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구 100년, 한국 40년 만에 두개골 커진 이유는?

입력 2018.08.14 (07:00) 수정 2018.08.14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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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임주 고려대의대 교수(좌)

■ 질문: 박광식 KBS 의학전문기자
■ 답변: 유임주 고려대의대 해부학교실 교수

▷박광식
연구내용을 간단히 설명해주세요.

▶유임주
1930년대생에 비해서 1970년대생들은 평균적으로 두개강의 부피가 한 90cc 정도 늘어났어요. 90cc 정도 늘어나면 결국은 부피가 늘어나기 때문에 결국은 두개골의 폭이라든지 두개골의 길이라든지 두개골의 높이가 늘어나게 되는데, 예상대로 남자들 같은 경우는 두개골의 폭과 높이와 너비가 길이가 동시에 늘어났는데 여자들 같은 경우에 독특했어요. 여자들은 두개골의 폭이나 높이는 늘어난 반면에 이 길이가 거의 옛날 똑같이 변화가 없는 게 관찰됐습니다.

▷박광식
연구대상자 100명만으로 1930년대와 1970년대 출생자의 머리 크기를 대변할 수 있나요?

▶유임주
1930년대생은 저희가 랜덤(무작위추출)으로 선택한 그런 남자 서른 분, 여자 서른 분 그리고 또 1970년생도 남성 서른 분씩으로 이렇게 랜덤으로 모집한 군이기 때문에 통계적으로는 의미가 있는 군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박광식
불과 40년 새 약 90cc 커졌다는 게 어느 정도인 것인지 감이 안 오는데요.

▶유임주
90cc면 우리가 흔히 보는 소주잔 2잔이거든요. 그게 딱 90cc에요. 그러니까 소주잔 1잔이 50cc거든요. 꽉 채웠을 때 그러니까 그게 90cc면 거의 2잔에 가까운 크기고 이건 굉장히 큰 변화인 거죠. 예를 들어서 우리의 뇌 두개강의 크기가 1,500cc라고 가정했을 때 그러면 거의 100cc니까 15분의 1 즉 한 6%에서 7%가 커진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건 굉장히 많이 커진 거라고 볼 수 있고 또 이제 외국 같은 경우도 두개골의 크기나 두개강의 변화가 나타나는 건 사실인데 그들 같은 경우는 산업혁명이 지나고 난 다음에 도시화라든지 이런 것들이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거의 1세기 이상에 걸쳐서 커지는 그런 변화가 나타나는 데 비해서 이번에 우리가 저희가 연구한 결과는 거의 40년이라는 짧은 세대 간에 일어난 일이라서 굉장히 흥미로웠던 일입니다.

▷박광식
이런 세대 간 차이는 왜 난 걸까요?

▶유임주
결정적으로 제가 보기에 이건 사회경제적인 요소가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습니다. 예를 들면 1930년대생은 적절한 건강, 적절한 어떤 의료혜택도 보지 못했고 또 식량이라든지 이런 것이 적절하게 공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영양도 충분히 공급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이 되고요. 그다음에 1970년대생만 하더라도 우리가 경제적인 안정기에 들어서면서 최소한 먹고 사는 문제는 거의 해결돼서 성장에 필요한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받았기 때문에 이런 영양공급에 다른 점이 이 두 세대 간에 두개강의 크기 변화를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박광식
남녀 간에 머리뼈 성장에 차이가 있는 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유임주
그건 저도 확실하게 설명은 못 하겠고요. 제가 보기에는 남자하고 여자가 두개골이 커지는 현상이 발견은 됐는데 이게 그게 커지는 방법이 조금 다르다 이렇게 이해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어요.

▷박광식
그런데 뇌, 두개골 크기 변화는 다양한 요인이 있지 않을까요? 문화적 요인이라든지…

▶유임주
두개골의 크기변화를 주는 것들은 정말로 환경이라든지 유전적인 요인이라든지 영양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있는데요. 두개골이 어느 정도 크는 게, 제일 빨리 크는 시기가 생후 한 1살 내지 2살까지거든요. 그때 애가 컴퓨터를 하겠어요. 문화활동을 하겠습니까? 그렇지는 않잖아요. 그런 걸로 보면 굉장히 모자보건과 영양공급이 가장 키팩트라고 보여집니다.

▷박광식
나이 들면 키가 줄기도 하는 것처럼 머리 크기도 변화가 있지 않나요? 그렇다면 제대로 머리 크기를 비교하는 게 어렵지 않을까요?

▶유임주
두개골 같은 경우는 통상적으로 16살 정도가 되면 거의 성인의 크기를 갖게 되고 그 이후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문헌에 나와 있거든요. 그래서 이제 그렇게 이해하시면 될 것 같고요

▷박광식
그렇다면 머리뼈 속 공간은 뇌 부피하고 비례한다고 볼 수 있나요?

▶유임주
상당히 정확하게 비례하고 있죠. 상관지수가 굉장히 높습니다. 두개강의 부피와 뇌의 부피 간에 상관관계는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제 논문 보시면 거기 상관계수 값이 나와 있는데 거의 90% 이상 상관관계가 있죠.

▷박광식
이번 연구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유임주
진짜 단순히 호기심으로 시작한 거고요. 하다 보니까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거죠. 요즘에 우리가 연구하는 걸 보면 연구를 해서 뭔가 써먹을 거에 대해서만 사회에서 관심이 있어요. 돈이 되거나 이게 실용적으로 가치가 있거나 이런 데 관심이 있는 데 사실 이 같은 연구는 이렇게 꼭 실생활에 필요하진 않지만, 우리 한민족이 어떤 식으로 삶이 바뀌어있고 그 역사적인 관점에서 우리들의 몸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고 이런 아주 가장 기본적인 연구에 대해서는 조금 관심이 덜한 것 같아요. 이제 이런 것들도 조금 우리가 종합적으로 공부해서 같이 이해해 나가는 그런 것이 됐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연관 기사] “한국인 머리 크기 1945년 광복 이후 빠르게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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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서구 100년, 한국 40년 만에 두개골 커진 이유는?
    • 입력 2018-08-14 07:00:07
    • 수정2018-08-14 09:09:32
    취재K
▲ 유임주 고려대의대 교수(좌)

■ 질문: 박광식 KBS 의학전문기자
■ 답변: 유임주 고려대의대 해부학교실 교수

▷박광식
연구내용을 간단히 설명해주세요.

▶유임주
1930년대생에 비해서 1970년대생들은 평균적으로 두개강의 부피가 한 90cc 정도 늘어났어요. 90cc 정도 늘어나면 결국은 부피가 늘어나기 때문에 결국은 두개골의 폭이라든지 두개골의 길이라든지 두개골의 높이가 늘어나게 되는데, 예상대로 남자들 같은 경우는 두개골의 폭과 높이와 너비가 길이가 동시에 늘어났는데 여자들 같은 경우에 독특했어요. 여자들은 두개골의 폭이나 높이는 늘어난 반면에 이 길이가 거의 옛날 똑같이 변화가 없는 게 관찰됐습니다.

▷박광식
연구대상자 100명만으로 1930년대와 1970년대 출생자의 머리 크기를 대변할 수 있나요?

▶유임주
1930년대생은 저희가 랜덤(무작위추출)으로 선택한 그런 남자 서른 분, 여자 서른 분 그리고 또 1970년생도 남성 서른 분씩으로 이렇게 랜덤으로 모집한 군이기 때문에 통계적으로는 의미가 있는 군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박광식
불과 40년 새 약 90cc 커졌다는 게 어느 정도인 것인지 감이 안 오는데요.

▶유임주
90cc면 우리가 흔히 보는 소주잔 2잔이거든요. 그게 딱 90cc에요. 그러니까 소주잔 1잔이 50cc거든요. 꽉 채웠을 때 그러니까 그게 90cc면 거의 2잔에 가까운 크기고 이건 굉장히 큰 변화인 거죠. 예를 들어서 우리의 뇌 두개강의 크기가 1,500cc라고 가정했을 때 그러면 거의 100cc니까 15분의 1 즉 한 6%에서 7%가 커진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건 굉장히 많이 커진 거라고 볼 수 있고 또 이제 외국 같은 경우도 두개골의 크기나 두개강의 변화가 나타나는 건 사실인데 그들 같은 경우는 산업혁명이 지나고 난 다음에 도시화라든지 이런 것들이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거의 1세기 이상에 걸쳐서 커지는 그런 변화가 나타나는 데 비해서 이번에 우리가 저희가 연구한 결과는 거의 40년이라는 짧은 세대 간에 일어난 일이라서 굉장히 흥미로웠던 일입니다.

▷박광식
이런 세대 간 차이는 왜 난 걸까요?

▶유임주
결정적으로 제가 보기에 이건 사회경제적인 요소가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습니다. 예를 들면 1930년대생은 적절한 건강, 적절한 어떤 의료혜택도 보지 못했고 또 식량이라든지 이런 것이 적절하게 공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영양도 충분히 공급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이 되고요. 그다음에 1970년대생만 하더라도 우리가 경제적인 안정기에 들어서면서 최소한 먹고 사는 문제는 거의 해결돼서 성장에 필요한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받았기 때문에 이런 영양공급에 다른 점이 이 두 세대 간에 두개강의 크기 변화를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박광식
남녀 간에 머리뼈 성장에 차이가 있는 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유임주
그건 저도 확실하게 설명은 못 하겠고요. 제가 보기에는 남자하고 여자가 두개골이 커지는 현상이 발견은 됐는데 이게 그게 커지는 방법이 조금 다르다 이렇게 이해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어요.

▷박광식
그런데 뇌, 두개골 크기 변화는 다양한 요인이 있지 않을까요? 문화적 요인이라든지…

▶유임주
두개골의 크기변화를 주는 것들은 정말로 환경이라든지 유전적인 요인이라든지 영양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있는데요. 두개골이 어느 정도 크는 게, 제일 빨리 크는 시기가 생후 한 1살 내지 2살까지거든요. 그때 애가 컴퓨터를 하겠어요. 문화활동을 하겠습니까? 그렇지는 않잖아요. 그런 걸로 보면 굉장히 모자보건과 영양공급이 가장 키팩트라고 보여집니다.

▷박광식
나이 들면 키가 줄기도 하는 것처럼 머리 크기도 변화가 있지 않나요? 그렇다면 제대로 머리 크기를 비교하는 게 어렵지 않을까요?

▶유임주
두개골 같은 경우는 통상적으로 16살 정도가 되면 거의 성인의 크기를 갖게 되고 그 이후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문헌에 나와 있거든요. 그래서 이제 그렇게 이해하시면 될 것 같고요

▷박광식
그렇다면 머리뼈 속 공간은 뇌 부피하고 비례한다고 볼 수 있나요?

▶유임주
상당히 정확하게 비례하고 있죠. 상관지수가 굉장히 높습니다. 두개강의 부피와 뇌의 부피 간에 상관관계는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제 논문 보시면 거기 상관계수 값이 나와 있는데 거의 90% 이상 상관관계가 있죠.

▷박광식
이번 연구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유임주
진짜 단순히 호기심으로 시작한 거고요. 하다 보니까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거죠. 요즘에 우리가 연구하는 걸 보면 연구를 해서 뭔가 써먹을 거에 대해서만 사회에서 관심이 있어요. 돈이 되거나 이게 실용적으로 가치가 있거나 이런 데 관심이 있는 데 사실 이 같은 연구는 이렇게 꼭 실생활에 필요하진 않지만, 우리 한민족이 어떤 식으로 삶이 바뀌어있고 그 역사적인 관점에서 우리들의 몸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고 이런 아주 가장 기본적인 연구에 대해서는 조금 관심이 덜한 것 같아요. 이제 이런 것들도 조금 우리가 종합적으로 공부해서 같이 이해해 나가는 그런 것이 됐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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