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
- 구조적 타살 당한 셈, 가치와 정치행위가 일관된 정치인
- 꽃피울 수 있는 절정의 시기에 가는 것 너무 아파
이진곤 (언론인, 前 국민일보 주필)
- 서민들에게 카타르시스 준 정치인
- 책임 문제 넘어 인정과 감성에 끌린 애도 물결
장윤선 (언론인, 前 오마이뉴스 정치부장)
-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은 긴 추모행렬
- 국민의 언어를 닮은 정치인이 많아져야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 노회찬 전 대표의 비극적 선택은 잘못된 선택
- 일관성 있는 정치 보여줘, 국민들이 존경심 표현한 것
■ 프로그램 : 엄경철의 심야토론
■ 방송일시 : 2018년 7월 28일 토요일 밤 10시 30분 ~ 11시 40분
◎ 엄경철 앵커
어서 오십시오. 오늘 토론 주제가 노회찬과 좋은 정치란 무엇인가. 조금 무겁고 어려운 주제입니다.그래서 제작진의 고민도 많았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닷새 동안의 추모 열기는 보수와 진보의 이념을 넘어서고 또 세대를 넘어서는 조금 특별한 현상이기도 했습니다.특히 본인 스스로 불법 정치자금의 덫에 걸려서 잘못된 선택이었다, 이런 흠결을 인정했음에도 그렇기에 조금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어쩌면 많은 시민들이 정치인 노회찬에게서 좋은 정치의 한 단면을 본 것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어서 토론 주제를 잡았습니다.좋은 정치가 무엇인가.본격 토론에 앞서서 지난 닷새 동안의 이 현상을 네 분 모두 보셨을 텐데 보는 지점이 같기도 하고 또 다르기도 하고 이럴 텐데 어떻게 보셨는지 먼저 여성 패널이신 장윤선 기자가 먼저 해 주시죠.
◇ 장윤선 언론인 (前 오마이뉴스 정치부장)
저도 두 번이나 빈소에 다녀왔는데요.굉장히 많은 분들이 줄을 서 계셨어요.그리고 제가 연령대를 살펴보았는데 어린아이부터 시작해서 또 연세가 지긋하신 어르신분들 그리고 또 여성, 남성, 직장인, 학생 할 것 없이 그러니까 저희가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렇게 떠나보내고 나서 그리고 또 그해 8월에 있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 행렬 이후의 세 번째 대중 정치인으로서는 세 번째 이렇게 긴 추모 행렬을 마주하게 된 것 같습니다.그러니까 국민들 생각에서는 참 아까운 정치인, 저렇게 떠나기에는, 저렇게 떠나보내기에는 참 아깝다 이런 생각들을 하시기 때문에 저 긴 행렬 속에서 계속 눈물을 흘리시면서 그분을 추모하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 엄경철 앵커
이진곤 박사께서는.
◇ 이진곤 언론인 (前 국민일보 주필)
아까도 시민들이 그런 말씀 다 하신 대체로 그런 심정일 겁니다. 뭐냐 하면 아주 그냥 이웃 아저씨 같고 또 이웃의 내 동생 같고 이런 그런 아주 수더분한 그러면서도 주민들과 친근감이 있는 그리고 또 어떠냐 하면 사실은 만약에 큰 정당의 정치인이었다면 또 생각이 달랐겠지만 의석 6석밖에 안 되는 왜소 정당인데 거기서 또 그만큼 우리가 생각할 때는 고생을 많이 했을 거다. 그러면서 이제 좀 웃음을 잃지 않는 그런 해학이 있는. 그런 정치를 하고 이랬으니까 가끔 가다가 거기도 아까 말씀하셨던데 우리 서민들이, 우리 국민들이 뭔가 말을 하고 싶기는 하고 싶은데 내가 표현이 잘 안 된다든지 이랬을 때는 누가 시원하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거든요.아마 그런 면에서 노 의원께서 이제 고 의원이죠. 그런 면에서도 우리 이웃, 서민들한테 아주 그런 카타르시스를 준 아주 친근감이 있는 친구 같은 이런 이미지가 있었으니까 보내는 게 참 안타깝고 오죽했으면 그랬겠느냐 이런 게 있으니까 아까 말씀하셨지만 자신의 과오를 인정했는데도 불구하고 오죽했으면 그랬을까. 구조적인 문제 아니냐 그래서 그런 문제에서는 책임문제를 따지기 이전에 인정에 끌린, 감성에 끌린 애도였던 게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 엄경철 앵커
김형준 교수께서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우리 진보정치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는 노회찬 전 대표를 보내는 데 대한 아쉬움, 그리움도 있겠죠.그런데 먼저 선택과 평가라는 부분에 대해서 먼저 말씀을 좀 드려야 할 것 같아요. 노회찬 전 대표가 택한 선택은 분명히 잘못된 선택이었다. 본인이 불법자금을 받은 것이 어리석은 선택이었다는 말을 유서에 남겼지만 이렇게 비극적인 선택을 한 것도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거를 분명히 말씀을 드립니다.그리고 노회찬 전 대표가 그동안 30여 년 동안 외골 진보정치, 그다음 노동운동을 했었던 것에 대한 우리 국민들에 대한 평가는 이거는 또 다른 영역이라고 보는 것이죠.그러니까 대중 정치인으로서 정치에 대한 이러한 열망, 그리고 서민 정치에 대한 이러한 것을 아주 일관성 있게 보여줬었다는 거.저는 정치인들이 여러 개의 자질을 가지고 있지만 굽힐 줄 모르는 소신.그리고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나름대로의 비전.그리고 품격, 이런 것을 고루 갖춘 정치인은 그렇게 많지 않아요.그런데 노회찬 전 대표 같은 것은 그러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었고 가장 큰 것은 특권과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라는 그 일념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지금 그 부분에 대해서 동참을 한 것이 아닌가.열심히 일한 사람이 일한 만큼의 대가를 받는 사회, 이것이 어떻게 보면 정의로운 사회가 있을 수 있는데 그것을 위해서 30여 년을 일관성 있게 의정활동도 하고 정치활동을 한 것에 대한 국민들이 주는 존경심의 표현이라고 저는 봅니다.
◎ 엄경철 앵커
혹시 김민웅 교수님께서는 노회찬 의원과 개인적 인연이 있으십니까?
◇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
국회의원 되기 전 민노당 사무총장을 했던 시절부터 알고 지냈죠. 지금 다 아주 감사한 말씀을 해 주셔서 참 여러 가지 감회가 있는데요.그런데 이 얘기를 좀 짚고 싶어요. 흠결, 불법자금, 이런 단어가 나왔는데 이게 흠결이야? 이걸 불법자금이라 얘기할 수 있어? 이 정도를 갖고 그랬단 말이야라고 하는 기가 막힘이 저는 국민들한테 있다고 봅니다.나중에 또 얘기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불법이 될 수 없는 것들을 불법으로 만들고 있는 그런 실정법이 있어요. 어떻게 보면 구조적 타살을 당한 셈이죠. 대체 불가능한 정치인을 이런 식으로 떠나보낼 수가 있어?이건 말이 안 되는 거 아니야라고 한다면 밑바닥 깊은 분노라는 표현은 좀 강하겠지만 그러나 도저히 어떻게 수습할 수 없는 그런 아픔, 애틋함이 깔려 있고 동시에 이제 자신의 삶과 그리고 가치와 그리고 정치행위가 일관돼 있는 이런 정치인을 보는 것은 대단히 어렵습니다.그래서 그것을 혼신을 다해서 달려왔던 그 30년의 세월이 처음부터 평가가 됐겠어요?그렇지 않았어요.그런데 세월이 지나면서 노회찬이라는 정치인이 성숙하고 성장해 온 과정을 국민들이 지켜봤고 그러면서 이제 정말 꽃피울 수 있는 절정의 어떤 시기가 왔는데 이렇게 간다는 것은 너무나 아프다 하는 상실감, 저는 이게 너무나 크다고 보고요.또 하나가 제가 꼭 강조하고 싶은 게 뭐냐 하면 진보와 보수를 넘어서서 국민들이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도 참 반가운 일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렇다면 노회찬이라는 정치인이 그렇게 진력을 했던 진보정치의 이데올로기는 뭐지 아는 것도 저는 대단히 중요하다고 봅니다.왜 그렇냐 하면 그렇지 않으면 대중, 서민이라는 말 속에 희석될 가능성이 있어요.아주 첨예한 진보정치의 가치와 정치적 투쟁을 통해 이루려고 했던 굉장히 많은 과제들이 있어요.이 과제들을 예를 들어서 수많은 언론들이 은폐해 왔거나 또는 왜곡해 왔거나 그것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논쟁이 되는 걸 막아왔거나 이런 것들이 있어요.그래서 이런 것들을 정직하게 얘기하고 이것이 우리 사회의 중대한 논쟁이 되게 하는 것 이것은 어떻게 보면 노회찬 없는 노회찬 정치의 미래를 우리가 가는 것인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 엄경철 앵커
그렇지만 수많은 시민들이 조문을 한 것이 노회찬 의원의 진보정치 이념에 동의했기 때문인가는 더 이야기가 더 필요한 부분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
그러니까 이념이라는 말 자체는 굉장히 무거운 단어인데 서민을 위한 것 그리고 약자를 대변하는 것.이런 것이 말하자면 진보정치의 과제였죠.이 진보정치 과제에서 나중에 구체적인 얘기를 하겠습니다마는 최저임금부터 시작을 해서 차별 없는 성평등의 문제,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치열한 논쟁이 있습니다.그런데 이것을 우리 언론과 또 우리 사회가 얼마큼 알고 있을까.그리고 이것을 우리의 현실 속에서 받아내면서 밀고 나갈 수 있는 힘을 우리가 과연 갖고 있을까 이런 것들을 과연 깊게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네요.
◇ 장윤선 언론인 (前 오마이뉴스 정치부장)
일종의 노회찬 의원은 이를테면 언어의 마술사이기도 해요.무슨 얘기냐 하면 지금 굉장히 이념성이 강한 진보의 언어들이나 그리고 또 노선,정치철학 이런 것들을 굉장히 쉽게 그냥
동네 아저씨들 그냥 술 마시면서 하실 수 있는 정도의 언어로 풀어냈다는 것.그런 것 때문에 국민들이 아, 내가 쓰는 말이 닮아 있다, 그러니까 서민의 언어를 쓰고 있다.이런 데서 공감이 굉장히 많았던 것 같고요. 그리고 실제 제가 국회 출입기자로 활동을 할 때에도 보면 청소노동자들의 정규직 문제가 굉장히 첨예한 쟁점이 됐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 이 청소노동자들을 직접 의원회관 식당에 초대를 해서 오찬을 함께한 적이 있어요.그런데 그때 청소노동자들이 했던 분들이 무슨 얘기를 했냐면 우리 같은 사람들이 여기 청소나 하러 들어와 봤지 이렇게 앉아서 사람 대접받으면서 밥 먹는다는 건 생각도 못 해 봤어요, 이렇게 어머님들이 얘기를 하셨거든요.그런데 그때 제가 느꼈던 것은 이렇게 국민의 언어를 닮은 정치인들이 많아져야 된다.그러니까 굉장히 앞서 이진곤 박사님께서 몇몇 안 되는 6명밖에 안 되는 정당의 대표 리더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그런 정치인들이 없는 거죠.이렇게 서민과 노동자와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대변해서 국회로 가서 이 사람들 편에 서서 정치를 해 주는 몇 안 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국민들 입장에서는 그분이 이런 선택을 해야 되나 그게 옳은 것인가에 대한 회한이 굉장히 많은 것 같습니다.
◇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이 대목에서 좀 지적을 하고 싶은 것은 우리가 보통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적 잣대를 가지고 그동안 진보를 평가한 적이 많았었어요.그런데 실제로 진보를 들여다보면 크게 세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저는 그렇게 분류를 하는데요.하나는 종북진보, 아주 이념적인 부분이죠.남과 북이 분단된 상황 속에서. 어떤 면에서 봤을 때는 치열한 논쟁이 있었지 않았습니까? 그다음에 민주진보인 거죠. 민주화 투쟁 속에서 대한민국이 독재의 타도와 더불어 인권에 대한 문제를 줄기차게 얘기하고 그래서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던 민주진보가 있고. 마지막이 저는 생활진보라고 봅니다.민생진보라고.그러니까 노회찬 전 대표는 저는 생활진보 쪽, 민생진보 쪽에 굉장히 강한 모습을 보였던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청소노동자를 포함해서 우리 사회에 많은 사회적 약자들의 편에 서서 그분들이 어떻게 하면 정말 평등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인가.왜냐하면 노회찬 전 대표의 의정활동을 보면 2004년도에 정말 어마어마한 법이 하나 대표발의가 됐는데 그게 바로 호주제 폐지입니다.조금 전에 김민웅 교수가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사회 양성평등에 관련 문제가 굉장히 지금도 아직까지도 지금 계속해서 문제되고 있지만 2004년도에 그러한 호주제 폐지 대표법안 발의했고 2007년도에 장애인차별금지법이라는 것을 또 얘기하고 2008년도에는 어떠한 경우라도 합리적 이유없이 절대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 이 차별방지법을 만들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보면 굉장히 이념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 속에서 가장 필요한 것을 민생적인 측면에서 생활적 측면에서 법안을 만들고 실제로 그것을 국민들에게 또 어필했다는 것 이것이 저는 많은 부분 속에서 정말 노회한 전 대표를 그리워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좀 들고요.또 하나는 지금 촌철살인도 많이 말씀을 하시고 서민이라고 많이 얘기하시는데는 문제는 왜 그게 가능했냐라는 거죠.정치학적으로 보면 정치철학과 더불어서 공부를 많이 하지 않으면 그게 불가능해요.그러니까 그냥 데커레이션, 포장만 하고 언어로 가는 것이 아니라 30여 년 동안 오랫동안 이 진보가 지향하는 가치가 무엇인가를 내재화시켰기 때문에 그렇게 쉬운 언어로, 서민의 언어로 서민의 삶을 살았기 때문에 서민의 언어가 나오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면에서 봤을 때 다른, 물론 이제 진보정치를 하시는 많은 분도 계시겠지만 노회찬 전 대표가 그동안 추구했었던 진보정당과 그리고 더 나아가 노동운동.그다음에 생활진보에 대한 모습들은 다른 정치인들과 당연히 많은 부분 속에서 차별될 수 있다라는 말씀을 좀 드리고 싶습니다.
◇ 이진곤 언론인 (前 국민일보 주필)
제가 한 말씀 드려도 될까요?옛날 바로 이 자리에서 노회찬 의원하고 심야토론에서 같이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사실 그때는 저는 그분이 말하는 그 스타일은 안 좋겠죠, 저한테는.그래서 약간 서로 좀 그래도 또 제가 심하게는 안 했지만 언짢은 말도 하고 했는데 나중에 또 나가서는 아주 털털하게 아이고, 죄송합니다 이러고 또 아주 친밀하게 그러더라고요.그런데 제가 인상적인 것은 노회찬 의원은 사실은 제가 평소에는 노회찬 의원의 스타일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딱 하나 대단히 인상적인 것은 지금 김 교수님이 말씀하셔서 그런데 그분이 옛날에는 민노당으로 하면서 그다음에 진보정당을 하면서 다만 종북이라든지 친북이라든지 북한 주사파라든지 이런 거하고는 구분해서 나중에 그것 때문에 서로 구분해서 나오기도 했지 않습니까.서로 당을 분당하기도 했는데.바로 그런 점에서 볼 때 저는, 저는 사실 그렇거든요.친북이나 종북은 대단히 안 좋아하거든요.그런 점에서 볼 때 그래도 노회찬 의원이나 심상정 의원이 그런 점에서 상당히 위안을 줬다.그런데 그 인상이 남았기 때문에 지금도 노회찬 의원이, 아까 말씀드렸지만 그렇게 말하는 스타일이 저하고는 잘 안 맞더라도 싫어하지는 않았어요.
- 구조적 타살 당한 셈, 가치와 정치행위가 일관된 정치인
- 꽃피울 수 있는 절정의 시기에 가는 것 너무 아파
이진곤 (언론인, 前 국민일보 주필)
- 서민들에게 카타르시스 준 정치인
- 책임 문제 넘어 인정과 감성에 끌린 애도 물결
장윤선 (언론인, 前 오마이뉴스 정치부장)
-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은 긴 추모행렬
- 국민의 언어를 닮은 정치인이 많아져야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 노회찬 전 대표의 비극적 선택은 잘못된 선택
- 일관성 있는 정치 보여줘, 국민들이 존경심 표현한 것
■ 프로그램 : 엄경철의 심야토론
■ 방송일시 : 2018년 7월 28일 토요일 밤 10시 30분 ~ 11시 40분
◎ 엄경철 앵커
어서 오십시오. 오늘 토론 주제가 노회찬과 좋은 정치란 무엇인가. 조금 무겁고 어려운 주제입니다.그래서 제작진의 고민도 많았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닷새 동안의 추모 열기는 보수와 진보의 이념을 넘어서고 또 세대를 넘어서는 조금 특별한 현상이기도 했습니다.특히 본인 스스로 불법 정치자금의 덫에 걸려서 잘못된 선택이었다, 이런 흠결을 인정했음에도 그렇기에 조금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어쩌면 많은 시민들이 정치인 노회찬에게서 좋은 정치의 한 단면을 본 것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어서 토론 주제를 잡았습니다.좋은 정치가 무엇인가.본격 토론에 앞서서 지난 닷새 동안의 이 현상을 네 분 모두 보셨을 텐데 보는 지점이 같기도 하고 또 다르기도 하고 이럴 텐데 어떻게 보셨는지 먼저 여성 패널이신 장윤선 기자가 먼저 해 주시죠.
◇ 장윤선 언론인 (前 오마이뉴스 정치부장)
저도 두 번이나 빈소에 다녀왔는데요.굉장히 많은 분들이 줄을 서 계셨어요.그리고 제가 연령대를 살펴보았는데 어린아이부터 시작해서 또 연세가 지긋하신 어르신분들 그리고 또 여성, 남성, 직장인, 학생 할 것 없이 그러니까 저희가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렇게 떠나보내고 나서 그리고 또 그해 8월에 있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 행렬 이후의 세 번째 대중 정치인으로서는 세 번째 이렇게 긴 추모 행렬을 마주하게 된 것 같습니다.그러니까 국민들 생각에서는 참 아까운 정치인, 저렇게 떠나기에는, 저렇게 떠나보내기에는 참 아깝다 이런 생각들을 하시기 때문에 저 긴 행렬 속에서 계속 눈물을 흘리시면서 그분을 추모하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 엄경철 앵커
이진곤 박사께서는.
◇ 이진곤 언론인 (前 국민일보 주필)
아까도 시민들이 그런 말씀 다 하신 대체로 그런 심정일 겁니다. 뭐냐 하면 아주 그냥 이웃 아저씨 같고 또 이웃의 내 동생 같고 이런 그런 아주 수더분한 그러면서도 주민들과 친근감이 있는 그리고 또 어떠냐 하면 사실은 만약에 큰 정당의 정치인이었다면 또 생각이 달랐겠지만 의석 6석밖에 안 되는 왜소 정당인데 거기서 또 그만큼 우리가 생각할 때는 고생을 많이 했을 거다. 그러면서 이제 좀 웃음을 잃지 않는 그런 해학이 있는. 그런 정치를 하고 이랬으니까 가끔 가다가 거기도 아까 말씀하셨던데 우리 서민들이, 우리 국민들이 뭔가 말을 하고 싶기는 하고 싶은데 내가 표현이 잘 안 된다든지 이랬을 때는 누가 시원하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거든요.아마 그런 면에서 노 의원께서 이제 고 의원이죠. 그런 면에서도 우리 이웃, 서민들한테 아주 그런 카타르시스를 준 아주 친근감이 있는 친구 같은 이런 이미지가 있었으니까 보내는 게 참 안타깝고 오죽했으면 그랬겠느냐 이런 게 있으니까 아까 말씀하셨지만 자신의 과오를 인정했는데도 불구하고 오죽했으면 그랬을까. 구조적인 문제 아니냐 그래서 그런 문제에서는 책임문제를 따지기 이전에 인정에 끌린, 감성에 끌린 애도였던 게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 엄경철 앵커
김형준 교수께서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우리 진보정치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는 노회찬 전 대표를 보내는 데 대한 아쉬움, 그리움도 있겠죠.그런데 먼저 선택과 평가라는 부분에 대해서 먼저 말씀을 좀 드려야 할 것 같아요. 노회찬 전 대표가 택한 선택은 분명히 잘못된 선택이었다. 본인이 불법자금을 받은 것이 어리석은 선택이었다는 말을 유서에 남겼지만 이렇게 비극적인 선택을 한 것도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거를 분명히 말씀을 드립니다.그리고 노회찬 전 대표가 그동안 30여 년 동안 외골 진보정치, 그다음 노동운동을 했었던 것에 대한 우리 국민들에 대한 평가는 이거는 또 다른 영역이라고 보는 것이죠.그러니까 대중 정치인으로서 정치에 대한 이러한 열망, 그리고 서민 정치에 대한 이러한 것을 아주 일관성 있게 보여줬었다는 거.저는 정치인들이 여러 개의 자질을 가지고 있지만 굽힐 줄 모르는 소신.그리고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나름대로의 비전.그리고 품격, 이런 것을 고루 갖춘 정치인은 그렇게 많지 않아요.그런데 노회찬 전 대표 같은 것은 그러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었고 가장 큰 것은 특권과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라는 그 일념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지금 그 부분에 대해서 동참을 한 것이 아닌가.열심히 일한 사람이 일한 만큼의 대가를 받는 사회, 이것이 어떻게 보면 정의로운 사회가 있을 수 있는데 그것을 위해서 30여 년을 일관성 있게 의정활동도 하고 정치활동을 한 것에 대한 국민들이 주는 존경심의 표현이라고 저는 봅니다.
◎ 엄경철 앵커
혹시 김민웅 교수님께서는 노회찬 의원과 개인적 인연이 있으십니까?
◇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
국회의원 되기 전 민노당 사무총장을 했던 시절부터 알고 지냈죠. 지금 다 아주 감사한 말씀을 해 주셔서 참 여러 가지 감회가 있는데요.그런데 이 얘기를 좀 짚고 싶어요. 흠결, 불법자금, 이런 단어가 나왔는데 이게 흠결이야? 이걸 불법자금이라 얘기할 수 있어? 이 정도를 갖고 그랬단 말이야라고 하는 기가 막힘이 저는 국민들한테 있다고 봅니다.나중에 또 얘기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불법이 될 수 없는 것들을 불법으로 만들고 있는 그런 실정법이 있어요. 어떻게 보면 구조적 타살을 당한 셈이죠. 대체 불가능한 정치인을 이런 식으로 떠나보낼 수가 있어?이건 말이 안 되는 거 아니야라고 한다면 밑바닥 깊은 분노라는 표현은 좀 강하겠지만 그러나 도저히 어떻게 수습할 수 없는 그런 아픔, 애틋함이 깔려 있고 동시에 이제 자신의 삶과 그리고 가치와 그리고 정치행위가 일관돼 있는 이런 정치인을 보는 것은 대단히 어렵습니다.그래서 그것을 혼신을 다해서 달려왔던 그 30년의 세월이 처음부터 평가가 됐겠어요?그렇지 않았어요.그런데 세월이 지나면서 노회찬이라는 정치인이 성숙하고 성장해 온 과정을 국민들이 지켜봤고 그러면서 이제 정말 꽃피울 수 있는 절정의 어떤 시기가 왔는데 이렇게 간다는 것은 너무나 아프다 하는 상실감, 저는 이게 너무나 크다고 보고요.또 하나가 제가 꼭 강조하고 싶은 게 뭐냐 하면 진보와 보수를 넘어서서 국민들이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도 참 반가운 일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렇다면 노회찬이라는 정치인이 그렇게 진력을 했던 진보정치의 이데올로기는 뭐지 아는 것도 저는 대단히 중요하다고 봅니다.왜 그렇냐 하면 그렇지 않으면 대중, 서민이라는 말 속에 희석될 가능성이 있어요.아주 첨예한 진보정치의 가치와 정치적 투쟁을 통해 이루려고 했던 굉장히 많은 과제들이 있어요.이 과제들을 예를 들어서 수많은 언론들이 은폐해 왔거나 또는 왜곡해 왔거나 그것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논쟁이 되는 걸 막아왔거나 이런 것들이 있어요.그래서 이런 것들을 정직하게 얘기하고 이것이 우리 사회의 중대한 논쟁이 되게 하는 것 이것은 어떻게 보면 노회찬 없는 노회찬 정치의 미래를 우리가 가는 것인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 엄경철 앵커
그렇지만 수많은 시민들이 조문을 한 것이 노회찬 의원의 진보정치 이념에 동의했기 때문인가는 더 이야기가 더 필요한 부분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
그러니까 이념이라는 말 자체는 굉장히 무거운 단어인데 서민을 위한 것 그리고 약자를 대변하는 것.이런 것이 말하자면 진보정치의 과제였죠.이 진보정치 과제에서 나중에 구체적인 얘기를 하겠습니다마는 최저임금부터 시작을 해서 차별 없는 성평등의 문제,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치열한 논쟁이 있습니다.그런데 이것을 우리 언론과 또 우리 사회가 얼마큼 알고 있을까.그리고 이것을 우리의 현실 속에서 받아내면서 밀고 나갈 수 있는 힘을 우리가 과연 갖고 있을까 이런 것들을 과연 깊게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네요.
◇ 장윤선 언론인 (前 오마이뉴스 정치부장)
일종의 노회찬 의원은 이를테면 언어의 마술사이기도 해요.무슨 얘기냐 하면 지금 굉장히 이념성이 강한 진보의 언어들이나 그리고 또 노선,정치철학 이런 것들을 굉장히 쉽게 그냥
동네 아저씨들 그냥 술 마시면서 하실 수 있는 정도의 언어로 풀어냈다는 것.그런 것 때문에 국민들이 아, 내가 쓰는 말이 닮아 있다, 그러니까 서민의 언어를 쓰고 있다.이런 데서 공감이 굉장히 많았던 것 같고요. 그리고 실제 제가 국회 출입기자로 활동을 할 때에도 보면 청소노동자들의 정규직 문제가 굉장히 첨예한 쟁점이 됐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 이 청소노동자들을 직접 의원회관 식당에 초대를 해서 오찬을 함께한 적이 있어요.그런데 그때 청소노동자들이 했던 분들이 무슨 얘기를 했냐면 우리 같은 사람들이 여기 청소나 하러 들어와 봤지 이렇게 앉아서 사람 대접받으면서 밥 먹는다는 건 생각도 못 해 봤어요, 이렇게 어머님들이 얘기를 하셨거든요.그런데 그때 제가 느꼈던 것은 이렇게 국민의 언어를 닮은 정치인들이 많아져야 된다.그러니까 굉장히 앞서 이진곤 박사님께서 몇몇 안 되는 6명밖에 안 되는 정당의 대표 리더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그런 정치인들이 없는 거죠.이렇게 서민과 노동자와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대변해서 국회로 가서 이 사람들 편에 서서 정치를 해 주는 몇 안 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국민들 입장에서는 그분이 이런 선택을 해야 되나 그게 옳은 것인가에 대한 회한이 굉장히 많은 것 같습니다.
◇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이 대목에서 좀 지적을 하고 싶은 것은 우리가 보통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적 잣대를 가지고 그동안 진보를 평가한 적이 많았었어요.그런데 실제로 진보를 들여다보면 크게 세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저는 그렇게 분류를 하는데요.하나는 종북진보, 아주 이념적인 부분이죠.남과 북이 분단된 상황 속에서. 어떤 면에서 봤을 때는 치열한 논쟁이 있었지 않았습니까? 그다음에 민주진보인 거죠. 민주화 투쟁 속에서 대한민국이 독재의 타도와 더불어 인권에 대한 문제를 줄기차게 얘기하고 그래서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던 민주진보가 있고. 마지막이 저는 생활진보라고 봅니다.민생진보라고.그러니까 노회찬 전 대표는 저는 생활진보 쪽, 민생진보 쪽에 굉장히 강한 모습을 보였던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청소노동자를 포함해서 우리 사회에 많은 사회적 약자들의 편에 서서 그분들이 어떻게 하면 정말 평등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인가.왜냐하면 노회찬 전 대표의 의정활동을 보면 2004년도에 정말 어마어마한 법이 하나 대표발의가 됐는데 그게 바로 호주제 폐지입니다.조금 전에 김민웅 교수가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사회 양성평등에 관련 문제가 굉장히 지금도 아직까지도 지금 계속해서 문제되고 있지만 2004년도에 그러한 호주제 폐지 대표법안 발의했고 2007년도에 장애인차별금지법이라는 것을 또 얘기하고 2008년도에는 어떠한 경우라도 합리적 이유없이 절대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 이 차별방지법을 만들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보면 굉장히 이념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 속에서 가장 필요한 것을 민생적인 측면에서 생활적 측면에서 법안을 만들고 실제로 그것을 국민들에게 또 어필했다는 것 이것이 저는 많은 부분 속에서 정말 노회한 전 대표를 그리워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좀 들고요.또 하나는 지금 촌철살인도 많이 말씀을 하시고 서민이라고 많이 얘기하시는데는 문제는 왜 그게 가능했냐라는 거죠.정치학적으로 보면 정치철학과 더불어서 공부를 많이 하지 않으면 그게 불가능해요.그러니까 그냥 데커레이션, 포장만 하고 언어로 가는 것이 아니라 30여 년 동안 오랫동안 이 진보가 지향하는 가치가 무엇인가를 내재화시켰기 때문에 그렇게 쉬운 언어로, 서민의 언어로 서민의 삶을 살았기 때문에 서민의 언어가 나오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면에서 봤을 때 다른, 물론 이제 진보정치를 하시는 많은 분도 계시겠지만 노회찬 전 대표가 그동안 추구했었던 진보정당과 그리고 더 나아가 노동운동.그다음에 생활진보에 대한 모습들은 다른 정치인들과 당연히 많은 부분 속에서 차별될 수 있다라는 말씀을 좀 드리고 싶습니다.
◇ 이진곤 언론인 (前 국민일보 주필)
제가 한 말씀 드려도 될까요?옛날 바로 이 자리에서 노회찬 의원하고 심야토론에서 같이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사실 그때는 저는 그분이 말하는 그 스타일은 안 좋겠죠, 저한테는.그래서 약간 서로 좀 그래도 또 제가 심하게는 안 했지만 언짢은 말도 하고 했는데 나중에 또 나가서는 아주 털털하게 아이고, 죄송합니다 이러고 또 아주 친밀하게 그러더라고요.그런데 제가 인상적인 것은 노회찬 의원은 사실은 제가 평소에는 노회찬 의원의 스타일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딱 하나 대단히 인상적인 것은 지금 김 교수님이 말씀하셔서 그런데 그분이 옛날에는 민노당으로 하면서 그다음에 진보정당을 하면서 다만 종북이라든지 친북이라든지 북한 주사파라든지 이런 거하고는 구분해서 나중에 그것 때문에 서로 구분해서 나오기도 했지 않습니까.서로 당을 분당하기도 했는데.바로 그런 점에서 볼 때 저는, 저는 사실 그렇거든요.친북이나 종북은 대단히 안 좋아하거든요.그런 점에서 볼 때 그래도 노회찬 의원이나 심상정 의원이 그런 점에서 상당히 위안을 줬다.그런데 그 인상이 남았기 때문에 지금도 노회찬 의원이, 아까 말씀드렸지만 그렇게 말하는 스타일이 저하고는 잘 안 맞더라도 싫어하지는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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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경철의 심야토론] 이른바 ‘노회찬 신드롬’, 무엇을 의미하나?
-
- 입력 2018-07-30 14:40:48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
- 구조적 타살 당한 셈, 가치와 정치행위가 일관된 정치인
- 꽃피울 수 있는 절정의 시기에 가는 것 너무 아파
이진곤 (언론인, 前 국민일보 주필)
- 서민들에게 카타르시스 준 정치인
- 책임 문제 넘어 인정과 감성에 끌린 애도 물결
장윤선 (언론인, 前 오마이뉴스 정치부장)
-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은 긴 추모행렬
- 국민의 언어를 닮은 정치인이 많아져야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 노회찬 전 대표의 비극적 선택은 잘못된 선택
- 일관성 있는 정치 보여줘, 국민들이 존경심 표현한 것
■ 프로그램 : 엄경철의 심야토론
■ 방송일시 : 2018년 7월 28일 토요일 밤 10시 30분 ~ 11시 40분
◎ 엄경철 앵커
어서 오십시오. 오늘 토론 주제가 노회찬과 좋은 정치란 무엇인가. 조금 무겁고 어려운 주제입니다.그래서 제작진의 고민도 많았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닷새 동안의 추모 열기는 보수와 진보의 이념을 넘어서고 또 세대를 넘어서는 조금 특별한 현상이기도 했습니다.특히 본인 스스로 불법 정치자금의 덫에 걸려서 잘못된 선택이었다, 이런 흠결을 인정했음에도 그렇기에 조금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어쩌면 많은 시민들이 정치인 노회찬에게서 좋은 정치의 한 단면을 본 것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어서 토론 주제를 잡았습니다.좋은 정치가 무엇인가.본격 토론에 앞서서 지난 닷새 동안의 이 현상을 네 분 모두 보셨을 텐데 보는 지점이 같기도 하고 또 다르기도 하고 이럴 텐데 어떻게 보셨는지 먼저 여성 패널이신 장윤선 기자가 먼저 해 주시죠.
◇ 장윤선 언론인 (前 오마이뉴스 정치부장)
저도 두 번이나 빈소에 다녀왔는데요.굉장히 많은 분들이 줄을 서 계셨어요.그리고 제가 연령대를 살펴보았는데 어린아이부터 시작해서 또 연세가 지긋하신 어르신분들 그리고 또 여성, 남성, 직장인, 학생 할 것 없이 그러니까 저희가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렇게 떠나보내고 나서 그리고 또 그해 8월에 있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 행렬 이후의 세 번째 대중 정치인으로서는 세 번째 이렇게 긴 추모 행렬을 마주하게 된 것 같습니다.그러니까 국민들 생각에서는 참 아까운 정치인, 저렇게 떠나기에는, 저렇게 떠나보내기에는 참 아깝다 이런 생각들을 하시기 때문에 저 긴 행렬 속에서 계속 눈물을 흘리시면서 그분을 추모하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 엄경철 앵커
이진곤 박사께서는.
◇ 이진곤 언론인 (前 국민일보 주필)
아까도 시민들이 그런 말씀 다 하신 대체로 그런 심정일 겁니다. 뭐냐 하면 아주 그냥 이웃 아저씨 같고 또 이웃의 내 동생 같고 이런 그런 아주 수더분한 그러면서도 주민들과 친근감이 있는 그리고 또 어떠냐 하면 사실은 만약에 큰 정당의 정치인이었다면 또 생각이 달랐겠지만 의석 6석밖에 안 되는 왜소 정당인데 거기서 또 그만큼 우리가 생각할 때는 고생을 많이 했을 거다. 그러면서 이제 좀 웃음을 잃지 않는 그런 해학이 있는. 그런 정치를 하고 이랬으니까 가끔 가다가 거기도 아까 말씀하셨던데 우리 서민들이, 우리 국민들이 뭔가 말을 하고 싶기는 하고 싶은데 내가 표현이 잘 안 된다든지 이랬을 때는 누가 시원하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거든요.아마 그런 면에서 노 의원께서 이제 고 의원이죠. 그런 면에서도 우리 이웃, 서민들한테 아주 그런 카타르시스를 준 아주 친근감이 있는 친구 같은 이런 이미지가 있었으니까 보내는 게 참 안타깝고 오죽했으면 그랬겠느냐 이런 게 있으니까 아까 말씀하셨지만 자신의 과오를 인정했는데도 불구하고 오죽했으면 그랬을까. 구조적인 문제 아니냐 그래서 그런 문제에서는 책임문제를 따지기 이전에 인정에 끌린, 감성에 끌린 애도였던 게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 엄경철 앵커
김형준 교수께서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우리 진보정치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는 노회찬 전 대표를 보내는 데 대한 아쉬움, 그리움도 있겠죠.그런데 먼저 선택과 평가라는 부분에 대해서 먼저 말씀을 좀 드려야 할 것 같아요. 노회찬 전 대표가 택한 선택은 분명히 잘못된 선택이었다. 본인이 불법자금을 받은 것이 어리석은 선택이었다는 말을 유서에 남겼지만 이렇게 비극적인 선택을 한 것도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거를 분명히 말씀을 드립니다.그리고 노회찬 전 대표가 그동안 30여 년 동안 외골 진보정치, 그다음 노동운동을 했었던 것에 대한 우리 국민들에 대한 평가는 이거는 또 다른 영역이라고 보는 것이죠.그러니까 대중 정치인으로서 정치에 대한 이러한 열망, 그리고 서민 정치에 대한 이러한 것을 아주 일관성 있게 보여줬었다는 거.저는 정치인들이 여러 개의 자질을 가지고 있지만 굽힐 줄 모르는 소신.그리고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나름대로의 비전.그리고 품격, 이런 것을 고루 갖춘 정치인은 그렇게 많지 않아요.그런데 노회찬 전 대표 같은 것은 그러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었고 가장 큰 것은 특권과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라는 그 일념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지금 그 부분에 대해서 동참을 한 것이 아닌가.열심히 일한 사람이 일한 만큼의 대가를 받는 사회, 이것이 어떻게 보면 정의로운 사회가 있을 수 있는데 그것을 위해서 30여 년을 일관성 있게 의정활동도 하고 정치활동을 한 것에 대한 국민들이 주는 존경심의 표현이라고 저는 봅니다.
◎ 엄경철 앵커
혹시 김민웅 교수님께서는 노회찬 의원과 개인적 인연이 있으십니까?
◇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
국회의원 되기 전 민노당 사무총장을 했던 시절부터 알고 지냈죠. 지금 다 아주 감사한 말씀을 해 주셔서 참 여러 가지 감회가 있는데요.그런데 이 얘기를 좀 짚고 싶어요. 흠결, 불법자금, 이런 단어가 나왔는데 이게 흠결이야? 이걸 불법자금이라 얘기할 수 있어? 이 정도를 갖고 그랬단 말이야라고 하는 기가 막힘이 저는 국민들한테 있다고 봅니다.나중에 또 얘기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불법이 될 수 없는 것들을 불법으로 만들고 있는 그런 실정법이 있어요. 어떻게 보면 구조적 타살을 당한 셈이죠. 대체 불가능한 정치인을 이런 식으로 떠나보낼 수가 있어?이건 말이 안 되는 거 아니야라고 한다면 밑바닥 깊은 분노라는 표현은 좀 강하겠지만 그러나 도저히 어떻게 수습할 수 없는 그런 아픔, 애틋함이 깔려 있고 동시에 이제 자신의 삶과 그리고 가치와 그리고 정치행위가 일관돼 있는 이런 정치인을 보는 것은 대단히 어렵습니다.그래서 그것을 혼신을 다해서 달려왔던 그 30년의 세월이 처음부터 평가가 됐겠어요?그렇지 않았어요.그런데 세월이 지나면서 노회찬이라는 정치인이 성숙하고 성장해 온 과정을 국민들이 지켜봤고 그러면서 이제 정말 꽃피울 수 있는 절정의 어떤 시기가 왔는데 이렇게 간다는 것은 너무나 아프다 하는 상실감, 저는 이게 너무나 크다고 보고요.또 하나가 제가 꼭 강조하고 싶은 게 뭐냐 하면 진보와 보수를 넘어서서 국민들이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도 참 반가운 일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렇다면 노회찬이라는 정치인이 그렇게 진력을 했던 진보정치의 이데올로기는 뭐지 아는 것도 저는 대단히 중요하다고 봅니다.왜 그렇냐 하면 그렇지 않으면 대중, 서민이라는 말 속에 희석될 가능성이 있어요.아주 첨예한 진보정치의 가치와 정치적 투쟁을 통해 이루려고 했던 굉장히 많은 과제들이 있어요.이 과제들을 예를 들어서 수많은 언론들이 은폐해 왔거나 또는 왜곡해 왔거나 그것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논쟁이 되는 걸 막아왔거나 이런 것들이 있어요.그래서 이런 것들을 정직하게 얘기하고 이것이 우리 사회의 중대한 논쟁이 되게 하는 것 이것은 어떻게 보면 노회찬 없는 노회찬 정치의 미래를 우리가 가는 것인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 엄경철 앵커
그렇지만 수많은 시민들이 조문을 한 것이 노회찬 의원의 진보정치 이념에 동의했기 때문인가는 더 이야기가 더 필요한 부분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
그러니까 이념이라는 말 자체는 굉장히 무거운 단어인데 서민을 위한 것 그리고 약자를 대변하는 것.이런 것이 말하자면 진보정치의 과제였죠.이 진보정치 과제에서 나중에 구체적인 얘기를 하겠습니다마는 최저임금부터 시작을 해서 차별 없는 성평등의 문제,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치열한 논쟁이 있습니다.그런데 이것을 우리 언론과 또 우리 사회가 얼마큼 알고 있을까.그리고 이것을 우리의 현실 속에서 받아내면서 밀고 나갈 수 있는 힘을 우리가 과연 갖고 있을까 이런 것들을 과연 깊게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네요.
◇ 장윤선 언론인 (前 오마이뉴스 정치부장)
일종의 노회찬 의원은 이를테면 언어의 마술사이기도 해요.무슨 얘기냐 하면 지금 굉장히 이념성이 강한 진보의 언어들이나 그리고 또 노선,정치철학 이런 것들을 굉장히 쉽게 그냥
동네 아저씨들 그냥 술 마시면서 하실 수 있는 정도의 언어로 풀어냈다는 것.그런 것 때문에 국민들이 아, 내가 쓰는 말이 닮아 있다, 그러니까 서민의 언어를 쓰고 있다.이런 데서 공감이 굉장히 많았던 것 같고요. 그리고 실제 제가 국회 출입기자로 활동을 할 때에도 보면 청소노동자들의 정규직 문제가 굉장히 첨예한 쟁점이 됐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 이 청소노동자들을 직접 의원회관 식당에 초대를 해서 오찬을 함께한 적이 있어요.그런데 그때 청소노동자들이 했던 분들이 무슨 얘기를 했냐면 우리 같은 사람들이 여기 청소나 하러 들어와 봤지 이렇게 앉아서 사람 대접받으면서 밥 먹는다는 건 생각도 못 해 봤어요, 이렇게 어머님들이 얘기를 하셨거든요.그런데 그때 제가 느꼈던 것은 이렇게 국민의 언어를 닮은 정치인들이 많아져야 된다.그러니까 굉장히 앞서 이진곤 박사님께서 몇몇 안 되는 6명밖에 안 되는 정당의 대표 리더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그런 정치인들이 없는 거죠.이렇게 서민과 노동자와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대변해서 국회로 가서 이 사람들 편에 서서 정치를 해 주는 몇 안 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국민들 입장에서는 그분이 이런 선택을 해야 되나 그게 옳은 것인가에 대한 회한이 굉장히 많은 것 같습니다.
◇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이 대목에서 좀 지적을 하고 싶은 것은 우리가 보통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적 잣대를 가지고 그동안 진보를 평가한 적이 많았었어요.그런데 실제로 진보를 들여다보면 크게 세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저는 그렇게 분류를 하는데요.하나는 종북진보, 아주 이념적인 부분이죠.남과 북이 분단된 상황 속에서. 어떤 면에서 봤을 때는 치열한 논쟁이 있었지 않았습니까? 그다음에 민주진보인 거죠. 민주화 투쟁 속에서 대한민국이 독재의 타도와 더불어 인권에 대한 문제를 줄기차게 얘기하고 그래서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던 민주진보가 있고. 마지막이 저는 생활진보라고 봅니다.민생진보라고.그러니까 노회찬 전 대표는 저는 생활진보 쪽, 민생진보 쪽에 굉장히 강한 모습을 보였던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청소노동자를 포함해서 우리 사회에 많은 사회적 약자들의 편에 서서 그분들이 어떻게 하면 정말 평등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인가.왜냐하면 노회찬 전 대표의 의정활동을 보면 2004년도에 정말 어마어마한 법이 하나 대표발의가 됐는데 그게 바로 호주제 폐지입니다.조금 전에 김민웅 교수가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사회 양성평등에 관련 문제가 굉장히 지금도 아직까지도 지금 계속해서 문제되고 있지만 2004년도에 그러한 호주제 폐지 대표법안 발의했고 2007년도에 장애인차별금지법이라는 것을 또 얘기하고 2008년도에는 어떠한 경우라도 합리적 이유없이 절대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 이 차별방지법을 만들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보면 굉장히 이념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 속에서 가장 필요한 것을 민생적인 측면에서 생활적 측면에서 법안을 만들고 실제로 그것을 국민들에게 또 어필했다는 것 이것이 저는 많은 부분 속에서 정말 노회한 전 대표를 그리워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좀 들고요.또 하나는 지금 촌철살인도 많이 말씀을 하시고 서민이라고 많이 얘기하시는데는 문제는 왜 그게 가능했냐라는 거죠.정치학적으로 보면 정치철학과 더불어서 공부를 많이 하지 않으면 그게 불가능해요.그러니까 그냥 데커레이션, 포장만 하고 언어로 가는 것이 아니라 30여 년 동안 오랫동안 이 진보가 지향하는 가치가 무엇인가를 내재화시켰기 때문에 그렇게 쉬운 언어로, 서민의 언어로 서민의 삶을 살았기 때문에 서민의 언어가 나오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면에서 봤을 때 다른, 물론 이제 진보정치를 하시는 많은 분도 계시겠지만 노회찬 전 대표가 그동안 추구했었던 진보정당과 그리고 더 나아가 노동운동.그다음에 생활진보에 대한 모습들은 다른 정치인들과 당연히 많은 부분 속에서 차별될 수 있다라는 말씀을 좀 드리고 싶습니다.
◇ 이진곤 언론인 (前 국민일보 주필)
제가 한 말씀 드려도 될까요?옛날 바로 이 자리에서 노회찬 의원하고 심야토론에서 같이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사실 그때는 저는 그분이 말하는 그 스타일은 안 좋겠죠, 저한테는.그래서 약간 서로 좀 그래도 또 제가 심하게는 안 했지만 언짢은 말도 하고 했는데 나중에 또 나가서는 아주 털털하게 아이고, 죄송합니다 이러고 또 아주 친밀하게 그러더라고요.그런데 제가 인상적인 것은 노회찬 의원은 사실은 제가 평소에는 노회찬 의원의 스타일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딱 하나 대단히 인상적인 것은 지금 김 교수님이 말씀하셔서 그런데 그분이 옛날에는 민노당으로 하면서 그다음에 진보정당을 하면서 다만 종북이라든지 친북이라든지 북한 주사파라든지 이런 거하고는 구분해서 나중에 그것 때문에 서로 구분해서 나오기도 했지 않습니까.서로 당을 분당하기도 했는데.바로 그런 점에서 볼 때 저는, 저는 사실 그렇거든요.친북이나 종북은 대단히 안 좋아하거든요.그런 점에서 볼 때 그래도 노회찬 의원이나 심상정 의원이 그런 점에서 상당히 위안을 줬다.그런데 그 인상이 남았기 때문에 지금도 노회찬 의원이, 아까 말씀드렸지만 그렇게 말하는 스타일이 저하고는 잘 안 맞더라도 싫어하지는 않았어요.
- 구조적 타살 당한 셈, 가치와 정치행위가 일관된 정치인
- 꽃피울 수 있는 절정의 시기에 가는 것 너무 아파
이진곤 (언론인, 前 국민일보 주필)
- 서민들에게 카타르시스 준 정치인
- 책임 문제 넘어 인정과 감성에 끌린 애도 물결
장윤선 (언론인, 前 오마이뉴스 정치부장)
-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은 긴 추모행렬
- 국민의 언어를 닮은 정치인이 많아져야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 노회찬 전 대표의 비극적 선택은 잘못된 선택
- 일관성 있는 정치 보여줘, 국민들이 존경심 표현한 것
■ 프로그램 : 엄경철의 심야토론
■ 방송일시 : 2018년 7월 28일 토요일 밤 10시 30분 ~ 11시 40분
◎ 엄경철 앵커
어서 오십시오. 오늘 토론 주제가 노회찬과 좋은 정치란 무엇인가. 조금 무겁고 어려운 주제입니다.그래서 제작진의 고민도 많았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닷새 동안의 추모 열기는 보수와 진보의 이념을 넘어서고 또 세대를 넘어서는 조금 특별한 현상이기도 했습니다.특히 본인 스스로 불법 정치자금의 덫에 걸려서 잘못된 선택이었다, 이런 흠결을 인정했음에도 그렇기에 조금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어쩌면 많은 시민들이 정치인 노회찬에게서 좋은 정치의 한 단면을 본 것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어서 토론 주제를 잡았습니다.좋은 정치가 무엇인가.본격 토론에 앞서서 지난 닷새 동안의 이 현상을 네 분 모두 보셨을 텐데 보는 지점이 같기도 하고 또 다르기도 하고 이럴 텐데 어떻게 보셨는지 먼저 여성 패널이신 장윤선 기자가 먼저 해 주시죠.
◇ 장윤선 언론인 (前 오마이뉴스 정치부장)
저도 두 번이나 빈소에 다녀왔는데요.굉장히 많은 분들이 줄을 서 계셨어요.그리고 제가 연령대를 살펴보았는데 어린아이부터 시작해서 또 연세가 지긋하신 어르신분들 그리고 또 여성, 남성, 직장인, 학생 할 것 없이 그러니까 저희가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렇게 떠나보내고 나서 그리고 또 그해 8월에 있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 행렬 이후의 세 번째 대중 정치인으로서는 세 번째 이렇게 긴 추모 행렬을 마주하게 된 것 같습니다.그러니까 국민들 생각에서는 참 아까운 정치인, 저렇게 떠나기에는, 저렇게 떠나보내기에는 참 아깝다 이런 생각들을 하시기 때문에 저 긴 행렬 속에서 계속 눈물을 흘리시면서 그분을 추모하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 엄경철 앵커
이진곤 박사께서는.
◇ 이진곤 언론인 (前 국민일보 주필)
아까도 시민들이 그런 말씀 다 하신 대체로 그런 심정일 겁니다. 뭐냐 하면 아주 그냥 이웃 아저씨 같고 또 이웃의 내 동생 같고 이런 그런 아주 수더분한 그러면서도 주민들과 친근감이 있는 그리고 또 어떠냐 하면 사실은 만약에 큰 정당의 정치인이었다면 또 생각이 달랐겠지만 의석 6석밖에 안 되는 왜소 정당인데 거기서 또 그만큼 우리가 생각할 때는 고생을 많이 했을 거다. 그러면서 이제 좀 웃음을 잃지 않는 그런 해학이 있는. 그런 정치를 하고 이랬으니까 가끔 가다가 거기도 아까 말씀하셨던데 우리 서민들이, 우리 국민들이 뭔가 말을 하고 싶기는 하고 싶은데 내가 표현이 잘 안 된다든지 이랬을 때는 누가 시원하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거든요.아마 그런 면에서 노 의원께서 이제 고 의원이죠. 그런 면에서도 우리 이웃, 서민들한테 아주 그런 카타르시스를 준 아주 친근감이 있는 친구 같은 이런 이미지가 있었으니까 보내는 게 참 안타깝고 오죽했으면 그랬겠느냐 이런 게 있으니까 아까 말씀하셨지만 자신의 과오를 인정했는데도 불구하고 오죽했으면 그랬을까. 구조적인 문제 아니냐 그래서 그런 문제에서는 책임문제를 따지기 이전에 인정에 끌린, 감성에 끌린 애도였던 게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 엄경철 앵커
김형준 교수께서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우리 진보정치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는 노회찬 전 대표를 보내는 데 대한 아쉬움, 그리움도 있겠죠.그런데 먼저 선택과 평가라는 부분에 대해서 먼저 말씀을 좀 드려야 할 것 같아요. 노회찬 전 대표가 택한 선택은 분명히 잘못된 선택이었다. 본인이 불법자금을 받은 것이 어리석은 선택이었다는 말을 유서에 남겼지만 이렇게 비극적인 선택을 한 것도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거를 분명히 말씀을 드립니다.그리고 노회찬 전 대표가 그동안 30여 년 동안 외골 진보정치, 그다음 노동운동을 했었던 것에 대한 우리 국민들에 대한 평가는 이거는 또 다른 영역이라고 보는 것이죠.그러니까 대중 정치인으로서 정치에 대한 이러한 열망, 그리고 서민 정치에 대한 이러한 것을 아주 일관성 있게 보여줬었다는 거.저는 정치인들이 여러 개의 자질을 가지고 있지만 굽힐 줄 모르는 소신.그리고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나름대로의 비전.그리고 품격, 이런 것을 고루 갖춘 정치인은 그렇게 많지 않아요.그런데 노회찬 전 대표 같은 것은 그러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었고 가장 큰 것은 특권과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라는 그 일념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지금 그 부분에 대해서 동참을 한 것이 아닌가.열심히 일한 사람이 일한 만큼의 대가를 받는 사회, 이것이 어떻게 보면 정의로운 사회가 있을 수 있는데 그것을 위해서 30여 년을 일관성 있게 의정활동도 하고 정치활동을 한 것에 대한 국민들이 주는 존경심의 표현이라고 저는 봅니다.
◎ 엄경철 앵커
혹시 김민웅 교수님께서는 노회찬 의원과 개인적 인연이 있으십니까?
◇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
국회의원 되기 전 민노당 사무총장을 했던 시절부터 알고 지냈죠. 지금 다 아주 감사한 말씀을 해 주셔서 참 여러 가지 감회가 있는데요.그런데 이 얘기를 좀 짚고 싶어요. 흠결, 불법자금, 이런 단어가 나왔는데 이게 흠결이야? 이걸 불법자금이라 얘기할 수 있어? 이 정도를 갖고 그랬단 말이야라고 하는 기가 막힘이 저는 국민들한테 있다고 봅니다.나중에 또 얘기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불법이 될 수 없는 것들을 불법으로 만들고 있는 그런 실정법이 있어요. 어떻게 보면 구조적 타살을 당한 셈이죠. 대체 불가능한 정치인을 이런 식으로 떠나보낼 수가 있어?이건 말이 안 되는 거 아니야라고 한다면 밑바닥 깊은 분노라는 표현은 좀 강하겠지만 그러나 도저히 어떻게 수습할 수 없는 그런 아픔, 애틋함이 깔려 있고 동시에 이제 자신의 삶과 그리고 가치와 그리고 정치행위가 일관돼 있는 이런 정치인을 보는 것은 대단히 어렵습니다.그래서 그것을 혼신을 다해서 달려왔던 그 30년의 세월이 처음부터 평가가 됐겠어요?그렇지 않았어요.그런데 세월이 지나면서 노회찬이라는 정치인이 성숙하고 성장해 온 과정을 국민들이 지켜봤고 그러면서 이제 정말 꽃피울 수 있는 절정의 어떤 시기가 왔는데 이렇게 간다는 것은 너무나 아프다 하는 상실감, 저는 이게 너무나 크다고 보고요.또 하나가 제가 꼭 강조하고 싶은 게 뭐냐 하면 진보와 보수를 넘어서서 국민들이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도 참 반가운 일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렇다면 노회찬이라는 정치인이 그렇게 진력을 했던 진보정치의 이데올로기는 뭐지 아는 것도 저는 대단히 중요하다고 봅니다.왜 그렇냐 하면 그렇지 않으면 대중, 서민이라는 말 속에 희석될 가능성이 있어요.아주 첨예한 진보정치의 가치와 정치적 투쟁을 통해 이루려고 했던 굉장히 많은 과제들이 있어요.이 과제들을 예를 들어서 수많은 언론들이 은폐해 왔거나 또는 왜곡해 왔거나 그것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논쟁이 되는 걸 막아왔거나 이런 것들이 있어요.그래서 이런 것들을 정직하게 얘기하고 이것이 우리 사회의 중대한 논쟁이 되게 하는 것 이것은 어떻게 보면 노회찬 없는 노회찬 정치의 미래를 우리가 가는 것인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 엄경철 앵커
그렇지만 수많은 시민들이 조문을 한 것이 노회찬 의원의 진보정치 이념에 동의했기 때문인가는 더 이야기가 더 필요한 부분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
그러니까 이념이라는 말 자체는 굉장히 무거운 단어인데 서민을 위한 것 그리고 약자를 대변하는 것.이런 것이 말하자면 진보정치의 과제였죠.이 진보정치 과제에서 나중에 구체적인 얘기를 하겠습니다마는 최저임금부터 시작을 해서 차별 없는 성평등의 문제,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치열한 논쟁이 있습니다.그런데 이것을 우리 언론과 또 우리 사회가 얼마큼 알고 있을까.그리고 이것을 우리의 현실 속에서 받아내면서 밀고 나갈 수 있는 힘을 우리가 과연 갖고 있을까 이런 것들을 과연 깊게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네요.
◇ 장윤선 언론인 (前 오마이뉴스 정치부장)
일종의 노회찬 의원은 이를테면 언어의 마술사이기도 해요.무슨 얘기냐 하면 지금 굉장히 이념성이 강한 진보의 언어들이나 그리고 또 노선,정치철학 이런 것들을 굉장히 쉽게 그냥
동네 아저씨들 그냥 술 마시면서 하실 수 있는 정도의 언어로 풀어냈다는 것.그런 것 때문에 국민들이 아, 내가 쓰는 말이 닮아 있다, 그러니까 서민의 언어를 쓰고 있다.이런 데서 공감이 굉장히 많았던 것 같고요. 그리고 실제 제가 국회 출입기자로 활동을 할 때에도 보면 청소노동자들의 정규직 문제가 굉장히 첨예한 쟁점이 됐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 이 청소노동자들을 직접 의원회관 식당에 초대를 해서 오찬을 함께한 적이 있어요.그런데 그때 청소노동자들이 했던 분들이 무슨 얘기를 했냐면 우리 같은 사람들이 여기 청소나 하러 들어와 봤지 이렇게 앉아서 사람 대접받으면서 밥 먹는다는 건 생각도 못 해 봤어요, 이렇게 어머님들이 얘기를 하셨거든요.그런데 그때 제가 느꼈던 것은 이렇게 국민의 언어를 닮은 정치인들이 많아져야 된다.그러니까 굉장히 앞서 이진곤 박사님께서 몇몇 안 되는 6명밖에 안 되는 정당의 대표 리더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그런 정치인들이 없는 거죠.이렇게 서민과 노동자와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대변해서 국회로 가서 이 사람들 편에 서서 정치를 해 주는 몇 안 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국민들 입장에서는 그분이 이런 선택을 해야 되나 그게 옳은 것인가에 대한 회한이 굉장히 많은 것 같습니다.
◇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이 대목에서 좀 지적을 하고 싶은 것은 우리가 보통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적 잣대를 가지고 그동안 진보를 평가한 적이 많았었어요.그런데 실제로 진보를 들여다보면 크게 세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저는 그렇게 분류를 하는데요.하나는 종북진보, 아주 이념적인 부분이죠.남과 북이 분단된 상황 속에서. 어떤 면에서 봤을 때는 치열한 논쟁이 있었지 않았습니까? 그다음에 민주진보인 거죠. 민주화 투쟁 속에서 대한민국이 독재의 타도와 더불어 인권에 대한 문제를 줄기차게 얘기하고 그래서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던 민주진보가 있고. 마지막이 저는 생활진보라고 봅니다.민생진보라고.그러니까 노회찬 전 대표는 저는 생활진보 쪽, 민생진보 쪽에 굉장히 강한 모습을 보였던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청소노동자를 포함해서 우리 사회에 많은 사회적 약자들의 편에 서서 그분들이 어떻게 하면 정말 평등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인가.왜냐하면 노회찬 전 대표의 의정활동을 보면 2004년도에 정말 어마어마한 법이 하나 대표발의가 됐는데 그게 바로 호주제 폐지입니다.조금 전에 김민웅 교수가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사회 양성평등에 관련 문제가 굉장히 지금도 아직까지도 지금 계속해서 문제되고 있지만 2004년도에 그러한 호주제 폐지 대표법안 발의했고 2007년도에 장애인차별금지법이라는 것을 또 얘기하고 2008년도에는 어떠한 경우라도 합리적 이유없이 절대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 이 차별방지법을 만들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보면 굉장히 이념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 속에서 가장 필요한 것을 민생적인 측면에서 생활적 측면에서 법안을 만들고 실제로 그것을 국민들에게 또 어필했다는 것 이것이 저는 많은 부분 속에서 정말 노회한 전 대표를 그리워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좀 들고요.또 하나는 지금 촌철살인도 많이 말씀을 하시고 서민이라고 많이 얘기하시는데는 문제는 왜 그게 가능했냐라는 거죠.정치학적으로 보면 정치철학과 더불어서 공부를 많이 하지 않으면 그게 불가능해요.그러니까 그냥 데커레이션, 포장만 하고 언어로 가는 것이 아니라 30여 년 동안 오랫동안 이 진보가 지향하는 가치가 무엇인가를 내재화시켰기 때문에 그렇게 쉬운 언어로, 서민의 언어로 서민의 삶을 살았기 때문에 서민의 언어가 나오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면에서 봤을 때 다른, 물론 이제 진보정치를 하시는 많은 분도 계시겠지만 노회찬 전 대표가 그동안 추구했었던 진보정당과 그리고 더 나아가 노동운동.그다음에 생활진보에 대한 모습들은 다른 정치인들과 당연히 많은 부분 속에서 차별될 수 있다라는 말씀을 좀 드리고 싶습니다.
◇ 이진곤 언론인 (前 국민일보 주필)
제가 한 말씀 드려도 될까요?옛날 바로 이 자리에서 노회찬 의원하고 심야토론에서 같이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사실 그때는 저는 그분이 말하는 그 스타일은 안 좋겠죠, 저한테는.그래서 약간 서로 좀 그래도 또 제가 심하게는 안 했지만 언짢은 말도 하고 했는데 나중에 또 나가서는 아주 털털하게 아이고, 죄송합니다 이러고 또 아주 친밀하게 그러더라고요.그런데 제가 인상적인 것은 노회찬 의원은 사실은 제가 평소에는 노회찬 의원의 스타일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딱 하나 대단히 인상적인 것은 지금 김 교수님이 말씀하셔서 그런데 그분이 옛날에는 민노당으로 하면서 그다음에 진보정당을 하면서 다만 종북이라든지 친북이라든지 북한 주사파라든지 이런 거하고는 구분해서 나중에 그것 때문에 서로 구분해서 나오기도 했지 않습니까.서로 당을 분당하기도 했는데.바로 그런 점에서 볼 때 저는, 저는 사실 그렇거든요.친북이나 종북은 대단히 안 좋아하거든요.그런 점에서 볼 때 그래도 노회찬 의원이나 심상정 의원이 그런 점에서 상당히 위안을 줬다.그런데 그 인상이 남았기 때문에 지금도 노회찬 의원이, 아까 말씀드렸지만 그렇게 말하는 스타일이 저하고는 잘 안 맞더라도 싫어하지는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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