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불량 백신 일파만파…‘공산당 전복’ 구호까지

입력 2018.07.26 (20:36) 수정 2018.07.26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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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며칠 전 중국의 불량 백신 사건, 전해드렸는데요.

이와 관련된 논란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습니다.

해당 백신을 접종한 영유아가 부작용에 시달린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면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분노가 표출되고 있는데요.

베이징 연결해 이와 관련된 이야기 나눠봅니다.

김민철 특파원, 불량 백신을 접종한 영유아가 어느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불량 DPT와 광견병 백신 등이 중국 산둥성과 허베이성에서만 최소 35만 개 이상이 팔려나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해당 제약 기업은 불량 백신들을 전량 회수했다지만, 이 회사의 약으로 피해를 봤다는 과거 사례들이 알려지면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피해 어머니 : "그 약을 주사한 뒤 한 달 만에 우리 아들 1.5 시력이 0.1로 낮아졌어요. 아이는 지금 2급 장애 판정을 받았습니다."]

급성 척추염 등의 부작용 사례도 나오고 있습니다.

홍콩 명보는 중국 후베이성에 사는 한 살배기 아이의 엄마가 지난해 12월 해당 회사에서 생산한 수두 백신을 아이에 접종한 뒤 3일만에 사망했다는 사례를 보도했습니다.

[앵커]

어린 아이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고 있는 상황인데요,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겁니까?

[기자]

네, 해당 백신 회사와 보건 당국의 유착과 부패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지난해에도 불량 백신 판매가 적발됐는데도 판매를 계속해왔던 데다 해당 회사가 17년 동안 12건의 뇌물 수수 비리에 연루됐다는 사실도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이에 어린 자녀를 둔 부모의 불만과 불안은 더욱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런 백신을 만든 사람은 망설임 없이 바로 처형당해야 합니다. 어른이 아니라 아이를 상대로 벌인 일이잖아요."]

일부 부모들은 관련 기관 등을 찾아 항의 시위를 벌였습니다.

베이징의 한 화장실에선 공산당을 뒤엎어버리자는 내용을 담은 낙서도 등장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또 10년 전 멜라민 분유 파동 때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백신을 더이상 신뢰할 수 없다며 외국을 찾아 아이들에게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부모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쉬 멍/베이징 시민 : "부모들은 공포에 떨고 있어요. 불량 백신을 맞지 않았다 하더라도 과거에 맞은 백신이나 앞으로 맞을 백신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겠어요? 어쩔 수 없이 홍콩이나 다른 곳에서 백신을 맞아야 해요."]

홍콩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아이에게 백신을 맞히기 위해 중국의 수많은 부모들이 홍콩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로 인해 홍콩에서 백신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사태가 점점 확산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수습이 쉽지 않겠군요.

[기자]

네, 해외 순방중인 시진핑 국가주석은 현지에서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들에 대한 엄벌을 지시했습니다.

실제로 해당 회사의 관할 보건당국인 지린성 식약감독관리국 국장 추이하이홍은 오늘 수뢰혐의로 검찰에 기소됐습니다.

중국 당국은 또, 해당 회사 관련자 10여명을 구속하고, 전국의 백신 생산업체 45곳에 대한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외신들은 인터넷에서 백신과 관련된 댓글들이 삭제되고 있다며, 중국 당국이 사건 축소와 불만 잠재우기에만 급급하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미국 CNN은 문제가 된 업체의 백신들이 지난해 인도, 캄보디아 등으로 수출돼 이번 파문이 국제적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글로벌 의약시장에서 의약품 생산, 수출을 주도 하려던 중국의 '제약굴기'에도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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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불량 백신 일파만파…‘공산당 전복’ 구호까지
    • 입력 2018-07-26 20:37:01
    • 수정2018-07-26 20:44:02
    글로벌24
[앵커]

며칠 전 중국의 불량 백신 사건, 전해드렸는데요.

이와 관련된 논란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습니다.

해당 백신을 접종한 영유아가 부작용에 시달린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면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분노가 표출되고 있는데요.

베이징 연결해 이와 관련된 이야기 나눠봅니다.

김민철 특파원, 불량 백신을 접종한 영유아가 어느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불량 DPT와 광견병 백신 등이 중국 산둥성과 허베이성에서만 최소 35만 개 이상이 팔려나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해당 제약 기업은 불량 백신들을 전량 회수했다지만, 이 회사의 약으로 피해를 봤다는 과거 사례들이 알려지면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피해 어머니 : "그 약을 주사한 뒤 한 달 만에 우리 아들 1.5 시력이 0.1로 낮아졌어요. 아이는 지금 2급 장애 판정을 받았습니다."]

급성 척추염 등의 부작용 사례도 나오고 있습니다.

홍콩 명보는 중국 후베이성에 사는 한 살배기 아이의 엄마가 지난해 12월 해당 회사에서 생산한 수두 백신을 아이에 접종한 뒤 3일만에 사망했다는 사례를 보도했습니다.

[앵커]

어린 아이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고 있는 상황인데요,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겁니까?

[기자]

네, 해당 백신 회사와 보건 당국의 유착과 부패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지난해에도 불량 백신 판매가 적발됐는데도 판매를 계속해왔던 데다 해당 회사가 17년 동안 12건의 뇌물 수수 비리에 연루됐다는 사실도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이에 어린 자녀를 둔 부모의 불만과 불안은 더욱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런 백신을 만든 사람은 망설임 없이 바로 처형당해야 합니다. 어른이 아니라 아이를 상대로 벌인 일이잖아요."]

일부 부모들은 관련 기관 등을 찾아 항의 시위를 벌였습니다.

베이징의 한 화장실에선 공산당을 뒤엎어버리자는 내용을 담은 낙서도 등장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또 10년 전 멜라민 분유 파동 때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백신을 더이상 신뢰할 수 없다며 외국을 찾아 아이들에게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부모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쉬 멍/베이징 시민 : "부모들은 공포에 떨고 있어요. 불량 백신을 맞지 않았다 하더라도 과거에 맞은 백신이나 앞으로 맞을 백신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겠어요? 어쩔 수 없이 홍콩이나 다른 곳에서 백신을 맞아야 해요."]

홍콩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아이에게 백신을 맞히기 위해 중국의 수많은 부모들이 홍콩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로 인해 홍콩에서 백신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사태가 점점 확산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수습이 쉽지 않겠군요.

[기자]

네, 해외 순방중인 시진핑 국가주석은 현지에서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들에 대한 엄벌을 지시했습니다.

실제로 해당 회사의 관할 보건당국인 지린성 식약감독관리국 국장 추이하이홍은 오늘 수뢰혐의로 검찰에 기소됐습니다.

중국 당국은 또, 해당 회사 관련자 10여명을 구속하고, 전국의 백신 생산업체 45곳에 대한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외신들은 인터넷에서 백신과 관련된 댓글들이 삭제되고 있다며, 중국 당국이 사건 축소와 불만 잠재우기에만 급급하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미국 CNN은 문제가 된 업체의 백신들이 지난해 인도, 캄보디아 등으로 수출돼 이번 파문이 국제적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글로벌 의약시장에서 의약품 생산, 수출을 주도 하려던 중국의 '제약굴기'에도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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