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점퍼’까지 입었는데…끊지 못한 두산 공포증

입력 2018.08.03 (12:46) 수정 2018.08.03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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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는 서울을 연고로 잠실야구장을 함께 사용하는 ‘한지붕 두 가족’으로 라이벌 의식이 강하다.

양 팀 팬들은 다른 팀은 몰라도 상대 팀한테 패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며 두 팀이 경기하는 날이면 야구장을 가득채운다. 하지만 올해는 두 팀의 희비가 엇갈리며 라이벌 이라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다. 이유는 두 팀이 올해 11번의 맞대결에서 두산이 전승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결과까지 합치면 LG는 두산전 연패가 13경기로 늘어난다.


팬들의 간절한 염원에도 끊지 못한 연패

지난 1일 잠실에서 열린 LG와 두산의 시즌 10차전. 중계 카메라에 LG 팬인 남성 두 명이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들은 38℃의 폭염 속에서 LG 가을 야구를 상징하는 두터운 유광점퍼를 입고 응원에 나섰다. 이들은 연실 땀을 흘리면서 점퍼를 벗지 않고 끝까지 응원을 펼쳤다.

두 사람은 가만히 있어도 무더운 날씨에 두꺼운 점퍼까지 입은 이유에 대해 LG 팬으로서 두산 전 연패가 안타까워 선수들에게 연패탈출 의지와 간절함을 보여주고 싶어 점퍼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LG는 두산전 연패를 끊지 못했다.


이들의 응원 퍼포먼스는 류중일 LG 감독의 귀에도 들어갔다. 지인으로부터 소식을 들었다는 류 감독은 깜짝 놀라며 “이렇게 더운 날 왜 그렇게 입고 오셨나. 정말 미안해 죽겠다. 선물이라도 줘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미안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연패는 심리적인 원인

사실 LG는 그동안 전력과 관계없이 두산을 만나면 언제나 팽팽한 맞대결을 벌여왔다. 두산이 우승한 2015년에도 양 팀은 8승 8패로 팽팽했고, 2016년에도 LG는 7승 9패로 크게 밀리지 않았다. 2012년과 2014년에는 오히려 LG가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부터 올 시즌은 LG가 일방적으로 패하며 두산 포비아(공포증)라는 말이 LG 팬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양 팀의 올해 경기는 일방적으로 흐르지는 않았다. 12번의 패배 속에서 3점 차 이내 승부가 6번이나 있었다. 특히 LG 입장에서는 지난 7월 21일 경기가 뼈아팠다. 당시 LG는 5회까지 8-1로 앞섰지만 6~9회 16실점 하면서 10-17로 역전패 당했다.

이 같은 LG의 두산전 연패에 대해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일단 선수와 팀 전력에서 두 팀 간의 차이가 있다. 양 팀 투수들이 점수를 많이 내주고 있지만 중요한 순간에 LG가 실책을 범하며 자멸하는 경향이 있다”며 “여기에 심리적으로 연패를 당하다 보니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동기부여가 아니라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LG 선수들은 조금 더 마음을 편하게 갖고 경기에 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역대 특정팀 상대 최다연패

LG가 두산을 상대로 13연패를 기록 중인 가운데 역대 특정팀 최다 연패의 불명예는 롯데 자이언츠가 갖고 있다.

롯데는 2002년 9월 27일부터 2003년 9월 13일까지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18연패를 당했다. 롯데에 이어 삼미 슈퍼스타즈가 프로 원년이던 1982년 OB 베어스(두산 전신)에게 16연패를 당했다. 이는 특정팀 최다 연패 2위 기록으로 남아 있다.

다음으로는 15연패인데 두 번 모두 롯데가 당했다. 롯데는 2008년부터 2009년에 걸쳐 SK에게, 2016년과 지난해에 걸쳐 NC에게 15연패를 당했다. 특히 롯데는 경남 라이벌인 NC에게 참담한 상대 전적을 기록하며 많은 팬에게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어 SK는 2000년 4월 14일부터 7월 17일까지 두산에 14연패를 당한 적이 있다, 이는 역대 5위 기록이며 LG의 두산전 13연패는 6위에 해당한다. 만약 LG가 올 시즌 남은 두산과의 5차례 대결에서 모두 패한다면 역대 최다인 18연패 기록, 공동 1위의 불명예를 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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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광점퍼’까지 입었는데…끊지 못한 두산 공포증
    • 입력 2018-08-03 12:46:56
    • 수정2018-08-03 13:11:09
    취재K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는 서울을 연고로 잠실야구장을 함께 사용하는 ‘한지붕 두 가족’으로 라이벌 의식이 강하다.

양 팀 팬들은 다른 팀은 몰라도 상대 팀한테 패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며 두 팀이 경기하는 날이면 야구장을 가득채운다. 하지만 올해는 두 팀의 희비가 엇갈리며 라이벌 이라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다. 이유는 두 팀이 올해 11번의 맞대결에서 두산이 전승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결과까지 합치면 LG는 두산전 연패가 13경기로 늘어난다.


팬들의 간절한 염원에도 끊지 못한 연패

지난 1일 잠실에서 열린 LG와 두산의 시즌 10차전. 중계 카메라에 LG 팬인 남성 두 명이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들은 38℃의 폭염 속에서 LG 가을 야구를 상징하는 두터운 유광점퍼를 입고 응원에 나섰다. 이들은 연실 땀을 흘리면서 점퍼를 벗지 않고 끝까지 응원을 펼쳤다.

두 사람은 가만히 있어도 무더운 날씨에 두꺼운 점퍼까지 입은 이유에 대해 LG 팬으로서 두산 전 연패가 안타까워 선수들에게 연패탈출 의지와 간절함을 보여주고 싶어 점퍼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LG는 두산전 연패를 끊지 못했다.


이들의 응원 퍼포먼스는 류중일 LG 감독의 귀에도 들어갔다. 지인으로부터 소식을 들었다는 류 감독은 깜짝 놀라며 “이렇게 더운 날 왜 그렇게 입고 오셨나. 정말 미안해 죽겠다. 선물이라도 줘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미안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연패는 심리적인 원인

사실 LG는 그동안 전력과 관계없이 두산을 만나면 언제나 팽팽한 맞대결을 벌여왔다. 두산이 우승한 2015년에도 양 팀은 8승 8패로 팽팽했고, 2016년에도 LG는 7승 9패로 크게 밀리지 않았다. 2012년과 2014년에는 오히려 LG가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부터 올 시즌은 LG가 일방적으로 패하며 두산 포비아(공포증)라는 말이 LG 팬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양 팀의 올해 경기는 일방적으로 흐르지는 않았다. 12번의 패배 속에서 3점 차 이내 승부가 6번이나 있었다. 특히 LG 입장에서는 지난 7월 21일 경기가 뼈아팠다. 당시 LG는 5회까지 8-1로 앞섰지만 6~9회 16실점 하면서 10-17로 역전패 당했다.

이 같은 LG의 두산전 연패에 대해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일단 선수와 팀 전력에서 두 팀 간의 차이가 있다. 양 팀 투수들이 점수를 많이 내주고 있지만 중요한 순간에 LG가 실책을 범하며 자멸하는 경향이 있다”며 “여기에 심리적으로 연패를 당하다 보니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동기부여가 아니라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LG 선수들은 조금 더 마음을 편하게 갖고 경기에 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역대 특정팀 상대 최다연패

LG가 두산을 상대로 13연패를 기록 중인 가운데 역대 특정팀 최다 연패의 불명예는 롯데 자이언츠가 갖고 있다.

롯데는 2002년 9월 27일부터 2003년 9월 13일까지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18연패를 당했다. 롯데에 이어 삼미 슈퍼스타즈가 프로 원년이던 1982년 OB 베어스(두산 전신)에게 16연패를 당했다. 이는 특정팀 최다 연패 2위 기록으로 남아 있다.

다음으로는 15연패인데 두 번 모두 롯데가 당했다. 롯데는 2008년부터 2009년에 걸쳐 SK에게, 2016년과 지난해에 걸쳐 NC에게 15연패를 당했다. 특히 롯데는 경남 라이벌인 NC에게 참담한 상대 전적을 기록하며 많은 팬에게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어 SK는 2000년 4월 14일부터 7월 17일까지 두산에 14연패를 당한 적이 있다, 이는 역대 5위 기록이며 LG의 두산전 13연패는 6위에 해당한다. 만약 LG가 올 시즌 남은 두산과의 5차례 대결에서 모두 패한다면 역대 최다인 18연패 기록, 공동 1위의 불명예를 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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