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사법부, ‘위안부 소송’ 개입…“외교적 마찰 고려”

입력 2018.07.30 (21:14) 수정 2018.07.3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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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양승태 사법부가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도 개입하려 했던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당시는 박근혜 정부가 일본과 위안부 문제의 최종 타결을 선언한 직후였는데, 사법부가 재판을 통해 정부 정책에 부합하려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강병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5년 12월 28일, 정부는 일본정부와 위안부 협상을 타결했습니다.

[윤병세/당시 외교부 장관 : "이번 발표를 통해 일본 정부와 함께 이 문제가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임을 확인한다."]

협상 타결 이틀 뒤, 법원은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1인당 1억원 씩 손해를 배상하라며 낸 조정신청에 불성립 결정을 내렸습니다.

피해자들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정식으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2016년 1월 4일, 법원행정처가 문건 하나를 작성합니다.

제목은 '위안부 손배판결 관련 보고'.

문건에는 소송을 '각하'하는게 마땅하고, '각하' 판단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소멸시효가 지나 '기각'할 수 밖에 없다는 '대안'도 준비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대외적 신인도와 외교적 마찰 등을 고려한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새해 연휴를 보내고 시무식이 열렸던 대법원의 첫 업무가 위안부 피해자 소송 개입 문건이었습니다.

위안부 피해자들은 그해 1월 말 일본정부를 상대로 실제 소송을 제기했지만 현재까지 심리는 2년 6개월 동안 단 한차례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윤미향/정의기억연대 대표 : "재판이 시작하지도 못하고 계류 중에 이미 수 많은 생존자들이 돌아가셨어요. 그 분들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가신 배경에 대법원장의 재판거래가 있었다는게 참담합니다 "]

검찰은 법원행정처가 박근혜 정부의 외교기조에 따라 재판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문건을 확보해 분석중입니다.

KBS 뉴스 강병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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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승태 사법부, ‘위안부 소송’ 개입…“외교적 마찰 고려”
    • 입력 2018-07-30 21:16:13
    • 수정2018-07-30 21: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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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양승태 사법부가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도 개입하려 했던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당시는 박근혜 정부가 일본과 위안부 문제의 최종 타결을 선언한 직후였는데, 사법부가 재판을 통해 정부 정책에 부합하려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강병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5년 12월 28일, 정부는 일본정부와 위안부 협상을 타결했습니다.

[윤병세/당시 외교부 장관 : "이번 발표를 통해 일본 정부와 함께 이 문제가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임을 확인한다."]

협상 타결 이틀 뒤, 법원은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1인당 1억원 씩 손해를 배상하라며 낸 조정신청에 불성립 결정을 내렸습니다.

피해자들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정식으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2016년 1월 4일, 법원행정처가 문건 하나를 작성합니다.

제목은 '위안부 손배판결 관련 보고'.

문건에는 소송을 '각하'하는게 마땅하고, '각하' 판단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소멸시효가 지나 '기각'할 수 밖에 없다는 '대안'도 준비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대외적 신인도와 외교적 마찰 등을 고려한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새해 연휴를 보내고 시무식이 열렸던 대법원의 첫 업무가 위안부 피해자 소송 개입 문건이었습니다.

위안부 피해자들은 그해 1월 말 일본정부를 상대로 실제 소송을 제기했지만 현재까지 심리는 2년 6개월 동안 단 한차례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윤미향/정의기억연대 대표 : "재판이 시작하지도 못하고 계류 중에 이미 수 많은 생존자들이 돌아가셨어요. 그 분들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가신 배경에 대법원장의 재판거래가 있었다는게 참담합니다 "]

검찰은 법원행정처가 박근혜 정부의 외교기조에 따라 재판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문건을 확보해 분석중입니다.

KBS 뉴스 강병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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