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통해 상고법원 적극 홍보”…기사 날짜까지 제안

입력 2018.07.31 (21:07) 수정 2018.07.31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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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언론을 활용한 홍보전략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특히 보수적인 논조의 조선일보를 우군으로 삼아서 상고법원 옹호 기사를 많이 싣게 하고, 여론조사를 빙자한 광고비 집행 계획까지 꼼꼼하게 세웠습니다.

이지윤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5년 4월 25일 작성된 '조선일보를 통한 상고법원 홍보 전략' 문건입니다.

설문조사와 좌담회를 개최하는 등의 방법으로 조선일보를 통해 상고법원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특히 설문조사는 법원행정처가 아예 질문지까지 만들어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설문조사를 하면서 상고법원 반대 응답이 높아지기 전에 조사를 중단한다고 돼 있습니다.

여론조작까지 시도한 정황입니다.

설문조사 비용은 조선일보에 상고법원 광고를 내면서 광고비에 포함시키자는 계획도 세웁니다.

실제 실행됐다면 횡령죄가 될 수 있는 범죕니다.

뿐만 아닙니다.

좌담회는 참석자와 논의할 내용을 정해주고, 아예 기사 날짜까지 제안했습니다.

실제로 대법원이 지정한 날과 비슷한 시기, 조선일보는 1면과 3면을 할애해 상고법원 기사를 실었습니다.

그러자 법원행정처는 조선일보의 파급력을 언급하며 만족감을 드러냅니다.

또 여론전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자, 조선일보와 한 배를 탄 것으로 받아들여 질 정도로 기사를 싣게 해야한다고 말합니다.

그해 9월 작성된 "조선일보 보도 요청 사항" 문건.

상고심이 지연되면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구체적 소송 사례들이 제시됐습니다.

그러자 한 달 뒤 나온 조선일보는 이 사례를 인용하며 노골적으로 상고법원 도입을 주장합니다.

[김준우/민변 사무차장 : "조선일보를 특정해서 활용하려고 했던 것은 대단히 당혹스러운 일이고 법원 본연의 업무에서 완전히 벗어난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법원행정처는 또 조선일보에 실린 기고문을 대필해주는 등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조선일보를 최대한 활용하려 했습니다.

KBS 뉴스 이지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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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통해 상고법원 적극 홍보”…기사 날짜까지 제안
    • 입력 2018-07-31 21:07:54
    • 수정2018-07-31 21: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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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언론을 활용한 홍보전략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특히 보수적인 논조의 조선일보를 우군으로 삼아서 상고법원 옹호 기사를 많이 싣게 하고, 여론조사를 빙자한 광고비 집행 계획까지 꼼꼼하게 세웠습니다.

이지윤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5년 4월 25일 작성된 '조선일보를 통한 상고법원 홍보 전략' 문건입니다.

설문조사와 좌담회를 개최하는 등의 방법으로 조선일보를 통해 상고법원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특히 설문조사는 법원행정처가 아예 질문지까지 만들어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설문조사를 하면서 상고법원 반대 응답이 높아지기 전에 조사를 중단한다고 돼 있습니다.

여론조작까지 시도한 정황입니다.

설문조사 비용은 조선일보에 상고법원 광고를 내면서 광고비에 포함시키자는 계획도 세웁니다.

실제 실행됐다면 횡령죄가 될 수 있는 범죕니다.

뿐만 아닙니다.

좌담회는 참석자와 논의할 내용을 정해주고, 아예 기사 날짜까지 제안했습니다.

실제로 대법원이 지정한 날과 비슷한 시기, 조선일보는 1면과 3면을 할애해 상고법원 기사를 실었습니다.

그러자 법원행정처는 조선일보의 파급력을 언급하며 만족감을 드러냅니다.

또 여론전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자, 조선일보와 한 배를 탄 것으로 받아들여 질 정도로 기사를 싣게 해야한다고 말합니다.

그해 9월 작성된 "조선일보 보도 요청 사항" 문건.

상고심이 지연되면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구체적 소송 사례들이 제시됐습니다.

그러자 한 달 뒤 나온 조선일보는 이 사례를 인용하며 노골적으로 상고법원 도입을 주장합니다.

[김준우/민변 사무차장 : "조선일보를 특정해서 활용하려고 했던 것은 대단히 당혹스러운 일이고 법원 본연의 업무에서 완전히 벗어난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법원행정처는 또 조선일보에 실린 기고문을 대필해주는 등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조선일보를 최대한 활용하려 했습니다.

KBS 뉴스 이지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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