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기발할 순 없다…꼬리 밟힌 차 보험사기단

입력 2018.08.0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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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선 후배 사이인 A(29)씨 등은 각지를 돌며 도로 모양을 살폈다. 이들이 주로 찾아다닌 곳은 차선이 지워져 잘 보이지 않는 곳, 혹은 차선폭이 좁아지는 도로였다.

특히 이들이 열심히 찾은 곳은 좌회전시 차선이 애매해지는 곳이었다. 고의 사고를 낸 뒤 보험금을 타내려는 의도에서였다. 상대편 차가 좌회전하면서 조금이라도 경계선을 넘어올 기미가 보이면 곧장 고의 충돌 사고를 일으켰다.

신호가 바뀐 직후 교차로를 통과하는 차는 이들에게 표적이었다. 그대로 사고를 낸 보상을 요구했다.

이처럼 신호위반 차량 등을 일부러 들이받는 수법으로 수억 원의 보험금을 챙긴 20대 일당이 무더기로 붙잡혔다.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등의 혐의로 A(29)씨 등 6명을 구속하고 B(28·여)씨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동네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상대편 차량의 약점을 철저히 이용했다.

지난 5월 14일 시흥시 정왕동의 교통사고도 그런 경우다. A씨 등은 이날 정오께 정왕동의 한 삼거리에서 좌회전 도중 차선을 살짝 넘은 C(46)씨의 코란도 승용차를 고의로 들이 받았다. 그리고는 차량 수리비와 대체 차량 렌탈비, 합의금 까지 요구해 730만원을 받아냈다.

이런 식으로 이들은 2013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121차례에 걸쳐 4억 9천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많이 노린 차량은 음주 운전 차량이었다.

유흥가 앞에서 대기하다가 음주 운전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 차량의 번호판을 외운 뒤 일부러 사고를 내 합의금을 챙겼다. 차선이 지워져 잘 보이지 않거나 차선폭이 좁은 도로에는 어김없이 대기하고 있다가 범행했다.

추적 피하기 위한 수법

이들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했다.

범행을 실행하기 위해 렌터카 30여 대를 바꿔가며 동원했고, 보험 접수를 할 때도 동네 후배 등 타인 명의를 도용해 신분을 숨기기도 했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

수 년에 걸친 이들의 범죄 행각은 같은 장소에서 사고가 지나치게 반복되는 점을 의심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덜미를 잡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예전에 '콜뛰기'(불법 콜택시 영업)를 하다가 고의사고 사기가 돈이 될 것 같아 범행했다"라며 "가로챈 돈은 유흥비와 생활비로 사용했다"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보험사기범들은 법규위반 차량의 약점을 노리기 때문에 평소 교통법규를 철저히 준수하는 게 피해예방의 지름길"이라며 "고의 교통사고가 의심될 경우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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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기발할 순 없다…꼬리 밟힌 차 보험사기단
    • 입력 2018-08-02 15:05:10
    취재K
동네 선 후배 사이인 A(29)씨 등은 각지를 돌며 도로 모양을 살폈다. 이들이 주로 찾아다닌 곳은 차선이 지워져 잘 보이지 않는 곳, 혹은 차선폭이 좁아지는 도로였다.

특히 이들이 열심히 찾은 곳은 좌회전시 차선이 애매해지는 곳이었다. 고의 사고를 낸 뒤 보험금을 타내려는 의도에서였다. 상대편 차가 좌회전하면서 조금이라도 경계선을 넘어올 기미가 보이면 곧장 고의 충돌 사고를 일으켰다.

신호가 바뀐 직후 교차로를 통과하는 차는 이들에게 표적이었다. 그대로 사고를 낸 보상을 요구했다.

이처럼 신호위반 차량 등을 일부러 들이받는 수법으로 수억 원의 보험금을 챙긴 20대 일당이 무더기로 붙잡혔다.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등의 혐의로 A(29)씨 등 6명을 구속하고 B(28·여)씨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동네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상대편 차량의 약점을 철저히 이용했다.

지난 5월 14일 시흥시 정왕동의 교통사고도 그런 경우다. A씨 등은 이날 정오께 정왕동의 한 삼거리에서 좌회전 도중 차선을 살짝 넘은 C(46)씨의 코란도 승용차를 고의로 들이 받았다. 그리고는 차량 수리비와 대체 차량 렌탈비, 합의금 까지 요구해 730만원을 받아냈다.

이런 식으로 이들은 2013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121차례에 걸쳐 4억 9천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많이 노린 차량은 음주 운전 차량이었다.

유흥가 앞에서 대기하다가 음주 운전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 차량의 번호판을 외운 뒤 일부러 사고를 내 합의금을 챙겼다. 차선이 지워져 잘 보이지 않거나 차선폭이 좁은 도로에는 어김없이 대기하고 있다가 범행했다.

추적 피하기 위한 수법

이들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했다.

범행을 실행하기 위해 렌터카 30여 대를 바꿔가며 동원했고, 보험 접수를 할 때도 동네 후배 등 타인 명의를 도용해 신분을 숨기기도 했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

수 년에 걸친 이들의 범죄 행각은 같은 장소에서 사고가 지나치게 반복되는 점을 의심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덜미를 잡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예전에 '콜뛰기'(불법 콜택시 영업)를 하다가 고의사고 사기가 돈이 될 것 같아 범행했다"라며 "가로챈 돈은 유흥비와 생활비로 사용했다"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보험사기범들은 법규위반 차량의 약점을 노리기 때문에 평소 교통법규를 철저히 준수하는 게 피해예방의 지름길"이라며 "고의 교통사고가 의심될 경우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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