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사 계엄 문건 세부 공개…“미국에 계엄 인정 협조 요청”

입력 2018.07.24 (06:07) 수정 2018.07.24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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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방부가 기무사가 작성한 67쪽짜리 세부 문건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공개된 세부 문건에는 계엄 해제 표결을 저지하기 위해 국회 무력화 방안을 제시하고 미국 정부로부터 계엄 인정을 받도록 조처하는 등 치밀한 계획이 담겨 있습니다.

보도에 서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군기무사령부가 작성한 계엄 대비계획 세부자료는 모두 67쪽입니다.

앞서 공개된 8쪽 문건과 비교해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국회 무력화 방안입니다.

우선 당정협의를 통해 당시 여당 의원의 표결 참여를 막고, 야당 의원을 현행범으로 사법처리를 한 뒤 의결정족수에 미달하도록 한다는 계획이 상세히 담겨 있습니다.

2년마다 합동참모본부가 비상 대비용으로 작성하는 편람에는 이같은 내용이 없습니다.

합참 편람을 준용해 작성했다는 기무사의 해명이 무색해지는 대목입니다.

또, 밤 11시부터 새벽 4시까지 야간 통행 금지 시간을 설정하고 허가된 도로만 사용해야 한다고 적시했습니다.

언론 통제 계획도 치밀하고 구체적이었습니다.

KBS,YTN 등 22개 방송, 연합뉴스 등 통신사, 인터넷 뉴스의 사전 검열 시간을 매체별로 구분했고, 통제요원까지 편성해 보도검열을 계획했습니다.

특히, 계엄 선포시 주한 미국 대사를 초청해 계엄 시행을 인정하도록 미국에 협조를 구하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이는 1980년 5.17 비상계엄령 전국 확대조치를 취하면서 미국 정부의 인정을 받기 위해 취했던 조치와 유사합니다.

[민홍철/국회 국방위원회 위원 :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있고, 병력 이동 계획이 있기 때문에 내란 음모 계획이나 군사 반란 음모죄로도 판결할 수 있다 그렇게 판단됩니다."]

2급 기밀이었던 대비계획 세부자료는 국방부 보안심사위를 거쳐 어제(23일) 해제됐고 곧바로 국회에 송부됐습니다.

국방위는 오늘(24일) 전체회의 전에 문건을 받아 살펴본 뒤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이석구 기무사령관을 대상으로 문건 작성 배경을 집중 질의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서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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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무사 계엄 문건 세부 공개…“미국에 계엄 인정 협조 요청”
    • 입력 2018-07-24 06:09:26
    • 수정2018-07-24 08:3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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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방부가 기무사가 작성한 67쪽짜리 세부 문건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공개된 세부 문건에는 계엄 해제 표결을 저지하기 위해 국회 무력화 방안을 제시하고 미국 정부로부터 계엄 인정을 받도록 조처하는 등 치밀한 계획이 담겨 있습니다.

보도에 서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군기무사령부가 작성한 계엄 대비계획 세부자료는 모두 67쪽입니다.

앞서 공개된 8쪽 문건과 비교해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국회 무력화 방안입니다.

우선 당정협의를 통해 당시 여당 의원의 표결 참여를 막고, 야당 의원을 현행범으로 사법처리를 한 뒤 의결정족수에 미달하도록 한다는 계획이 상세히 담겨 있습니다.

2년마다 합동참모본부가 비상 대비용으로 작성하는 편람에는 이같은 내용이 없습니다.

합참 편람을 준용해 작성했다는 기무사의 해명이 무색해지는 대목입니다.

또, 밤 11시부터 새벽 4시까지 야간 통행 금지 시간을 설정하고 허가된 도로만 사용해야 한다고 적시했습니다.

언론 통제 계획도 치밀하고 구체적이었습니다.

KBS,YTN 등 22개 방송, 연합뉴스 등 통신사, 인터넷 뉴스의 사전 검열 시간을 매체별로 구분했고, 통제요원까지 편성해 보도검열을 계획했습니다.

특히, 계엄 선포시 주한 미국 대사를 초청해 계엄 시행을 인정하도록 미국에 협조를 구하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이는 1980년 5.17 비상계엄령 전국 확대조치를 취하면서 미국 정부의 인정을 받기 위해 취했던 조치와 유사합니다.

[민홍철/국회 국방위원회 위원 :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있고, 병력 이동 계획이 있기 때문에 내란 음모 계획이나 군사 반란 음모죄로도 판결할 수 있다 그렇게 판단됩니다."]

2급 기밀이었던 대비계획 세부자료는 국방부 보안심사위를 거쳐 어제(23일) 해제됐고 곧바로 국회에 송부됐습니다.

국방위는 오늘(24일) 전체회의 전에 문건을 받아 살펴본 뒤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이석구 기무사령관을 대상으로 문건 작성 배경을 집중 질의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서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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