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탈모인들이여 모여라! 대머리가 당당한 이유

입력 2018.08.0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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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을 잃은 사람들을 위한 춤

4일 도쿄 '디자인페스티벌'에서 특별한 공연이 열렸다. 춤을 구경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갑자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빌리지 피플의 '고웨스트' 음악에 맞춰 남성과 여성이 한데 어우러져 커플춤을 추는데, 이들이 갑자기 머리에 쓴 가발을 벗어 던진 것이다. 가발을 벗은 그들의 머리에는 머리카락이 없다.

일본에서 100명의 탈모인들이 모여 춤을 추는 이색적인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원형 탈모증 등과 같은 의학적인 이유로 머리카락을 잃은 여성과 어린이들을 위해 돕고 사회활동 지원을 위해서 마련된 이 프로젝트는 생각보다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들은 대머리가 부끄럽거나 조롱의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질환일 뿐이라며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기획자이자 여성 만화가인 고마메 다루마 씨는 그녀의 탈모가 그녀의 생활에 심각하게 지장을 주었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전했다. "탈모증으로 머리가 빠지고 가발을 쓰기 시작하자 춤과 같은 취미 활동을 그만두었어요. 하지만 어느 날 가발 없이 생중계를 보러 나갔다가, 가발 없이 춤추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알게 됐어요" 라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함께 춤을 추는 탈모인 100명을 채우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4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이 프로젝트는 완성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참가자들은 "대머리를 숨기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대머리에 대한 편견이 없어지면 좋겠다" 라고 말했다.

"대머리라는 이유로 웅크릴 필요 없다"


올해 초 일본 탈모인 협회는 이색적인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른바 '빨판 줄다리기'라고 불리는 이 행사는 탈모인들이 흡착판을 서로의 머리에 붙이고 줄다리기를 하는 것이다. 이들은 "세상을 밝게 비추기 위해 모였다"며 회원들이 뭉친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대회의 우승자는 74살 시부야 호도 씨는 모임 전날 이발소에서 머리를 단정히 정리했다며 손자가 기뻐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행사는 일본의 한 온천장에서 열렸는데 중국의 매체가 생중계하고 탈모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등 그야말로 화제였다. 협회는 인근 지하철역에 '대머리 기념비' 건립을 추진하고, 해마다 2월 22일을 '대머리의 날'로 지정하기도 했다. 탈모인협회 회장은 "대머리라는 이유로 음지에 웅크려 있을 필요가 없다. 재미있고 활기차게 지내면 사람들의 시선도 한결 부드러워진다고"라고 말했다.

日 남성, 아시아에서 '탈모' 가장 높아

일본에서 가발 등과 같은 헤어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 '아데란스가'이 조사한 통계를 보면 탈모 남성이 가장 많은 나라는 체코로, 남성 전체인구 중 42.79%가 대머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스페인 42.6%, 독일 41.24% 순이었다.

아시아에서 탈모 인구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곳은 일본이다. 일본 남성 26.78%가 대머리로 1위를 기록했으며, 홍콩 24.68%, 싱가포르 24.06% 순이었다. 한국은 22.41%로 조사대상 21개국 중 20위로 낮은 편에 속했다. 하지만 한국인의 탈모도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탈모로 인한 진료인원은 2015년에만 20만 8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최근에는 성별 가릴 것 없이 탈모인은 늘고 있고, 연령대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탈모 관련 사업이 전문화되고 있고, 치료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전 세계 탈모 관련 산업 규모는 8조 원으로 추정될 만큼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탈모는 주위를 둘러보면 흔히 찾을 수 있는 증상이지만 여전히 탈모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농담의 소재가 되거나, 이런저런 핑계로 탈모인 사람을 꺼리는 인식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찰모의 원인은 유전적인 요소가 크고, 잘못된 생활습관이나 스트레스 등으로 발병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치료법을 찾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러나 탈모로 인해 자존감이 낮아지고, 우울증을 겪는 등 마음의 병까지 얻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의 한 연예인은 머리카락이 계속 빠지자 실내에서도 모자를 쓰는 등 남들의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도쿄 디자인 페스티벌에 참가한 한 탈모인은 "머리카락이 없다고, 즐거움까지 포기할 수 없다"며 당당함과 여유를 내보였다. 더불어 다른 탈모인에게도 자신의 기운을 전해지길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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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돋보기] 탈모인들이여 모여라! 대머리가 당당한 이유
    • 입력 2018-08-08 17: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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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을 잃은 사람들을 위한 춤

4일 도쿄 '디자인페스티벌'에서 특별한 공연이 열렸다. 춤을 구경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갑자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빌리지 피플의 '고웨스트' 음악에 맞춰 남성과 여성이 한데 어우러져 커플춤을 추는데, 이들이 갑자기 머리에 쓴 가발을 벗어 던진 것이다. 가발을 벗은 그들의 머리에는 머리카락이 없다.

일본에서 100명의 탈모인들이 모여 춤을 추는 이색적인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원형 탈모증 등과 같은 의학적인 이유로 머리카락을 잃은 여성과 어린이들을 위해 돕고 사회활동 지원을 위해서 마련된 이 프로젝트는 생각보다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들은 대머리가 부끄럽거나 조롱의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질환일 뿐이라며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기획자이자 여성 만화가인 고마메 다루마 씨는 그녀의 탈모가 그녀의 생활에 심각하게 지장을 주었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전했다. "탈모증으로 머리가 빠지고 가발을 쓰기 시작하자 춤과 같은 취미 활동을 그만두었어요. 하지만 어느 날 가발 없이 생중계를 보러 나갔다가, 가발 없이 춤추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알게 됐어요" 라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함께 춤을 추는 탈모인 100명을 채우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4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이 프로젝트는 완성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참가자들은 "대머리를 숨기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대머리에 대한 편견이 없어지면 좋겠다" 라고 말했다.

"대머리라는 이유로 웅크릴 필요 없다"


올해 초 일본 탈모인 협회는 이색적인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른바 '빨판 줄다리기'라고 불리는 이 행사는 탈모인들이 흡착판을 서로의 머리에 붙이고 줄다리기를 하는 것이다. 이들은 "세상을 밝게 비추기 위해 모였다"며 회원들이 뭉친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대회의 우승자는 74살 시부야 호도 씨는 모임 전날 이발소에서 머리를 단정히 정리했다며 손자가 기뻐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행사는 일본의 한 온천장에서 열렸는데 중국의 매체가 생중계하고 탈모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등 그야말로 화제였다. 협회는 인근 지하철역에 '대머리 기념비' 건립을 추진하고, 해마다 2월 22일을 '대머리의 날'로 지정하기도 했다. 탈모인협회 회장은 "대머리라는 이유로 음지에 웅크려 있을 필요가 없다. 재미있고 활기차게 지내면 사람들의 시선도 한결 부드러워진다고"라고 말했다.

日 남성, 아시아에서 '탈모' 가장 높아

일본에서 가발 등과 같은 헤어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 '아데란스가'이 조사한 통계를 보면 탈모 남성이 가장 많은 나라는 체코로, 남성 전체인구 중 42.79%가 대머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스페인 42.6%, 독일 41.24% 순이었다.

아시아에서 탈모 인구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곳은 일본이다. 일본 남성 26.78%가 대머리로 1위를 기록했으며, 홍콩 24.68%, 싱가포르 24.06% 순이었다. 한국은 22.41%로 조사대상 21개국 중 20위로 낮은 편에 속했다. 하지만 한국인의 탈모도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탈모로 인한 진료인원은 2015년에만 20만 8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최근에는 성별 가릴 것 없이 탈모인은 늘고 있고, 연령대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탈모 관련 사업이 전문화되고 있고, 치료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전 세계 탈모 관련 산업 규모는 8조 원으로 추정될 만큼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탈모는 주위를 둘러보면 흔히 찾을 수 있는 증상이지만 여전히 탈모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농담의 소재가 되거나, 이런저런 핑계로 탈모인 사람을 꺼리는 인식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찰모의 원인은 유전적인 요소가 크고, 잘못된 생활습관이나 스트레스 등으로 발병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치료법을 찾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러나 탈모로 인해 자존감이 낮아지고, 우울증을 겪는 등 마음의 병까지 얻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의 한 연예인은 머리카락이 계속 빠지자 실내에서도 모자를 쓰는 등 남들의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도쿄 디자인 페스티벌에 참가한 한 탈모인은 "머리카락이 없다고, 즐거움까지 포기할 수 없다"며 당당함과 여유를 내보였다. 더불어 다른 탈모인에게도 자신의 기운을 전해지길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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