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희의 최강시사] 정세현 “北, 협박으로 문대통령 움직일 수 있다 생각하면 착각”

입력 2018.08.14 (11:00) 수정 2018.08.1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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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차 남북고위급회담서 북한측 협박수준으로 남측 압박
- 北, 철도도로 현장조사와 산림녹화 사업에 美 의식해 미온적인 南에 불만
- 정상회담이 급한 건 북측
- 문 대통령, 종전선언의 시기와 주체 문제에 중재자 역할 해야
- 美, 종전선언에 중국 포함시키고 역할도 줘야
- 폼페이오 4차 방북시 빈손으로 가선 안돼... 자주 간다고 되는 일 아냐
- 北, 시진핑 9.9절 초대해 정상회담 할 것
- 북한산 석탄 국내 반입 외교 문제화 자체가 잘못. 법대로 처벌하면 될 일




■ 프로그램명 : 정준희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2>
■ 방송시간 : 8월 14일(화) 7:25~8:57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정세현 이사장(한반도평화포럼, 前 통일부 장관)


▷ 정준희 :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국면에 빠진 지 오래입니다. 어제 남북 고위급 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렸는데요. 관심을 모았던 3차 남북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일정까지는 아직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남북고위급회담 결과를 분석하고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장관님.

▶ 정세현 : 안녕하세요?

▷ 정준희 : 반갑습니다. 어제 열린 4차 남북고위급회담 말이 많은데요. 공동 보도문이 발표가 됐죠. 그래서 일단 9월 안에 평양에서 3차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이렇게 일단 합의는 된 것 같고요. 4.27 판문점 선언의 구체적 이행으로서 주목받고 있는데 아직까지 날짜에 대해서 특정하지 못하지만 개최는 될 것 같고 여기서 이러한 내용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좀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 정세현 : 그런데 어저께 회담 북측의 대표단 면모가 조금 걱정스러운 대목이 있었어요.

▷ 정준희 : 그랬군요.

▶ 정세현 : 왜냐하면 우리 쪽은 통일부 장관, 차관, 국가안보실의 제2차장 그다음에 총리실의 심의관 이렇게 해서 그야말로 정무형으로 구성이 됐는데 정상회담 준비팀이죠. 그런데 북쪽 대표단을 보니까 조평통 위원장, 부위원장은 통일부 장차관급이라고 치지만 저쪽에 환경성 부상이 오고 그다음에 또 철도성 부상이 오고 민경협 부위원장이 왔다는 말이죠. 그러니까 우리는 4명인데 거기는 5명이 오면서 3명이 철도 도로 그다음에 환경부하고 그러니까 산림녹화 문제일 겁니다. 개성공단, 금강산 문제를 좀 따지러 온 사람들 같아서 말씨름이 되지 않겠나하는 생각을 했는데 의외로 회담은 일찍 끝났지만 보도문은 또 따라서 상당히 간단하게 나오데요. 어저께 접점을 못 만든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상당히 말씨름을 하지 않았나. 특히 그 사람들이 떠나고 가면서 관계 개선의 방해물을 제거해야 된다는 얘기를 남기고 갔다고 그러는데 관계 개선의 장애물을 제거해야 정상회담 날짜를 정할 수 있다는 그런 메시지라면 이게 아무래도 북쪽이 너무 이번에 잘못하고 갔다는 생각을 합니다.

▷ 정준희 : 일단 구성 자체도 확실히 차이가 있었고 관심사도 상당히 차이가 있었던 것 같기는 합니다.

▶ 정세현 : 그렇죠. 대표단 구성에 바로 관심사를 표명하는데 그게 처음부터 짝이 안 맞았어요, 남북이.

▷ 정준희 : 그래서 아마 이게 날짜 문제로도 표현이 되고 있는 것 같은데 우리 통일부 장관은 9월 안에 한다는 건 양측의 합의된 표현이다, 정도로 얘기를 했고 그런데 리선권 조국평화통일 위원장은 또 날짜는 결정되어 있다,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이게 차이가 있다고 보이는 그런 발언인가요?

▶ 정세현 : 날짜는 정해져 있는데 그걸 지금 밝히려면 남쪽에서 조건을 충족시킨다든지 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전 말씀이 그거예요. 그러니까 관계 개선의 장애물을 제거해라, 다른 말로 하면 그게 4.27 판문점 선언 이행에 필요한 여러 가지 조치가 있는데 그걸 UN 제재 핑계대고 자꾸 그러는데 UN 제재 핑계만 대지 말고 할 수 있는 건 하라는 말이에요. 그렇게 되면 그런 문제와 관련해서 적극성을 보이면 자기네가 준비해놓은 날짜를 내놓겠다. 또 조 장관이 그랬죠. “초청하는 측에서 날짜는 내놓게 되어 있다”는 표현을 썼는데 그건 맞는 얘기입니다. 자기들이 손님 맞을 준비가 언제 되어 있으니까 그때 오시라고 해야 하지 우리가 며칠에 가고 싶다고 되는 건 아니니까 그러니까 날짜는 저쪽에서 결정권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그거를 지금 안 주고 갔다는 말이죠. 그러면서 관계 개선의 장애물을 제거하라. 그러면 아무 때나 날짜를 내놓겠다. 실무회담에서 내놓겠다. 그 얘기인데 정상회담을 빨리 할 필요가 있는 것은 사실 북쪽이에요, 지금. 그걸로 이번에 와서 결정권을 쥐고 올라갔으니 참 모양새가 이상하게 됐어요.

▷ 정준희 : 일반적으로 보기에는 우리 정부가 9월 말에 UN총회를 염두에 두고 그때 종전선언을 하면 좋을 것 같으니까 일자상으로 8월 말에 정상회담을 했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지금 말씀을 들어보면 일단은 남북 정상회담이 더 필요한 것은 어떤 면에서 북한이고 그런데도 협상에서 칼자루는 북한이 쥐고 있는 듯한 그런 느낌이랄까요.

▶ 정세현 : 그렇게 됐어요.

▷ 정준희 : 그런 모습이 보입니다.

▶ 정세현 : 그 빌미를 전혀 안 준 건 아니죠. 그러니까 철도 도로 현대화 관련해서 현장 조사하는 것도 미적거리고 그다음에 산림녹화 관련해서 산림보호인지 산림녹화 관련해서도 현금 주는 것 아니고 물건 주는 거니까 나무주면 되는거 아니예요? 나무 키우는덴 비료도 필요하니까... 물론 그런 것도 주면 될 텐데 그런 것도 UN 대북 제재라는 이름의 미국 견제, 이것에 너무... 그것을 너무 의식해서 우물쭈물하는 것, 그것에 대해서 북한이 불만이 많은 것 같아요.

▷ 정준희 : 그러니까 한국 정부가 미국의 눈치를 너무 많이 보고 있다. 이렇게 북한은 생각한다는 거죠? 사실 근본적으로 북미의 입장 차가 있어서요. 당연히 북한은 대북 제재를 빨리 완화하고 종전선언으로 가기를 원하고 미국은 빨리 구체적인 비핵화 방안을 내놓아라, 이런 식의 자꾸 원론적인 대립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북미 관계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어쨌든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이 중요하고 그것을 북한 측이 좀 압박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그런 관측은 맞는 거라고 판단하겠죠?

▶ 정세현 : 그렇죠. 그러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관계를 중재해줘야만 하는 것은 틀림없어요. 이번 그러니까 북미 정상회담도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로 성사가 되지 않았습니까?

▷ 정준희 : 그렇죠.

▶ 정세현 : 4.27 정상회담을 6.12 정상회담으로 연결시켜서 북미 정상회담으로 연결시킨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고, 스스로 그건 남북 정상회담은 북미 정상회담의 길잡이라는 표현까지 썼으니까 앞으로도 그런 식으로 계속 문제를 풀어달라고 하려면 적절하게 압박을 가해야지.

▷ 정준희 : 압박의 수준이 높다, 너무?

▶ 정세현 : 어저께는 아주 거의 협박 수준의 이야기를 하고 왔어요. 여러 가지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일정에 올라와 있는 여러 가지 이산가족 문제고 등등 다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식의 얘기는 너무 나간 거지.

▷ 정준희 : 그렇죠. 그러니까 이게 사실은 어느 정도 움직이는 폭이 있는 건데 지금 약간은 심하다 싶을 정도로 북이 책임을 남한한테 자꾸 돌리는 그런 모습이 보이는 건 사실인 것 같은데.

▶ 정세현 : 책임을 남한한테 돌리는 것까지는 좋죠. 우리도 책임 돌릴 수 있으면 돌리는데 북쪽에다. 그러나 협박성 발언을 하지 말아야 돼요.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해서 문 대통령이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착각이고 문 대통령이 좋은 생각으로 움직여야만 북미 관계 개선에 물꼬가 트일 텐데 적절하게 하고 그다음에 빨리 9월 중으로 날짜 잡혀 있는 것으로 얘기했으니까 빨리 날짜 내놓는 게 좋습니다, 북측이.

▷ 정준희 : 그러면 이제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자로서 사실 할 수 있는 어떤 역할의 폭이랄까, 구체적인 수단이랄까 이런 건 어떤 게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 정세현 : 종전선언 문제죠. 종전선언을 지금 시기 문제가 있고 주체 문제가 있습니다. 언제 하느냐. 그러니까 비핵화의 일정표가 나온 뒤에 하느냐 아니면 비핵화 일정표가 나오는 것과 동시에 종전선언 시간을 잡느냐. 시간 문제가 있고. 그다음에 그것을 정전협정의 서명 당사자인 중국을 넣느냐, 안 넣느냐의 문제가 지금 한미 간에 논의가 되고 있는 문제 같아요.

▷ 정준희 : 시간과 주체의 문제.

▶ 정세현 : 주체 문제죠. 그런데 중국을 넣는 게 정상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빼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말하자면 종전선언 이후 전개될 동북아 질서, 국제 정치에서 종전선언에 중국을 끼워 넣어놓으면 중국이 상당한 지분을 갖게 돼요. 미국의 지분을 갉아먹는 셈이 되죠. 그러니까 그걸 막으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러나 지금 중국이 이미 G2까지 올라와 있고 지리적으로는 미국은 동북아 국가는 아닙니다. 정치 외교적으로 군사적으로 동북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주도권을 가지고 있지만 중국처럼 지리적으로 동북아 국가가 아닌데 동북아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중국을 빼고 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 좀 착각이라고 그럴까, 편견이죠.

▷ 정준희 : 그러니까 미국은 중국을 빼고 싶어 하나 현실적인 동북아 질서 상 그리고 어떤 법적 측면이나 이런 것 상 중국을 넣어야 하고 그러니까 남북미 중의 합의안은 어떤 종전선언을 만들어내는 게 아마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을 설득하면서 할 수 있는 핵심적인 방안이다, 이렇게 보시는 거죠?

▶ 정세현 : 그러니까 그동안에 미국이 전임 대통령들이지만 북핵 문제 해결 관련해서 중국한테 얼마나 많은 요구를 했어요. 이런 일을 해달라, 저런 일을 해달라. 중국 역할론을 얼마나 많이 제기했었습니까? 그런데 종전선언에 중국을 넣어주고 그다음에 그 종전선언에 대한 사후개념으로서 비핵화라는 과정에 중국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지분을 줘야죠.

▷ 정준희 : 비핵화에 중국 역할.

▶ 정세현 : 그리고 북한의 배후 국가이기 때문에 중국은 지리적으로 배후 국가일 뿐만 아니라 정치 외교적으로 배후 국가 아닙니까? 배후 국가인 중국이 미국과 손잡고 비핵화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만들어야 된다고 하는 얘기죠. 그러려면 중국을 포함시켜야 된다. 그리고 북한한테 비핵화 일정표만 내놓으라고 하지 말고 그 일정표 단계별로 미국이 북한한테 해줄 수 있는 것이 뭐다하는 것을 시간표를 들려서 폼페이오 장관을 평양 보내야 합니다. 4차 방북은 예고만 하지 말고 4차 방북에는 반드시 보따리를 들려서 보내야 해요. 지난번에 빈손으로 가서 북한에 요구만, 비핵화에 대한 약속만 요구하다 보니까 떠난 뒤에 외교부에서 강도적 요구했다고 그랬는데 빈손으로 가면 안 돼요. 평양 자주 간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가지고 가야지.

▷ 정준희 : 폼페이오 그래서 미국 국무장관이 4차 방북이 임박해 있다고 지금 알려지고 있는데요. 친서 교환도 이미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고요. 그러면 말씀처럼 이 자체만으로는 진전되리라는 기대를 하기는 어렵고 실질적인 어떤 실물적인 교환을 할 수 있도록 뭔가를 들고 가야 한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 정세현 : 그렇죠.

▷ 정준희 : 그러면 지금 또 다른 문제가 그러니까 시진핑 국가주석 방북설이 있어요. 그리고 남북 정상회담 전에 북중 정상 만남이 가능할지도 모르는 그런 상황인데 이 부분이 얼마만큼 유의미하리라고 보십니까?

▶ 정세현 : 시진핑이 간다면 가기는 가야 돼요. 왜냐하면 김정은 위원장이 처음에 3월에 갈 때 시진핑 주석의 방북을 초청했더니 수용을 했거든요, 가겠다고. 했으니까 와야 되는데 이제 시간이 이렇게 되고 나면 9.9절 행사에 맞춰서 오지 않겠는가.

▷ 정준희 : 9.9절.

▶ 정세현 : 최대 명절이죠, 북한으로서는 70주년.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시진핑 주석을 그날 맞춰서 초청을 하고 그리고 끝나고 나서 정상회담 하는 모양새를 취할 거예요. 그건 미국한테 대한 데몬스트레이션도 될 겁니다.

▷ 정준희 : 그러면 9.9절에 아마 남북 정상회담 전이 될 것 같은데 9.9절에 북중회담이 있고 그때 구체적으로 그러면 어떤 식의 회담의 결과랄까요? 내용이 나올 수 있을까요?

▶ 정세현 : 거기서는 앞으로 상호 우호 친서 그런 그동안에 쭉 해왔던 말을 하기는 어려울 거고 그러나 실질적으로 경제 지원이라든지 무역 거래 같은 것을 좀 더 늘리는. 이미 UN 제재에 중국은 별로 신경 안 쓰잖아요, 러시아도 그렇고. 우리만 지금 쩔쩔매고 있는데 아마 어저께 북쪽 대표단은 중국, 러시아는 UN 제재에 그렇게 무시는 아니지만 피해서 얼마든지 관계 개선에 협조적으로 나오는데 남쪽은 왜 그러냐는 식의 핀잔도 좀 했을 겁니다. 하여튼 북중 정상회담이 이렇게 9.9절에 이루어진다는 것은 미국한테 우리를 함부로 만만하게 생각하고 압박으로 문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는 메시지가 되죠.

▷ 정준희 : 그러면 마지막으로 어제도 얘기된 건데요. 북한산 석탄, 국내 불법 반입 문제가 북미 간 외교에 부정적 요인이 될 것 같다, 이렇게 보십니까?

▶ 정세현 : 자꾸 미국이 그것 가지고 문제를 삼으면서 비핵화 관련된 북한의 소위 양보라고 할까, 이런 것을 끌어내는 카드로 쓰려고 하는 모양인데 그거는 옳은 전략은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 쪽에서 그 회사에 관해서 우리 법의 테두리 내에서 처벌할 것 있으면 처벌하면 될 것 아닙니까? 그리고 끝내야지 이것을 계속 외교 문제 삼으려고 하는 것 자체가 지금 잘못되어 있어요.

▷ 정준희 :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정세현 : 언론들도 그것 가지고 뭐 한미 공조가...

▷ 정준희 :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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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준희의 최강시사] 정세현 “北, 협박으로 문대통령 움직일 수 있다 생각하면 착각”
    • 입력 2018-08-14 11:00:39
    • 수정2018-08-14 13:57:52
    최강시사
- 4차 남북고위급회담서 북한측 협박수준으로 남측 압박
- 北, 철도도로 현장조사와 산림녹화 사업에 美 의식해 미온적인 南에 불만
- 정상회담이 급한 건 북측
- 문 대통령, 종전선언의 시기와 주체 문제에 중재자 역할 해야
- 美, 종전선언에 중국 포함시키고 역할도 줘야
- 폼페이오 4차 방북시 빈손으로 가선 안돼... 자주 간다고 되는 일 아냐
- 北, 시진핑 9.9절 초대해 정상회담 할 것
- 북한산 석탄 국내 반입 외교 문제화 자체가 잘못. 법대로 처벌하면 될 일




■ 프로그램명 : 정준희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2>
■ 방송시간 : 8월 14일(화) 7:25~8:57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정세현 이사장(한반도평화포럼, 前 통일부 장관)


▷ 정준희 :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국면에 빠진 지 오래입니다. 어제 남북 고위급 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렸는데요. 관심을 모았던 3차 남북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일정까지는 아직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남북고위급회담 결과를 분석하고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장관님.

▶ 정세현 : 안녕하세요?

▷ 정준희 : 반갑습니다. 어제 열린 4차 남북고위급회담 말이 많은데요. 공동 보도문이 발표가 됐죠. 그래서 일단 9월 안에 평양에서 3차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이렇게 일단 합의는 된 것 같고요. 4.27 판문점 선언의 구체적 이행으로서 주목받고 있는데 아직까지 날짜에 대해서 특정하지 못하지만 개최는 될 것 같고 여기서 이러한 내용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좀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 정세현 : 그런데 어저께 회담 북측의 대표단 면모가 조금 걱정스러운 대목이 있었어요.

▷ 정준희 : 그랬군요.

▶ 정세현 : 왜냐하면 우리 쪽은 통일부 장관, 차관, 국가안보실의 제2차장 그다음에 총리실의 심의관 이렇게 해서 그야말로 정무형으로 구성이 됐는데 정상회담 준비팀이죠. 그런데 북쪽 대표단을 보니까 조평통 위원장, 부위원장은 통일부 장차관급이라고 치지만 저쪽에 환경성 부상이 오고 그다음에 또 철도성 부상이 오고 민경협 부위원장이 왔다는 말이죠. 그러니까 우리는 4명인데 거기는 5명이 오면서 3명이 철도 도로 그다음에 환경부하고 그러니까 산림녹화 문제일 겁니다. 개성공단, 금강산 문제를 좀 따지러 온 사람들 같아서 말씨름이 되지 않겠나하는 생각을 했는데 의외로 회담은 일찍 끝났지만 보도문은 또 따라서 상당히 간단하게 나오데요. 어저께 접점을 못 만든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상당히 말씨름을 하지 않았나. 특히 그 사람들이 떠나고 가면서 관계 개선의 방해물을 제거해야 된다는 얘기를 남기고 갔다고 그러는데 관계 개선의 장애물을 제거해야 정상회담 날짜를 정할 수 있다는 그런 메시지라면 이게 아무래도 북쪽이 너무 이번에 잘못하고 갔다는 생각을 합니다.

▷ 정준희 : 일단 구성 자체도 확실히 차이가 있었고 관심사도 상당히 차이가 있었던 것 같기는 합니다.

▶ 정세현 : 그렇죠. 대표단 구성에 바로 관심사를 표명하는데 그게 처음부터 짝이 안 맞았어요, 남북이.

▷ 정준희 : 그래서 아마 이게 날짜 문제로도 표현이 되고 있는 것 같은데 우리 통일부 장관은 9월 안에 한다는 건 양측의 합의된 표현이다, 정도로 얘기를 했고 그런데 리선권 조국평화통일 위원장은 또 날짜는 결정되어 있다,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이게 차이가 있다고 보이는 그런 발언인가요?

▶ 정세현 : 날짜는 정해져 있는데 그걸 지금 밝히려면 남쪽에서 조건을 충족시킨다든지 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전 말씀이 그거예요. 그러니까 관계 개선의 장애물을 제거해라, 다른 말로 하면 그게 4.27 판문점 선언 이행에 필요한 여러 가지 조치가 있는데 그걸 UN 제재 핑계대고 자꾸 그러는데 UN 제재 핑계만 대지 말고 할 수 있는 건 하라는 말이에요. 그렇게 되면 그런 문제와 관련해서 적극성을 보이면 자기네가 준비해놓은 날짜를 내놓겠다. 또 조 장관이 그랬죠. “초청하는 측에서 날짜는 내놓게 되어 있다”는 표현을 썼는데 그건 맞는 얘기입니다. 자기들이 손님 맞을 준비가 언제 되어 있으니까 그때 오시라고 해야 하지 우리가 며칠에 가고 싶다고 되는 건 아니니까 그러니까 날짜는 저쪽에서 결정권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그거를 지금 안 주고 갔다는 말이죠. 그러면서 관계 개선의 장애물을 제거하라. 그러면 아무 때나 날짜를 내놓겠다. 실무회담에서 내놓겠다. 그 얘기인데 정상회담을 빨리 할 필요가 있는 것은 사실 북쪽이에요, 지금. 그걸로 이번에 와서 결정권을 쥐고 올라갔으니 참 모양새가 이상하게 됐어요.

▷ 정준희 : 일반적으로 보기에는 우리 정부가 9월 말에 UN총회를 염두에 두고 그때 종전선언을 하면 좋을 것 같으니까 일자상으로 8월 말에 정상회담을 했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지금 말씀을 들어보면 일단은 남북 정상회담이 더 필요한 것은 어떤 면에서 북한이고 그런데도 협상에서 칼자루는 북한이 쥐고 있는 듯한 그런 느낌이랄까요.

▶ 정세현 : 그렇게 됐어요.

▷ 정준희 : 그런 모습이 보입니다.

▶ 정세현 : 그 빌미를 전혀 안 준 건 아니죠. 그러니까 철도 도로 현대화 관련해서 현장 조사하는 것도 미적거리고 그다음에 산림녹화 관련해서 산림보호인지 산림녹화 관련해서도 현금 주는 것 아니고 물건 주는 거니까 나무주면 되는거 아니예요? 나무 키우는덴 비료도 필요하니까... 물론 그런 것도 주면 될 텐데 그런 것도 UN 대북 제재라는 이름의 미국 견제, 이것에 너무... 그것을 너무 의식해서 우물쭈물하는 것, 그것에 대해서 북한이 불만이 많은 것 같아요.

▷ 정준희 : 그러니까 한국 정부가 미국의 눈치를 너무 많이 보고 있다. 이렇게 북한은 생각한다는 거죠? 사실 근본적으로 북미의 입장 차가 있어서요. 당연히 북한은 대북 제재를 빨리 완화하고 종전선언으로 가기를 원하고 미국은 빨리 구체적인 비핵화 방안을 내놓아라, 이런 식의 자꾸 원론적인 대립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북미 관계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어쨌든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이 중요하고 그것을 북한 측이 좀 압박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그런 관측은 맞는 거라고 판단하겠죠?

▶ 정세현 : 그렇죠. 그러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관계를 중재해줘야만 하는 것은 틀림없어요. 이번 그러니까 북미 정상회담도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로 성사가 되지 않았습니까?

▷ 정준희 : 그렇죠.

▶ 정세현 : 4.27 정상회담을 6.12 정상회담으로 연결시켜서 북미 정상회담으로 연결시킨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고, 스스로 그건 남북 정상회담은 북미 정상회담의 길잡이라는 표현까지 썼으니까 앞으로도 그런 식으로 계속 문제를 풀어달라고 하려면 적절하게 압박을 가해야지.

▷ 정준희 : 압박의 수준이 높다, 너무?

▶ 정세현 : 어저께는 아주 거의 협박 수준의 이야기를 하고 왔어요. 여러 가지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일정에 올라와 있는 여러 가지 이산가족 문제고 등등 다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식의 얘기는 너무 나간 거지.

▷ 정준희 : 그렇죠. 그러니까 이게 사실은 어느 정도 움직이는 폭이 있는 건데 지금 약간은 심하다 싶을 정도로 북이 책임을 남한한테 자꾸 돌리는 그런 모습이 보이는 건 사실인 것 같은데.

▶ 정세현 : 책임을 남한한테 돌리는 것까지는 좋죠. 우리도 책임 돌릴 수 있으면 돌리는데 북쪽에다. 그러나 협박성 발언을 하지 말아야 돼요.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해서 문 대통령이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착각이고 문 대통령이 좋은 생각으로 움직여야만 북미 관계 개선에 물꼬가 트일 텐데 적절하게 하고 그다음에 빨리 9월 중으로 날짜 잡혀 있는 것으로 얘기했으니까 빨리 날짜 내놓는 게 좋습니다, 북측이.

▷ 정준희 : 그러면 이제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자로서 사실 할 수 있는 어떤 역할의 폭이랄까, 구체적인 수단이랄까 이런 건 어떤 게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 정세현 : 종전선언 문제죠. 종전선언을 지금 시기 문제가 있고 주체 문제가 있습니다. 언제 하느냐. 그러니까 비핵화의 일정표가 나온 뒤에 하느냐 아니면 비핵화 일정표가 나오는 것과 동시에 종전선언 시간을 잡느냐. 시간 문제가 있고. 그다음에 그것을 정전협정의 서명 당사자인 중국을 넣느냐, 안 넣느냐의 문제가 지금 한미 간에 논의가 되고 있는 문제 같아요.

▷ 정준희 : 시간과 주체의 문제.

▶ 정세현 : 주체 문제죠. 그런데 중국을 넣는 게 정상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빼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말하자면 종전선언 이후 전개될 동북아 질서, 국제 정치에서 종전선언에 중국을 끼워 넣어놓으면 중국이 상당한 지분을 갖게 돼요. 미국의 지분을 갉아먹는 셈이 되죠. 그러니까 그걸 막으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러나 지금 중국이 이미 G2까지 올라와 있고 지리적으로는 미국은 동북아 국가는 아닙니다. 정치 외교적으로 군사적으로 동북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주도권을 가지고 있지만 중국처럼 지리적으로 동북아 국가가 아닌데 동북아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중국을 빼고 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 좀 착각이라고 그럴까, 편견이죠.

▷ 정준희 : 그러니까 미국은 중국을 빼고 싶어 하나 현실적인 동북아 질서 상 그리고 어떤 법적 측면이나 이런 것 상 중국을 넣어야 하고 그러니까 남북미 중의 합의안은 어떤 종전선언을 만들어내는 게 아마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을 설득하면서 할 수 있는 핵심적인 방안이다, 이렇게 보시는 거죠?

▶ 정세현 : 그러니까 그동안에 미국이 전임 대통령들이지만 북핵 문제 해결 관련해서 중국한테 얼마나 많은 요구를 했어요. 이런 일을 해달라, 저런 일을 해달라. 중국 역할론을 얼마나 많이 제기했었습니까? 그런데 종전선언에 중국을 넣어주고 그다음에 그 종전선언에 대한 사후개념으로서 비핵화라는 과정에 중국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지분을 줘야죠.

▷ 정준희 : 비핵화에 중국 역할.

▶ 정세현 : 그리고 북한의 배후 국가이기 때문에 중국은 지리적으로 배후 국가일 뿐만 아니라 정치 외교적으로 배후 국가 아닙니까? 배후 국가인 중국이 미국과 손잡고 비핵화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만들어야 된다고 하는 얘기죠. 그러려면 중국을 포함시켜야 된다. 그리고 북한한테 비핵화 일정표만 내놓으라고 하지 말고 그 일정표 단계별로 미국이 북한한테 해줄 수 있는 것이 뭐다하는 것을 시간표를 들려서 폼페이오 장관을 평양 보내야 합니다. 4차 방북은 예고만 하지 말고 4차 방북에는 반드시 보따리를 들려서 보내야 해요. 지난번에 빈손으로 가서 북한에 요구만, 비핵화에 대한 약속만 요구하다 보니까 떠난 뒤에 외교부에서 강도적 요구했다고 그랬는데 빈손으로 가면 안 돼요. 평양 자주 간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가지고 가야지.

▷ 정준희 : 폼페이오 그래서 미국 국무장관이 4차 방북이 임박해 있다고 지금 알려지고 있는데요. 친서 교환도 이미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고요. 그러면 말씀처럼 이 자체만으로는 진전되리라는 기대를 하기는 어렵고 실질적인 어떤 실물적인 교환을 할 수 있도록 뭔가를 들고 가야 한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 정세현 : 그렇죠.

▷ 정준희 : 그러면 지금 또 다른 문제가 그러니까 시진핑 국가주석 방북설이 있어요. 그리고 남북 정상회담 전에 북중 정상 만남이 가능할지도 모르는 그런 상황인데 이 부분이 얼마만큼 유의미하리라고 보십니까?

▶ 정세현 : 시진핑이 간다면 가기는 가야 돼요. 왜냐하면 김정은 위원장이 처음에 3월에 갈 때 시진핑 주석의 방북을 초청했더니 수용을 했거든요, 가겠다고. 했으니까 와야 되는데 이제 시간이 이렇게 되고 나면 9.9절 행사에 맞춰서 오지 않겠는가.

▷ 정준희 : 9.9절.

▶ 정세현 : 최대 명절이죠, 북한으로서는 70주년.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시진핑 주석을 그날 맞춰서 초청을 하고 그리고 끝나고 나서 정상회담 하는 모양새를 취할 거예요. 그건 미국한테 대한 데몬스트레이션도 될 겁니다.

▷ 정준희 : 그러면 9.9절에 아마 남북 정상회담 전이 될 것 같은데 9.9절에 북중회담이 있고 그때 구체적으로 그러면 어떤 식의 회담의 결과랄까요? 내용이 나올 수 있을까요?

▶ 정세현 : 거기서는 앞으로 상호 우호 친서 그런 그동안에 쭉 해왔던 말을 하기는 어려울 거고 그러나 실질적으로 경제 지원이라든지 무역 거래 같은 것을 좀 더 늘리는. 이미 UN 제재에 중국은 별로 신경 안 쓰잖아요, 러시아도 그렇고. 우리만 지금 쩔쩔매고 있는데 아마 어저께 북쪽 대표단은 중국, 러시아는 UN 제재에 그렇게 무시는 아니지만 피해서 얼마든지 관계 개선에 협조적으로 나오는데 남쪽은 왜 그러냐는 식의 핀잔도 좀 했을 겁니다. 하여튼 북중 정상회담이 이렇게 9.9절에 이루어진다는 것은 미국한테 우리를 함부로 만만하게 생각하고 압박으로 문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는 메시지가 되죠.

▷ 정준희 : 그러면 마지막으로 어제도 얘기된 건데요. 북한산 석탄, 국내 불법 반입 문제가 북미 간 외교에 부정적 요인이 될 것 같다, 이렇게 보십니까?

▶ 정세현 : 자꾸 미국이 그것 가지고 문제를 삼으면서 비핵화 관련된 북한의 소위 양보라고 할까, 이런 것을 끌어내는 카드로 쓰려고 하는 모양인데 그거는 옳은 전략은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 쪽에서 그 회사에 관해서 우리 법의 테두리 내에서 처벌할 것 있으면 처벌하면 될 것 아닙니까? 그리고 끝내야지 이것을 계속 외교 문제 삼으려고 하는 것 자체가 지금 잘못되어 있어요.

▷ 정준희 :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정세현 : 언론들도 그것 가지고 뭐 한미 공조가...

▷ 정준희 :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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