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는 일에 열정 없다” 해고…차별 호소한 한부모들

입력 2018.07.30 (19:17) 수정 2018.07.3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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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한부모' 가정이라고 하면 아직 편견을 갖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인데요.

정부가 미혼모, 미혼부가 일상에서 어떤 차별을 겪고 있는지 조사했는데, 현장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졌습니다.

김채린 기자가 그 내용을 자세히 소개합니다.

[리포트]

아이를 홀로 키워야 하는 미혼모, 미혼부들.

주변의 편견 어린 시선은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시작됩니다.

[미혼모/음성변조 : "6개월만 지나도 금방 배가 불러 오기 시작하거든요. 감추기에도 너무 힘들었었고... 그 이목이 참 무서웠었던 것 같아요."]

여성가족부가 전국의 미혼모, 미혼부 200여 명에게 일상에서 겪은 차별을 물었습니다.

산후조리원에서 나이가 어리고 남편도 없다는 이유로 다른 산모들로부터 왕따를 당했다는 사연부터, 동네에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일부 이웃이 "미혼모 시설에 있는 미혼모들이 벌인 일"이라며 시설에 단체 항의를 해 절망했다는 미혼모도 있었습니다.

공공기관에서도 세심치 못한 관행에 마음을 다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학교에서 '부모참여수업'에 부모 둘 다 참석하라는 요구를 하는 바람에 아이가 한부모 가정 출신이라는 사실이 학교에 알려지는가 하면, 주민센터에 가서 수급자 신청을 하는데 공무원이 "시설에서 왔냐" "미혼모냐"라고 크게 말해 당혹스러웠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직장 생활, 구직 활동에서도 차별의 벽은 높았습니다.

아이를 돌봐야 해 일정 변경이 어렵다고 얘기하자 "열정이 없다"고 해고 당한 미혼모도 있었고, 취업 면접에서 받은 질문의 80%가 "왜 혼자냐" "애 혼자 키우는데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겠냐"는 등 업무와 무관한 차별적 질문이었다는 호소도 나왔습니다.

여성가족부는 오는 10월 초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한부모 가정이 겪는 차별 실태를 계속 접수한 뒤, 관계부처와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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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혼모는 일에 열정 없다” 해고…차별 호소한 한부모들
    • 입력 2018-07-30 19:18:58
    • 수정2018-07-30 19:50:10
    뉴스 7
[앵커]

최근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한부모' 가정이라고 하면 아직 편견을 갖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인데요.

정부가 미혼모, 미혼부가 일상에서 어떤 차별을 겪고 있는지 조사했는데, 현장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졌습니다.

김채린 기자가 그 내용을 자세히 소개합니다.

[리포트]

아이를 홀로 키워야 하는 미혼모, 미혼부들.

주변의 편견 어린 시선은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시작됩니다.

[미혼모/음성변조 : "6개월만 지나도 금방 배가 불러 오기 시작하거든요. 감추기에도 너무 힘들었었고... 그 이목이 참 무서웠었던 것 같아요."]

여성가족부가 전국의 미혼모, 미혼부 200여 명에게 일상에서 겪은 차별을 물었습니다.

산후조리원에서 나이가 어리고 남편도 없다는 이유로 다른 산모들로부터 왕따를 당했다는 사연부터, 동네에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일부 이웃이 "미혼모 시설에 있는 미혼모들이 벌인 일"이라며 시설에 단체 항의를 해 절망했다는 미혼모도 있었습니다.

공공기관에서도 세심치 못한 관행에 마음을 다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학교에서 '부모참여수업'에 부모 둘 다 참석하라는 요구를 하는 바람에 아이가 한부모 가정 출신이라는 사실이 학교에 알려지는가 하면, 주민센터에 가서 수급자 신청을 하는데 공무원이 "시설에서 왔냐" "미혼모냐"라고 크게 말해 당혹스러웠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직장 생활, 구직 활동에서도 차별의 벽은 높았습니다.

아이를 돌봐야 해 일정 변경이 어렵다고 얘기하자 "열정이 없다"고 해고 당한 미혼모도 있었고, 취업 면접에서 받은 질문의 80%가 "왜 혼자냐" "애 혼자 키우는데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겠냐"는 등 업무와 무관한 차별적 질문이었다는 호소도 나왔습니다.

여성가족부는 오는 10월 초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한부모 가정이 겪는 차별 실태를 계속 접수한 뒤, 관계부처와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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