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북에서도 인기” 최고스포츠 마니아 ‘준마처녀’

입력 2018.08.14 (08:0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남측에서는 전혀 쓰지 않지만 북측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단어 중에 '준마처녀'라는 말이 있다. '준마처녀'는 모든 일에 앞장서서,남들보다 활발하게 생활하는 젊은 여자를 의미한다고 한다.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만난 '준마처녀' 김연이 씨는 남측의 스포츠마니어처럼 호날두를 너무나 좋아하는 스포츠에 해박한 여성이다.

올해 나이 27살인 김연이 씨는 평양 유소년축구대회에 특별 경기로 출전중인 남측의 15세 이하 여자 선수들의 안내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활발한 성격을 바탕으로 남측 선수단과의 소통에 앞장서고 있다. 남측 선수들과 서로 초콜릿과 사탕 등을 주고 받으며 다정하게 생활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그에게 혹시 어떤 스포츠를 좋아하냐고 묻자, 자신있는 말투로 축구를 가장 좋아한다고 대답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혹시 호날두나 메시를 아느냐고 물었더니 "로날도 말씀하시는 겁니까? 로날두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알고 있습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호날두의 올 시즌 활약이나 월드컵 기록,유벤투스로 이적한 것은 물론이고, 호날두의 장단점을 모두 꿰뚫고 있었다. 호날두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접했냐고 묻자, 자신의 스페인 축구를 가장 좋아한다며 방송 뉴스에서의 소개와 신문을 통해 호날두에 대한 정보를 접한다고 말했다.

남측 여자축구 안내원 김연이 씨남측 여자축구 안내원 김연이 씨

그러면서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를 떠났기 때문에,이제부터는 베일이 더욱 뛰어난 활약을 펼칠 것이라는 마치 해설위원같은 이야기를 한 뒤,네이마르가 결국 팀을 떠나지 않았느냐고 반문해 자리에 앉았던 한준희 해설위원 마저 놀라게 만들었다.

혹시 메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모든 면에서 완벽한 선수인데 11미터 차기에 약하다"라는 대답을 하기도 했다.

북측의 20대 여자에게 이 정도의 축구 상식이 있을 것이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그녀는 네이마르를 비롯해서 세계적인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즐거워했다.

혹시 한국 선수 아는 선수는 있냐고 물었더니 곧바로 '손흥민'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호날두와 같은 팀이었던 박 선수도 아는데, 정확한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안타까워 했다. '박지성'이라는 이름을 알려주자 부끄러운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김연이'라는 이름을 알게된 후에 혹시 이름이 비슷한 '김연아'라는 한국 선수를 아느냐고 물었더니 "예 압니다. 휘거 선수 아닙니까?'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정확한 발음으로 "알렉세이 야구딘" "예브게니 플루셴코'의 경기를 많이 보았다고 이야기했다. 이후 평양에 온 적이 있는 한 명의 러시아 여자 선수가 기억나는데 도저히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며 답답해했다. 혹시 이리나 슬루츠카야 혹은 엘리자베타 뚝타미쉐바가 아니냐고 말하자 '슬루츠카야'였다며 자신은 휘거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한준희 해설위원과 평양 유소년 축구를 관람하는 김연이 씨 한준희 해설위원과 평양 유소년 축구를 관람하는 김연이 씨

김연이 씨는 축구와 피겨 뿐 아니라 농구와 배구,탁구 등 북에서 인기있는 거의 모든 스포츠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자랑했다. 마치 남쪽의 20대 스포츠 마니아와 이야기하는 느낌이었다.

이번 평양 유소년 축구는 조선중앙TV의 협력속에 KBS가 녹화 중계 방송할 예정이다. 중계방송단에 동행한 KBS 박찬욱 남북교류협력단장이 김연이 씨에게 이번 축구 중계에 북측 해설위원으로 영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냈을 만큼 김 씨는 해박한 축구 관련 지식을 자랑했다.

남북한 화해분위기가 형성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북측 안내원이 한국 방송의 해설로 등장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조금더 시간이 흐르고 남북 관계가 지금보다 개선된다면 '김연이' 씨가 북측 관련 해설을 맡는 것도 불가능은 아닐 것이다. 시간이 흐른뒤 김연이씨는 더이상 '준마처녀'가 아닐 수 있지만 더 많은 스포츠 관련 지식에다 인생의 경륜까지 더해져서, 남측 사람들이 할 수 없는 북측 선수들에 대한 생생한 해설을 들려주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호날두 북에서도 인기” 최고스포츠 마니아 ‘준마처녀’
    • 입력 2018-08-14 08:03:05
    취재K
남측에서는 전혀 쓰지 않지만 북측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단어 중에 '준마처녀'라는 말이 있다. '준마처녀'는 모든 일에 앞장서서,남들보다 활발하게 생활하는 젊은 여자를 의미한다고 한다.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만난 '준마처녀' 김연이 씨는 남측의 스포츠마니어처럼 호날두를 너무나 좋아하는 스포츠에 해박한 여성이다.

올해 나이 27살인 김연이 씨는 평양 유소년축구대회에 특별 경기로 출전중인 남측의 15세 이하 여자 선수들의 안내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활발한 성격을 바탕으로 남측 선수단과의 소통에 앞장서고 있다. 남측 선수들과 서로 초콜릿과 사탕 등을 주고 받으며 다정하게 생활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그에게 혹시 어떤 스포츠를 좋아하냐고 묻자, 자신있는 말투로 축구를 가장 좋아한다고 대답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혹시 호날두나 메시를 아느냐고 물었더니 "로날도 말씀하시는 겁니까? 로날두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알고 있습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호날두의 올 시즌 활약이나 월드컵 기록,유벤투스로 이적한 것은 물론이고, 호날두의 장단점을 모두 꿰뚫고 있었다. 호날두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접했냐고 묻자, 자신의 스페인 축구를 가장 좋아한다며 방송 뉴스에서의 소개와 신문을 통해 호날두에 대한 정보를 접한다고 말했다.

남측 여자축구 안내원 김연이 씨
그러면서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를 떠났기 때문에,이제부터는 베일이 더욱 뛰어난 활약을 펼칠 것이라는 마치 해설위원같은 이야기를 한 뒤,네이마르가 결국 팀을 떠나지 않았느냐고 반문해 자리에 앉았던 한준희 해설위원 마저 놀라게 만들었다.

혹시 메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모든 면에서 완벽한 선수인데 11미터 차기에 약하다"라는 대답을 하기도 했다.

북측의 20대 여자에게 이 정도의 축구 상식이 있을 것이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그녀는 네이마르를 비롯해서 세계적인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즐거워했다.

혹시 한국 선수 아는 선수는 있냐고 물었더니 곧바로 '손흥민'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호날두와 같은 팀이었던 박 선수도 아는데, 정확한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안타까워 했다. '박지성'이라는 이름을 알려주자 부끄러운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김연이'라는 이름을 알게된 후에 혹시 이름이 비슷한 '김연아'라는 한국 선수를 아느냐고 물었더니 "예 압니다. 휘거 선수 아닙니까?'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정확한 발음으로 "알렉세이 야구딘" "예브게니 플루셴코'의 경기를 많이 보았다고 이야기했다. 이후 평양에 온 적이 있는 한 명의 러시아 여자 선수가 기억나는데 도저히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며 답답해했다. 혹시 이리나 슬루츠카야 혹은 엘리자베타 뚝타미쉐바가 아니냐고 말하자 '슬루츠카야'였다며 자신은 휘거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한준희 해설위원과 평양 유소년 축구를 관람하는 김연이 씨
김연이 씨는 축구와 피겨 뿐 아니라 농구와 배구,탁구 등 북에서 인기있는 거의 모든 스포츠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자랑했다. 마치 남쪽의 20대 스포츠 마니아와 이야기하는 느낌이었다.

이번 평양 유소년 축구는 조선중앙TV의 협력속에 KBS가 녹화 중계 방송할 예정이다. 중계방송단에 동행한 KBS 박찬욱 남북교류협력단장이 김연이 씨에게 이번 축구 중계에 북측 해설위원으로 영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냈을 만큼 김 씨는 해박한 축구 관련 지식을 자랑했다.

남북한 화해분위기가 형성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북측 안내원이 한국 방송의 해설로 등장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조금더 시간이 흐르고 남북 관계가 지금보다 개선된다면 '김연이' 씨가 북측 관련 해설을 맡는 것도 불가능은 아닐 것이다. 시간이 흐른뒤 김연이씨는 더이상 '준마처녀'가 아닐 수 있지만 더 많은 스포츠 관련 지식에다 인생의 경륜까지 더해져서, 남측 사람들이 할 수 없는 북측 선수들에 대한 생생한 해설을 들려주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