없는 것도 있고, 있는가 없는가 기억이 없는 것도 있고…. 복잡해요. 내가 어떻게 기억을 다 합니까?"]

2차 피해에 노출된 학생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부산 OO여고 학생/음성변조 : "학교에서 보호받아야 되는 학생인데 보호받는 기분은 커녕 계속 피해만 받고 있으니까 무섭고, 선생님들 못 미덥고 그래서 좀속상하고, 억울했어요."]

해당 교사는 협박성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부산 OO여고 교사/음성변조 : "(고소하겠다고 한 적 없으십니까?) 정말 저는 모릅니다."]

부산시교육청은 방학 중인 전교생을 임시 소집해 피해 조사를 벌였습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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