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日 아키타견, ‘사냥개’에서 국가홍보의 ‘상징’으로

입력 2018.08.11 (18:01) 수정 2018.08.3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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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표적 견종 가운데 아키타견의 위치는 독보적이다. 특출한 외모라고 보기는 어렵다. 몸높이 60∼70cm, 체중 30∼50kg의 대형견으로, 역삼각 두상에 귀가 쫑긋 서 있는 모양이고, 꼬리는 몸쪽으로 감겨 있다. 진돗개도 연상된다. 일반적으로 황색, 흰색, 검은색으로 대별되고, 무심한 듯 ‘순둥순둥한’ 표정이 특색이다.




경찰견, 군견, 구조견, 마약 탐지견, 장애인 보조견, 경비견 등 사람과 교감이 필수적인 실용견 분야에서 타 견종을 압도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특유의 온순하고 충성심 높은 품성에 더해, ‘죽기까지 주인을 기다린 미담의 주인공’ 스토리가 더해지면서, 일종의 신화가 만들어졌다. 일본은 아키타견의 유명세를 적극 활용해 해외 보급운동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 세계를 울린 ‘하치 이야기’… 아키타견의 신화가 되다 ]

신화는 1930년대 실화에서 비롯됐다. 도쿄 시부야 역 인근에서 노숙을 하며, 이미 세상을 떠난 주인을 기다리다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는 ‘충견 하치’ 이야기이다. 일반적 아키타견의 모습과는 조금 다르지만, 이런저런 논란 끝에 개의 품종은 아키타견으로 정립됐다.


추모 열기에 힘입어 시부야 역 앞에 동상이 세워졌다. 존경의 접미사 ‘코(공)’을 붙여 ‘하치코상’이 됐다. 하치코상은 일본은 물론 세계 각국의 방문객들이 기념사진을 찍는 관광 명소가 됐다.

하치 열풍에 제국주의적 음모가 깃들어 있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개의 의리’를 ‘주군에 대한 충성심’에 이입하는 이데올로기 조작 아니냐는 주장이다. 어쨌든, 하치스토리의 감수성은 일본인의 감수성과 절묘하게 어울린 것은 분명하다.

하치 이야기는 일본은 물론 미국에서도 영화화됐다. 리처드 기어 주연의 미국판 하치이야기는 아키타견을 세계에 알리는 기폭제가 됐다.

[ ‘아키타견의 성지’ 오다테 시, 그리고 ‘자기토바’와 ‘푸틴’ ]

아키타견 보급 운동의 중심에는 아키타 현 오다테 시의 ‘아키타견 보존회’ 본부가 있다. 오다테 시는 애견인이 성지처럼 여겨진다. 도시의 관문인 JR오다테 역 앞은 아키타견 동상이 지키고 있다. 명예 역장도 아키타견이다. 개와 산보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개들은 낯선 이에게도 쉽게 곁을 내준다.


2017년 8월 개관한 ‘아키타견 만남의 장소’에서는 쌍둥이 아키타견이 교대로 방문객들을 맞고 있다. 1년 동안 2만 천여 명이 다녀갔다.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부문 금메달 리스트인 러시아의 자기토바 선수가 아키타견 팬을 자처한 뒤 방문자 수가 두 배로 늘었다. 5월 한 달에만 3천여 명이 방문했다.

아키타견 보존회는 실제로 자기토바 선수에게 암캉아지 ‘마사루(승리)’를 선물했다. 지난 5월 초 마사루를 공개했을 때, 전국에서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5월 하순, 러시아를 방문한 아베 총리가 자기토바 선수에게 마사루를 전달했다. 자기토바 선수는 마사루와의 행복한 일상을 SNS에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인스타그램 독자 수십만 명이 이를 지켜봤다.



지역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노력이 이어졌다. 아키타 공항에서는 마사루 인형 등이 동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고향납세(고향에 대한 기부) 답례품으로 마사루 기념 셔츠와 모자 등이 등장해 인기를 끌었다.


앞서 지난 2012년 일본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아키타견을 선물했다. 푸틴은 공식 외교 석상에 아키타견을 동반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과시했다. 대형견을 상냥하고 능숙하게 다루는 푸틴 대통령의 모습과 겁에 질린 외국 외교사절의 모습을 전 세계가 흥미롭게 지켜봤다.


[ 사냥개에서 천연기념물로 “정부가 아닌 애견인의 힘”]

아키카견은 토종 사냥개에 뿌리를 두고 있다. 영주(귀족)들의 투견으로 길러졌다가, 투견 관습이 수그러들자 사냥개로 개량됐다. 흑곰, 멧돼지 등과 맞서는 용맹함으로 명성을 떨쳤다. 1920년 천연기념물 지정을 위한 조사가 실시됐지만, 투견의 영향과 통일되지 않은 다양한 형태 등이 발목을 잡았다. 1927년 당시 오다테 촌장의 주도로 아키타견 보존회가 만들어졌고, 1931년 일본 견종으로는 처음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1938년엔 아키타견의 표준이 제정돼 전시회를 통해 공개됐다.

표준 체형과 특징을 고정하고, 혈통을 고정하는 방식의 보존운동은 태평양전쟁으로 다시 위기를 맞았다. 군용견으로 사용하기 위해 아키타견과 셰퍼드를 인공 교배하면서 순수 혈통이 멸종위기에 빠졌다.

전쟁 이후, 아키타견 보존회는 필사적으로 혈통 복원과 보존에 나섰다. 1947년 전람회를 개최했고, 1949년 자체 회보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1953년 사단법인으로 조직을 확대했고, 전국적으로 지부를 확장했다. 최근엔 해외 지부도 활발하게 개설하고 있다. 2015년에는 공익사단법인으로 탈바꿈했다. 정부의 재정지원에 의지하지 않고 자체 회비와 후원행사, 자원봉사 등으로 조직을 꾸려가는 것이 특징이다.

[ 세계로 가는 아키타견…일본 내에서는 위기론 ]

오다테 본부 앞에서 열리는 정례 품평회는 핵심 행사이다. 지난 5월 초 열린 138회 품평회에는 전국에서 엄선된 180여 마리가 주인을 앞세우고 등장했다. 입상도 중요하지만, 아키타견 애견인으로서의 긍지를 공유하고, 보급운동에 뜻을 모은다는 의미가 컸다. 품평회에 나서지 않아도 자신의 애견과 함께 10여 시간의 장거리 운전을 마다치 않고 달려온 열성 팬들이 많았다. 주행사장에서는 비가 오락가락하는 악천후 속에서도 2, 3천 명이 자리를 지켰다.


현재 아키타견 보존회장은 엔도 다카시 중의원이다. 아키타견 열성팬을 자처하고 있다. 자신의 영향력이 보급 운동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분위기이다. 보존회 측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분위기이다. 보존회는 일본 내 51개 지부, 해외에 17개 지부를 운영 중이다. 매년 6천 마리 정도가 신규 등록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등록 숫자만 봐서는 해외 사례가 국내를 압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에서 아키타견이 화제가 되면서, 이탈리아 한곳의 등록 숫자가 일본 국내를 웃돌고 있다.

반려동물 선호도가 변하면서 일본 내에서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 한때 만 명을 웃돌던 유료회원이 3천여 명으로 줄었다. 대형견은 도시의 좁은 주택에서 기르는 데 한계가 있다. 상대적으로 기르기 편한 소형견종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고령화 추세와 맞물려 1인 노인 가구가 늘면서 실제로 대형견을 기를 수 있는 사람도 줄고 있다.

[ 반려견 돌봄은 쉽지 않다 … 동물에 대한 예의를 ]

홍보 활동의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대중에 노출된 아키타견들이 이상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낯선 사람들이 큰 소리를 내거나 다리와 꼬리를 만지거나 카메라를 들이대면 개들도 당황할 수밖에 없다. 갑자기 하품을 하거나, 이름을 불러도 못 들은 척 하거나, 축 늘어져 움직이지 않거나, 으르렁거리거나 하는 등의 반응을 보이면, 빨리 대응 조치를 취해야 한다. 스트레스가 높아지면 최악의 경우 사람을 물 수도 있다.

오다테 시측은 개 사육을 맡은 비상근 직원을 늘리는 한편, 방문 관광객들에게도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큰 소리를 내지 말고 조용히 접근해 줄 것” ,“개 머리 위에 손을 얹지 말 것” 등 반려견 돌봄 상식을 책자로 배포하고 있다. 유행에 들떠서 개를 ‘살아있는 장난감’이나 ‘관광 상품’으로 다룰 것이 아니라, 공존해야 할 ‘생명 자체’로 봐 달라는 취지이다.


일본에서 아키타견의 명성은 우리나라에서의 진돗개를 떠올리게 한다. 정치적‧사회적‧문화적 상황과 맞물려‘국견' 대접을 받는 것은 비슷하지만, 보급 운동의 해외 확장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진돗개의 사례를 능가하고 있다. 특히 전통견을 국가 홍보의 방편으로 삼는 전략은 영악하리만큼 노련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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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리포트] 日 아키타견, ‘사냥개’에서 국가홍보의 ‘상징’으로
    • 입력 2018-08-11 18:01:54
    • 수정2018-08-30 09:24:00
    특파원 리포트
일본의 대표적 견종 가운데 아키타견의 위치는 독보적이다. 특출한 외모라고 보기는 어렵다. 몸높이 60∼70cm, 체중 30∼50kg의 대형견으로, 역삼각 두상에 귀가 쫑긋 서 있는 모양이고, 꼬리는 몸쪽으로 감겨 있다. 진돗개도 연상된다. 일반적으로 황색, 흰색, 검은색으로 대별되고, 무심한 듯 ‘순둥순둥한’ 표정이 특색이다.




경찰견, 군견, 구조견, 마약 탐지견, 장애인 보조견, 경비견 등 사람과 교감이 필수적인 실용견 분야에서 타 견종을 압도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특유의 온순하고 충성심 높은 품성에 더해, ‘죽기까지 주인을 기다린 미담의 주인공’ 스토리가 더해지면서, 일종의 신화가 만들어졌다. 일본은 아키타견의 유명세를 적극 활용해 해외 보급운동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 세계를 울린 ‘하치 이야기’… 아키타견의 신화가 되다 ]

신화는 1930년대 실화에서 비롯됐다. 도쿄 시부야 역 인근에서 노숙을 하며, 이미 세상을 떠난 주인을 기다리다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는 ‘충견 하치’ 이야기이다. 일반적 아키타견의 모습과는 조금 다르지만, 이런저런 논란 끝에 개의 품종은 아키타견으로 정립됐다.


추모 열기에 힘입어 시부야 역 앞에 동상이 세워졌다. 존경의 접미사 ‘코(공)’을 붙여 ‘하치코상’이 됐다. 하치코상은 일본은 물론 세계 각국의 방문객들이 기념사진을 찍는 관광 명소가 됐다.

하치 열풍에 제국주의적 음모가 깃들어 있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개의 의리’를 ‘주군에 대한 충성심’에 이입하는 이데올로기 조작 아니냐는 주장이다. 어쨌든, 하치스토리의 감수성은 일본인의 감수성과 절묘하게 어울린 것은 분명하다.

하치 이야기는 일본은 물론 미국에서도 영화화됐다. 리처드 기어 주연의 미국판 하치이야기는 아키타견을 세계에 알리는 기폭제가 됐다.

[ ‘아키타견의 성지’ 오다테 시, 그리고 ‘자기토바’와 ‘푸틴’ ]

아키타견 보급 운동의 중심에는 아키타 현 오다테 시의 ‘아키타견 보존회’ 본부가 있다. 오다테 시는 애견인이 성지처럼 여겨진다. 도시의 관문인 JR오다테 역 앞은 아키타견 동상이 지키고 있다. 명예 역장도 아키타견이다. 개와 산보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개들은 낯선 이에게도 쉽게 곁을 내준다.


2017년 8월 개관한 ‘아키타견 만남의 장소’에서는 쌍둥이 아키타견이 교대로 방문객들을 맞고 있다. 1년 동안 2만 천여 명이 다녀갔다.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부문 금메달 리스트인 러시아의 자기토바 선수가 아키타견 팬을 자처한 뒤 방문자 수가 두 배로 늘었다. 5월 한 달에만 3천여 명이 방문했다.

아키타견 보존회는 실제로 자기토바 선수에게 암캉아지 ‘마사루(승리)’를 선물했다. 지난 5월 초 마사루를 공개했을 때, 전국에서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5월 하순, 러시아를 방문한 아베 총리가 자기토바 선수에게 마사루를 전달했다. 자기토바 선수는 마사루와의 행복한 일상을 SNS에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인스타그램 독자 수십만 명이 이를 지켜봤다.



지역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노력이 이어졌다. 아키타 공항에서는 마사루 인형 등이 동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고향납세(고향에 대한 기부) 답례품으로 마사루 기념 셔츠와 모자 등이 등장해 인기를 끌었다.


앞서 지난 2012년 일본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아키타견을 선물했다. 푸틴은 공식 외교 석상에 아키타견을 동반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과시했다. 대형견을 상냥하고 능숙하게 다루는 푸틴 대통령의 모습과 겁에 질린 외국 외교사절의 모습을 전 세계가 흥미롭게 지켜봤다.


[ 사냥개에서 천연기념물로 “정부가 아닌 애견인의 힘”]

아키카견은 토종 사냥개에 뿌리를 두고 있다. 영주(귀족)들의 투견으로 길러졌다가, 투견 관습이 수그러들자 사냥개로 개량됐다. 흑곰, 멧돼지 등과 맞서는 용맹함으로 명성을 떨쳤다. 1920년 천연기념물 지정을 위한 조사가 실시됐지만, 투견의 영향과 통일되지 않은 다양한 형태 등이 발목을 잡았다. 1927년 당시 오다테 촌장의 주도로 아키타견 보존회가 만들어졌고, 1931년 일본 견종으로는 처음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1938년엔 아키타견의 표준이 제정돼 전시회를 통해 공개됐다.

표준 체형과 특징을 고정하고, 혈통을 고정하는 방식의 보존운동은 태평양전쟁으로 다시 위기를 맞았다. 군용견으로 사용하기 위해 아키타견과 셰퍼드를 인공 교배하면서 순수 혈통이 멸종위기에 빠졌다.

전쟁 이후, 아키타견 보존회는 필사적으로 혈통 복원과 보존에 나섰다. 1947년 전람회를 개최했고, 1949년 자체 회보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1953년 사단법인으로 조직을 확대했고, 전국적으로 지부를 확장했다. 최근엔 해외 지부도 활발하게 개설하고 있다. 2015년에는 공익사단법인으로 탈바꿈했다. 정부의 재정지원에 의지하지 않고 자체 회비와 후원행사, 자원봉사 등으로 조직을 꾸려가는 것이 특징이다.

[ 세계로 가는 아키타견…일본 내에서는 위기론 ]

오다테 본부 앞에서 열리는 정례 품평회는 핵심 행사이다. 지난 5월 초 열린 138회 품평회에는 전국에서 엄선된 180여 마리가 주인을 앞세우고 등장했다. 입상도 중요하지만, 아키타견 애견인으로서의 긍지를 공유하고, 보급운동에 뜻을 모은다는 의미가 컸다. 품평회에 나서지 않아도 자신의 애견과 함께 10여 시간의 장거리 운전을 마다치 않고 달려온 열성 팬들이 많았다. 주행사장에서는 비가 오락가락하는 악천후 속에서도 2, 3천 명이 자리를 지켰다.


현재 아키타견 보존회장은 엔도 다카시 중의원이다. 아키타견 열성팬을 자처하고 있다. 자신의 영향력이 보급 운동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분위기이다. 보존회 측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분위기이다. 보존회는 일본 내 51개 지부, 해외에 17개 지부를 운영 중이다. 매년 6천 마리 정도가 신규 등록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등록 숫자만 봐서는 해외 사례가 국내를 압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에서 아키타견이 화제가 되면서, 이탈리아 한곳의 등록 숫자가 일본 국내를 웃돌고 있다.

반려동물 선호도가 변하면서 일본 내에서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 한때 만 명을 웃돌던 유료회원이 3천여 명으로 줄었다. 대형견은 도시의 좁은 주택에서 기르는 데 한계가 있다. 상대적으로 기르기 편한 소형견종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고령화 추세와 맞물려 1인 노인 가구가 늘면서 실제로 대형견을 기를 수 있는 사람도 줄고 있다.

[ 반려견 돌봄은 쉽지 않다 … 동물에 대한 예의를 ]

홍보 활동의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대중에 노출된 아키타견들이 이상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낯선 사람들이 큰 소리를 내거나 다리와 꼬리를 만지거나 카메라를 들이대면 개들도 당황할 수밖에 없다. 갑자기 하품을 하거나, 이름을 불러도 못 들은 척 하거나, 축 늘어져 움직이지 않거나, 으르렁거리거나 하는 등의 반응을 보이면, 빨리 대응 조치를 취해야 한다. 스트레스가 높아지면 최악의 경우 사람을 물 수도 있다.

오다테 시측은 개 사육을 맡은 비상근 직원을 늘리는 한편, 방문 관광객들에게도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큰 소리를 내지 말고 조용히 접근해 줄 것” ,“개 머리 위에 손을 얹지 말 것” 등 반려견 돌봄 상식을 책자로 배포하고 있다. 유행에 들떠서 개를 ‘살아있는 장난감’이나 ‘관광 상품’으로 다룰 것이 아니라, 공존해야 할 ‘생명 자체’로 봐 달라는 취지이다.


일본에서 아키타견의 명성은 우리나라에서의 진돗개를 떠올리게 한다. 정치적‧사회적‧문화적 상황과 맞물려‘국견' 대접을 받는 것은 비슷하지만, 보급 운동의 해외 확장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진돗개의 사례를 능가하고 있다. 특히 전통견을 국가 홍보의 방편으로 삼는 전략은 영악하리만큼 노련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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