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정의로운 해결 첫 단추는 ‘화해·치유재단’ 해산”

입력 2018.08.14 (21:22) 수정 2018.08.14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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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길원옥 할머니의 사연을 보셨는데요.

오늘(14일)은 정부가 정한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입니다.

1991년 김학순 할머니가 최초로 위안부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한 날을 기념한 건데요.

정부 기념식도 처음 열렸습니다.

이제 생존해 계신 할머니는 27분입니다, 이 분들의 마지막 소원은 무엇일까요?

김채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15년 한일 양국 정부가 '위안부 합의'를 한 다음날.

이용수 할머니는 정부 당국자에게 목놓아 소리쳤습니다.

[이용수/일본군위안부 피해자/2015년 12월 : "먼저 피해자를 만나야 할 거 아니예요! 이렇게 할 거라고, 알려줘야 할 거 아니예요."]

2년 뒤, 새 정부는 당시 합의가 피해자를 배제한 잘못된 방식이었다고 대신 사과했고, 이 할머니와 대통령이 나란히 참석한 첫 위안부 기림 행사도 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피해자 중심 문제 해결이라는 국제사회의 인권 규범에 따라, 할머니들을 문제 해결의 주체로 존중하겠습니다."]

하지만 핵심 문제는 여전히 한 걸음도 나가지 못했다는 평가입니다.

'졸속' 합의의 결과물인 '화해·치유재단'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 정부가 10억 엔을 출연해 만든 이 재단은, "위안부 문제가 해결됐다"는 일본 측 주장의 주된 근거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말 이사 5명의 사퇴로 사실상 모든 업무가 중단됐지만, 올해도 일본 출연금에서 월 평균 2천 7백여만 원씩 꼬박꼬박 운영비를 써왔습니다.

[김복동/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 "할매들 몸을 팔아 가지고...그 돈 가지고 (재단이) 생계를 이어나간다는 거는...세상에, 목에 넘어갈까요?"]

관련법에 따라 해체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정부는 일본이 합의 파기라고 반발할 수 있다며 적절한 방법을 검토 중이라는 답변만 내놓고 있습니다.

[이상희/변호사/위안부 피해자 소송 대리인 : "계속 고민만 한다고 하고 재단은 방치하는 상황에서, 피해자들은 한국 정부가 뭐하는 거냐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죠."]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한 지 27년.

할머니들은 아흔이 넘어서도 거리로 나서고 있습니다.

[김복동/일본군위안부 피해자 : "확실히 해결이 나야만 우리는 해방이 되지, 아직까지 해방은 안 됐어. 그러니까 끝까지 싸울 거야."]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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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안부 정의로운 해결 첫 단추는 ‘화해·치유재단’ 해산”
    • 입력 2018-08-14 21:27:55
    • 수정2018-08-14 21:39:03
    뉴스 9
[앵커]

길원옥 할머니의 사연을 보셨는데요.

오늘(14일)은 정부가 정한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입니다.

1991년 김학순 할머니가 최초로 위안부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한 날을 기념한 건데요.

정부 기념식도 처음 열렸습니다.

이제 생존해 계신 할머니는 27분입니다, 이 분들의 마지막 소원은 무엇일까요?

김채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15년 한일 양국 정부가 '위안부 합의'를 한 다음날.

이용수 할머니는 정부 당국자에게 목놓아 소리쳤습니다.

[이용수/일본군위안부 피해자/2015년 12월 : "먼저 피해자를 만나야 할 거 아니예요! 이렇게 할 거라고, 알려줘야 할 거 아니예요."]

2년 뒤, 새 정부는 당시 합의가 피해자를 배제한 잘못된 방식이었다고 대신 사과했고, 이 할머니와 대통령이 나란히 참석한 첫 위안부 기림 행사도 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피해자 중심 문제 해결이라는 국제사회의 인권 규범에 따라, 할머니들을 문제 해결의 주체로 존중하겠습니다."]

하지만 핵심 문제는 여전히 한 걸음도 나가지 못했다는 평가입니다.

'졸속' 합의의 결과물인 '화해·치유재단'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 정부가 10억 엔을 출연해 만든 이 재단은, "위안부 문제가 해결됐다"는 일본 측 주장의 주된 근거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말 이사 5명의 사퇴로 사실상 모든 업무가 중단됐지만, 올해도 일본 출연금에서 월 평균 2천 7백여만 원씩 꼬박꼬박 운영비를 써왔습니다.

[김복동/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 "할매들 몸을 팔아 가지고...그 돈 가지고 (재단이) 생계를 이어나간다는 거는...세상에, 목에 넘어갈까요?"]

관련법에 따라 해체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정부는 일본이 합의 파기라고 반발할 수 있다며 적절한 방법을 검토 중이라는 답변만 내놓고 있습니다.

[이상희/변호사/위안부 피해자 소송 대리인 : "계속 고민만 한다고 하고 재단은 방치하는 상황에서, 피해자들은 한국 정부가 뭐하는 거냐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죠."]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한 지 27년.

할머니들은 아흔이 넘어서도 거리로 나서고 있습니다.

[김복동/일본군위안부 피해자 : "확실히 해결이 나야만 우리는 해방이 되지, 아직까지 해방은 안 됐어. 그러니까 끝까지 싸울 거야."]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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