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중대사관에 ‘문재인·트럼프 사진’ 내걸어…의도는?

입력 2018.07.29 (12:00) 수정 2018.07.29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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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정전 협정 65주년 즈음, 주중 북한대사관에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을 외부 게시판에 내걸었습니다. 주중 북한대사관의 게시판은 외부에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공간으로 한국과 미국 최고 지도자의 사진이 게시된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29일 오전, 베이징 북한대사관 정문 옆 대형 게시판에는, 지난 3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베이징 정상회담 장면을 담은 사진들만 게재돼있던 것과 달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 시진핑 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각각 만난 사진들이 걸렸습니다.

게시판 왼쪽의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의 사진은 지난 4월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공동 성명에 서명하는 장면과 산책하는 장면, 부부 동반 기념사진이 게재됐으며 지난 5월 북측 통일각에서 전격적으로 열렸던 남북 정상회담 사진도 걸렸습니다.


오른쪽 상단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첫 악수를 하는 사진이 걸렸으며 단독 회담하는 장면, 북미 공동 성명 서명 장면, 산책하는 사진 등이 게재됐습니다. 주중 북한대사관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산책하는 사진에 "트럼프 대통령과 산책을 하며 친교를 두터이 하는 김정은 동지"라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시 주석의 지난 3월, 5월, 6월의 세 차례 정상회담 사진은 게시판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6자 회담 당사국 중의 하나인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김정은 위원장을 예방한 사진도 게재됐으며,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의 회동 사진도 걸렸습니다.

북한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게시판에 '광명성 4호 위성'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수중 시험 발사 등 각종 무기 사진들이 내걸어왔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북미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자 지난 4월 말 북중 정상회담 사진으로 바꾼 바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달 20일 방중 당시 북한대사관을 찾았을 때도 이 게시판의 사진은 지난 3월 북중 정상회담 사진만 걸려있었다는 점입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 비핵화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 속에 북한이 북중, 남북, 북미 최고 지도자 간의 우호 관계를 강화하는 사진을 내걸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베이의 한 소식통은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대사관을 방문했을 때까지도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을 그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웠다"면서 "정전선언 65주년을 맞아 이들 지도자 사진이 갑자기 등장한 것은 정전 협정을 종전 선언으로 바꾸고 대북 제재 등 고립에서 빠져나오고자 하는 북한의 의도가 담겨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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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주중대사관에 ‘문재인·트럼프 사진’ 내걸어…의도는?
    • 입력 2018-07-29 12:00:22
    • 수정2018-07-29 13:17:42
    국제
북한이 정전 협정 65주년 즈음, 주중 북한대사관에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을 외부 게시판에 내걸었습니다. 주중 북한대사관의 게시판은 외부에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공간으로 한국과 미국 최고 지도자의 사진이 게시된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29일 오전, 베이징 북한대사관 정문 옆 대형 게시판에는, 지난 3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베이징 정상회담 장면을 담은 사진들만 게재돼있던 것과 달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 시진핑 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각각 만난 사진들이 걸렸습니다. 게시판 왼쪽의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의 사진은 지난 4월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공동 성명에 서명하는 장면과 산책하는 장면, 부부 동반 기념사진이 게재됐으며 지난 5월 북측 통일각에서 전격적으로 열렸던 남북 정상회담 사진도 걸렸습니다. 오른쪽 상단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첫 악수를 하는 사진이 걸렸으며 단독 회담하는 장면, 북미 공동 성명 서명 장면, 산책하는 사진 등이 게재됐습니다. 주중 북한대사관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산책하는 사진에 "트럼프 대통령과 산책을 하며 친교를 두터이 하는 김정은 동지"라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시 주석의 지난 3월, 5월, 6월의 세 차례 정상회담 사진은 게시판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6자 회담 당사국 중의 하나인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김정은 위원장을 예방한 사진도 게재됐으며,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의 회동 사진도 걸렸습니다. 북한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게시판에 '광명성 4호 위성'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수중 시험 발사 등 각종 무기 사진들이 내걸어왔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북미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자 지난 4월 말 북중 정상회담 사진으로 바꾼 바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달 20일 방중 당시 북한대사관을 찾았을 때도 이 게시판의 사진은 지난 3월 북중 정상회담 사진만 걸려있었다는 점입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 비핵화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 속에 북한이 북중, 남북, 북미 최고 지도자 간의 우호 관계를 강화하는 사진을 내걸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베이의 한 소식통은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대사관을 방문했을 때까지도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을 그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웠다"면서 "정전선언 65주년을 맞아 이들 지도자 사진이 갑자기 등장한 것은 정전 협정을 종전 선언으로 바꾸고 대북 제재 등 고립에서 빠져나오고자 하는 북한의 의도가 담겨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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