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강수량 예년 13%…있던 물도 폭염에 증발

입력 2018.08.07 (21:07) 수정 2018.08.0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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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긴 폭염에다 짧은 장마탓에 올 가뭄 피해는 유난히 더 심각합니다.

최근 한 달 강수량이 예년 평균의 10% 수준밖에 안되는데요.

당분간 비 예보도 없어서 가뭄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이정훈 기상전문기자입니다.

[리포트]

북한산 계곡이 바짝 말라 하얀 바윗덩이만 남았습니다.

해마다 이맘때쯤 볼 수 있던 시원한 물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습니다.

장마가 끝난 뒤 한 달 가까이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계곡은 물 대신 이렇게 마른 풀만 올라와 있습니다.

휴가철 특수를 누려온 근처 식당에도 인적이 뚝 끊겼습니다.

[이기창/서울시 광진구 : "보름 전에는 물이 많아서 잘 놀고 손님도 많았고 그랬는데, 지금은 물이 없어서 사람도 없네요."]

최근 한 달 전국의 평균 강수량은 36mm, 예년의 13% 수준입니다.

특히 제주와 호남 지방은 10mm에도 못 미쳐 예년의 3%에 그쳤습니다.

여기에 역대 최다 일사량을 기록할 만큼 맑은 날씨가 이어진 탓에 지난달 물 증발량은 예년보다 50%나 많았습니다.

당장 밭작물에 영향을 주는 토양 수분 함량이 뚝 떨어졌습니다.

전국 대부분 지역의 토양 수분이 45% 아래로 내려가 '가뭄 주의'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앞으로 일주일 더 비가 내리지 않으면 '심한 가뭄' 단계로 나빠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당분간 흡족한 비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앞으로도 열흘간 전국에는 비 소식이 없고, 한 달 이상 장기 전망에서도 충분한 비는 예보되지 않았습니다.

[강혜영/기상청 이상기후팀 기후분석관 : "평년의 여름철 강수량은 연 강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올해는 장마 이후에 강수량이 매우 적었고 향후 1개월 동안 강수량이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문가들은 남은 여름 동안에도 비가 적을 경우 올가을은 물론 내년 봄까지 가뭄 피해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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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달 강수량 예년 13%…있던 물도 폭염에 증발
    • 입력 2018-08-07 21:09:30
    • 수정2018-08-08 09:3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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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긴 폭염에다 짧은 장마탓에 올 가뭄 피해는 유난히 더 심각합니다.

최근 한 달 강수량이 예년 평균의 10% 수준밖에 안되는데요.

당분간 비 예보도 없어서 가뭄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이정훈 기상전문기자입니다.

[리포트]

북한산 계곡이 바짝 말라 하얀 바윗덩이만 남았습니다.

해마다 이맘때쯤 볼 수 있던 시원한 물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습니다.

장마가 끝난 뒤 한 달 가까이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계곡은 물 대신 이렇게 마른 풀만 올라와 있습니다.

휴가철 특수를 누려온 근처 식당에도 인적이 뚝 끊겼습니다.

[이기창/서울시 광진구 : "보름 전에는 물이 많아서 잘 놀고 손님도 많았고 그랬는데, 지금은 물이 없어서 사람도 없네요."]

최근 한 달 전국의 평균 강수량은 36mm, 예년의 13% 수준입니다.

특히 제주와 호남 지방은 10mm에도 못 미쳐 예년의 3%에 그쳤습니다.

여기에 역대 최다 일사량을 기록할 만큼 맑은 날씨가 이어진 탓에 지난달 물 증발량은 예년보다 50%나 많았습니다.

당장 밭작물에 영향을 주는 토양 수분 함량이 뚝 떨어졌습니다.

전국 대부분 지역의 토양 수분이 45% 아래로 내려가 '가뭄 주의'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앞으로 일주일 더 비가 내리지 않으면 '심한 가뭄' 단계로 나빠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당분간 흡족한 비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앞으로도 열흘간 전국에는 비 소식이 없고, 한 달 이상 장기 전망에서도 충분한 비는 예보되지 않았습니다.

[강혜영/기상청 이상기후팀 기후분석관 : "평년의 여름철 강수량은 연 강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올해는 장마 이후에 강수량이 매우 적었고 향후 1개월 동안 강수량이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문가들은 남은 여름 동안에도 비가 적을 경우 올가을은 물론 내년 봄까지 가뭄 피해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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