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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가 판단한 안희정 무죄 근거는?
입력 2018.08.14 (14:57) 수정 2018.08.14 (17:17) 멀티미디어 뉴스
재판부가 판단한 안희정 무죄 근거는?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조병구 부장판사)는 14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한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하며, 무죄 사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날 조 부장판사가 설명한 주요 무죄 사유를 소개한다.

법원 "위력 행사로 볼 수 있을 지 의문"

재판부는 "피해자(김지은 전 정무비서)가 전임 수행비서 신 모 씨에게 성폭행 피해 사실을 호소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전임 수행비서가 들었다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며 "진술만으로 공소 사실이 충분히 뒷받침된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재판부는 "피해자가 러시아에서 안 전 지사가 좋아하는 순두부 식당을 찾으려 애쓴 점, 귀국 후 안 전 지사가 다니던 미용실을 찾아가 미용사로부터 머리 손질을 받은 점 등은 김지은 씨의 성폭행 주장을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지은 씨 주장에 따르더라도 간음행위 전 단계에서 안 전 지사의 신체 접촉은 맥주를 든 피해자를 포옹한 것이고, 언어적으로도 '외롭다. 안아달라'고 말했다는 것이었다"며 "이를 위력의 행사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판단했다.

법원 "저항없이 응했다"

2017년 8월 강남의 한 호텔에서 있었던 두 번째건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김지은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안 전 지사가 김지은 씨에게 "씻고 오라"고 했는데, 시간과 장소 및 당시 상황 등을 볼 때 그 의미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음에도 별다른 반문이나 저항 없이 이에 응한 것을 볼 때 성폭행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지난해 9월 있었던 세 번째 건에도 재판부는 같은 결론을 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당시 전직 수행비서 신 모 씨에게 김지은 씨가 이미 피해 사실을 호소한 상황에서 신씨가 안 전 지사의 객실에 들어가지 말라고 조언했음에도 김 씨가 객실에 들어갔던 사실을 지적했다.

결정적 판단 근거로 삼은 문자 메시지

재판부는 판단의 근거로 김지은 씨가 지인과의 상시적인 대화에서 지속해서 안 전 지사를 지지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담은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는 사실을 지적했다.

지난해 9월 김지은 씨는 지인에게 "지사님 말고는 아무것도 절 위로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문자를 보냈다.

또 11월에는 지인에게 "사장님(안 전 지사를 지칭) 때문에 참는다, 너무 행복하게 일했다"고 했다. 12월에는 "큰 하늘(안 전 지사를 지칭)이 나를 지탱해주니까 그거 믿고 가면 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재판부는 이런 사정을 전체적으로 평가할 때, 단지 간음 피해를 잊고 수행비서의 일로써 안 전 지사를 열심히 수행하려 한 것뿐이라는 김지은 씨의 주장에는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밝혔다.

"텔레그램은 왜 삭제했나"

올해 2월 25일 서울 마포의 오피스텔에서의 네 번째건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의문을 표했다.

재판부는 "당시 안 전 지사와 김지은 씨가 주고받은 텔레그램 대화는, 피해자가 간음 이후 증거를 모으고 고소 준비에 들어가게 되므로 주요한 증거일 것인데 모두 삭제된 정황 등을 볼 때 피해자의 진술에 의문 가는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김지은 씨는 이 시점에 이미 미투 운동을 상세하게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실제로 안 전 지사와 미투운동과 관련된 대화를 나누기도 했는데, 오피스텔 문을 열고 나가는 등의 최소한 회피와 저항도 없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종합해보면, 위력에 의한 간음의 상황에서 안 전 지사가 어떠한 위력을 행사했다거나, 김지은 씨가 이에 제압을 당할 만한 상황이었다고 볼만한 사정은 드러나지 않았다"며 결론 내렸다.

나아가 재판부는 "운전 비서와의 갈등 상황에서도 김지은 씨는 성적 자기 결정권을 스스로 행사할 수 없었던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지은씨 "권력형 성폭력이 정당하게 심판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싸우겠다"

이번 판결에 대해 피해자 김지은 씨는 입장문을 통해 "재판정에서 피해자다움과 정조를 말할 때, 결과는 이미 예견돼 있을지도 모른다"며, "부당한 결과에 주저앉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권력형 성폭력이 법에 의해 정당하게 심판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김 씨 측 정혜선 변호사 역시 "(판결을 보면)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성인 여성이라면 모두 피해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라며, "피해로부터 구제받을 권리가 없다면 법이 뭐하러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여성학자 권김현영 씨는 "재판 과정 전체가 위력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사회 구조에서 권력이 행사되는 방식에 대해서 재판부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고 반발했다.

검찰 "항소할 것"

이번 사건을 수사한 서울서부지검도 이날 입장문을 내 "법원의 판단은 존중하나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은 "피해자는 피해 사실을 일관되게 진술했고, 피고인의 요구에 거부 의사를 표시하였을 뿐 아니라 피해 사실을 여러 사람에게 호소했다"며 "여러 인적·물적 증거에 의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됨에도 법원은 달리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충실히 공소사실을 입증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 재판부가 판단한 안희정 무죄 근거는?
    • 입력 2018.08.14 (14:57)
    • 수정 2018.08.14 (17:17)
    멀티미디어 뉴스
재판부가 판단한 안희정 무죄 근거는?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조병구 부장판사)는 14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한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하며, 무죄 사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날 조 부장판사가 설명한 주요 무죄 사유를 소개한다.

법원 "위력 행사로 볼 수 있을 지 의문"

재판부는 "피해자(김지은 전 정무비서)가 전임 수행비서 신 모 씨에게 성폭행 피해 사실을 호소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전임 수행비서가 들었다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며 "진술만으로 공소 사실이 충분히 뒷받침된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재판부는 "피해자가 러시아에서 안 전 지사가 좋아하는 순두부 식당을 찾으려 애쓴 점, 귀국 후 안 전 지사가 다니던 미용실을 찾아가 미용사로부터 머리 손질을 받은 점 등은 김지은 씨의 성폭행 주장을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지은 씨 주장에 따르더라도 간음행위 전 단계에서 안 전 지사의 신체 접촉은 맥주를 든 피해자를 포옹한 것이고, 언어적으로도 '외롭다. 안아달라'고 말했다는 것이었다"며 "이를 위력의 행사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판단했다.

법원 "저항없이 응했다"

2017년 8월 강남의 한 호텔에서 있었던 두 번째건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김지은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안 전 지사가 김지은 씨에게 "씻고 오라"고 했는데, 시간과 장소 및 당시 상황 등을 볼 때 그 의미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음에도 별다른 반문이나 저항 없이 이에 응한 것을 볼 때 성폭행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지난해 9월 있었던 세 번째 건에도 재판부는 같은 결론을 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당시 전직 수행비서 신 모 씨에게 김지은 씨가 이미 피해 사실을 호소한 상황에서 신씨가 안 전 지사의 객실에 들어가지 말라고 조언했음에도 김 씨가 객실에 들어갔던 사실을 지적했다.

결정적 판단 근거로 삼은 문자 메시지

재판부는 판단의 근거로 김지은 씨가 지인과의 상시적인 대화에서 지속해서 안 전 지사를 지지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담은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는 사실을 지적했다.

지난해 9월 김지은 씨는 지인에게 "지사님 말고는 아무것도 절 위로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문자를 보냈다.

또 11월에는 지인에게 "사장님(안 전 지사를 지칭) 때문에 참는다, 너무 행복하게 일했다"고 했다. 12월에는 "큰 하늘(안 전 지사를 지칭)이 나를 지탱해주니까 그거 믿고 가면 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재판부는 이런 사정을 전체적으로 평가할 때, 단지 간음 피해를 잊고 수행비서의 일로써 안 전 지사를 열심히 수행하려 한 것뿐이라는 김지은 씨의 주장에는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밝혔다.

"텔레그램은 왜 삭제했나"

올해 2월 25일 서울 마포의 오피스텔에서의 네 번째건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의문을 표했다.

재판부는 "당시 안 전 지사와 김지은 씨가 주고받은 텔레그램 대화는, 피해자가 간음 이후 증거를 모으고 고소 준비에 들어가게 되므로 주요한 증거일 것인데 모두 삭제된 정황 등을 볼 때 피해자의 진술에 의문 가는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김지은 씨는 이 시점에 이미 미투 운동을 상세하게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실제로 안 전 지사와 미투운동과 관련된 대화를 나누기도 했는데, 오피스텔 문을 열고 나가는 등의 최소한 회피와 저항도 없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종합해보면, 위력에 의한 간음의 상황에서 안 전 지사가 어떠한 위력을 행사했다거나, 김지은 씨가 이에 제압을 당할 만한 상황이었다고 볼만한 사정은 드러나지 않았다"며 결론 내렸다.

나아가 재판부는 "운전 비서와의 갈등 상황에서도 김지은 씨는 성적 자기 결정권을 스스로 행사할 수 없었던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지은씨 "권력형 성폭력이 정당하게 심판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싸우겠다"

이번 판결에 대해 피해자 김지은 씨는 입장문을 통해 "재판정에서 피해자다움과 정조를 말할 때, 결과는 이미 예견돼 있을지도 모른다"며, "부당한 결과에 주저앉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권력형 성폭력이 법에 의해 정당하게 심판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김 씨 측 정혜선 변호사 역시 "(판결을 보면)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성인 여성이라면 모두 피해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라며, "피해로부터 구제받을 권리가 없다면 법이 뭐하러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여성학자 권김현영 씨는 "재판 과정 전체가 위력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사회 구조에서 권력이 행사되는 방식에 대해서 재판부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고 반발했다.

검찰 "항소할 것"

이번 사건을 수사한 서울서부지검도 이날 입장문을 내 "법원의 판단은 존중하나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은 "피해자는 피해 사실을 일관되게 진술했고, 피고인의 요구에 거부 의사를 표시하였을 뿐 아니라 피해 사실을 여러 사람에게 호소했다"며 "여러 인적·물적 증거에 의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됨에도 법원은 달리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충실히 공소사실을 입증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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