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의 시그널] 호황의 끝에 가까워졌다-포춘의 경고

입력 2018.07.30 (18:46) 수정 2018.07.3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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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의 경제 시그널] 호황의 끝에 가까워졌다-포춘의 경고

● KBS 1라디오 97.3Mhz
● 방송 : 2018. 7. 30. (월) 16:10~17:00
● 진행 : 박종훈 기자


지난 26일 페이스북(Facebook) 주가가 20% 가까이 급락했는데요, 시가총액으로는 무려 1,197억 달러, 우리 돈으로 134조 원이 단 하루 만에 날아갔습니다. 현대자동차 시가총액 28조 원의 4배가 넘는 금액이 사라진 겁니다. 게다가 그 전날인 25일에는 트위터(Twitter)의 주가가 20% 넘게 폭락한 것을 고려하면, 미국 SNS기업을 대표하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주가가 차례로 무너진 것입니다.

특히 페이스북은 미국 기업 중에 시가총액 6위를 차지할 정도로 워낙 덩치가 커서 그 파장이 만만치 않습니다. 페이스북 주가가 폭락한 날, 페이스북의 2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무려 42%나 늘어났다는 실적 발표가 있었는데요, 투자자들은 오히려 실적이 기대치에 못 미쳤다고 판단하고 더 이상 페이스북 이용자가 늘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에만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게다가 페이스북 경영진이 연일 주식을 처분하는 바람에 불안 심리를 키웠습니다. 최근 경영진 9명이 주식 41억 달러, 우리 돈으로 4조 6천억 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는데, 그 중에는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저커버그는 주가가 폭락하기 직전 이틀 동안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무려 76만 주나 내다 팔았습니다.

닷컴버블 붕괴를 연상시키는 페이스북 주가 폭락

이 같은 모습이 마치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주가 급락이 있었던 2000년 닷컴버블 붕괴 상황을 연상시키고 있는데요, 당시 인텔과 마이크로 소프트는 하루 만에 907억 달러와 800억 달러의 시가총액을 날린 적이 있습니다. 금액으로 비교하면 이번에 사라진 페이스북 시가총액이 1,197억 달러니까 이번 규모가 더 컸던 겁니다.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호재에는 둔감한 것은 전형적인 약세장에서 일어나는 일인데요, 사실 그 동안 주식 시장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지난주와 같이 시장이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아직 실체도 없는 전망뿐인 악재에 왜 이렇게 미국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걸까요?

포춘의 경고 “호황의 끝에 가까워졌다”

그 중에 한 실마리는 바로 지난 19일에 미국의 대표 경제 매거진인 포춘지에 실린 한 칼럼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요, 포춘지에 실린 칼럼의 제목은 “호황의 끝에 가까워졌다.(The End is Near For the Economic Boom)”입니다.

현재 미국 경제는 나 홀로 호황이라고 할 만큼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처럼 보입니다. 미국 경제는 110개월째 호황인데요, 미국 국가경제연구소(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가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지난 164년 동안 역대 2번째로 긴 호황입니다. 미국의 평균 호황이 39개월인 것과 비교해도 훨씬 긴 기간이죠.

그런데 포춘 칼럼은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지금이 오히려 호황의 끝물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최저 수준의 실업률은 경기 둔화의 신호”

포춘이 소개한 그 첫 번째 근거는 바로 역대 최저수준으로 낮아진 실업률입니다. 지난 6월 미국의 실업률은 4%로 낮아졌습니다. 4%면 완전고용 상태나 다름이 없을 정도로 고용 상황이 좋다는 뜻인데요, 그런데 이게 마냥 좋은 일만은 아닙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실업률이 완전 고용 수준으로 떨어진 직후 어김없이 불황이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미국 실업률과 불황미국 실업률과 불황

실업률이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것은 분명히 좋은 일인데, 오히려 불황이 온다니 이상하죠?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경기가 최고점을 찍을 때면 기업들은 적정 수준보다 무리해서 생산을 하게 되고 이를 위해 평소보다 더 많은 근로자를 고용하게 됩니다. 그래서 완전고용 상태가 되면 임금이 치솟아 오르고, 수요도 덩달아 올라 물가가 치솟아 오릅니다. 그러면 물가를 잡기 위해 금융 당국도 금리를 더 빨리 올릴 수밖에 없거든요, 그 결과 경기는 둔화됩니다. 그래서 역대 최저 실업률을 기록했다는 소식은 이제 경기가 정점이고 조만간 경기가 둔화될 것을 알려주는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美, 호황을 지속시킬 노동력 부족”

또 다른 문제는 미국에 경제 성장을 지속할만한 노동력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1970년대 미국의 노동력은 해마다 평균 2.6% 늘었지만, 지금은 고작 0.2% 증가에 불과합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만큼은 아니지만 미국도 출산율이 감소했기 때문인데요, 앞으로 미국도 노동력 부족 현상이 경기 둔화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 미국이 호황처럼 보이는 이유는 사실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감세 정책과 적극적인 재정지출 정책 때문인데요, 덕분에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이 4.1%(전 분기 대비)로 엄청난 성장세를 보였지만, 무리한 부양책으로 미국의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78%에 이르면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트럼프 경제 부양책의 특징은 내일 성장할 것까지 오늘로 끌고 온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제 누릴 만큼 누렸으니 그 후폭풍을 걱정해야 할 때가 된 거죠.

“불황을 부르는 신호, 장단기 금리차 역전에 대비하라”

또 다른 문제는 장단기 금리차인데요, 원래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높은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정말 희한하게도 불황 직전에 이 금리가 역전되고는 했는데요, 특히 10년 만기 채권 금리보다 2년 만기 채권 금리가 높아지는 현상이 일어나는 순간 수개월 내로 호황이던 경기가 불황으로 급반전하는 일이 반복되어 왔습니다.

지금 장단기 금리차이는 0.8%로 11년 만에 최저치인데요, 이대로 가다가는 조만간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커졌습니다. 이 때문에 긴장감이 한껏 높아진 뉴욕 증시에서는 앞서 설명 드린 페이스북 주가 폭락처럼 악재에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호재에는 둔감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거라고 할 수 있죠.

포춘은 그 밖에도 불황의 징후로 유가 급등과 급증한 기업부채, 무역전쟁 등을 들었는데요, 이 같은 근거를 들어 이제는 불황을 걱정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 준비할 때라며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도 미국의 경제 변화를 주시하고 서서히 준비를 해나가는 것이 어떨까 생각됩니다. 박종훈의 시그널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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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종훈의 시그널] 호황의 끝에 가까워졌다-포춘의 경고
    • 입력 2018-07-30 18:46:44
    • 수정2018-07-31 13:46:04
    박종훈의 경제쇼
[박종훈의 경제 시그널] 호황의 끝에 가까워졌다-포춘의 경고

● KBS 1라디오 97.3Mhz
● 방송 : 2018. 7. 30. (월) 16:10~17:00
● 진행 : 박종훈 기자


지난 26일 페이스북(Facebook) 주가가 20% 가까이 급락했는데요, 시가총액으로는 무려 1,197억 달러, 우리 돈으로 134조 원이 단 하루 만에 날아갔습니다. 현대자동차 시가총액 28조 원의 4배가 넘는 금액이 사라진 겁니다. 게다가 그 전날인 25일에는 트위터(Twitter)의 주가가 20% 넘게 폭락한 것을 고려하면, 미국 SNS기업을 대표하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주가가 차례로 무너진 것입니다.

특히 페이스북은 미국 기업 중에 시가총액 6위를 차지할 정도로 워낙 덩치가 커서 그 파장이 만만치 않습니다. 페이스북 주가가 폭락한 날, 페이스북의 2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무려 42%나 늘어났다는 실적 발표가 있었는데요, 투자자들은 오히려 실적이 기대치에 못 미쳤다고 판단하고 더 이상 페이스북 이용자가 늘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에만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게다가 페이스북 경영진이 연일 주식을 처분하는 바람에 불안 심리를 키웠습니다. 최근 경영진 9명이 주식 41억 달러, 우리 돈으로 4조 6천억 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는데, 그 중에는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저커버그는 주가가 폭락하기 직전 이틀 동안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무려 76만 주나 내다 팔았습니다.

닷컴버블 붕괴를 연상시키는 페이스북 주가 폭락

이 같은 모습이 마치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주가 급락이 있었던 2000년 닷컴버블 붕괴 상황을 연상시키고 있는데요, 당시 인텔과 마이크로 소프트는 하루 만에 907억 달러와 800억 달러의 시가총액을 날린 적이 있습니다. 금액으로 비교하면 이번에 사라진 페이스북 시가총액이 1,197억 달러니까 이번 규모가 더 컸던 겁니다.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호재에는 둔감한 것은 전형적인 약세장에서 일어나는 일인데요, 사실 그 동안 주식 시장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지난주와 같이 시장이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아직 실체도 없는 전망뿐인 악재에 왜 이렇게 미국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걸까요?

포춘의 경고 “호황의 끝에 가까워졌다”

그 중에 한 실마리는 바로 지난 19일에 미국의 대표 경제 매거진인 포춘지에 실린 한 칼럼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요, 포춘지에 실린 칼럼의 제목은 “호황의 끝에 가까워졌다.(The End is Near For the Economic Boom)”입니다.

현재 미국 경제는 나 홀로 호황이라고 할 만큼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처럼 보입니다. 미국 경제는 110개월째 호황인데요, 미국 국가경제연구소(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가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지난 164년 동안 역대 2번째로 긴 호황입니다. 미국의 평균 호황이 39개월인 것과 비교해도 훨씬 긴 기간이죠.

그런데 포춘 칼럼은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지금이 오히려 호황의 끝물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최저 수준의 실업률은 경기 둔화의 신호”

포춘이 소개한 그 첫 번째 근거는 바로 역대 최저수준으로 낮아진 실업률입니다. 지난 6월 미국의 실업률은 4%로 낮아졌습니다. 4%면 완전고용 상태나 다름이 없을 정도로 고용 상황이 좋다는 뜻인데요, 그런데 이게 마냥 좋은 일만은 아닙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실업률이 완전 고용 수준으로 떨어진 직후 어김없이 불황이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미국 실업률과 불황
실업률이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것은 분명히 좋은 일인데, 오히려 불황이 온다니 이상하죠?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경기가 최고점을 찍을 때면 기업들은 적정 수준보다 무리해서 생산을 하게 되고 이를 위해 평소보다 더 많은 근로자를 고용하게 됩니다. 그래서 완전고용 상태가 되면 임금이 치솟아 오르고, 수요도 덩달아 올라 물가가 치솟아 오릅니다. 그러면 물가를 잡기 위해 금융 당국도 금리를 더 빨리 올릴 수밖에 없거든요, 그 결과 경기는 둔화됩니다. 그래서 역대 최저 실업률을 기록했다는 소식은 이제 경기가 정점이고 조만간 경기가 둔화될 것을 알려주는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美, 호황을 지속시킬 노동력 부족”

또 다른 문제는 미국에 경제 성장을 지속할만한 노동력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1970년대 미국의 노동력은 해마다 평균 2.6% 늘었지만, 지금은 고작 0.2% 증가에 불과합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만큼은 아니지만 미국도 출산율이 감소했기 때문인데요, 앞으로 미국도 노동력 부족 현상이 경기 둔화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 미국이 호황처럼 보이는 이유는 사실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감세 정책과 적극적인 재정지출 정책 때문인데요, 덕분에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이 4.1%(전 분기 대비)로 엄청난 성장세를 보였지만, 무리한 부양책으로 미국의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78%에 이르면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트럼프 경제 부양책의 특징은 내일 성장할 것까지 오늘로 끌고 온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제 누릴 만큼 누렸으니 그 후폭풍을 걱정해야 할 때가 된 거죠.

“불황을 부르는 신호, 장단기 금리차 역전에 대비하라”

또 다른 문제는 장단기 금리차인데요, 원래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높은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정말 희한하게도 불황 직전에 이 금리가 역전되고는 했는데요, 특히 10년 만기 채권 금리보다 2년 만기 채권 금리가 높아지는 현상이 일어나는 순간 수개월 내로 호황이던 경기가 불황으로 급반전하는 일이 반복되어 왔습니다.

지금 장단기 금리차이는 0.8%로 11년 만에 최저치인데요, 이대로 가다가는 조만간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커졌습니다. 이 때문에 긴장감이 한껏 높아진 뉴욕 증시에서는 앞서 설명 드린 페이스북 주가 폭락처럼 악재에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호재에는 둔감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거라고 할 수 있죠.

포춘은 그 밖에도 불황의 징후로 유가 급등과 급증한 기업부채, 무역전쟁 등을 들었는데요, 이 같은 근거를 들어 이제는 불황을 걱정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 준비할 때라며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도 미국의 경제 변화를 주시하고 서서히 준비를 해나가는 것이 어떨까 생각됩니다. 박종훈의 시그널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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