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 자회사, 폭염 속 ‘단체 등반’…‘충성 경쟁’ 물의

입력 2018.07.28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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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무슨 죄? 폭염 속 단체 등반 “못 살겠다”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훌쩍 넘는 폭염 속에, 지역 기반 최대 금융그룹인 BNK금융의 자회사가 직원들을 주말 등산 행사에 반강제적으로 동원해 물의를 빚고 있다.

직원들은 등산을 좋아하는 지주 회장에 대한 간부들의 충성 경쟁에 혹사당한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BNK 금융 자회사 ‘폭염 등반’… “충성 경쟁” 불만

오늘 오전 부산 북구의 백양산 입구. 60여 명의 사람들이 등산복 차림으로 운집해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모두 BNK 자회사 직원들이다. 동호회에서 진행하는 자율적인 등반이 아니라 회사 차원에서 진행되는 주말 등반 행사다.

32도가 넘는 폭염 속에 반강제로 5시간 가량 등산을 한 직원들은 불만을 쏟아냈다.

한 직원은 "이렇게 살인적인 더위에 등산을 했다가 열사병이라도 걸리면 출근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지 않냐"며, "단합을 위해 연간 한두 차례 등산을 한다면 이해하겠지만, 주간 또는 월간으로 진행하는 것은 도가 넘었다"고 말했다.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는데도 이런 반강제 등반 행사가 회사 차원에서 진행되는 건 등산 애호가인 BNK 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자회사 사장들의 과잉 충성 때문이라는 게 직원들의 주장이다. 문제 제기를 하고 싶어도 괜히 '등산하기 싫다' 고 말했다가 낙인 찍힐까봐 신경쓰여 말을 할 수 없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BNK 금융지주 측은 이미 지난 5월, 등반 행사의 '강제 동원' 논란이 일자, "자율적으로 시행하도록 방식을 바꾸겠다"며 정기적인 등반 행사를 중단한 바 있다. 하지만 현실은 딴판이다.

이에 대해 BNK측은 "해당 자회사의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간 것으로 안다"며, 자회사 한 곳에 국한된 일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KBS 취재결과, 최근 주말 등산을 한 것으로 확인된 BNK 금융지주 자회사만 3곳으로, BNK금융은 실태 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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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NK금융 자회사, 폭염 속 ‘단체 등반’…‘충성 경쟁’ 물의
    • 입력 2018-07-28 20:31:44
    취재K
직원들이 무슨 죄? 폭염 속 단체 등반 “못 살겠다”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훌쩍 넘는 폭염 속에, 지역 기반 최대 금융그룹인 BNK금융의 자회사가 직원들을 주말 등산 행사에 반강제적으로 동원해 물의를 빚고 있다.

직원들은 등산을 좋아하는 지주 회장에 대한 간부들의 충성 경쟁에 혹사당한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BNK 금융 자회사 ‘폭염 등반’… “충성 경쟁” 불만

오늘 오전 부산 북구의 백양산 입구. 60여 명의 사람들이 등산복 차림으로 운집해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모두 BNK 자회사 직원들이다. 동호회에서 진행하는 자율적인 등반이 아니라 회사 차원에서 진행되는 주말 등반 행사다.

32도가 넘는 폭염 속에 반강제로 5시간 가량 등산을 한 직원들은 불만을 쏟아냈다.

한 직원은 "이렇게 살인적인 더위에 등산을 했다가 열사병이라도 걸리면 출근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지 않냐"며, "단합을 위해 연간 한두 차례 등산을 한다면 이해하겠지만, 주간 또는 월간으로 진행하는 것은 도가 넘었다"고 말했다.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는데도 이런 반강제 등반 행사가 회사 차원에서 진행되는 건 등산 애호가인 BNK 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자회사 사장들의 과잉 충성 때문이라는 게 직원들의 주장이다. 문제 제기를 하고 싶어도 괜히 '등산하기 싫다' 고 말했다가 낙인 찍힐까봐 신경쓰여 말을 할 수 없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BNK 금융지주 측은 이미 지난 5월, 등반 행사의 '강제 동원' 논란이 일자, "자율적으로 시행하도록 방식을 바꾸겠다"며 정기적인 등반 행사를 중단한 바 있다. 하지만 현실은 딴판이다.

이에 대해 BNK측은 "해당 자회사의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간 것으로 안다"며, 자회사 한 곳에 국한된 일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KBS 취재결과, 최근 주말 등산을 한 것으로 확인된 BNK 금융지주 자회사만 3곳으로, BNK금융은 실태 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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